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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포투어 여행기] 울돌목 스카이워크
엊저녁부터 밤새껏 내리던 비가 그치면서 하늘의 낯빛은 방금 세안을 마친 것처럼 말갛고, 바람 결은 부드럽기만 하다. 어제 일정을 해남 우수영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관, 그리고 그것과 한통속인 야외의 우수영 스카이워크를 두루 둘러볼 예정이었으나 비가 내리는 통에 야외의 스카이워크 탐사가 불발이 된 일정을 오늘의 첫 코스로 삼은 것이다.
P호텔 근처는 서울의 청운동은 아니지만 '청운동 해장국'이라는 간판이 걸려있는 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아침을 해결한 뒤 오늘의 목적지인 해남 우수영 관광지가 있는 진도대교 쪽으로 부지런히 달려간다. 스카이워크! 회오리바다의 거센 물살이 사나운 진도대교 바로 아래의 울돌목 해안가에 조성된 스카이워크는 총길이 110m, 직선길이 32m, 주탑높이 25m로 판옥선 돛을 형상화한 것이다.
판옥선이 축소판의 모형으로 이곳에도 설치가 되어 있고, 울돌목의 인근 해역의 길목을 호시탐탐 노리고 있는 정사각형의 총안(銃眼)이 2~3m 간격으로 뚫려있는 성벽의 모형도 군데군데 조성되어 있다. 울돌목 일대의 해역 건너편은 진도 영역이다. 해남과 진도를 넘나드는 전장 484m의 진도대교에는 오고 가는 차량들이 분주하고, 해남 우수영 관광지와 바다 건너 해발111.5m의 망금산 정상에 우뚝 솟구쳐 있는 진도타워를 오고 가는 명량 해상 케이블카 역시 바쁘게 움직이긴 마찬가지다.
명량대첩탑
판옥선! 임진왜란 당시 조선수군의 주력 함대, 특히 판옥선은 천자, 지자, 현자, 황자총통 등 이름의 장거리 대포가 장착돼 있는 데다 360도 회전이 가능해 원거리 전투에 강하다. 이러한 판옥선은 임진왜란과 명량해전 승리의 원동력이 되었다. 1597년 9월 16일 새벽 이순신 장군에게는 칠천량 해전에서 남은 12척의 배와 장흥에서 수리한 배 1척 등 총 13척의 판옥선이 있었다.
13척 대 133척의 대결! 명량해협을 최후의 전투장소로 선택했지만 적의 배가 너무 많았던 거였다. 여기에 더해진 것이 죽으려 하면 살 것이요.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라는 '必死則生 必生則死'(필사즉생 필생즉사)의 결의였다. 전투 중 물살이 바뀌자 이순신 장군은 적을 사지로 몰아넣으며 판옥선의 장점을 한껏 활용한다. 대파된 왜선만 31척, 기능을 상실한 적선은 무려 92척, 세계해전사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대승인 것이었다. 그것이 바로 그 유명한 명량대첩의 팩트다.
판옥선
한켠에는 여행객들을 위한 야외 공연장도 그럴 싸하게 조성이 되어 있으며, 스카이워크에서 제일 높은 산비탈에는 명량대첩탑이 우뚝 세워져 있다. 아군의 13척 대 적선 133척의 대결에서 세계 해전사상 유례없는 승리를 거둔 명량대첩을 기리고자 세운 기념탑인 것이다. 어쨌든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기리고자 하여 후손들이 조성한 우수영의 명량대첩 해전사 박물관과 스카이워크를 두루두루 둘러보고 오늘의 정식 일정인 목포케이블카 탑승을 위하여 목포 쪽으로 말을 몰아댄다(10시).
[목포투어 여행기] 목포 해상케이블카
어제 일정이었던 해남우수영관광지의 스카이워크를 둘러보고, 오늘 일정의 하이라이트인 고하도(高霞島) 목포해상케이블카 탑승을 위하여 부리나케 말을 몰아댄다. 1시간쯤의 시간이 흘렀다. 매표소에서 왕복 티켓(24000원)을 마련하고 우리 일행들은 바로 케이블카에 오른다. 고하도를 출발하여 바다 건너 유달산과 목포시가지를 조망한 뒤 돌아오는 코스가 된다(11시).
