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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 에세이/칼럼 스크랩 카리스마에 인간미 까지 갖춘 몸짱 골퍼 Tiger Woods
앨버트로스 추천 0 조회 74 08.06.12 18:09 댓글 0
게시글 본문내용

카리스마에 인간미까지 갖춘 ‘몸짱’ 골퍼 Tiger woods

황제가 뀐 방귀 소리에 놀라다
2002년 11월 일본투어 던롭피닉스오픈에 초청되어 출전한 타이거 우즈를 취재한 적이 있다. 첫날 18홀 경기를 따라다니는데, 15번 홀인 파 3홀에서 앞 조가 그린 플레이를 끝내지 못해 티그라운드에서 한참을 기다리게 됐다. 갤러리 대부분이 그린 쪽으로 발길을 옮겨 티그라운드 주변이 한산할 때 갑자기 “뿌웅~”하는 소리가 났다. 깜짝 놀라 돌아보니 함께 라운드하던 일본 선수의 캐디가 코를 움켜쥐고 “오늘 벌써 두 번째”라며 우즈를 손가락질했다. 우즈가 방귀를 뀐 것이다.
우즈는 부끄러워하기는 커녕 캐디 스티브 윌리엄스와 함께 낄낄거리며 일본인 캐디에게 맞서 장난을 쳤다.
‘골프 황제’로서의 진지한 이미지에서는 절대 찾아 볼 수 없었던 너무나 인간적인 모습에 같이 따라 웃을 수밖에 없었다. 당시 약혼녀 엘렌 노르데그린이 라운드 내내 따라다녔는데 그때 그녀의 모습이 떠오르지 않는 것을 보면 우즈는 약혼녀가 그린 쪽으로 가버린 뒤에 ‘일’을 벌인 것 같다.
‘황제’ 우즈가 생리적 현상을 천진하게 해결하는보통 사람이라는 것을 확인한 다음 날이었다. 취재를 모두 마치고 지친 몸으로 호텔 엘리베이터에 탔는데 3층에서 문이 열렸다. 아무 생각 없이 바닥을 내려다보고 있는데 약간 작은 듯한 맨발이 물을 뚝뚝 흘리며 걸어 들어왔다. 화들짝 놀라며 고개를 들었더니 거기에 우즈가 서 있었다. 맨발에 반바지 하나만 입고 수건을 어깨에 걸친 모습으로….
수천 명에게 둘러싸여 다니기 때문에 샷 하는 모습 한 번 제대로 보기 어려운 그가 갑자기 20대 건장한 청년의 모습으로, 그것도 웃통을 벗은 모습으로 등장했기 때문에 많이 놀랐던 기억이 난다. 우즈 또한 아무도 없을 것으로 기대했던 엘리베이터 안에 웬 동양인이 있는 것을 보고 주춤하는 듯했지만 조용히 들어와 문을 향해 섰고, 세 마디 정도 간단한 대화를 나눠 그가 수영을 엄청 좋아한다는 것을 알게 됐다. 나는 그때 우즈가 188cm의 훤칠한 키에 군살 하나 없는, 그렇다고 울퉁불퉁하지 않은 완벽한 역삼각형 상체를 가지고 있으며, 길고 단단한 몸에 비해 종아리와 발은 다소 작아 보인다는 것을 알았다. 라운드를 마친 뒤 지쳤을 텐데 다시 수영장을 찾아 체력을 다지는 그의 모습에서 골프계에 ‘오빠’ 골퍼시대를 불러온 원동력이 무엇인지 알 수 있었다.
