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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칼럼9 (2021.2.15.)
2021 버킷 리스트
안창옥(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2021년 설날 버킷 리스트를 생각해본다. 공식적으로 1월 1일에 2021년 새해가 시작되었지만 설날을 맞아 또다시 덕담을 주고받아도 의미 있는 것 같다. 소의 해이니 소와 같이 묵묵하게 뚜벅 뚜벅 맡은 일을 충실히 잘 감당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이다.
친구가 소의 해에 네 마리 소를 키우면 가정 평화를 이룩할 수 있다는 코믹한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내왔는데 전적으로 동감한다. 필자는 거기에 “고맙~소”란 소 한 마리를 더 키우자고 제안한다.
“내가 졌~소”는 많은 사람들이 스스로 졌다고 인정하지 않을 것이나 대범하게 인정하는 것이 가정 평화의 기본이 될 것이다. “당신이 옳~소”“당신 맘대로 하~소”도 필요한 양보의 미덕이고, “나를 용서하~소”도 가정의 평화를 위해서 가끔씩 활용하면 좋지 않을까?
우리 가정은 설날 아침 모두 모여 가정 예배를 드린다. 예배 순서지를 준비하여 예배를 드리는데, 금년 말씀의 주제는 서로 “사랑하자”이다. 사랑은 건강이나, 행복, 기쁨, 성공, 복 등 모든 개념을 포함하는 기본 요소이다.
특별한 것은 순서지에 버킷리스트를 작성하도록 박스로 공란을 두어, 각자 목표나 희망사항을 기록하도록 하였다. 나는 이미 금년 목표로 재미있고, 건강하게, 축복을 주고받는 <재.건.축>을 푯대로 삼았기에 그대로 쓰고, 특별히 천안 봉숭아 마을 조성을 위한 생활문화(도시농업)사업을 추가한다.
해솔 텃밭이 있는 천안 업성동에 봉숭아 꽃길을 조성하는 사업이다. ‘사업’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장차 봉숭아 마을을 조성하여 곤지암 봉숭아 마을과 쌍벽을 이루는 봉숭아 메카로 발전시키는 사업 꿈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 구체적 실천 방안으로 봉숭아 학당을 설립하고 봉숭아와 관련된 여러 체험과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커리큘럼으로는 봉숭아 꽃 물들이기, 꽃차 만들기, 꽃노래 부르기와 글쓰기 등이다. 봉숭아물들이기 전통 체험을 통해 민속전통을 살리려 하는 야심찬 꿈이다.
초등학교에 다니는 손자는 축구선수가 되겠다고 스스로 기록했다. 앞으로 잘 실천하도록 꾸준히 지도하고 격려할 것이다. 스스로 노력하도록 어떤 인센티브를 줄 것인지 생각중이다. 아내는 피아노와 친하게 지내서 교회 피아노 연주 봉사의 목표를 세웠는데 대견스런 일이다.
큰 며느리는 국제 영업에 도전하겠다고 한다. 결혼 전 무역회사에 근무하다 두 아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퇴직하였는데, 이제 초등학교에 입학하여 시간 여유가 되기에 워밍업을 하려는 것이다. 좋은 일이다.
성경 창세기에 “내가 내 언약을 너 및 네 대대손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는 말씀이 있다. 나는 우리 가족들이 스스로 정한 언약이 지켜지도록 수시로 확인하고, 자체적으로 평가하며 격려할 것이다. 칭찬은 고래도 춤추게 한다 하였으니 가능한 한 칭찬을 앞세울 것이며 나 자신부터 앞장서 노력할 것이다.
개인적인 버킷 리스트를 떠나 예로부터 전해져 내려오는 성현들 언약을 통한 가르침에 대해 생각해 본다. 유네스코에 등록된 돈암서원의 지부해함(地負海涵), 서일화풍(瑞日和風), 박문약례(博文約禮)의 12글자 언약을 가슴에 새겨들었으면 한다. 이 글자가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공정과 정의, 예의와 염치가 무너져 가는 현실에서 우리가 지켜야 할 덕목임을 가르쳐 주고 있다.
지부해함이란 땅과 같이 모든 것을 지고, 바다와 같이 모든 물을 받아드리는 그런 넓은 마음과 포용을 말한다. 내편, 네 편이나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현실에서 이 말의 의미는 더욱 절실하다. 새해에는 좀 더 넓은 아량을 갖고 나와 다른 상대방 주장도 넉넉하게 받아줄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예의와 염치가 사라지고, 올바로 알지도 못하면서 목소리만 크면 정의인 것 같은 현실에서 박문약례가 정착되어야 한다. 최근 정치인들의 말 뒤집기와 예의와 염치가 사라진 뻔뻔함에 걱정이 크다. “내로남불”과 나는 옳고 너는 그르다는“아시타비(我是他非)”가 넘쳐나는 현실이 아닌가?
