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1만 원대 무한 리필 식당에 가는 세 가지 이유!
지하철로 찾아가는 도봉구의 무한 리필 식당 세 곳
그 이름만으로 매력적인 ‘무한 리필’ 식당을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있다. 첫째, 선호하는 메뉴를 집중 공략해서 먹을 수 있다. 둘째, 더 먹고 싶은 음식을 눈치보지 않고 떳떳하게 추가할 수 있다. 셋째, 1만 원대라는 착한 가격은 감동이다. 인심 좋고 푸짐한 밥상 앞에서 식욕을 불사르고 싶다면, 도봉구의 지하철 1호선을 따라 창동역 착한쌈밥, 방학역 고기 뷔페 마블마블, 도봉산역 옹기꽃게장까지 맛있는 무한 리필의 세상으로 떠나보자.
착한쌈밥의 삼총사. 돼지불고기와 고등어구이, 간장전복
주머니 사정이 홀쭉할수록 푸짐한 밥상이 그리워지는 법. 팍팍한 현실에 허리띠 졸라매고 살다 보면 저렴한 가격에 푸짐하고 맛있는 한 끼 식사가 위안이 되어줄 때가 있다. 도봉구에서 찾아낸 무한 리필 식당 세 곳은 신선한 재료에 푸짐하고 맛있는 음식은 기본, 정갈한 실내와 친절한 서비스까지 맛집의 삼박자를 갖췄다. 음식만 무한 리필이 아니라 식당 분위기도 자유롭고 편안하다. 맛있고 친절한 데다 푸짐한 무한 리필이라면 더 망설일 이유가 없다. 한 끼쯤은 허리띠 풀고 마음껏 먹어도 좋다. 사실 매일 그런 것도 아니니까!
친환경 채소와 맛깔스러운 반찬이 무한 리필, 착한쌈밥
창동역 2번 출구로 나와 공영주차장까지 10분 정도 걸어가면 주차장 앞으로 커다란 3층 한옥 형태의 건물이 보인다. 1, 2층은 전복요리 전문점이고 착한쌈밥은 3층에 있다. 착한쌈밥에서 쓰는 친환경 채소는 충주의 장안농장에서 올라온다. 제주산 무항생제 몬트락 돼지로 만드는 돼지불고기와 고등어구이가 나오는 쌈밥 외에도 소불고기나 완도산 간장전복, 항아리 갈비찜을 선택할 수 있다.
촉촉한 고등어 속살도 쌈을 싸먹으면 맛있다.
4인이 갔을 때 돼지불고기와 고등어구이, 간장전복을 시키면 세 가지 요리를 함께 즐길 수 있어 좋다. 짭조름한 돼지불고기와 촉촉한 고등어 속살, 쫀득한 간장전복을 한 점씩 올려 쌈으로 싸먹는 재미가 있다. 싱싱한 쌈채소의 짝꿍인 쌈장은 잘 발효된 재래식 된장에 엿기름으로 삭힌 쌀보리와 메주콩을 발효시킨 후 각종 견과류를 갈아 넣었다. 짜지 않고 고소한 풍미가 입에 착착 감겨 쌈장만으로도 쌈채소 한 접시는 먹을 수 있다.
[왼쪽/오른쪽]치커리, 상추, 청경채, 케일 등 10여 가지가 넘는 친환경 쌈채소 / 싱싱한 쌈채소를 무제한으로 먹을 수 있는 건강밥상
노랗게 물들인 치자밥은 노란 빛깔에 입맛이 돌고 연근들깨무침, 우엉장아찌, 가지볶음, 더덕무침 등 10여 가지 반찬이 하나같이 맛깔스럽다. 부족한 반찬은 셀프 바에서 가져다 먹을 수 있어 넉넉하게 먹다 보면 쌈채소 밥상이 무색하다. 쌈밥보다 한정식 밥상을 받은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반찬 구성이 푸짐하다.
영업시간 11:30~22:00, 연중무휴. 돼지불고기와 고등어구이 1만 4,000원, 간장전복 2마리와 고등어구이 2만 2,000원
[왼쪽/오른쪽]맛깔스러운 반찬을 무한 리필할 수 있는 코너 / 우엉과 비트, 부추가 들어간 건강 장아찌
밥도둑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이 무제한, 옹기꽃게장
도봉산역 1번 출구에서 큰길을 건너 도봉산 등산로를 끼고 식당가를 꽤 지나서야 옹기꽃게장을 찾을 수 있다. 도봉산 자락에 있으니 등산객들이 많으리라는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간다. 멀리서 찾아오는 일반 손님이 80%가 넘을 만큼 간장게장 맛에 관한 한 자부심 있는 곳이다. 2년 남짓한 기간 동안 단골들 덕분에 깔끔한 새 건물로 가게도 옮겼다. 매일 아침 연평도에서 공수해오는 싱싱한 꽃게로 간장게장과 양념게장을 담근다. 과일과 채소를 넣고 끓인 맛간장에 3일 동안 숙성시켜서 담그는 게장은 밥도둑이라 불리는 짜디짠 간장게장이 아니다.