1975년 12월 30일 출생한 우즈는 화려한 아마추어 시절을 거쳐 스탠포드대학 경제학과 3학년을 중퇴한 1996년 프로로 전향한 뒤, 올해로 12년째 프로골퍼로 활동하면서 갖가지 골프 기록을 갈아치웠다. 데뷔후 5개 대회 만에 첫승(1996년 밀워키오픈)을 따냈고, 2008년 2월 현재 통산 62승을 거두었다. 1997년 마스터스에서는 12타 차, 2000년 US오픈에서는 15타 차, 같은 해 브리티시오픈에서는 8타 차의 대승을 거둬 동료 선수들은 물론 대회 관계자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이러한 대기록 행진으로 대회 관계자들은 대회 코스 전장을 늘려야 했고, 동료 선수들은 체력 보강 훈련을 통해 근육질 몸매를 만들어야 했다.
배불뚝이에 줄담배를 피우던 ‘아저씨 골퍼’ 시대가가고 미끈한 몸매의 ‘오빠 골퍼’ 시대가 온 것이다. 우즈는 또 자선활동에 대한 새로운 이정표를 세우기도 했다. 프로 데뷔 직후 ‘건방지다’는 일부 따가운 시선을 이겨 내고 설립한 ‘타이거우즈재단’을 통해 ‘타이거 잼’(유명 인사가 참여하는 기금 모금 이벤트), 골프 클리닉 등 다양한 행사를 펼쳐 주로 흑인 어린이들의 교육을 돕고 있다. 2006년에는 캘리포니아에 컴퓨터 및 항공학까지 배울 수 있는 교육장과 골프연습장을 갖춘 최첨단 ‘타이거우즈학습센터’를 열었다. 이 센터 건설에 들어간 2500만 달러 중 절반은 우즈 개인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고, 이 같은 자선활동이 다른 선수들에게도 영향을 미쳐 필 미켈슨은 2006년에 자신과 아내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설립했다.
 
캐디와의 찰떡궁합도 세계 최고
캐디 윌리엄스와 우즈의 우정은 다른 선수들의 귀감이 되고 있다. 1999년 다른 투어 선수들의 추천으로 윌리엄스를 만난 우즈는 몇 차례 직접 전화를 한 끝에 인연을 맺게 됐고, 지금까지 고용관계를 떠나 친구 이상의 정을 나누고 있다.
윌리엄스가 “우즈와 만난 지 5개월 만에 결정적인 신뢰를 얻어낸” 일화를 소개한 적이 있다. 1999년 우즈는 PGA챔피언십에서 세르히오 가르시아를 1타 차로 꺾고 우승했다, 16여 개월 만에 메이저 우승을 추가할 때의 일이라고 한다. 1타 차로 쫓기던 마지막 라운드 파3의 17번 홀에서 우즈가 티샷을 실패한 뒤 세컨드 샷도 짧아 2.4m의 파 퍼팅을 남긴 상황이었다. 우즈가 이리저리 라인을 살피다가 윌리엄스에게 ‘왼쪽 바깥이냐’고 물었는데, 윌리엄스가 단호하게 ‘왼쪽 안쪽’을 주장했다. 사실 ‘골프 황제’라고 불리는 선수에게 캐디가 자기주장을 강하게 말하기는 힘든 일이다. 특히 미세한 차이로 성공 여부가 결정되는 퍼팅 라인은 더욱 그렇다.
윌리엄스는 “연습 라운드 때부터 살핀 결과, 보기보다 경사가 많지 않았다”며 강력하게 주장을 폈고, 결국 퍼팅 성공의 결과를 얻었다. 후에 우즈는 트로피를 들고 있는 자신의 사진 뒤에 ‘17번 홀 조언은 최고였다’는 찬사를 적어 윌리엄스에게 보냈고, 그 후로 그의 조언을 신뢰했다고 한다.
