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피식물 비비추는 석축조경에 쓰면 안된다
지난 여름에 찍은 사진이다. 석축 사이의 비비추
비비추를 돌틈에 심은 경우를 본 적은 없지만 시험삼아 돌틈에 심었다. 호우 때 흙의 유실을 막고, 잡초 발생을 억제하면서, 조경 가치도 웬만하리라는 판단에서다. 결과는 대성공을 넘어선 실패였다(?)
일단 처음 심은 곳 주변에서 빽빽하게 불어났다. 흙은 철벽방호 상태에 놓였고, 잡초가 뿌리를 내릴 공간을 주지 않았다. 한 마디로 대성공. 쾌재를 불렀다.
헌데.... 위 사진 밖의 돌 틈에서 싹 하나, 싹 둘, 싹 셋.... 이런식으로 여기저기에서 나오기 시작한다. 오래 전에 심은 돌단풍 사이를 비집고 나오기도 한다. '여긴 아니야' 하며 뽑아도 금방 새로 나온다. 당초 기대한 수준을 넘어섰다. 아뿔싸! 갑자기 무서워졌다. 저래 큰 바위 밑을 뿌리줄기가 돌아다니며 확장할 줄이야. 이젠 조경식물의 종 다양성(!)을 걱정해야 했다. 돌틈 깊은 곳에 있는 줄기뿌리를 없앨 수도 없으니 내 통제 영역 바깥에 있게 될 것이다.
결정을 해야 했다. 비비추의 천하통일(!)에 기대어 '잡초없이 안전하며 심플한' 조경상태를 즐길 것인가, 풀뽑기가 귀찮더라도 통제가능한 상태에서 다른 조경식물과의 조화를 꿈꿀 것인가? 바로 결단을 내렸다. 그리고는 비비추 모주 덩어리를 파내버렸다. 이후 멀리 뻗어나간 곳에 난 싹을 뽑고나니 재발아율이 훨씬 덜하다. 휴~ 비비추의 강력한 용도를 확인했다. 이 기능이 필요한 곳에서는 환상적인 역할을 할 듯 싶다. 하지만 마당 주변은 아니다.
풀 때문에 시골살이가 힘들어 궁리를 계속하고 있다. 밭둑에 꽃잔디를 심어 어느정도 재미를 보기도 했지만 성에 차지 않는다. 작년엔 산국을 온 동네 돌아다니며 파다 옮겨심었다가 실패했다. 실패 이유는 씨가 날려 확산된다는 것. 올해 국화 껒꽂이로 개체수를 크게 늘렸다. 씨도 없다. 쥐똥나무도 싹을 틔워 아직 어리지만 묘목 수를 늘려가고 있다. 이이제이.... 아니 이초제초(以草制草)에 의한 '시골살이 성력화(!)'는 계속된다.
첫댓글 비비추가 그렇게 무서운 식물인지 첨 알았어요..ㄷ
언젠간 아름다운 석축조경이 세워질 날이 올거예요~
모든게 과도해서는 좋을게 없는 것 같아요.
시험삼아 심지 않았으면 난리가 날 수도 있었겠죠? ㅎㅎ 그래도 다행인 것 같아요^^
비비추가 정말로 필요한 곳은 어디일까요? ㅠㅠ
자연친화적인 이초제초 정말 좋은것 같습니다.하지만 그만큼의 불편함이 따르는것 같아요..
비비추가 처음에는 산마늘인줄 알았어요..
비비추가 그렇게 무서운 풀일줄이야..ㄷ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