바다 건너 유달산
목포(木浦)해상케이블카의 고하도 스테이션을 출발하는 케이블카는 고하도에서 1.2km쯤의 바다 위를 횡단하여 목포의 진산 유달산(儒達山)의 주능선과 목포시의 전경을 한눈에 부감할 수 있는 호사를 여행객들에게 안겨 줄 것이다. 케이블카의 출입문 틈새로 바닷바람이 쉭쉭거리며 흑청색을 띠고 있는 잔잔한 해수면처럼 보이는 목포 앞바다의 해풍이 만만찮음을 일깨우고 있다.
바다 건너 길쭉한 꼴의 고하도 전경
케이블카의 움직임이 본격화되면서 초록의 거죽을 뒤집어쓴 남북으로 길쭉한 꼴인 고하도의 허우대가 자그맣게 축소되어가고 있으며, 케이블카가 향하고 있는 유달산은 기하급수적으로 덩치가 불어나고 있는 거였다.고하도에서는 아스라하게 조망이 되었던 목포시가지와 삼학도 방면의 경관도 이에 질세라 덩치를 불리고 있음이다.
고하도 스테이션을 출발한 케이블카가 목포시가지에서 남서 방향의 바다 건너를 횡단할 때는 평탄하고 다소 밋밋하던 운행 행태가 시나브로 고도를 높이기 시작한다. 유달산 8부 능선을 오르려면 고도를 높일 수밖에 없을 터이다. 유달산 산기슭에 터전을 삼은 어촌마을이 마치 장난감처럼 부감이 된다.
유달산 정상 일등바위 부근 전경(유달산 승강장 전망대에서)
어느 틈에 케이블카는 유달산 8부 능선쯤에 자리를 잡은 유달산 승강장으로 여행객들을 안내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승하차가 자유롭다. 그러나 유달산을 살펴보고 난 뒤 고하도로 향할 때는 정차를 하지 않으니 유달산 정상인 해발 228m의 일등바위를 오르려면 이때의 시간을 이용해야 한다. 일등바위 정상까지의 왕복 등산 시간은 기껏해야 20~30분이면 넉넉할 테다.
유달산 8부 능선쯤에 자리한 유달산 승강장은 옹색한 산등성이임을 감안하면 규모는 꽤 번듯하다. 여행객들을 위한 널찍한 전망대에서의 조망이 시원스럽고 화려하다. 등산을 매우 즐기는 필자 혼자라면 잠깐 일등바위에 올라 더 나은 조망을 만끽하고 돌아올 수 있을 텐데 등산이라면 고개를 절레절레 흔드는 세 자매들인지라 그들이 좋아하는 사진촬영의 도우미 역할에 진심을 다할 수밖에 없는 거였다.
목포 시가지 전경
세 자매들의 요구를 죄다 해결한 뒤에야 비로소 케이블카에 오른다.유달산 산록의 이곳저곳을 터전 삼은 민가와 보광사, 관음사를 비롯한 사찰 등의 꺼뭇꺼뭇한 고래등 같은 기와지붕이 발치에서 부감이 되고, 좌측으로는 울퉁불퉁한 암릉의 유달산이 유혹의 손짓을 마다하지 않는다.
바다 상공이 아니고 육상이라서인지 바람 소리는 쥐죽은 듯하고, 자동차 소리를 비롯한 인적의 생활 소음조차 전혀 들려오지 않는, 오로지 눈을 위한 시원스러운 풍광만이 여행객의 호사를 부채질할 뿐이다.
목포시가지와 삼학도(한가운데)
다시 고개를 오른 쪽으로 돌리면 한눈에 부감이 되는, 파노라마처럼 조망이 되는 목포시가지와 삼학도 일대의 풍광이 여행객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는 거였다. 케이블카의 고도가 낮아지는가 하면서 도착하게 되는 승강장이 북항 승강장이다. 우리 일행은 고하도 출발의 케이블카의 반환점인 북항 승강장에서 느 볼 일이 거의 없다. 유달산 등산이라면 몰라도. 내처 고하도로 직행하는 케이블카의 여정만 남은 것이다.