대법원장도 태연하게 거짓말을 하고, 선거에 나갈 후보자나 정당에서 인기를 위해서라면 국가 장래나 비전보다 당장의 포퓰리즘에만 몰두하고 있다. 국민들 수준이 그렇게 형편없지 않음을 아시기 충고한다. 위정자들부터 정말로 예의와 염치를 실천하기를 바란다. 지도자들의 격이나 품성이 일반 국민들보다 못해서야 어찌 지도자로 행세할 수 있을지 크게 걱정된다.
중국의 사례를 들어 미안하지만 춘추시대 제나라 명재상 관중(管中)은 “잘못을 숨기지 않고 부끄러워 하는 마음”이 나라를 지탱하는 중요한 덕목이라 하였다.
국가를 영속하게 하는 네 가지(禮, 義, 廉, 恥) 그물 줄이 있는데, 그중 하나가 끊어지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개가 끊어지면 위태로워지며, 세 개가 끊어지면 뒤집어지고, 네 개가 끊어지면 멸망한다고 경고했다.
필자는 최소한 두 개 이상 끊어져 위태로운 지경에 이르렀고, 또 하나의 끈이 끊어질 직전에 있어 곧 뒤집어지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는데, 독자 여러분은 몇 개의 끈이 이상이 있다고 보시는지 궁금하다.
새해에는 서일화풍과 같이 매일 매일 이웃과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나누고 싶다. 이를 위해 봉숭아 마을을 조성하는 생활문화에 전력하고자 한다. 생활문화란 말이 익숙한 것 같기도 하지만 생소하게 느껴져 확인해 보았다. 지역문화진흥법에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형. 무형의 문화적 활동”이라 규정되어 있다.
자발적이며 일상적으로 문화적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여 코로나로 힘든 일상에서 새로운 보람과 활력소가 되면 좋겠다. 꿈을 꾸는 자에게 이루어진다 하였으니 모두 설날 큰 꿈을 설계하시라. 그리고 그 꿈을 현실로 만드는 일에 노력하는 설이 되었다고 내년에 스스로 평가하기를 소원한다.
국민칼럼8 (2021.2.8.)
삼도락(三道樂) 놀이터 – 해솔텃밭 사람들
안창옥(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법으로 4월 11일이 무슨 날로 정해져 있는지 아시나요? 법으로 정해진 것도 일천하고, 시민들도 기억할만한 특별한 ‘꺼리’가 없기 때문에 아는 사람은 거의 없으시리라 생각된다. 사실 필자도 한 세대 동안이나 텃밭을 운영해 오고 있지만, 4월 11일이 도시농업의 날이라는 사실을 불과 며칠 전에야 알았다.
지난 삼십여 년 간 텃밭을 운영해 오면서 지금같이 가슴 설렌 적이 없다. 삼도락(三道樂)이란 생소한 이름의 야심찬 꿈을 준비하기 때문이다. 텃밭을 가꾸며 봉숭아 꽃길을 조성하고 꽃으로 만든 꽃차를 마시며 다도를 체험한다. 뿐만 아니라 봉숭아 노래 배우며 글을 써서 책을 발간하는 부푼 꿈에 가슴이 설렌다.
사업의 핵심 목표는 천안 봉숭아 꽃길을 조성하여 장차 봉숭아 마을로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다. 해솔 텃밭과 맞닿은 100미터가 넘는 국도 양옆 갓길 넓은 공터에 아름답게 꽃길을 조성할 계획이다. 지금은 잡초만 무성하여 접근할 엄두가 나지 않는 버려진 땅에 울긋불긋 아름답게 가꾸는 일이다. 상전벽해가 따로 있나 싶을 정도로 예쁜 꽃길로 변한 도로를 오가는 사람들에게 큰 기쁨과 감동을 줄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뿌듯하다. 꽃길을 넓히고 홍보하면 천안 봉숭아 마을로 불려 곤지암 봉숭아 마을과 쌍벽을 이루는 것도 시간문제일 것이다.
해솔 텃밭 사람들 이십여 명과 업성동 어르신, 문학을 공부하는 문학회원, 희망하는 일반 시민들과 함께할 것이다. 생활문화동호회 활동에서 시대의 흐름을 반영한 창의적 생활문화 활동 모범 사례로 확실하게 기록될 것이다.
