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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기원***
언어는 인간만이 사용하는 유일한 것이다. 그러면 인간을 인간답게 만들어 준 언어를 처음에 어떻게 사용하게 되었을까? 모든 만물에는 나름대로의 기원이 있게 마련이고, 그 기원을 알면 지나온 변화를 알 수 있어 현재의 속성을 보다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음은 두말할 나위가 없을 것이다.
언어의 기원에 대한 논쟁은 18세기에 활발하게 이루어졌는데, 특히 베를린 과학원은 1770년에 상을 내걸고 언어의 기원을 연구주제로 제시하기도 하였다. 하지만, 불행하게도 언어의 기원을 찾아보려는 어떤 시도도 추측에 불과할 뿐, 명쾌한 답을 제시하지는 못하였다. 그 이유가 인류고고학 연구에 의하면, 인간의 기원은 100만년 전이라 (학자에 따라서는 2-300만년 전이라고도 하지만) 추정되는데 반하여, 인간이 처음 사용한 글자는 약 5-6천년 전의 것밖에 발견되지 않기 때문에 언어의 기원을 밝혀줄 언어자료를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여기에서는 중세시대 ‘신수설‘을 시작으로 근세에 이르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제창한 ’발명설‘, 그리고 19세기의 ’진화설‘에 이르기까지 있었던 언어기원에 관한 주장을 세 가지로 종합하여 간단히 살펴보려 한다.
1.신수설
언어기원의 주장에 대한 가장 오래된 견해가 성서에 바탕을 둔 신수설일 것이다.
구약성경 창세기 1장 27절과 2장 19절에는 각각 다음과 같은 구절이 있다.
「하나님이 자기 형상 곧 하나님의 형상대로 사람을 창조하시되 남자와 여자를 창조하시고」,「여호와 하나님이 흙으로 각종 들짐승과 공중의 각종새를 지으시고 아담이 어떻게 이름을 짓나 보시려고 그것들을 그에게로 이끌어 이르시니 아담이 각 생물을 일컫는 바가 곧 그 이름이라」.
이와 같은 성경의 내용은 하나님께서 인간을 창조하시고 인간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언어도 만들어 주신 것이라 생각하게 만든다. 바로 이런 주장이 신수설이다.
성경에 의하면 인간이 사용하는 언어는 하느님이 주신 선물로서 태초에는 오직 한가지만 존재했다. 인간은 그 한가지 언어만 사용함으로 해서 인간 상호간 의사소통이 이루어지고, 이를 바탕으로 서로 합력하여 보다 큰 힘을 발휘한다. 그러나 인간에게 주어진 힘은 곧 교만으로 이어진다. 말하자면 그 힘을 믿는 인간은 하느님의 권위에 도전하게 되고, 이 도전에 접한 하느님은 응징의 수단으로 언어의 혼란을 초래했다는 것이다. 그래서 현재 지구상에 무려 3-4천 개가 넘는 언어가 난립해 있다고 한다.
신이 인간을 위하여 언어를 만들어 주었다는 생각은 일찍이 plato의 Cratylus에서 찾아볼 수 있다. Cratylus에 의하면 옛날 희랍사람들은 일종의 신수설을 믿고 있었는데, 그들이 말하는 신은 신이라기보다는 일종의 고안자였고, 그 고안자에게는 모든 사물에 이름을 붙일 수 있는 능력도 있었다는 것이다. 이처럼, 옛날 희랍사람들은 그 고안자가 바로 언어를 창조하였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렇다면, 옛날 희랍사람들이 언어의 기원에 대하여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위의 성경의 내용과 비슷한 것이라 할 수 있다.
언어는 신이 인간에게 만들어준 선물이란 생각은 John Locke의 생각에서 구체화된 모습으로 발견된다. 그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하나님께서는 인간을 사회적 존재로 창조하셨기 때문에 다른 사람과 어울리려는 성향은 물론, 그렇게 해야할 필요를 주었고, 사회생활을 영위하고 공동의 유대를 맺을 수 있도록 언어를 만들어 주었다는 것이다.
