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운 어르신과 찬우 윤호의 장보기
두 번째 요리 활동이 있기 전, 오전 9시 30분에 이정운 어르신과 찬우, 윤호가 함께 마트에 가 장을 보기로 했습니다.
9시 반에 모두 복지관에 모여 함께 마트로 향합니다.
‘짜장 가루’를 사기 위함입니다.
짜장 가루를 제외한 다른 재료들은 모두 아이들이 각자 챙겨오기로 했습니다.
마트로 향하는 동안 아이들과 어르신이 다양한 이야기를 나눕니다.
어르신은 ‘딱정벌레가 뭔지 아나?’, ‘검정색 곤충인데 뿔 같은 게 달렸어, 너희 본 적 있나?’하고 물어보십니다.
윤호가 ‘네 나무에서 본 것 같아요’하고 대답합니다.
이어서 찬우와 윤호가 각자 ‘그 벌레에 물려보셨어요?’ ‘뿌리는 부러져요?’ 등의 질문과 함께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이번엔 ‘낮에만 잠자고 밤에는 돌아다니는 짐승은?’하고 퀴즈를 내십니다.
아이들은 ‘박쥐요! 부엉이요!’하고 대답합니다.
‘부엉이 정답! 올빼민데 비슷하니까, 근데 박쥐는 아니여’하고 어르신이 대답합니다.
‘박쥐 아니예요? 그럼 뭐지?’하고 골똘히 생각합니다.
‘정답은 산토끼여’하며 아이들에게 정답을 알려주십니다.
중간에 윤호는 뒤에서 장난치며 걸어오는 찬우를 불러 어르신의 이야기를 경청할 수 있도록 돕기도 했습니다.
아이들이 어르신과 소소한 이야기들을 하며 이전보다 조금 더 깊은 관계를 형성해 나가는 모습을 보입니다.
마트에 도착했습니다.
어르신을 따라 바로 짜장 가루 코너로 향했습니다.
짜장 가루가 보이지 않는다는 어르신의 말씀에 아이들이 마트를 돌아다니며 짜장 가루를 찾기 시작했습니다.
직접 직원분께 ‘짜장 가루 어디있어요?’하고 물어봅니다.
함께 짜장 가루를 찾았습니다.
어르신이 매대 앞에서 짜장 가루의 양과 요리 방법을 간단하게 한 번 더 설명해주십니다.
어르신께서 아이들을 위해 짜장 가루를 사주신다고 하셨습니다.
아이들을 위하는, 아이들의 요리 활동을 위해 도와주시는 어르신의 마음이 느껴집니다.
찬우, 윤호가 어르신께 ‘어르신 감사합니다’하고 배꼽 인사를 합니다.
우리의 두 번째 요리 활동, 짜장 만들기
2시에 요리 활동이 있기 전, 센터로 아이들을 데리러 갔습니다.
다희에게 전화하자 아이들이 문 앞으로 달려 나옵니다.
‘선생님 기다려요. 빨리 나올게요!.’ 아이들의 신이 난 모습에 저도 덩달아 신이 납니다.
요리 활동이 있기에 아이들 각자의 짐이 많았습니다.
아연이가 동생들의 짐을 직접 들어주겠다고 챙겨주었습니다.
따듯한 모습입니다.
그뿐만 아니라 쇼핑백이 뜯어져 천천히 걸어가는 제 발걸음을 맞춰준 아연이게 너무 고마웠습니다.
이정운 선생님께 아이들이 인사를 드리고 요리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찬우/다희, 현지/찬주, 아연/하연/윤호 가 서로 각자의 장소에서 활동했습니다.
하지만, 장소가 서로 가까운 곳에 있어 아이들이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등 장소의 경계가 불분명했습니다.
코로나로 인한 방역수칙을 유의해야 하는 시기였기에 이 부분을 제대로 조절하지 못한 것이 조금 아쉬웠습니다.
