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시험발사체로 소형위성 발사 시장에 나서자!
작성일: 2018-09-20 22:26:07
누리호 시험발사체로 소형위성 발사 시장에 나서자!
지난 1월 21일 미국 Rocket Lab사는 뉴질랜드 Mahia 반도에서 Electron 로켓을 이용해 3대의 소형 큐브샛을 궤도에 올리는데 성공했다. 10.5톤 무게의 Electron 로켓은 1단에 35Kg 무게의 Rutherford 엔진 9개를 묶어 16.5톤의 추력, 2단에는 같은 엔진 고공용 1대(2.3톤 추력)를 장착하여 150-225Kg정도 무게의 위성을 500Km 고도의 태양동기궤도(SSO)에 투입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Rocket Lab은 앞으로 시장이 넓어질 소형위성 발사 시장을 노리고 창업한 뉴질랜드 기반 미국회사이다. 1회 발사가격은 600만달러 이하를 목표로 하고 있다.
Rocket Lab사의 Electron 로켓발사
Vector Launch사는 2016년에 창업한, 초소형위성 발사에 목적을 두고, 5톤 무게의 Vector-R 로켓을 개발중인 미국 회사이다. 저궤도(LEO)에 65Kg, 태양동기궤도(SSO)에 25Kg 정도를 궤도에 올리고자 시험발사 중이며 추후에는 Heavy version(Vector-H)도 개발할 예정이며 특이하게 미국 Alaska 발사장의 사용을 계획하고 있다. 1회 발사비로 2백-3백만 달러를 목표로 하고 있다.
Firefly Aerospace사는 2017년에 설립한 텍사스 Austin 소재 벤처기업으로 Firefly Alpha라는 로켓을 개발 중에 있으며 LEO에 1톤, SSO에 600Kg 무게의 위성을 투입할 계획을 하고 있다. 발사가격은 1500만달러(165억원 정도)를 예상하고 있다.
로켓발사에 전혀 관심이 없어 보이던 영국정부도 최근에 소형로켓용 상업발사장 인프라 구축을 위한 초기자금으로 3000만달러를 마련하고 Lockheed Martin과 스코틀랜드의 Melness에 우주발사장을 구축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영국정부는 우주산업의 미래가 대단히 밝다는 판단 하에 선진국으로서는 뒤늦은 2010년 4월 영국우주청(UK Space Agency)을 창설하고 우주기술 개발을 위한 국가적인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이다. 사실 이미 영국은 전세계 소형위성 시장의 44%를 장악하고 있는 우주산업국가 중 하나이었다. 이제는 이들 소형위성의 자국 발사를 위한 인프라를 갖추기 위해 Rocket Lab과 영국 발사장에서의 발사를 조율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현재 미국 Long Beach에 본사를 두고 있는 Virgin Orbit의 설립자인 유명한 영국인 억만장자 기업가 Richard Branson도 소형위성용 공중발사 로켓 LauncherOne을 영국 상공에서의 시범발사를 결정하면서 영국 남서쪽에 있는 Cornwall의 Newquay 공항을 그들의 발사용 B747의 이착륙 장소로 사용하기로 했다.
이렇듯 미래의 우주산업 발전의 필수 요소인 발사체 시장에의 참여를 위하여 정부들뿐만 아니라 많은 기업가나 벤처투자가들이 소형 우주발사체 개발사업에 뛰어 들고 있다. 현재 전세계적으로 약 100여개의 소형발사체 개발 그룹들이 이 시장에 눈독 들이면서 투자 받은 자금 혹은 자비를 들여 로켓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일본은 이미 2013년 개발에 성공한 소형고체로켓 Epsilon을 이용해서 SSO에 600Kg 정도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고 있으며, 중국에서도 최근 몇 년 사이에, SpaceX의 Elon Musk의 성공에 감명받은 탓인지, OneSpace, ExPace, LandSpace, LinkSpace, i-Space 등의 10개에 가까운 민간 소형로켓업체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창업되어 경쟁적으로 소형로켓 개발에 나서고 있다. 당연히 이들은 모두 소형발사체 시장에서 자기들이 개발한 발사체가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믿고 창업하고 있는 것이다 가히 소형발사체 춘추전국시대가 된 것이다.
대한민국도 과학로켓1,2,3호로 시작하여 나로호 개발과 발사장 건설 그리고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을 통해 우주 발사체 기술개발을 이어 오고 있다. 그간 로켓 개발에 필요한 주요부품 및 엔진, 로켓용 시험인프라, 로켓들의 설계 개발 및 관련장비 구축, 우주핵심기술과 인력양성 사업 등을 통해 약 3조원 가까이 투자해 오고 있다. 거의 30억달러의 관련 투자를 해온 것이다. 이제 그 결실이 누리호로 이름 지어진 한국형발사체의 성공적인 개발로 현실화 될 것이다.