[왼쪽/오른쪽]적당히 짭조름하고 싱싱한 속살이 달곰한 간장게장 / 칼칼하고 개운한 속살과 양념에 밥을 비벼도 맛있다.
옹기꽃게장의 주인장은 맛있게 숙성된 게장 속살에 달걀프라이를 넣고 날치알과 함께 쓱쓱 비벼 김에 싸먹는 것을 추천한다. 고소한 달걀노른자와 톡톡 터지는 날치알, 달곰한 간장게장 속살이 환상적으로 어우러진다. 옹기꽃게장은 숙주만 빼고 꽃게, 쌀, 김치, 고춧가루 등은 국산 재료만 쓴다. 얼갈이배추를 넣은 된장국도 맛있지만, 짭조름한 간장게장에는 시원한 꽃게탕이 잘 어울린다. 멸치와 다시마, 고추씨 등 열두 가지 재료가 들어간 육수에 싱싱하고 큼직한 꽃게가 한 마리 들어가 칼칼하고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이다. 여수나 거제에 갈 때마다 빼놓지 않고 들렀던 무한 리필 게장백반이 더는 아쉽지 않을 만큼 준수하다.
영업시간 11:00~21:00, 매주 월요일 휴무. 간장게장․양념게장 1만 2,900원, 꽃게탕 5,000원
[왼쪽/오른쪽]게장 속살에 달걀프라이를 넣고 날치알과 비벼 김에 싸먹는 맛이 최고다. / 옹기꽃게장의 게장은 간이 세지 않아서 무한 리필이 가능하다. [왼쪽/오른쪽]편안하게 무한 리필할 수 있도록 친절하다. / 구수하고 시원한 꽃게탕
10여 가지 고기와 샐러드가 무한 리필, 마블마블
방학역 1번 출구로 나와 도봉구청 건물 뒤편으로 가면 도봉월드 1층에 마블마블 뷔페 레스토랑이 보인다. 실내로 들어서면 몇 년 전 유행했던 고기 뷔페와는 달리 깔끔한 패밀리 레스토랑 분위기다. 고기 뷔페와 샐러드 바의 조합은 처음이라는데, 상추뿐만 아니라 호박샐러드, 감자샐러드, 탕수육과 볶음밥, 떡볶이, 감자튀김 등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메뉴까지 갖춰 가족 모임에 무난하다. 냉장육만 쓰는 갈빗살과 토시살, 생등심은 수시로 썰어서 냉장 코너에 두는데 불티나게 나간다. 참숯에 직접 구워 먹을 수 있는 테이블에 강력한 환기구가 있어 실내 공기가 의외로 쾌적하다.
[왼쪽/오른쪽]갈빗살과 생등심, 차돌박이가 가장 인기 있는 고기 코너 / 고기를 굽는 동안 직원이 수시로 불판을 갈아준다.
아무리 박리다매라 해도 3년 전 오픈 때와 같은 가격을 유지하고 있는 비결은 무엇일까? 갈빗살, 토시살, 생등심, 부챗살, 안창살, 삼겹살, 차돌박이 등 고기는 모두 수입으로 마장동 축산물시장과 직거래를 통해 단가를 줄였다. 직원들이 수시로 테이블을 돌며 고기를 구워주는 시스템으로 손님은 맛있게 먹고 식당은 고기의 손실을 줄이는 효과를 얻었다. 손님의 80%가 단골이라고 할 만큼 도봉구 주민들의 사랑을 받는 마블마블은 10대부터 70대까지 남녀노소가 함께하는 가족 모임이나 생일 파티 등 푸짐한 식사 모임에 제격이다. 주말엔 예약 필수. 영업시간 점심 11:40~16:00, 저녁 17:00~22:00. 평일 점심 1만 3,500원, 저녁․주말 1만 6,500원
[왼쪽/오른쪽]샐러드 바에서 담아온 다양한 음식으로 밥상이 풍성하다. / 단체 예약이 많은 주말에는 예약 필수
글, 사진 : 민혜경(여행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