이정운 선생님이 요리를 직접 가르쳐주시는 테이블 앞에 ZOOM을 켜놓았습니다.
다른 테이블은 노트북과 테블릿으로 선생님이 나오는 ZOOM 화면을 보면서 요리를 합니다.
요리도 회의와 같이 ZOOM으로 진행했기에 이에 어려움과 한계가 있었습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소통할 수 없었고 ZOOM 속 요리 진행 속도와 다른 테이블의 진행 속도가 점점 차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그래도 천천히 각자의 테이블에서 요리를 진행합니다.
아이들이 직접 감자, 당근, 애호박을 씻고 썰기 시작합니다.
이번엔 양파입니다.
껍질을 까고 감자와 당근처럼 썹니다.
하지만, 양파가 매워 아이들이 눈을 아파했습니다.
눈이 매워 중간에 포기할 수도 있었지만, 아이들은 책임감을 느끼고 끝까지 썰었습니다.
특히 찬주는 ‘저는 안 매워요! 다 썰었어요. 잘 했죠!?’하고 이야기합니다.
다 썬 채소들을 프라이팬에 기름을 두르고 볶기 시작합니다.
‘제가 해볼래요! 저도 해볼래요’하며 적극적인 모습을 보입니다.
조심조심 아이들이 직접 채소들을 볶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돼지고기를 볶은 후 짜장 가루와 물을 조금 넣어 다 같이 볶았습니다.
서서히 완성되는 요리를 보며 아이들이 신나합니다.
‘진짜 짜장이에요, 제가 만들었어요!’하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자신이 만든 요리를 사진으로 담아냅니다.
현지와 찬주는 영상도 찍었습니다.
복지관 내에서 취식이 불가능하므로 가져온 그릇에 짜장을 나눠 담습니다.
‘선생님도 드릴까요? 선생님은 왜 안담아요?’하고 아이들이 저를 챙겨줍니다.
아이들이 마음이 선하고 따듯합니다.
요리 활동이 끝나고 이정운 선생님께 아이들이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나란히 서서 ‘이정운 선생님 요리를 가르쳐주셔서 감사합니다.’하고 감사 인사를 합니다.
한 명씩 어제 직접 만든 편지와 그림을 선생님께 드립니다.
이제 주변을 정리하고 치울 차례입니다.
너도 나도 설거지하고 싶다고 합니다.
나란히 서서 아이들이 설거지를 합니다.
현지, 하연이와 함께 설거지하는 찬주는 직접 역할을 분배하였습니다.
‘언니 내가 비누칠할 테니까 물로 씻어줘.’
하연이는 동생들에게 설거지하는 방법을 천천히 설명해주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스스로 해내는 모습을 보니 뿌듯합니다.
설거지를 다 하고, 책상을 닦으며 청소를 마무리하였습니다.
모든 활동이 끝이 나고 아이들과 함께 오늘 활동의 소감을 이야기했습니다.
차례차례 발표할 수 있도록 한 명씩 손들고 발표하기로 했습니다.
‘저 먼저 할래요! 저요!’하고 아이들이 손을 들고 발표했습니다.
찬우와 윤호는 재밌었다고 간결하게 이야기해주었습니다.
다희는 ‘저는 요리를 만들어서 신났고, 짜장을 만들 때 재료들을 알 수 있었고, 자를 때, 볶을 때 다 너무 재밌었어요!’ ‘아, 설거지도 재밌었어요.’ ‘애호박이 양파보다 더 잘 썰려서 자르기 쉬웠어요.’ 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해주었습니다.
하연이도 재료를 볶는 과정과 설거지하는 것이 재밌었다고 합니다.
하연이와 다희는 설거지하다가 젖은 옷을 보여주기도 하였습니다.
아이들이 즐기고 재밌어하는 모습을 소감으로 직접 들을 수 있어 좋았습니다.
이번엔 아이들과 활동하면서 아쉬웠던 점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이번에도 아이들이 손을 들며 ‘저요, 저요!’ 발표에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습니다.