John Locke보다 좀더 논리적으로 주장하였던 Johann Peter Sussmilch의 견해는 다음과 같다. ‘언어의 기원은 신으로부터이거나 인간으로부터이다. 인간으로부터라면 선천적이거나 후천적이다. 선척적이라면 종 특유의 자연적인 외침이 있어야 할 터인데 실상은 그렇지 않다. 하지만, 후천적이라면 마구잡이 식의 소리들로 구성되어 있어야 할 것이고, 그러한 언어는 체계적이 아닐 것이다. 그렇지 않다면, 체계적일 것이고, 체계적이라면 사고를 통해 만들었을 것이다. 그런데 언어는 후자의 경우이다. 그렇다면 언어는 사고의 산물이다. 그러나 사고는 언어없이는 불가능하다. 그러므로, ’언어는 인간이 만든 것이 아니며, 그러한 이유로 언어는 신이 만들어 준 것임에 틀림없다.’ 는 것이다.
Sussmilch의 주장은 언어 없이는 사고를 할 수 없다는 증명되지 않은 가정에 입각하여 인간이 사고하기 이전에 신이 인간을 위하여 언어를 만들어 준 것이라고 그럴 듯한 논리에 입각하여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인간은 언어 없이도 얼마든지 사고를 할 수 있기 때문에, Sussmilch는 언어의 기원에 대하여 논리적으로 설명을 하였다고 보기엔 힘들다.
이상으로 언어는 신이 인간을 창조하고 선물로 만들어 준 것이라는 주장을 살펴보았다. 그러한 주장들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설명이라기보다는 언어의 기원을 밝힐 수 없어 일종의 체념적인 주장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신 중심의 중세시대를 지나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있었던 언어의 기원에 대한 연구의 당연한 결과인지도 모른다.
그래서인지 이러한 생각은 대부분 종교와 신화들에도 나타나 있다. 기독교에서는, 하나님이 아담에게 모든 만물의 이름을 지을 수 있는 힘을 주셨고, 이집트의 신화에서는 Thoth라는 신이 언어를 창조하였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바빌로니아의 신화에 의하면,
Nabu 신이 언어를 창조하였고, 힌두교에서는 Brahman 신이 천지를 창조하고 그의 아내인 Sarasvati 신이 언어를 창조하였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대부분 종교에 있어 기도를 할 때나 의식을 거행할 때에는 고어를 쓴다. 이는 아마도 언어를 신이 만들어 주었기 때문에, 인간이 처음 사용한 언어는 신의 언어와 같은 것이었을 터이고, 고어는 바로 그런 원어에 가깝다고 생각해서일 거라고 생각된다.
어쨌거나 수천 년 동안 최초 언어의 특수 이론들을 입증하기 위하여 “과학적인” 실험들이 여러 각도에서 실시되어 보고되어 왔다. 기원전 5세기 희랍의 역사가 Herodotus에 의하면 이집트의 한 왕은 두 갓난아기를 외딴 산속 오두막에 놓아두고 벙어리 하인에게 시켜 돌보게 했다고 한다. 그 왕은 아무런 언어 입력 없이도 그 어린이들은 그들 자신의 언어를 가지게 될 것이며 따라서 인간의 본래 언어를 나타내 보이리라 믿었던 것이다. 어린이들이 말할 수 있는 나이가 되었을 때 처음 말한 낱말은 “bekos"였는데 이 단어는 현재 터키 북서 변방의 Phrigia지역에서 쓰이던 고대어로서 빵을 뜻했으나 "bekos"라는 Phrigia언어 말고 다른 언어에도 있을 수 있기 때문에 그러한 결론은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인간의 원어를 찾기 위해 야생상태에서 성장한 아이들을 이용한 실험들이 고대 뿐만이 아니라 중세에서도 시도된 적이 있다. 사람들은 그와같은 상태의 어린아이가 사전에 인간과의 접촉한 일이 없으므로 문명세계로 돌아온 후에 틀림없이 원어를 말할 것으로 믿었다. 이와 유사한 실험이 그 후에도 더 있었지만 이러한 생각들은 과학적 탐구에 의한 결과도 아닐뿐더러 분명 잘못된 억지주장에 불과한 것이다.
2. 발명설
신이 인간을 위하여 언어를 만들었다는 주장과는 달리 인간이 언어를 만들었다는 생각도 있었다. 이러한 생각은 일찍이 Aristotle에서부터 찾아 볼 수 있다. Plato의 제자인 Aristotle은 처음에는 스승인 Plato의 생각을 따르는 듯 하였으나(Plato는 나중에 절충적 입장을 취하였다.), 나중에는 정반대의 주장을 하였다. Aristotle은 절대적인 능력을 지닌 어떤 개인이 인간의 언어를 만들었다는 주장과 사물과 그 이름 사이에 불변의 진리가 존재한다는 주장을 반대하면서, 인간의 언어는 오랜 세월에 걸쳐 인간의 관습에 의해 만들어 진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즉, Aristotle은 사물의 본질과 이름은 별개의 것이며, 인간의 언어는 인간 스스로가 필요에 의해 만들어 낸 것이라는 입장을 취하였다.