신안비치호텔& 바다 건너 고하도와 목포대교
반환점인 북항 승강장을 뒤로하면 우리 일행은 유달산 승강장에서의 승하차 권리가 사라진다. 고하도에서 유달산을 경유하는 원점회귀 케이블카가 되는 셈이다. 이러구러 정오를 10분여 넘길 무렵에 고하도 케이블카 승강장에 도착하게 된다. 1시간 10분여의 목포 해상 케이블카 투어에 1시간 10분여의 시간을 들인 셈이다(12시 15분).
[목포투어 여행기] 고하도 답사/ 해상데크& 둘레 숲길
목포해상케이블카를 이용하여 유달산과 목포시가지를 발치에 두고 신나게 눈 호사를 즐겼으니, 이제부터는 고하도 해상데크와 고하도의 동서를 가로지르는 산등성이를 둘러볼 차례다. 고하도 승강장을 나서면 좌측으로 고하도의 산등성이를 오르내리는 산길이 눈에 들어온다. 오르막 길은 완만하고 거리도 10분도 채 안 되는 등산로라고 하기엔 무엇하고 산책로가 어울리는 산길이다(12시 20분).
산등성이가 아니라 펌퍼 짐 한 둔덕 같은 등성이에 올라서 좌측으로 100여 미터쯤 발걸음을 하면 우측으로 해상데크를 오르내릴 수 있는 경사형 엘리베이터가 기다린다. 엘리베이터를 이용하여 해상데크로 내려서면 안내 이정표가 우측으로는 해안동굴을, 좌측으로는 용머리를 가리키고 있다. 해안동굴은 이곳에서 330m에 불과하니 그곳을 살펴본 뒤 용머리 쪽으로 발걸음을 옮길 참이다. 안내지도 입간판을 살펴보니, 기껏 2km쯤의 거리이고, 평지나 다를 게 없으니 30~40분이면 넉넉하지 싶다.
해안동굴
바닷바람이 빠질 수 없는 해변가의 데크길을 따라 우측으로 발걸음을 하면 해상데크길은 이내 해안가 바위 절벽 비탈에 뚫어놓은 커다란 바위굴 앞으로 여행객들을 안내한다. 이 바위 해안동굴은 일제 말엽(1940년대 중반) 군사 작전용으로 조성한 인공 동굴로 현재 14개소의 위치가 확인되었다고. 대부분 U자형으로 일본 해군의 특공정을 감출 수 있는 벙커의 형태를 취하고 있으며, 규모는 폭 5m, 높이 3m 내외이고, 길이는 동굴마다 차이가 있어 가장 긴 곳이 18m쯤이고, 짧은 곳은 6m 80cm 정도라고.
해상데크는 해안동굴까지 뿐이니, 이곳에서 발길을 되돌려 반대쪽인 용머리 방향으로 발걸음을 옮겨야 한다. 우측으로는 바닷물이 넘실거리는 바다 건너 유달산과 목포시가지 방면의 조망이 장애물 하나 없이 시원스럽고, 해상데크가 꼬리를 물고 용머리로 이어지는 전방 쪽으로는 목포 북항 쪽과 고하도 방면을 잇는, 전장 4.129km에 왕복 4차선의 목포대교가 한눈에 조망이 된다.
좌측의 고하도를 동서로 잇는 밋밋한 산등성이 가운데쯤인가, 나무상자를 얼기설기 쌓아놓은 것 같은 형태의 건축물이 눈에 들어온다. '고하도 전망대'다. 이 충무공이 13척의 판옥선으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끈 후, 106일 동안 머무르면서 전열을 가다듬었던 고하도에 13척의 판옥선 모형을 격자형으로 쌓아 올려 충무공의 얼을 담고, 교육 및 관람시설로 활용하기 위하여 지은 건축물이다. 건물은 5층으로 1층은 휴게 공간으로, 2~5층은 전망대 및 목포관광소개가, 옥상은 옥외전망대로 꾸며놓았다.
해상데크는 군데군데 반원형의 널찍한 쉼터도 마련해 놓았다. 그때마다 사진촬영에 열의를 다하는 세 자매들이 분주하다.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해상데크는 이순신 장군 동상 앞으로 꼬리를 잇고, 머지않아 여의주를 입에 물고 비상하려는 용의 조형물 곁으로 여행객을 안내한다. 풍수지리적으로 지형이 용을 닮아 "용섬"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고하도를 상징하는 조형물인 것이다.
