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의 땅이 있다
아들꺼는 내꺼라싶어 도라지 농사지어보려는 꿈을 아직도 꾼다 그러나 땅이 너무 박토다 고령은 땅이 거칠어 구황작물만 된다
무학이라도 결혼생활 할 때엔 일도 잘 못하는 며느리
오로지 선생이라고 선산 묻힐자리 알려주고 마지막 뵈었을 때 그 터에 앉아 햇빛바라기를 하며 여기서 몇백년 썩을건데 가끔은 와도고 니가 보고싶을끼다 해주셨던 애들 할머니는 죽는 순간에도 당신이 묻힐 자리가 그곳인 줄 알았다 그런데 본인이 원하지 않는데 선산이 번연히 있는데 화장을 하고 엉뚱한 추모관에 1년정도 있다가 할아버지가 돌아가시자
대전 국립묘지에 같이 합장되어 계셨다 할아버지도 당연히 할머니 곁에 가시는줄 알고 돌아가셨다
산자는 소망대로 능력있으면하고
죽은자는 자기땅이 있는데 왜 소망대로 못하나..
50년 무상이다.. 그후엔? 땅이 있는데 왜 본인이 원하지않는데..
마지막 가는 날에도 수업하느라 항상 목이 아픈 이혼한 며느리 해마다 도라지 삶은 물 먹이고 말려갈아서 용각산처럼 한숟갈씩 꿀에 타먹게 가루만들어주고 도라지청을 만들어 장복하게 해주셨다 왜냐면 두아이를 내가 데리고 있고 딴데 시집가기전엔 너는 내자식이다라는 원시적인 모성애를 나는 기억한다 그것도 기브앤 테크인 것을 안다..
두아들이 죽는 걸 보고 겨우 붙들은 자식인데 내제사 지내줄 자식인데 이래도 저래도 이해할 수밖에 없지않았겠냐고 우시던 그 눈물을 기억한다
아빠가 지금 사는 세번째 착한 여자를 만나기 전에
북어한마리 제기에 올려놓고 절하는 걸 보고온 아들이 하루종일 방에 처박혀 있다가 엄마 제사 우리가 가져오자해서 나는 두번 제사를 지내줬다
그것도 약속이었다
이혼하고도 계속 정을 못끊고 찾아오셔서 나 이제 어머님 안보고 살거라고 하니 내가 니편 들고싶어 드는줄 아나 더러워도 내자식이고 내배 아파 난 겨우 붙들은 자식이다 네가 이뻐서 오는 줄 아나
내가 니한테 오는 이유 착각하지마라 네아들이 내제사 지내줄 자식이라서 온다 저거는 저리 놀다가 차에 갈리 안죽겠나..
그 에미의 한을 안다 그래서 아무말 못했다
숙원사업이다
자신의 땅에 묻히는 것
아들이 아빠와의 대화에서 내가 힘들어하는 것 두가지를 해결해왔다
그분들은 내년에 몇백년 썩을 줄 알았던 그 땅에
조상 대대로 맏아들이 계승한 그 땅에 가루라도 묻힐 수 있을 것이다
백년이 지나도 이백년이 지나도 가부장 사회는 연약해 보여도 절대로 무너지지 않는다
합리적이지 않을 때 흔들렸을 뿐.,
난 수목장해다오
고두밥 지어 뼛가루 묻혀 새들이 먹고 훨훨 날아가게 해다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