- ▲ 파워암장 ‘전용열차’(5.12c)를 오르고 있는 임병윤씨. 임씨는 파워암장 개척 시 볼트를 지원했다.
- 부활암장과 파워암장은 안양 삼성산에 자리하고 있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접근할 경우 20~30분이면 다가설 수 있다. 삼성산에는 이곳 외에도 BAC암장, 인클암장, 숨은암, 일봉암, 대학암장 등 여러 암장이 있다. 이곳 암장들은 모두 인기가 있어 휴일이면 많은 클라이머들이 몰려든다. 최근 10여 년 사이 개척된 삼성산 암장들은 주로 안양, 인천, 경기권의 클라이머들이 이용하는데, 특히 숨은암은 겨울에도 따뜻해 1년 내내 등반이 가능한 곳으로 꼽는다. 최근 부활암장이 탄생해 겨울에 등반할 수 있는 암장이 하나 더 늘어났다.
부활암장에 19개, 파워암장에 12개의 자유등반로가 개척되어 있으며 모두 한 피치의 짧은 루트들이다. 부활암장과 파워암장 개척의 주역은 관악산 제3봉과 3봉 아래 고물암장을 개척한 전용열씨다. 전씨는 이밖에도 삼성산 용암장(23개), 대학암장(10여 개), 고물병풍암에도 루트를 개척했다. 삼성산과 관악산에 총 130개가 넘는 루트를 개척한, 열정 넘치는 클라이머다.
전용열씨는 2007년부터 암벽등반을 시작했다. 그해 안양 아람월클라이밍센터 오세웅씨를 만나면서 개척등반 열정이 불타오르기 시작했다. 당시 목사이면서 고물(폐자재) 장사를 하던 전씨를 사람들은 ‘고물님’이라 부른다.
- ▲ 1 부활암장 전경. 2 볼더링바위처럼 보이는 ‘파워암장’ 전경.
- 그는 프리클라이밍에 깊이 빠져들면서 개척등반에 매력을 느꼈고, 자신에게 무료로 실내암장 이용을 가능케 해준 오세웅씨에게 보답하고 주변 클라이머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개척 등반에 나섰다고 한다. 그는 대학암장이나 고물암장, 고물병풍암 등 대부분 혼자서 개척작업을 했다. 1년이면 200일 이상 산에서 지낸다는 그는 부활암장과 파워암장 개척에 필요한 경비는 주변의 친한 클라이머들이 일부 지원하고 혼자 작업을 했다.
원래 무속인들이 주로 이용해 무당바위로 불려온 부활암장은 1980년대 푸른산악회에서 몇 개 루트를 개척했다. 몇 개의 바위길이 열려 있는 암벽이 전용열씨 눈에 띈 것이다. 전씨는 푸른산악회 김효현씨에게 무당바위에 루트를 추가로 개척하겠다고 양해를 구하고, 2013년 12월 본격적으로 개척등반에 나섰다.
가장 어려웠던 일은 10여 개의 테라스를 만드는 일이었다. 큼직한 바윗덩어리를 혼자 움직여 축대를 쌓고 흙을 쌓았다. 그는 겨울철 3개월 동안 암장에서 살다시피 하며 볼트를 박고 테라스를 조성했다. 그런 전씨의 노고 덕분에 지금의 어엿한 부활암장이 탄생된 것이다.
부활암장
작지만 당찬 오버행과 페이스의 암장
파워암장은 안양예술공원 주차장에서 접근하는 제1전망대 우측 안부에 있다. 원래 무속인들이 이용해 무당바위로 불렸지만, 전용열씨가 바윗길을 개척한 후 새롭게 태어났다는 의미로 ‘부활암장’이라 이름 붙였다.
남서향의 부활암장은 높이 15m, 너비 20m 규모로 병풍처럼 펼쳐져 있다. 화강암 수직벽으로 돌기 부분이 잘 발달되어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페이스, 오버행, 크랙 등 다양한 바위형태를 하고 있어 초중급자들에게 적합하다. 루트의 길이는 10m 정도로 짧은 편이며 총 19개의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루트 대부분 초중급자들이 오를 수 있는 5.9~5.12급이며 전체적으로 페이스 형태에 5mm 안팎의 미세한 홀드로 이어져 손가락 끝 힘이 집중적으로 요구되는 암장이다. 더불어 밸런스와 지구력, 근력을 필요로 한다. 아담하고 따뜻한 편이어서 겨울철에도 클라이머들이 많이 몰리고 있다. 40m 로프 1동과 퀵드로 6개면 등반 가능하다.