캐디가 ‘황제’에게 자기주장을 강하게 피력하기도 어렵지만, 만난 지 얼마 안 된 캐디의 주장을 주저 없이 받아들이고 또 진심으로 감사하는 ‘황제’도 흔치 않을 것이다. 우즈는 2006년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한 후 돌아가신 아버지를 그리며 북받쳐 울 때 윌리엄스의 어깨를 빌리고, 윌리엄스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뉴질랜드까지 날아가고, 그의 권유로 부상 위험이 높은 자동차 경주에도 참여하며 우정을 쌓고 있다. 윌리엄스는 “처음에는 그저 잘리지나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열심히 하다 보니 세계 최고 골퍼와 절친해졌다”고 했다. 이 말은 우즈가 “처음에는 투어 카드만 유지해서 여기(프로세계)서도 잘 지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는 게 목표였는데 복이 많았는지 좋은 일이 많았다”고 한 말과 많이 비슷하다.
 
수입도 지출도 역시 황제답다
우즈가 인간적이지만 한편 그의 골프 관련 기록이나 수입을 들춰 보면 우리와는 너무 먼곳에 사는 우주인 같은 느낌이 든다. 우즈는 지난해 1억2270만 달러(약 1150억 원)를 벌어 처음으로 1억 달러를 돌파하며 스포츠 스타 수입 부문 1위에 올랐다. 수입 내역을 보면 골프대회 상금으로 2290만 달러(페덱스컵 1000만 달러 포함), 계약금·코스설계비·광고료·초청료 등 비즈니스로 9980만 달러를 벌었다. 상금액보다 부수입이 4배나 많았다. 우즈의 초청대회 몸값은 건당 약 350만 달러에 달한다. 두바이 골프장 설계비로 1500만 달러를 벌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사실상 이름만 빌려 주고 받은 돈”이라고 했는데, 우즈쯤 되면 이름 빌려 주고 받는 돈은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많이 버는 만큼 많이 쓸 것 같은데 그의 소비 행태에 대한 소문은 극히 드물다. 그가 결혼하기 전에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에 있는 대형 마트인 코스트코에 자주 들러 어머니 집에 들고 갈 식료품들을 산다고 했지만, 그 외 별 다른 뉴스는 없었다. 지난해 태어난 딸 샘 알렉시스를 최고급으로 키우지 않겠느냐는 것과 아내 엘린이 초호화 생활을 하지 않겠느냐는 추측만 있을 뿐이다.
물론 굵직한 씀씀이는 있다. 플로리다에 건물이 4채인 5,400만 달러짜리 집이 있고, 그 집에는 2,000만 달러짜리 호화 요트(길이 47m)가 정박해 있다. 그 요트의 이름은 ‘프라이버시’ 라고 한다. 요트 이름에서 우즈가 남들에게 방해받지 않는 사생활을 얼마나 원하는지 잘 알 수 있다. 또한 우즈는 캘리포니아와 와이오밍, 아내의 고향인 스웨덴에 대저택을 가지고 있다고 하니 관리비는 많이 들어갈 것 같다. 한편 나이키골프 소속인 우즈는 모든 클럽과 볼은 나이키 제품을 사용하지만 퍼터만큼은 타이틀리스트 ‘스카티 카메론’을 쓰고 있다. 1999년 바이런넬 슨클래식에서 우승한 후부터 쭉 사용했는데 ‘퍼터하나로 메이저 12승을 기록한 것은 결코 나쁜 기록이 아니다’라는 게 우즈의 생각이다. 그는 대회 때마다 예비용으로 퍼터, 웨지, 페어웨이우드와 드라이버를 가지고 다니지만 아이언 세트는 가져가지 않는다. 로프트가 다른 2번 아이언이 2개 있는데 하나는 브리티시오픈용이라고 한다. 아이언 풀세트는 9~10개월에 한 번씩, 웨지는 좀더 자주 바꾸고 골프화는 일단 한 번 길들이면 3개월은 신는다.
스윙에 대한 원칙은 90% 이상 힘을 쓰지 않는 것이다. 노력하면 헤드 스피드를 더 높일 수 있지만 그것보다는 정확하게 맞히는 것이 볼을 더 멀리 보내기 때문이라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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