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읽기22/죽이고 싶은 아이/이꽃님/우리학교/2021
서은이는 ……좀 그런 애였어요. 그냥 하고 다니는 것도 찌질하다고 해야 하나. 공부도 못하고 얼굴도 뭐 그냥 그렇고 집도 좀 못 사는 거 같고. 왜, 존재감 없고 그닥 친해지고 싶지 않은 그런 애 있잖아요. 딱 그런 애였어요.(19)
절친 좋아하네. 누가 절친을 그렇게 대해요? 지주연이랑 박서은은 절친이 아니라 계약 노예 같은 사이였다니까요. 개뿔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 눈에는 절친이지. 진짜 지주연 그년은 악마예요, 악마.(30)
진짜 제 눈으로 다 봤다니까요. 쌤한테 혼나니까 갑자기 지주연 혼자 빡쳐서 자기가 가만있을 거 같냐고 막 소리치고 그러더니 뛰쳐나와서 쌤이 가슴 만졌다고 막 서럽게 우는데, 와, 그땐 저도 지주연 말 믿을 뻔했다니까요. 연기 개잘해요.(86)
아니다.
주연은 결코 서은을 용서할 수 없을 것이다.
감히 날 놀려? 네까짓 게 날 놀려? 놀리니까 재미있었니? 이제 속이 시원해?
서은을 향한 주연의 분노는 점점 더 커졌다.(92)
“사람들은 네가 끔찍하고 잔인한 년이래. 친구를 노예처럼 부려 먹은 천하의 죽일 년이고 살인까지 저지른 사이코패스라고.”
“내가 안 죽였어. 안 죽였다고!”
“네가 진짜 죽였든 안 죽였든 그건 중요하지 않아. 지금부터는 네가 한 행동 하나가, 말 한마디가 네 발목을 부여 잡고 진흙탕으로 끌고 들어갈 거야. 이제 네 말을 믿을 사람은 아무도 없거든.”(112)
---인터뷰형식으로 진행되는 이 청소년소설은 대단히 충격적이다. 한 아이의 죽음으로 시작된다. 피의자를 특정하고 탐문하는 과정, 변호사가 변호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주연과 서은은 둘도 없는 친구사이로 보이지만 그렇지 않게 보여져 주인과 노예관계로 바라보기도 한다. 서은의 죽음을 둘러싸고 모든 정황이 주연이 범인임을 가리킨다. 아무도 믿어주지 않는 상황, 부모의 충분한 애정없이 외로이 큰 주연은 자신을 알 수 없고 믿을 수 없다.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보이는 것이 다일까 하는 의문을 남기는 소설이다.
주연이라는 인물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외로움과 사랑이 메마른 아이의 집착과 불안은 주연에게 어떻게 작용하는지를 보여준다.
출처: 어린이도서연구회 거창지회 원문보기 글쓴이: 김은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