해솔 비전인 해와 같이 따듯하고 밝으며, 소나무와 같이 푸르고 의연하게 도시농업 정상에 설 수 있으리라. 농업이 정서적 치유 목적이란 시대 흐름을 반영한 창의적 생활문화 활동 모델이 되는 것이다.
천안 봉숭아 학교 설립 계획도 마무리 단계이다. 학생들은 텃밭 길 건너 업성동 4통 사무소 노인회, 부녀회 어르신들과 해솔 텃밭을 가꾸는 텃밭 사람들을 중심으로 한다. 참여를 희망하는 일반 시민들, 문학회 회원 등에게도 문호를 개방할 것이다. 최소한 육십여 명을 학생으로 모실 예정이니 한 학급으로 운영하기엔 아무래도 과밀학급이 될 것 같다.
전공별로 하거나 정원을 정해 선착순(?)으로 배정해야 하지 않나 걱정이니, 학생이 없어 심각하게 폐교를 걱정해야 하는 시골 학교에 비하면 얼마나 행복한 고민인가?
교과 과정은 꽃차 만들기, 봉숭아 꽃 물들이기, 봉숭아 노래 배우기, 꽃에 대한 글쓰기, 삼대가 같이 하는 캠프 화이어 등 실습 과목이다. 특강은 가정의 좁은 공간을 이용한 수직 실내정원 체험이다. 수학여행도 갈 것이다. 곤지암 봉숭아 마을과 용인자연농원 장미정원 등 도시농업 시범농장을 찾을 것이다.
도시농업은 농업을 생업으로 하는 농민들의 몫이 아니다. 여가 시간을 이용하여 텃밭이나 주말 농장을 통해 농업을 맛보는 도시민이다. 그들은 생명을 돌보는 주체로서 자존감과 사랑을 실천하며 스스로 힐링 한다. 직접 가꾼 먹거리
로 소유의식과 생명을 존중하는 아름다운 마음을 갖고 있다. 퇴직 후 소일거리와 안전한 먹거리를 고민하는 시민들이 늘어나 관심이 커지고 문의도 많다.
이제 농업은 단순히 먹거리 생산이라는 기본 단계에서 한 단계 더 높아진 가치를 갖게 되었다. 농업이 시민 여가 생활공간 조성이라는 녹색 치유를 감당하도록 업그레드 되고 있다. 도시농업의 육성 및 지원에 관한 법률이 뒷받침하도록 매년 4월 11일을 도시농업의 날로 제정하고 있다.
작년에 곤지암 봉숭아마을을 다녀와서 금년부터 꼭 시작해야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마침 관련기관에서 활동지원 공모가 있어 “삼도락 놀이터”로 신청 한다. 삼도락이란 차도락(茶道樂), 락도락(樂道樂), 화화락(和花樂)이다.
차도락(茶道樂)은 꽃차를 시음하며 유유자적을 교육하는 것이다. 커피 위주의 차 문화에서 벗어나 건강에 좋은 우리 차를 보급하는 목적이다. 직접 가꾼 봉숭아. 솔잎, 여주, 구절초, 국화, 모과로 만든 차를 시음하며 다도를 배우는 것이다.
텃밭에서 가꾼 구절초 꽃 말린 것을 끓여 우려낸 꽃차를 마신다. 생전에는 꽃으로 아름다움을 선물하고 죽어서도 분홍색 차의 향긋한 꽃향기를 선물하는 보라색과 노란 구절초. 담백한 구절초 꽃차를 음미하는 유유자적의 멋은 경험하지 못한 사람은 모른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대로 차도락은 도시농업의 멋진 보너스 이다. 힐링이란 보너스를 원하시면 망설이지 말고 텃밭을 시작해 보시라.
락도락(樂道樂)은 꽃과 관련된 노래 배우기와 글쓰기를 말한다. “울밑에선 봉선화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로 시작되는 봉선화 노래. 나라를 빼앗긴 설움을 봉선화에 빗대어 부른 한 많은 전통 애국가요로 오래 살아 숨 쉬어야 한다. 가수 현철이 부른 ’톡하고 터지는 봉선화 연정” 많이 알려진 봉숭아를 선양하는 노래이다. 가사에 꽃이 들어 있는 노래를 배우고 부르는 것도 의미가 있지 않겠는가?
