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사진에 입문하게 되는 사람들의 공통된 고민은 “어떤 카메라를 선택할까?” 하는 것이다. 막상 마음에 드는 기종은 가격이 비싸고 주머니가 허락하는 카메라는 마음에 들지 않아 카메라 구입을 피일차일 미루는 사람도 있다. “니콘이 캐논보다 좋다” “아니다 캐논이 니콘보다 좋다”며 논쟁을 벌이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으면 머릿속이 더 복잡해지기만 한다. 과연 좋은 카메라는 어떤 카메라일까? 이 물음에 대한 답은 당연히 자신의 손에 딱 맞는 카메라다. 카메라 구입 때문에 밤샘고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고민거리를 조금이나마 덜어주기 위해 좋은 카메라 선택 요령을 알아보자.
카메라 바디와 렌즈에 대한 잘못된 상식
고급카메라가 사진이 잘 찍힌다는 말은 결코 옳은 말이 아니다. 카메라 바디의 가격은 견고성과 기능에 비례하다. 비싼 바디일수록 견고하고 기능이 많다. 또 노출계가 정확하다. 하지만 이것이 좋은 사진을 결정하는 요소가 되지는 않는다.
필름 카메라에서 바디의 역할은 필름을 보호하고 노출을 측정하는 것 외에는 사진을 결정지을 요소는 없다. 단 고급바디의 경우 다양한 노출모드 때문에 정확한 노출 측정이 가능하고 여러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능을 사전에 설정해 놓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무거워 휴대가 불편하다는 단점이 있다.
바디는 자기가 들고 다닐 수 있을 정도의 무게만 되면 적당하다. 사진을 전문으로 하는 경우가 아니고서는 굳이 고급바디를 사용할 필요가 없다. 어느 상황에서는 SLR, 중형, 대형보다는 폰카메라가 더 큰 위력을 발휘하는 경우가 있다.
디지털 카메라(DSLR)의 경우 바디가격이 비쌀수록 화질이 좋기는 하다. 하지만 화질을 결정하는 요소는 바디가 아니라 바디에 장착된 촬상소자(CCD, CMOS)인데 수광소자의 크기가 클수록 화질이 좋아진다. 35㎜필름보다 4×5인치필름이 좋은 화상을 만들어주는 것과 같은 원리이다. 쉽게 말하면 필름의 면적이 넓을수록 화질이 좋다는 이야기다.
1000만 화소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보다 600만 화소의 디지털 1안반사식 카메라(DSLR)의 화질이 더 좋은 이유는 DSLR의 촬상소자의 크기가 콤팩트 디지털 카메라보다 크기 때문이다.
디지털 카메라를 결정할 때는 탑재돼 있는 수광소자의 사양을 보고 결정하는 게 현명하다. 일반적으로 해상도는 수광소자의 크기가 결정하고 색상표현력은 화소수가 결정하게 된다.
좋은 카메라 바디는 노출계가 정확하고 견고성, 확장성, 다양한 기능, 조작의 편리성, 전천후성 등이 잘 갖춰진 것이 좋다.(디카의 경우 촬상소자 성능추가) 사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디보다도 렌즈이다. 렌즈를 선택하는 것이 바디를 선택하는 것보다 더 신중해야 한다.
아무리 니콘의 D3x, 캐논의 1Ds MarkⅢ 같은 고급바디를 가지고 있더라도 성능이 좋지 않은 렌즈를 사용하면 이 기종이 가지고 있는 장점인 고해상력의 위력을 살릴 수 없다. 일반적인 사람들은 칼자이즈, 슈나이더, 라이카, 콘탁스의 계열의 렌즈가 좋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단순히 가격과 상표만을 가지고 생각했을 때 범하는 오류다. 이들 회사에서도 보급형 렌즈를 만들고 있다.
보통 이들 회사에서 생산된 렌즈가 프로급에서는 그 성능을 인정받았지만 보급형으로 나온 경우는 아직 모호하다. 보급형 렌즈라고 해도 니콘이나 캐논의 고급 렌즈하고 가격이 동등하다. 유명 렌즈 회사의 보급렌즈가 같은 가격에도 불구하고 니콘 또는 캐논에서 발매한 프로급보다 성능이 못하다는 지적도 있다.
오늘날에는 컴퓨터 측정기술의 발달로 캐논, 니콘 등의 제품도 유명회사 제품들의 성능을 거의 따라 잡은 상태다. 실제 안경렌즈의 경우 니콘과 칼자이즈 렌즈의 품질을 비교했을 때 거의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한다.