이와 같이 언어는 인간이 인간의 필요에 따라 만들었다는 주장이 발명설이다.
신 중심의 중세기를 지나고 르네상스 시대를 지나 계몽주의 시대에 들어서면서 신 중심의 사고방식은 붕괴되었다. 더욱이, 18세기에는 전통적인 사고방식이었던 연역주의와 이성주의 대신에 귀납주의와 경험주의가 자리를 잡았는데, 이러한 학문적 분위기 속에서 언어의 기원에 관한 생각도 신수설에서 인간의 발명설로 옮겨간 것은 당연한 현상이라 하겠다.
발명설에 관한 논쟁은 다음과 같은 문제들에 초점이 맞추어져 진행되었다.
인간이 처음 발성하였을 때 언어가 만들어 진 것인가? 아니면, 의사소통이 이루어졌을 때 언어가 만들어진 것인가? 인간이 처음 발한 소리는 자발적인 것인가? 아니면, 다른 피조물의 소리를 흉내낸 것인가? 그러면 이제 인간이 어떤 필요에 의해 언어를 어떻게 만들어 사용하기 시작하였는가를 살펴보자.
Gottfried Wilhelm Leibniz는 단어와 단어의 의미 사이에는 자의적 관계가 아니라 자연스러운 대응관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였다. 이러한 생각에 바탕을 두고 Leibniz는 인간의 언어는 자연의 대상물을 모방하는데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Leibniz는 두 어린아이를 격리시켜 기르고 그 아이들이 첫 소리를 발하자 그 소리를 자연적 외침으로 규정하고, 그 외침이 언어의 시작이 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이러한 생각은 Jean-Jacques Rousseau에게도 이어졌다. Rousseau에 의하면, 사냥을 할 때에는 협동이 필요하고, 그래서 도움을 청하기 위하여 자연적으로 소리를 지르게 되고, 그러한 자연적인 외침이 언어의 시작이 되었다는 것이다. Moses Mendelssohn은 개나 양과 같은 동물의 울음소리를 흉내내어 커뮤니케이션을 하기 시작하면서 인간의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한편으로, 1764년 Berlin 과학원의 원장이었던 Philippe Louis Moreau de Maupertuis는 Condillac의 생각에 영향을 받은 다른 주장들과 마찬가지로 몸짓을 하거나 소리를 외치기 위해서는 힘이 들지만, 인간의 구강구조의 부분인 혀나 입술은 상대적으로 힘을 들이지 않아도 움직인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인간이 조음을 시작하면서부터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이성주의자였던 Johann Gottfried Heder는 경험주의적 사고 방식에 반발하면서 어쩌다 우발적으로 발성된 소리로는 인간의 언어가 형성 될 수 없다고 반박하였다. 인간의 언어가 지각적 경험에 의해 만들어 졌다고 주장한 다른 철학자들과는 달리 Header는 인간의 능력과 지식은 이성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생각에 토대를 두고, 사고는 내재적이고 선험적인 이성에 의하여 가능하며, 인간의 언어도 이성에 의하여 가능하게 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이 주장은 이성을 인식함으로써 어떻게 언어가 구성되는지 명확하게 설명을 하지 못하며, 이성이 인간의 본능을 보충해준다는 생각 또한 단순한 추측에 불과하다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
한편, 덴마크의 언어학자 Otto Jespersen은 언어는 인간이 사랑을 구하면서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Jespersen은 인간의 최초의 발언은 밤마다 고양이가 마루바닥 위에서 짝을 부르는 소리와 나이팅게일 새의 선율적인 노래와 같은 그러한 것이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Jespersen은 언어의 기원에 대한 자신의 주장을 영창설이라 명명하고, Berlin 과학원에 제출된 30여 편의 논문을 중심으로 그간의 언어기원에 대한 이론을 네 가지 유형으로 분류하여 명명하였다. 물론, Header의 주장은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Jespersen의 명칭들을 보면 그간의 이론들이 과학적 설명이라기 보다는 엉뚱한 추측에 불과한 주장이라는 사실을 쉽게 알 수 있다. 다음은 Jespersen이 붙인 명칭들이다.