또한 꽃을 주제로 시나 수필 등의 글을 모아 책자를 엮는 것도 도시농업 콘텐츠의 창의적 발상이다. 유유자적 시리즈2로 “꽃같이 아름다운 마음들”이란 이름으로 책 제목을 정했으면 한다. 꽃을 사랑하며 즐거움과 체험을 나누는 아름다운 사연들을 널리 알리는 것도 진정한 생활문화 활동이다.
화화락(和花樂)이란 특별 프로그램을 운영하려 한다. 화和를 위해서는 서로 통해야 한다. 통하기 위해서는 만나야 하고, 만나서 좋은 추억을 공유해야 하는데, 캠프 화이어와 실내 수직정원 체험을 하고자 한다.
일상에서 캠프 화이어를 할 수 있는 여건이 녹록하지 않다. 더구나 할아버지, 아버지, 손자 삼대가 모이기도 사실상 어려운 현실이지만, 삼대가 함께하는 캠프 화이어 체험은 아름다운 추억을 만들고 사랑을 키우는 지름길이다.
좁은 실내 공간에 수직 정원을 만드는 것은 마음의 휴식을 얻고 공기정화 효과로 일석이조 활동이다. 며칠 전 시청 민원실에 갔더니 기둥을 온통 푸르게 장식 하여 좋은 아이디어라 생각했다. 코로나로 실내에 머무는 시간이 많은 현실에서 벽에 꽃이나 공기정화 식물을 심는 체험은 실용적이고 바람직하다.
서로 소통하고 땀 흘리며 텃밭과 꽃을 가꾸는 건강한 모습은 사랑의 실천이다. 사랑과 힐링이 따로 있나, 땀 흘리는 진정한 사랑과 힐링을 도시농업에서 실천해 보시라. 올 여름에 천안 봉숭아 마을을 방문하시면 기꺼이 꽃차 한잔 대접할 것을 미리 약속드린다.
국민칼럼7 (2021.1.30.)
꽃담의 언약
안창옥(해솔문화다큐재단 이사장)
“바쁜 사람은 늙지 않는다. 은퇴는 죽음의 시작”이라며 97세에도 연주 여행을 다닌 카잘스의 행동에서 위대함을 본다. 오랫동안 모셨던 강석규 총장의 말과 행동을 벤치마킹하여 새로운 일에 도전해 볼 생각이다. 호서대학을 설립한 강석규 총장은 65세에 퇴직하고 30년이 지난 95세 생일에 다짐한다. 앞으로 다가올 30년 뒤 후회 없는 생일에 대비하여 외국어를 공부하겠다고 새로운 목표를 세운다.
95세 생일까지는 많은 시간이다. 이제 겨우 종심소욕불유구 從心所欲不踰矩를 지나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제 모든 것을 정리할 때라며, 새로운 일에 도전한다는 것은 너무 늦다고 말한다. 편히 쉬면서 남은여생을 유유자적 지내도록 권면한다. 꿈이 이루어질 때 까지 산다는 보장이 있느냐 묻는다면 할 말이 없다. 다만 할 수 있을 때까지 의욕적으로 도전하려 하는 것이다.
글로벌 창작 마당극을 공연하는 일로, 제목도 <꽃담의 언약>으로 정하고 대본 초안도 거의 마무리 단계에 있다. 물론 혼자 힘으로는 불가능하다. 관련기관과 여러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사업으로 프로포잘을 작성하며 준비하고 있다.
“꽃담”이란 우리에겐 좀 생소한 말이다. 더구나 “꽃담의 언약”이 일반 시민에게 어필하며 박수를 받을 수 있을까? 재미있으면서도 글로벌화를 위해 고민하며 대본을 고치고 아이디어를 짜내 본다. 내년 이맘때쯤이면 언론에 오르내리고 유튜브에서 영상이 많은 사람들에게 보여 질 수 있도록 야심차게 준비하고 있다.
“야심차게 준비하는 것”은 글로벌 창작 마당극을 무대에 올리고 유튜브로 제작하는 것이다. 충남 지역 대표적 서원으로 유네스코 세계 문화유산에 등록된 돈암 서원 꽃담에 새겨진 언약을 소재로 한다. 다른 곳에서 볼 수 없는 특별하고 귀한 소재로, 꽃담에 새겨진 12글자의 언약을 소개하는 것이다.
이 언약을 잘 다듬어 찐한 교훈과 울림을 주는 마당극으로 창작하는 것이다. “글로벌”이란 수식어가 있으니 문화수준이 높은 유럽인들에게도 박수를 받아야 한다. 아프리카인들에게도 동감을 얻어야 하고, 회교 국가인 중동사람들도 이해할 수 있어야 하겠다. 세계 인구의 5분의 1을 차지하는 중국인들에게도 공감을 얻는 마당극을 탄생시키는 것이다.