용머리(목포대교, 바다 건너 목포해양대학교)
해상데크의 여로는 이곳 용머리에서 마감을 하고, 이제부터 고하도 둘레 숲길로 접어들 차례다. 고하도 용머리 근방으로 목포대교가 지나간다. 그리고 바다 건너로 유달산의 전모가 한눈에 들어오고, 유달산 좌측 산기슭에는 목포해양대학교의 교정이, 우측으로는 바다 상공에 조금 전 우리 일행들이 이용하였던 해상케이블카가 연신 여행객들을 실어 나르고 있다.
고하도의 끄트머리 용머리& 목포대교(고하도전망대에서)
해상데크의 용머리에서 숲길로 접어드는 오르막은 지그재그식의 데크 오르막이다. 고하도의 주능선은 평짓길이나 다를 게 없는 밋밋한 행색이라 등산 초심자라도 어렵지 않게 답사를 마무리할 수 있는 산길이다. 그리고 산길은 쓰레질을 거친 것처럼 말끔하다. 그러나 굳이 흠결을 찾아내라면 우거진 녹음으로 지척의 바다 조망은 간간이 눈에 비칠 뿐이라는 것이다. 여태껏 바다 풍광에 지쳐서 눈에 진물이 날만도 한데 말이다.
고하도 전망대
어쨌든 고하대 전망대에 도착하여 전망대 옥상까지 올라가 조망과 사진촬영에 아낌없는 열의를 쏟아부은 뒤 비로소 고하도 전망대 주차장으로 돌아온다(14시). 해상데크와 둘레 숲길까지 한 세트 도는데, 1시간 40분이 든 셈이다. 이제 오늘의 남은 일정은 탐방 시간이 비교적 적은 '목포 갓바위' 여정이다. 그나저나 점심때를 넘겼으니 다들 출출한 기색이다.
부지런히 애마를 몰아 목포시의 갓바위 인근의 식당으로 달려간다. 식당이라고 죄다 문을 열고 손님을 마냥 기다리는 게 아니다. 영업이 시원찮으니 점심 무렵 한두 시간, 저녁때 두어 시간 문을 열고 반짝 손님을 맞이하는 식이다. 그러니 몇 안 되는 문 열린 식당을 찾아 두리번두리번. 결국 찾아든 곳이 대패삼겹살집이다(15시).
출출한 데다가 입이 컬컬하다. 이럴 땐 맥주나 막걸리가 제격이 아닌가. 그러나 우리 일행 넷 중 필자만 음주를 할 상황이니 가뜩이나 혼술을 즐기지 않는 주벽이라서 술이 당기지 않는 거였다. 어쨌든 대패삼겹살과 갖은 야채를 동원하여 배를 잔뜩 불린 뒤 인근에 위치한 목포 갓바위를 찾아간다.
목포 갓바위
목포 갓바위는 두 사람이 나란히 삿갓을 쓰고 서 있는 모습의 바위로, 목포만 바닷물의 파도와 염분 그리고 햇볕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쳐 만들어낸 결과물이다. 현재 천연기념물 500호로 지정이 되어 있기도 하다. 예전에는 배를 타고 나가야만 볼 수 있었던 갓바위를 해상에서 직접 조망할 수 있는 보행교를 바다 위에 설치하여 여행객들의 접근이 용이해진 것이다(17시).
갓바위 탐방으로 오늘의 여행 일정은 마무리가 되는데, 해가 지고 어둠이 밀려오는 야간에는 '연인의 거리'라는 이름이 붙어 있는 평화광장의 해변가에서 펼쳐지는 한밤의 해상분수쇼를 관람할 예정이다. 그러므로 오늘의 숙박지는 평화광장 언저리에서 구하는 것이 합리적이다. 곧바로 숙박지 헌팅에 나선다. 간택된 숙박지는 해상분수쇼 무대를 부감할 수 있는 W모텔이다. 그러나 아뿔싸! 해상분수쇼는 매주 월요일과 화요일은 휴장이라는 거였다. (2024,5/27)
해상분수쇼 무대& 목포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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