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부터 이민부의 새로운 정책이 연이어 발표되고 있습니다.
발표되는 정책은 온통 이민자 사회를 놀라게 하는 것 뿐입니다. 연방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하는 시민권법과 이민법을 개정하는 것은 물론 이민부 장관령, 노동부 장관령, 각 관계부처의 내규 등을 동원하여 “이민규제”와 “심사강화”에 총력을 기울이는 것 같습니다.
물론 이민부의 법개정과 정책변경에도 합리적인 부분도 있고 수긍이 가는 부분도 있습니다만 지난 15년간 이민업계에 몸담고 있는 전문가의 입장에서 보기에도 너무 지나칠 정도의 변화가 이루어 지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는 한인사회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생각되는 순수투자이민 제도와 기업이민 제도의 폐지에 대해 살펴보고자 합니다. 언론에 발표된 바와 같이 2014년도 연방 예산안에 지난 수 십년간 운영되어 오던 순수투자이민과 기업이민을 폐지하는 안이 포함되었습니다. 연방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두 사업이민 제도는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됩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중국, 한국, 대만, 홍콩, 이란 등 해외주재 캐나다 대사관에 현재 수속중이던 약 6만건의 신청서도 더 이상 수속하지 않고 모두 신청인에게 반환한다고 합니다. 미리 받았던 수속비용도 돌려준다고 합니다. 몇 년전에 전문인력이민으로 접수된 신청서를 반환한 것과 똑같은 상황이 순수투자이민에도 벌이지게 된 것입니다.
한국의 경우 매년 250-400건의 순수투자이민 신청이 이루어졌고 지난 몇 년 동안의 신청인을 모두 합하면 적지 않은 수의 투자이민 신청인과 가족이 캐나다 이민의 꿈을 접어야 하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설령 수 십년된 제도를 폐지하고 다른 프로그램으로 변경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고 해도 수 년간 수속을 기다리던 사람들에게 수속을 중단하고 신청서를 돌려주겠다는 것은 납득하기 어려운 처사입니다.
투자이민자들 대부분은 캐나다에서 주택과 차량을 구입하고 자녀 교육에 투자하고, 레저와 스포츠를 즐기며 일정 수준 이상의 생활을 합니다. 또 캐나다에 사업체를 설립하거나 기존의 사업체에 투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투자이민자의 1.5세나 2세가 캐나다 사회에 잘 적응해 전문직업인이 되거나 큰 사업체를 운영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이번 투자이민 폐지에 따라 캐나다 전체적으로 연간 수 천 가구, 한인의 경우만 보더라도 연간 수 백 가구의 유입을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한인의 경우 대부분의 투자이민자들이 밴쿠버에 정착을 하므로 한인경제에 미치는 악영향은 클 수 밖에 없습니다. 투자이민 제도 폐지를 바라 보는 한인사회는 걱정이 많은데 일부 주류언론의 보도는 마치 불난 집에 부채질을 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어떤 보도는 인종차별적에다 모욕적이기까지 합니다.
이민부에서 내세우는 제도 폐지 이유는 사업이민이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안된다는 것입니다. 이민부의 조사 결과 기업이민 제도는 수 십년간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안되는 구멍가게 주인을 양산해 왔을 뿐이고, 순수투자이민으로 영주권을 받은 사람은 자기 집에서 일하는 입주 가정부보다 나라에 세금을 적게 내고 있다고 적고 있습니다. 또 주신청자의 대부분이 캐나다에 거주하지 않고 아시아에서 경제활동을 하며 가족들만 캐나다의 교육과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고, 밴쿠버 등 주요 대도시의 부동산 가격만 올려 놓은 악영향을 미치는 존재들로 묘사하고 있습니다.
또한 순수투자이민자들이 캐나다에 잘 적응하지 못하고 난민출신보다도 영어능력이 떨어지고 부동산 투자에만 열을 올리는 존재인 것 처럼 보도하고 있으며 부유한 중국인 5만명이 운이 없게 되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습니다. 어떤 이민 변호사는 자신의 고객 대부분이 중국인임에도 불구하고 언론사에 "신규 이민자에게 공짜로 제공되는 ESL 프로그램에 중국 출신의 투자이민자들이 8만불짜리 벤츠를 타고 간다"는 언급도 하였습니다.
현지 언론을 비롯해 주요 신문이나 방송이 투자이민자들의 캐나다 경제에 대한 투자와 소비간접세 등 경제에 순영향을 미치는 점에 대해서는 전혀 언급이 없고 향후 투자이민의 대안도 지적하고 있지 않는 점은 심히 유감스러운 일로 생각됩니다.
수 십년간 많은 투자이민자와 기업이민자를 배출한 한인사회로서는 이와 같은 부정적인 여론을 받아들이기가 어렵습니다. 그동안 캐나다 경제발전에 조금이나마 공헌했다는 칭찬이나 인정은 고사하고 사회에 공헌이 가장 적은 부류로 보여지게 된 것입니다.
이민부에서는 투자이민 및 기업이민을 폐지하는 대신 임시로 이민투자 벤쳐 펀드 프로젝트(Immigrant Investor Venture Capital Fund pilot project)를 도입할 예정입니다. 아직 그 내용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습니다. 기존의 간접투자가 아닌 캐나다 사업체나 개발프로젝트 등에 직접적인 투자를 요구하는 프로그램이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전 이민부장관이었던 제이슨 케니가 제 2의 '스티브 잡스'를 찾겠다며 의욕적으로 도입한 창업비자 프로그램이 제대로 정착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을 볼 때 새 투자이민 제도에 대해서도 이민업계에서는 우려의 눈길을 보내고 있습니다.
수속중인 투자이민 신청서가 반환되기 시작하면 또다시 연방이민부에 단체소송을 시작하는 사람이 많을 것입니다. 캐나다는 국제사회에서 정치, 경제, 사회 모든 면에서 선진국으로 대우받고 모범적인 국가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련의 이민정책 변경으로 피해를 입은 수 십 만명의 외국인들이 캐나다를 더 이상 우호적으로 바라보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전문인력이민에 이어 부모초청이민, 다시 순수투자이민에 이르기까지 한 국가의 약속이 너무 쉽게 버려지는 현실이 안타까울 뿐입니다.
바라건대 투자이민을 대체할 새 프로그램은 졸속적인 제도가 아니고 주류사회, 이민자 사회는 물론 이민신청인까지 고려한 상태에서 만들어져 캐나다 경제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야 할 것입니다.
첫댓글 기업이민 제도는 수 십년간 캐나다 경제에 도움이 안되는 구멍가게 주인을 양산해 왔을 뿐이고..................
헐....이러다가 주정부 사업이민도 폐지되는 건가 모르겠네요...아주 이제는 이민을 안 받을려나 보네....
대충 대충 하는 것 같아도 이 사람들 안면 바꿀 시간이 되면 냉정합니다 주정부 이민도 효율성을 찾고 있을 것인데 앞으로의 결정이 어떻게 될지 궁금하네요 지금 이민 와서 살고 계신 분들의 삶과도 연관이 있는 문제이니까요 그런데 주정부 사업이민으로 오신 분들 생각에 이 이민이 캐나다 사회에 긍정적 효과가 얼마나 있다고 생각되는지 궁금합니다. 특히 이 마리타임에서는 참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드네요 개인적으로
@education 그래도 이민자들이 캐나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장단점을 같이 비교해서 판단해야 하는데 지금은 이민에 대한 문호를 축소하려는 방향이라 단점만을 강조하는 듯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