멍멍설(bow-wow theory) : 인간의 언어는 개와 같은 동물들의 울음소리를 흉내내려는 데
서 시작되었다는 생각. 즉, 어린아이가 개를 ‘멍멍’, 닭은 ‘꼬
꼬’,돼지를 ‘꿀꿀이’ 라고 부르는 것처럼, 자연의 소리를 모방
한데서 비롯되었다는 가설이다.
쯧쯧설(pooh-pooh theory): 인간의 언어는 감정을 표현하기 위하여 “오오”, “쯧쯧”,
“아아”등과 같은 소리를 내면서 시작되었다는 생각. 즉, 강한 감
정표시에 수반되는 소리가 언어의 기원이 되었다는 설이다.
예를 들어 경멸감이나 혐오감 또는 격렬한 감정을 느꼈을 때 얼
굴을 찡그리는 동시에 입을 뾰죽 내밀게 된다. 이 동작을 힘주어
하면 소리가 수반된다. 이처럼, 처음에는 언어음이 동작에 수반되
어 나왔으나, 차차 소리가 표정이나 동작 대신 의미를 전달하게
된데서 언어가 생겨났다는 가설이다.
땡땡설(dind-dong theory): 사물이 내는 소리를 인간이 지각하는 대로 표현하려는 데서 인
간의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생각. 즉,종에 물체가 닿으면 저절로
소리가 나듯이, 사물을 보는 순간에 머리 속에 울림이 있게 되어
자동으로 입에서 그 사물을 나타내는 말소리가 나오게 되어 이것
이 언어의 기원이 되었다는 가설이다.
에야디야설(yo-he-ho theory): 노를 젓는 것과 같이 힘이 드는 일을 할 때 소리를 내게
되는데, 그로 인해 인간의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생각
접촉설은 최근 G.Revesz가 주장한 가장 새로운 가설이다. 그의 이론에 의하면 그에 의하면, 접촉은 사회적 생물의 생득적인 경향인데, 여기에는 능동적, 감정적, 지적 접촉의 세 단계가 있으며 지적 접촉에 의해서만 참다운 커뮤니케이션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이 접촉설은 언어 기능면에 많은 의문의 여지가 있으나, 지금까지의 여러 가설이 어느 일면만 강조한 데 반해 보다 넓은 시야에서 언어기원 문제에 접근하려고 하는 것이 특징적이다.
이렇게 언어의 기원은 신의 선물설과 인간의 발명설 사이를 수세기동안 공전하였을 뿐, 이 문제에 대해서 더 이상 왈가왈부하는 것은 학문적으로 무모하고 공허한 짓이기 때문에, 언어의 기원에 관한 논문을 어 이상 접수하지 않는다”라는 회칙을 프랑스의 파리 언어학회가 1866년 제정할 정도였다.
3. 진화설
파리언어학회가 1866년 언어의 기원에 관한 논문의 발표를 중지시킨 이래로 언어의 기원을 찾으려는 연구가 일시 중지되었으나 최근에 들어와서 과학자들에 의해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언어의 기원을 찾아보려는 논의가 다시 시작되었다.
1960년대 중반까지 이루어진 논의들도 최근의 논의들이나 마찬가지로 주로 인간언어의 진화과정을 밝히려는 노력으로 언어의 기원을 진화의 결과로 보려는 진화설의 입장을 취하였다. 이러한 경향은 다윈의 진화론의 영향이었을 것이다. 진화론에 근거한 언어의 기원에 대한 논의는 언어의 어떤 면에 초점을 두었는가에 따라 형태적 진화설과 기능적 진화설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인간의 언어는 음운구조, 어휘구조, 문법구조와 의미구조 등의 매우 정교한 형식과 구조를 가지고 있는데, 이들 형식과 구조가 태초에는 아주 간단하고 투박했었으나 오랜 세월에 걸쳐 점점 복잡해지고, 정교해졌다고 보는 주장들을 형태적 진화설이라 말할 수 있다. 반면에, 인간의 언어는 자기표현과 의사소통의 수단인데, 최초의 의사소통 체계는 아주 거칠고 둔했었으나 세월의 흐름에 따라 조금씩 발달되어 오늘날과 같은 복잡한 체계로 변화하여 왔다는 주장들을 기능적 진화설이라 말할 수 있다.