누리호는 200톤무게의 3단 발사체로 1단에는 75톤급엔진 4개, 2단은 고공 진공용 75톤급 1개 그리고 3단에는 7톤급 엔진 1개가 장착 되어 800Km 고도 SSO에 1.5톤 정도의 위성을 지구궤도에 올릴 수 있는 능력을 가지게 된다. 즉 우리의 다목적 위성 급의 위성체를 저궤도에 올릴 수 있는 발사체인 것이다. 오는 10월 25일에는 누리호의 2단 3단과 형상이 유사한 시험용 발사체의 발사가 나로우주센터에서 있게 된다. 이번 발사의 주 목적은 1단용 75톤급 엔진 1개의 발사시험이다. 실제로 단 분리나 페어링 분리 등의 시험은 없다.
그러면 우리도 누리호 2, 3 단 부분의 성능을 개선해서 전세계에서 난리가 난 소형위성 발사 사업에 나설 수 없을까?
그 가능성을 기술적으로 살펴 보도록 하자. 로켓이 위성을 궤도에 올리려면 적절한 속도증분(델타 V 라고 한다)을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 위성에 필요로 하는 속도 증분을 제공하는 것이 바로 로켓의 알파요 오메가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재의 알려진 누리호의 제원으로 델타 V를 계산해 보자. 각 궤도별로 요구되는 델타 V는 다음과 같다.
LEO : 9.3 -10 Km/s (대략 160-2000Km 고도)
SSO : 9.6 km/s (800Km 극궤도로 가정, 궤도속도 7,4522m/s)
GEO : 약 13 Km/s (35,786Km/s 고도, 궤도속도 3,075m/s)
실제로 위성을 궤도에 올리기 위해 필요한 델타 V는 지구의 중력영향(중력저항이라고 부른다)과 공기저항 등을 고려하면 1.3-1.8Km/s쯤 더 필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따라서 LEO에 위성을 올리기 위해서는 대략 11Km/s 이상의 델타 V가 필요하다 볼 수 있다.
참고로 LEO에서 위성이 원 궤도를 유지하기 위한 궤도 속도는 200Km 고도의 7.784Km/s에서 시작해서 1500Km 고도에서는 7.113Km/s이다. GEO에서는 3.075Km/s이고 여기에서의 지구중력 탈출속도는 4.348Km/s이다. 앞으로 우주탐사나 소행성으로부터 귀금속 캐오기(Space Mining), 우주태양광발전 등을 위해서 중간 기지가 필요하다면 바로 정지궤도가 제일 좋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우선 3단 누리호의 델타V를 기존에 나와 있는 데이터를 토대로 계산해보자.
당연히 800Km SSO에 1.5톤, 300Km LEO에 2톤 정도도 무리 없이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온다.
그러면 이번에는 누리호의 2단과 3단을 소형로켓 발사체의 1단과 2단으로 보고 계산해 보자.
이때 엔진은 75톤급 1단용을 사용해야 해서 지상추력을 계상해 엔진 출력을 67톤으로 바꾼다.
예상대로 현재의 설계치로는 구조물의 무게가 너무 무거워 필요한 델타 V, 11Km/s가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우리 국내연구진이 무게 절감 설계를 했다 치고 다시 계산해 보자. 로켓 구조물 무게가 전세계에서 가장 최적화된 SpaceX Falcon rocket 경우에는 1단 구조비가 약 4%, 2단은 5.1% 정도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우리 개발팀이 경험이 적은 상태에서 SpaceX 수준의 구조비 달성은 힘들다고 보고, 현재 누리호 구조비와 Falcon 9 구조비의 중간 값 정도를 취해 계산해 보자. 줄어든 구조 무게는 연료를 더 넣는 것으로 가정하고 페어링 무게도 소형 위성용이므로 가볍게 한다.
계산 결과 대략 200Kg 정도는 궤도에 올릴 수 있는 것으로 나왔다. 그런데 2단 최종 가속도가 탑재위성에 무리를 줄 수도 있는 수치가 나왔다. 우리 엔진의 추력이 가변적이 아니라 연료가 소모되면서 무게가 줄면 가속도가 너무 높아지는 문제가 있는 것이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우리 엔진에 추력조절(throttling)이라는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설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다.
추력조절이 가능해지면 유연한 단설계를 할 수 있어 더 효율적인 로켓이 되는 것이다.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후에 다시 언급하겠지만, 우리 엔진에 추력조절(throttling)이라는 기능이 들어가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급하게 설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바로 이것이라는 생각이다.
그러면 SpaceX 수준의 극한 설계를 가정해보면 어떨까? 1단 구조비를 4.8%, 2단 구조비를 5.6% 정도로 가정해서 계산해본다.
극한으로 무게를 줄이니까 500Kg 정도의 위성도 저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계산이 나왔다. 항공기, 위성의 설계 개발 시 무게절감을 이루기 위해 관련 엔지니어들이 사투를 벌이는데 발사체의 설계개발에서도 자체 무게 절감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웅변으로 말해 주고 있다. 설계개선을 통해 성능을 개선하면 우리 시험발사용 로켓 크기로도 소형위성은 충분히 궤도에 올릴 수 있다는 결론이 나온 것이다.
