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을 설명하는 말에 호모스피리투스Homospiritus(영성적인 인간), 호모노에티쿠스Homonoeticus(직관적인 인간), 호모루덴스Homoludens(놀이하는 인간), 호모부커스Homobukus(책 읽는 인간), 호모필로소피쿠스Homophilosophicus(철학하는 인간) 등의 여러 가지가 있는데 호모사피엔스Homosapiens(지혜로운 인간)에 사피엔스sapiens가 더 붙어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Homosapienssapiens(아는 것을 아는 자: 인식한 것을 아는 자)라는 말은 명상하는 인간을 설명하기에 좋은 말이 된다. 그런데 인간에게 명상의 두 가지 종류인 집중(사마타)과 통찰(위빠사나: 몸․ 느낌․ 마음․ 법의 통찰)이 왜 필요할까를 생각해 보면 다음과 같은 이유를 들 수 있다.
첫째로, 말과 행위와 마음은 훈습되어 사라지면서 종자를 남기고 인간은 무명을 조건으로 과거의 행동을 계속 반복하여 12연기를 굴려 윤회하므로 자신의 생각과 말과 행위를 관찰하는 집중과 통찰이 필요하다.
둘째로. 괴로움과 불만족의 원인은 나’라는 에고(self)와 사물에 대한 집착임을 알아 나와 사물의 실체가 없음을 꿰뚫어 봐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부처님의 두 번째 가르침인 무아경을 참고로 할 수 있다.
"수행승들이여, 육체(色, 물질)는 내(자아)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물질이 나라면 이 물질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육체(色, 물질)는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물질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물질에 대하여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라. 나의 물질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느낌(受)는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느낌이 나라면 이 느낌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느낌에 대하여 ‘나의 느낌은 이렇게 되라. 나의 느낌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느낌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느낌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느낌에 대하여 '나의 느낌은 이렇게 되라. 나의 느낌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지각(想)은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지각이 나라면 이 지각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지각에 대하여 '나의 지각은 이렇게 되라. 나의 지각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지각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지각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지각에 대하여 '나의 지각은 이렇게 되라. 나의 지각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형성(行)은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형성이 나라면 이 형성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형성에 대하 여 '나의 형성은 이렇게 되라. 나의 형성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 다.
수행승들이여, 형성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형성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형성에 대하여 '나의 형성은 이렇게 되라. 나의 형성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의식(識)은 내가 아니다.
수행승들이여, 만약 이 의식이 나라면 이 의식에 질병이 들 수가 없고, 이 의식에 대하여 '나의 의식은 이렇게 되라. 나의 의식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수행승들이여, 의식은 내가 아니므로 수행승들이여, 이 의식이 질병이 들 수가 있고, 이 의식에 대하여 '나의 의식은 이렇게 되라. 나의 의식은 이렇게 되지 말라' 라고 말할 수 없는 것이다."
오온은 무상하고 괴롭고 변화하는 법인데 내 것/나/나의 자아라 할 수 있는가?중략
[세존] "수행승들이여, 그대는 어떻게 생각하느냐? 물질은 영원한가 무상한가?"
[수행승들] "세존이시여, 무상합니다."
[세존] "그러면 무상한 것은 괴로운 것인가 즐거운 것인가?"
[수행승들] "세존이시여, 괴로운 것입니다."
[세존] "무상하고 괴롭고변화하는 법을 '이것은 내것이고, 이것이야말로 나이며, 이것은 나의 자아다' 라고 하는 것은 옳은 것인가?"
[수행승들] "세존이시여, 그렇지 않습니다." -무아경
셋째로, 마음은 보통 몸이 있는 곳에 있으려 하지 않고 지금 여기(here and now) 이 순간을 저항하고 거부하는 습성이 있으므로 현재에 집중하고 수용하여 스트레스를 관리할 수 있다.
넷째로, 대상과의 동일시가 아닌 대상의 객관화를 해야 하므로 통찰이 필요하다.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니라 하나이다. 몸을 보거나 마음을 보아 심신의 양쪽 모두에게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집중과 통찰이 필요하다.
다섯째로. 인간의 인지에는 많은 오류가 있으며 실재하는 것이 아닌 개념의 확산을 하여 스스로 고뇌를 낳는다. 아래와 같은 인지의 오류를 방지하려면 마음의 성질을 잘 알고 이해하며 자신이 사물을 어떻게 인지하는지를 집중하여 보고 통찰하는 명상이 반드시 필요하다.
다음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의 정신과 교수이며 인지치료의 창시자인 아론 벡Aaron Beck의 인지오류(cognitive error)의 주요 관점을 설명한 것으로 명상의 필요성을 뒷받침하는 이론이 된다.
1) 터널시야(tunnel view): 자신에게 맞는 것만 보고 맞지 않는 것은 무시하는데 특히 중요한 측면을 무시한다. 전체를 보지 않고 부정적인 것에 초점 맞춘다.
2) 선택적 추상화(selective abstraction): 특정한 말이나 사건만 본다.
3) 임의적 추론(arbitrary influence): 근거 없이 사건이나 상황을 해석한다.
4) 과도한 일반화(over-generalization): 일부의 경험 또는 거기서 얻은 결론으로 지나치게 전체에 적용한다.
5) 양극화된 이분법적사고(polarized thinking): 전부 아니면 전무(all- or-nothing)라는
흑백논리, 친구 아니면 적 등으로 나누며 특히 완벽주의자들이 오류에 빠지기 쉽다.
6) 과장(magnification): 지나치게 확대하고 심각성을 부풀려 파국으로 몰고 간다.
7) 편향된 설명(biased explanation): 부정적인 사건의 원인을 상대방에게 돌린다.
8) 부정적 낙인(negative labeling): 합리적인 증거 없이 자신이나 타인에게 부정적인 이름 을 붙이고 상대방을 그런 사람처럼 대한다.
9) 개인화 (personalization): 특정한 사건이나 상황(특히 부정적인 면)을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생각하고 자신과 무관한 사람의 행위조차 자신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한다.
10) 마음읽기(mind reading): 상대방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다 알고 있다는 사고방식 으로 주로 피해망상적 사고가 많다. 상대방의 표정이나 행동이 자신을 무시하거나 싫어 하는 것이라고 판단한다.
11) 주관적 추론(subjective reasoning): 어떤 감정을 경험할 때 이를 합리화 하는 것으로 예를 들면 내가 슬픈 것은 상대방이 나를 싫어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는 것이며 감정적 추론과 유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