가위바위보를 하여 아이들이 발언의 순서를 정하였습니다.
현지는 만든 요리를 바로 먹어 볼 수 없어서 아쉽다고 하였습니다.
다희는 ‘요리를 오랫동안 만들지 못해서 아쉬웠고 양파 깔 때 눈이 매워서 잠깐 화장실을 다녀온 사이 다 잘려져 있어서 아쉬웠어요’ ‘아, 설거지를 오래 못한 것도 아쉬웠어요.’
찬우는 모든 팀 중에서 제일 마지막으로 요리를 완성한 게 아쉽다고 이야기합니다.
아이들이 정말 다양한 생각과 의견들을 이야기해주었습니다.
이 외에도 양파가 너무 매워서 썰기 힘들었다는 점, 설거지할 때 물이 너무 튀어서 아쉬웠다는 점 등의 소감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예상치 못한 소감을 들을 수 있어 더욱 의미있었습니다.
활동 후 아이들의 생각과 의견을 공유하는 시간의 중요성을 깨닫습니다.
발표를 부끄러워하던 찬주는 마지막에 ‘저는 양파를 썰 때 눈이 안 매웠어요. 그래서 좋았어요.’ 합니다.
이 말을 들은 다른 아이들이 ‘우와 눈이 안 아팠다고?’ ‘진짜?’하고 놀라며 찬주와 이야기를 이어나갑니다.
아이들끼리도 서로의 요리 활동을 대화를 통해 공유합니다.
모든 소감 발표가 끝이 나고 오늘 요리 활동도 끝이 났습니다.
찬주가 손을 꼭 잡으며 ‘선생님 센터에 데려다주시면 안 돼요?’하고 물었습니다.
‘그럼 데려다줄 수 있지! 데려다줄게. 가자’고 이야기하자 찬주의 눈에서 웃음꽃이 핍니다.
찬주의 표정을 본 제 얼굴에도 웃음꽃이 핍니다.
하연이는 포옹 인사를 하며 꼭 안아주었습니다.
하연이도 저를 꼭 안아줍니다.
활동도 활동이지만 아이들과의 관계가 점점 더 가까워지고 있음을 느낍니다.
다음 주에 있을 마지막 요리 활동은 이전에 진행한 활동의 아쉬운 점들을 보완해 활동하고 싶습니다.
처음 다짐했던 것처럼 아이들에게 정말 잊지 못할 소중한 경험과 추억을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잘 할 것입니다.
첫댓글 이번 활동은 이정운 어르신의 마음이 정말 잘 담겨있는 것 같아요.
아이들을 위해 짜장가루 준비해주시고 장보러 같이 가주시는 모습이 참 귀해요.
요리도 회의와 같이 ZOOM으로 진행했기에 이에 어려움과 한계가 있었습니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아 소통할 수 없었고 ZOOM 속 요리 진행 속도와 다른 테이블의 진행 속도가 점점 차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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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우리 활동이 어렵게 만드네요.
저도 요리하면서도 계속 '다 같이 하면 좋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계속 남았어요.
줌으로 수업에 어려움이 참 많아요.
줌을 평소 활용하지 않은 요리선생님들께는 줌 활용을 말해줘야 하고,
구상하고 있는 활동 계획을 더욱 더 정확히 설명해야하기도 해요.
그럼에도 선생님이 한 팀을 담당해서 돕다보면 다른 팀과 속도가 달라 먼저 끝낸 친구들은 쉬고 있게 되죠.
만약 그런 경우 쉬고 있는 아이들 마음 속에는 지루함이 자라나요.
그러니 모든 아이들의 상황을 살펴보고 적절한 때에 적절한 역할을 주었으면 해요.
오늘 아이들이 요리 재밌게 했던 것 같아요 도와줘서 고마워요 최선우 선생님^^
이정운 어르신과 찬우와 윤호, 참 정겹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