그런데 3단짜리 한국형발사체, 누리호는 현재의 제원으로는 상업성이 없다. 앞의 계산에서 살펴 본 바와 같이 엔진과 동체구조물들이 너무 무거워 효율적인 성능이 나오질 않는 것이다. 현재로써는 예술품과 같이 만들었기 때문에 제작비가 또한 비싸다. 유사한 성능을 가진 Ariane의 Vega, 러시아, 인도 등의 저렴한 중형급 로켓들과 효율이나 가격 면에서 경쟁이 되지 않는 것이다. 게다가 SpaceX의 Falcon 9과 같은 대형 로켓들이 한꺼번에 여러 대의 위성을 궤도에 올리는 방법을 통해 더욱 저렴한 발사비로 경쟁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전세계 우주기술 관련시장은 현재 3000억달러를 상회한다고 한다. 그러나 위성 활용분야를 제외하면 수백억 달러 수준이다. 그러나 앞으로 제반 우주산업화 기술들이 현실화 되면 수조 달러의 세계 시장이 형성될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아마존의 Jeff Bezos는 조만간 공해를 유발하는 제품들은 대부분 지구 궤도에서 생산될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다. 정지궤도 거대위성들이 플랫폼화 혹은 기지화 될 수도 있다. 그래서 Bezos는 매년 수 억달러의 개인 자금을 본인이 설립한 Blue Origin사에 쏟아 부으면서 로켓개발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여러 기업인들이 발사체 사업에 나서고 있다는 것은 발사체 시장의 미래성장을 기대하고 수익을 얻기 위해서 달려드는 것이다.
전세계 사정이 이렇게 돌아가고 있으니 우리도 발사체 관련 기술경쟁력을 강화해서 세계 시장에 나아가야 한다고 본다. 미래에 필히 닥쳐올 거대우주산업 시대에 대비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요소인 발사체 기술의 효율화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선 한국형발사체 후속 연구 개발 프로그램들이 연결되어야 한다.
앞에서 언급한대로 우리나라는 3조원에 가까운 세금을 들여 우리 자체의 로켓 개발을 완성해가고 있다. 이러한 성과는 당연히 산업화만이 아니라 상업화로 이어져 대한민국의 차세대 먹거리로 성장해 나가도록 노력해야 한다. 한국형발사체 개발사업은 부품들의 설계개발 그리고 엔진과 로켓 부분이 거의 완성되어 시험을 기다리는 단계에 와 있다. 참여하였던 상당수의 기업들은 현재 일거리가 없어서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조만간 후속 일거리가 주어지지 않으면 깔아 놓은 제작 장비들과 시험장비 그리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그간 많은 세금을 지원해 키워놓은, 발사체 관련 기술인력들이 사라져 버릴 위기에 있는 것이다.
지금 당장이라도 시작할 수 있는 후속사업은 2, 3단의 개선을 통한 소형발사체를 개발하는 것이다. 이미 이러한 개발에 필요한 시험시설과 장비들은 거의 대부분 갖춰져 있다. 설계단계에서부터 양산가격이 저렴한 방법을 찾아야 한다. 터보펌프, 인젝터, 연소실, 각종 밸브 및 연결관, 연료통 등을 가볍고 효율적으로 재설계해야한다. 무엇보다도 엔진의 출력 제어가 가능해야 한다. 그래야 단별 종료가속도를 제어할 수 있어 더욱 효율적인 단설계가 가능해질 것이다. SpaceX 처럼 엔진에도 제어 컴퓨터를 탑재해서 효율성과 안전성을 높이도록 해야 한다. 75톤급 엔진의 추력이 높아지고 무게가 가벼워지면 우리의 3단 누리호 로켓도 1, 2단 추력이 높아져 그 위상이 달라지게끔 변하게 된다. 발사비가 비싼 정지궤도위성도 궤도에 올릴 수 있게 발전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전 세계 100여개의 소형로켓 개발자들은 본격적인 경쟁에 들어 서게 되면 연구개발자금, 시험시설, 발사장 등에 있어 많은 어려움을 겪을 것이다. 아마 몇 개회사만 살아 남을지 모른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이미 각종 중요부품 시험장치에서부터 엔진 시험, 단 시험시설 등이 완벽히 갖춰져 있고 발사장도 구비되어 있어 다른 소형발사체 스타트업에 비해 경쟁력에 있어 절대적 우위에 설 수 있다. 대한민국이 조금만 열정을 쏟으면 몇 년내에 소형로켓 발사시장의 주요 선수가 될 수 있다는 생각이다. 미래 우주산업을 선점하고 수출산업으로 키워나가기 위해 우리도 이제는 뛰어야 할 때라고 보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