이러한 어찌 보면 불가능한 짐을 스스로 자청하는 것은 바보스런 도전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꿈은 좋으나 헛수고 하지 말고 꿈 깨!” 직설적으로 말하는 분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묵묵히 한발자국씩 걸어가련다.
금년에 못하면 내년에라도 글로벌 창작 마당극을 무대에 올리는 것이다.
마당극은 1970년데 이후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연회인 탈춤, 풍물, 판소리 등에서 영향을 받아 형성된 야외 연극이다. 무대와 관객의 적극적인 소통과 시공간의 유연한 운용에 특징이 있다. 따라서 마당극은 전통문화의 창조적 계승이며, 한국 최초의 뮤지컬 <살짜기 옵서예>는 마당극 형식을 빌려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되고 있다.
우리 K팝과 영화의 성공에 이은 K연극으로 발전시키려 도전을 하자는 것이다. 늦은 감이 있으나 누군가는 해야 할 시도가 아닐까? 어찌 보면 불가능한 일장춘몽의 허무한 꿈일지도 모르지만 시작해 보려는 것이다.
꽃담은 벽돌, 돌 등으로 아름답게 문양을 만들어 쌓거나 무늬와 색채를 써서 미장 마감한 담장을 말한다. 경복궁 자경전 꽃담이 사용자의 권위와 미적 감각이 뛰어난 대표적 사례로 알려지고 있다.
돈암 서원에 유일하게 새겨진 12글자는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선조가 당부하는 언약이다. 이 시대에 우리가 실천할 정신 덕목일 뿐 아니라 세계에 던지는 우리의 외침이다. 서일화풍 瑞日和風, 지부해함 地負海涵, 박문약례 博文約禮 정신이 필요한 때이다.
관객과 같이 호흡하는 재미있는 마당극을 꿈꾸고 있다. 외국인들도 내용을 알 수 있도록 우선 영어 대사와 깃발 등 상징물과 자막으로 표기하도록 할 것이다. 창의성, 차별화를 위해 등장인물의 이름과 캐릭터부터 특화한다.
내레이션과 해설자 재건축 이름에 나의 2021년 목표가 함축되어 있다. 재미있고, 건강하며 축복을 주고받자는 소망에서 첫 글자를 따서 지은 이름이다. 꽃담녀는 아름다운 꽃담을 상징하는 외국인으로 영어로 소개하도록 한다.
유유자는 유유자적을 의미하는 이름으로 유성룡 선생의 후손이다. 지부해는 지부해함을 상징하는 캐릭터로 중후하면서 현시대에 꼭 필요한 인물이다. 서일풍은 서일화풍에서 연유한 캐릭터로 코로나로 어려운 현실에서 위안을 받고자 하는 인물이다.
박문례는 박문약례를 의미하는 인물로 공정과 정의가 무너져 가는 현실에서 찾고 있는 사람이다. 공관수는 홍대용 선생의 공관병수, 지고선은 지고지선을의미하는 캐릭터이다.
일치월은 일취월장하는 여성으로 등장하는데 북한에 실존하는 현송월과 같은 돌림자로 명명하여 관객과의 소통을 염두에 두고 이름을 지었다.
성경 창세기에 “내가 내 언약을 너 및 네 대대손손 사이에 세워서 영원한 언약을 삼고 너와 네 후손의 하나님이 되리라”는 말씀이 있다. 돈암 서원 언약이 우리에게 던지는 메시지는 무엇일까? 공정과 정의, 예의와 염치가 무너져 가는 현실에서 두 언약은 우리에게 큰 교훈을 준다.
지부해함이란 말에서 땅과 같이 모든 것을 지고, 바다와 같이 모든 물을 받아드리는 그런 넓은 마음과 포용은 다 어디가고 기껏 내편, 네 편이나에 따라 잣대가 달라지는 현실이 안타깝다.
예의와 염치가 사라지고, 올바로 알지도 못하면서 목소리만 크면 정의인 것 같은 현실에서 위안을 받고 싶다. 박문약례가 정착되어야 한다. 서일화풍과 같이 매일 매일 이웃과 소통하며 좋은 관계를 나누고 싶다. 이러한 모두의 소망과 바램을 마당극에서 찾고자 도전하려는 것이다. 꿈은 이루어 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