Dawin, Spencer 그리고 앞서 언급한 바 있는 Jespersen같은 학자들이 형태적 진화설의 입장에 서있다고 할 수 있다. Dawin은 오직 인간의 언어만이 분절적 특성을 갖고 있어 이로 인해 동물의 언어와 구분될 수 있지만, 인간언어에도 초분절적 요소들이 있어 그런면에서 동물의 울음과 유사성을 보이는데, 이것이 바로 인간의 언어가 동물의 언어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증거라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Spencer는 미개인들이 말을 하는 것을 보면 모두가 노래를 부르듯이 한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앞에서 언급한 바 있는 Jespersen과 마찬가지로 인간의 언어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부터 발달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반면에, Wunt, Freud 등의 심리학자와 Hews, Lyons 등과 같은 언어학자는 기능적 진화설의 견해를 보인다고 할 수 있다. Wunt에 의하면 인간언어는 인간의 의식 안에 들어 있는 표현의 욕구가 겉으로 나타난 것으로 처음에는 몸의 움직임으로, 그 다음에는 언어적 음성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정신적 상징으로 바뀌었다고 한다. 이러한 Wunt의 주장은 몸짓설의 효시라 할 수 있다. 한편, Freud는 언어의 최초 형태는 무의식 세계에 자리잡고 있던 ‘표현의 욕구’가 의식의 세계로 승화되어 나타난 것이라는 견해를 피력하였다. 이와 같이 Wunt로부터 시작된 이른바 몸짓설에 대하여 Hews는 벙어리의 경우를 근거로 하여, Lyons는 심리학자들이 침팬지에게 간단한 몸짓언어를 가르치는데 성공한 사례를 들어 그 타당성을 주장하였다.
최근에 언어의 기원에 대한 논의들도 인간언어의 기원을 진화론적인 측면에서 찾아보려는 시도들인데 이들은 아직도 논쟁이 진행되고 있으며, 언어학과는 다른 과학분야에서의 논의이므로 각각의 논의에 대한 내용을 살펴보는 대신에 논의의 쟁점이 무엇인가를 중심으로 살펴보기로 하자.
언어가 진화의 결과로 생겨난 것이라면, 언어는 과연 무엇으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것일까? 진화론적인 입장에서 본다면, 언어는 무엇인가를 개조하여 만들어진 것으므로 개조할 대상이 있어야 할 것임은 당연하다.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개조의 대상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 인간의 언어는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부터 진화되어 나온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정말로 인간의 언어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을 흉내내는 것으로부터 시작하여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언어와 같은 모습으로 진화되어 온 것일까?
인간의 언어와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체계에는 커다란 차이가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에 이르기까지는 인간의 언어를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부터 진화된 것이라 생각하는 견해가 우세하였다. Hockette는 언어의 구성자질을 나열하면서,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도 언어의 구성자질과 유사한 점들이 발견된다는 사실을 근거로 내세우면서, 인간의 언어는 동물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부터 진화되어 온 것이라는 주장을 하였다. Hocketted에 의하면 먹을 것과 위험이 공존해 있는 원시사회에서 원시인들이 먹을 것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위험하다는 것을 알리기 위해 동물들의 흉내를 내어 신호를 보낸 것으로부터 언어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유사한 주장으로는 먹을 것을 나누기 위해서 또는 복잡한 사회조직 속에서 의사소통을 할 필요가 생김에 따라 동물들의 신호를 흉내내기 시작하면서 언어가 생겨났다는 생각도 있다.
이와 반대로 Chomsky와 Lenneberg와 같은 학자들은 인간언어는 동물들의 커뮤니케이션 방법으로부터 진화된 것이라 보기에는 너무나도 독특하기 때문에 인간의 언어능력은 생물학적으로 부여된 것이지 어떤 필요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 아니라는 주장을 하였다. 그러나 언어의 기원을 생물학적으로 보려는 이러한 주장은 생물학적 기원을 찾을 수 없다는 모순을 갖고 있다.
두 번째 쟁점은 언어가 어떤 경로를 통하여 진화되었느냐 하는 문제이다. 최초의 인간언어는 오늘날의 언어와 같이 목소리의 형태를 띄었을까? 신수설과 발명설에서는 대체로 언어는 목소리를 통하여 이루어졌다고 가정하고 있다. 그러나 Lieberman은 원인류의 두개골을 연구한 결과 네안델타르인과 그 이전의 원인류는 해부학적으로 모음을 발음 할 수 없어 진정한 의미의 언어를 사용할 수 없었으며, 따라서 인간의 언어는 손짓으로부터 시작되었다는 주장을 하였다.