- ▲ 1 부활암장과 파워암장을 개척한 전용열씨, 이상용씨, 임병윤씨(왼쪽부터). 2 부활암장의 ‘야다’(5,12a)를 오르고 있는 전용열씨. ‘야다’는 좌측 수직벽의 루트로 미세한 홀드로 이어지는 인기 루트다. 중간 부분의 오버행을 올라서는 지점이 크럭스다.
- 파워암장
볼더링바위의 맛을 느낄 수 있는 작은 암장
파워암장은 안양예술공원 주차장에서 제1전망대 방향으로 가는 길목에 자리하고 있다. 제2쉼터에서 약 150m 올라가다 등산로 능선 좌측 안부에 있는 작은 바위다. 이곳 역시 무속인들의 기도터였으나 지금은 암장으로 이용되고 있다. 대부분 강한 힘을 요구하는 루트들이어서 전용열씨는 파워암장으로 이름을 붙였다.
이 암장은 2014년 4월에 개척되었으며, 작업은 전용열씨가, 경비지원은 임병윤씨가 했다. 부활암장은 남서향을 하고 있으며 높이 10m, 너비 20m가량의 작고 아담한 바위다. 수직벽과 오버행의 화강암으로 되어 있으며 페이스, 오버행, 크랙 등 다양한 바위형태를 하고 있다. 볼더링을 연상케 하는 암장이다.
암장의 규모는 작지만 강한 파워를 요구하는 루트가 대부분이다. 볼더링을 하는데 볼트가 몇 개 설치되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루트 길이는 10m 정도로 짧은 편이며, 총 12개 루트가 개척되어 있다. 중상급자들이 오를 수 있는 5.9~5.12급 루트들이며 전체적으로 페이스 형태다. 파워암장은 40m 로프 1동과 퀵드로 5개면 등반 가능하다.
- ▲ 1 부활암장 ‘홍해’(5.10c)를 오르고 있는 엠씨산악회 한양수씨. 2 파워암장 ‘사선’(5.10d)을 오르고 있는 이지민씨.
- 찾아가는 길
안양예술공원 제1주차장(1일 주차료 7,000원)에서 어프로치가 시작된다.
내비게이션을 이용하면 ‘경기도 안양시 만안구 안양동 산 21번지’로 입력하면 된다.
안양예술공원 제1주차장에서 부활암장을 가려면 화장실 쪽 계단으로 나가 등산로를 따라 올라간다. 이곳 등산로는 능선을 통해 제1, 제2쉼터를 지나 제1, 제2전망대까지 이어진다. 안양예술공원에서 제1전망대 가는 길은 일반인들이 많이 이용하는 등산로이며 제1쉼터, 제2쉼터, 제1전망대, 제2전망대의 표지판이 잘 설치되어 있어 쉽게 찾을 수 있다.
파워암장은 제2쉼터에서 약 150m 위쪽에 위치한 너럭바위에서 좌측으로 10여 m 떨어진 곳에 자리하고 있다. 등산로에서는 잘 보이지 않지만 능선 좌측 안부에 있어 찾기 쉽다.
부활암장은 제1전망대에서 우측(안양예술공원 방향) 작은 능선을 타고 100여m 내려가면 나타난다. 주차장에서 파워암장까지는 약 20분, 부활암장까지는 약 30분 걸린다.
짧게 걸으려면 안양예술공원 주차장에서 안양사(사찰)까지 올라가서 부근의 공터
(20여 대 주차 가능)에 주차를 하고 올라간다. 부활암장은 안양사 불상 뒤편의 작은 등산로를 따르면 쉽게 갈 수 있으나 초행길이면 어려울 수 있다. 파워암장은 안양사
공터 주차장에서 제1쉼터로 올라가는 등산로를 따르면 쉽게 갈 수 있다.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는 관악역에서 내려 1번국도를 건너가 제1전망대 방향으로 어프로치한다.
- 필자 약력
설악산 4대 빙폭, 당일등반. 설악산 전국 빙벽등반대회 1, 2, 3회 연속 우승.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대회, 프랑스 난이도경기 공동 1위. <한국의 암벽> 저자. <실전 암벽빙벽등반> 기술서 저자. 네파 종로점 대표. 김용기등산학교 교장. 산악문화상 2회 수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