그렇다면 어떤 렌즈가 좋은 렌즈인가? 일반적으로 밝은 렌즈가 좋은 렌즈이다. 하지만 밝은 렌즈일수록 가격이 만만치 않고 무겁다는 단점을 지니고 있다. 좋은 렌즈를 선택하려면 자기가 어떤 사진을 주로 촬영을 할 것인가를 선택하고 이에 맞는 적당한 렌즈를 선택하는 게 좋다.
예를 들어 만약 풍경을 찍고자 한다면 광곽 렌즈로, 인물이나 정물을 촬영하고자 한다면 망원을 선택하는 게 좋다. 여러 상황에서 편리하게 사용하고 싶다면 단렌즈보다는 줌렌즈를 쓰는게 좋다. 단 줌렌즈의 경우 단렌즈에 비해 무겁고 어두우며 해상력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또 렌즈를 선택할 때는 렌즈의 무게도 고려해야 된다. 무턱대고 비싼 프로급렌즈를 선택 했다가 무게 때문에 낭패를 당하는 사람들도 적잖다. 굳이 사진을 11×14인치 이상으로 확대하지 않는다면 보급형 렌즈로도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보급형이건 고급형이건 조리계 수치가 8~16정도에서는 비슷한 해상력을 보인다. 차이가 있다면 조리계를 최대로 개방했을 경우 고급형 렌즈는 구면수차와 색수차가 적게 나타나며 최소 조리게 상태에서는 빛이 회절하는 현상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어떤 종류의 렌즈를 살 것인가 결정 했으면 먼저 사고자 하는 렌즈의 밝기가 어느 정도 인지 비교한 후 밝기 밝은 쪽을 선택하는 것이 현명하다. 렌즈의 밝기는 F=1:X로 표기돼 있는데 X값의 수치가 작을수록 밝은 렌즈다. 또 카메라 회사에서 만들어진 보급형 렌즈를 사용하는 것보다는 가격이 비슷하고 성능이 우수한 토키나, 탐론, 시그마 등에서 생산된 준 프로급렌즈를 사용하는 것이 현명하다.
좋은 카메라를 구입하는 요령
▲ 자기 주머니에 현재 돈이 얼마나 있는지 알아보고 주머니가 허락하는 한도 내에서 살 수 있는 가격대의 카메라 상표를 알아본다.
▲ 상표별로 기종이 선택이 됐다면 교환 가능한 렌즈하고 부착 가능한 액세서리가 많은 회사의 제품을 선정한다.
(DSLR, 35mm : 캐논, 니콘 ; 중형 : 마미야, 롤아이, 핫셀 ; 대형 : 지나, 홀스만, 린호프)
▲ 카메라 매장에 가서 여러 종류의 카메라를 직접 만져보면 자기 손에 잘 맞다는 느낌이 드는 카메라를 구입한다.
▲ 중고카메라를 구입하는 경우 본인 혼자 가지 말고 카메라에 대해 잘 아는 사람과 같이 가는 것이 현명하다. 잘못하다가는 매장
직원의 말에 넘어가 어설픈 카메라나 렌즈를 살 수 있다. 중고카메라 구입시 신문사나 스튜디오 등에서 사용하다 나온 카메라는
구입하지 않는 것이 현명하다. 일반적으로 신문사나 스튜디오는 셔터 박스의 수명(평균 15만 컷)이 다 될 때까지 사용하다 중고로
처분하기 때문이다. 특히 프레스용으로 많이 사용되는 기종은 피한다.
▲ 외장 스트로보는 전용 스트로보를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며 중고는 절대 구입하지 않는 것이 좋다. 스트로보는 사용할수록
방전관의 성능과 콘덴서의 성능이 저하되기 때문이다.
▲ 렌즈는 상태가 깨끗하다면 중고를 사용해도 무방하고 인물이나 전천후으로는 28-105미리 정도의 화각을 지닌 줌렌즈를,
풍경용으로는 12-50미리 정도의 화각을 지닌 줌렌즈를, 접사촬영을 한다면 105미리 마크로 렌즈를, 동물이나 공연장에서 촬영
한다면 105미리 이상의 망원렌즈를 추천한다.
▲ 마지막으로 좋은 사진을 만들기 위해서는 유명작가의 사진집을 보고 모방하는 훈련을 반복하고 많이 찍어보는 게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첫댓글 쾌히 공감하는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