인류고고학이 발달하면서 Lieberman 이외에도 화석의 연구로부터 인간언어의 기원을 찾아보려고 노력한 학자들이 많이 있었다. 대체로 화석을 이용한 연구는 원시인의 두개골의 크기, 모습 그리고 원시인들이 사용하던 도구에서 언어의 기원을 찾으려고 하였다. 두개골의 크기는 뇌의 영역들의 크기는 물론 각 영역에서 얼마나 많은 활동이 이루어지는가를 말해준다. 그러면 뇌가 얼만큼의 크기로 진화되었을 때 인간이 언어라는 뇌의 활동을 시작하는 것이 가능하였을까? 현재로서는 인간이 언제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했는지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참고로 진화과정에서의 인간의 뇌의 용량의 변화를 살펴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Anatole France인과 같이 뇌의 용량이 약 1,000cc 정도 되는 사람들도 많이 있다고 한다. 그런데 백만년 전의 인류라고 추정되는 Homo Erectus의 뇌의 용적이 이미 그 정도의 크기였으며, 네안델타르인의 뇌용적은 1,500cc를 넘어섰다고 한다. 그렇다고 한다면, 아마도 뇌의 크기만으로 인간이 언제부터 언어를 사용하였는가를 결정짓기는 어려운 일이 아닌가 생각된다.
도구를 만들거나 도구를 사용하는 행동과 언어를 사용하는 행동은 뇌의 좌반구에 의해 통제된다는 사실이 밝혀짐에 따라 도구의 사용과 언어의 사용 사이에 어떤 관계가 있을 것이라는 의문을 갖게 되었다. 인간이 도구를 사용하게 됨에 EK라 언어를 사용하게 되었는가? 아니면, 도구사용과 언어사용이 동시에 일어난 것일까? 이러한 질문은 화석을 이용하여 인간언어의 기원을 찾아보려는 시도에서의 또 하나의 쟁점이 되었다. 대체로 원시인들이 처음 사용하던 도구들은 간단한 모습의 것들이어서 단순한 단선적 과정에 의해 만들어졌으리라 생각되지만, 언어사용은 복잡한 계층구조적 과정을 거쳐 이루어진다고 생각된다.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간단한 모습의 도구를 사용하던 구석기 시대로부터 비교적 복잡한 모습의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던 신석기 시대까지 약 백오십만년 정도 걸렸으며, 같은 기간에 인간의 두뇌는 그 크기에 있어서 약 두 배 정도로 진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그 기간 동안에 인간이 만들어 사용하던 도구의 모습에는 그렇게 커다란 변화를 발견할 수 없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확한 결론을 내린다는 것이 어려운 일이지만, 도구의 복잡성과 언어 사이에 정말로 어떤 관계가 있다면, 인간이 언어를 사용하기 시작한 것은 신석기 시대를 훨씬 넘어선 것이 아닌가 추측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이론들로 정확한 결론을 내리기는 힘들지만 그럴듯한 언어 기원의 시나리오라고 생각되는 내용을 참고 삼아 살펴보자. 인간의 언어는 인간의 진화와 마찬가지로 점진적으로 이루어졌으며, 언어사용은 아마도 인간의 뇌의 크기가 언어활동을 할 수 있을 만큼 크게 발달된 어느 쯤에 인간이 직립보행을 하게 되면서 인후가 목안으로 내려가게 되어 동물들과는 다른 소리를 만들어 내는 것이 가능하게 되는 한편, 손이 자유스러워지게 되어 돌을 조각 내어 낚시 바늘, 화살촉 등과 같은 복잡한 과정을 거쳐야 하는 도구를 만들어 사용하게 된 때쯤부터 사용되기 시작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연대추정에 의하면, 그 시기는 약 50만년전으로 Homo Erectus에서 Homo Sapiens로 넘어가던 시기인 신석기시대 중간쯤인 것으로 생각된다고 한다.
**참고문헌**
[이건수저(2000) ‘언어학 개론’ 신아사][이성준옮김 ‘언어학 개론’ p54-58, 국학자료원]
출처 : http://blog.daum.net/6122136y.
첫댓글 일단 너무 많은 글이었으나
.^^ 고마와..... 박회장..






ㅋㅋㅋㅋ좀기네요 ㅋㅋ 언니이,ㅋㅋㅋ
우왕


언니 읽고 가여

에야디야 설.... 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