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술, 묘사, 대화에 대하여
< 서술>
1. 해설 혹은 설명. 요약
작가가 독자에게 정보를 주기 위해 해설을 한다. 독자에게 이해시켜야 될 부분을 요약할 때는 되도록 간결하게 시간적 흐름에 따라 작품 속 다른 이야기와 연계될만한 꼭 필요한 부분만 서술해야 된다.
2. 극적으로 말하기
사건이나 인물의 행동을 좀 더 박진감 있게 표현하기 위해 작가가 현장에서 보고 느낀 인상을 극적으로 기술한다.
3. 전환 서술
윤흥길의 중편 <장마>에서는 장이 바뀔 때나 같은 장에서라도 장면이 바뀔 때는 궂은 날씨를 반복리듬으로 되풀이해 그려냄으로써 독자들을 암울한 상황 속으로 묶어놓는데 성공했다. 장마의 그 장면들은 묘사에 가까운 문장으로 사건의 흐름을 암시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어떤 형태의 서술이든 그 이야기를 감동적으로 재생시키기 위해서는 독자의 신뢰를 얻어야한다. 신뢰를 얻기 위해 보다 실감나게, 진실 되게 서술하는 기술방법을 터득해야 된다. 사실을 독자에게 알릴 때 그 사실을 화자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를 유념하지 않으면 독자의 신뢰를 잃는다.
4. 독자의 상상력을 부추기는 생동감 있는 서술을 하라.
설명하기의 서술에서 주의할 일은 작가가 독자의 상상력을 빼앗아선 안 된다는 것이다. 정보를 주고 사건과 인물에 대한 이해를 깊게 하려는 의도가 자칫 독자를 싫증나게 하거나 상상할 여백을 빼앗아선 곤란하다. 설명하기는 되도록 간결하게 압축하는 방법을 길들여놓는 게 좋다.
<묘사>
1. 독자의 오감에 호소하라.
묘사는 대상의 '어떠함'을 '그리는 것'이다. 대상의 모양, 빛깔, 감촉, 냄새, 소리, 맛 등을 그림 그리듯 구체적으로 기술하는 양식이다. 독자들이 그 대상을 눈에 보는 것처럼, 귀에 들리듯, 감촉은 물론 냄새와 맛까지 직접 느끼도록 재생시키는 방법이다. '말하기, 설명, 해설, 요약'등도 소설문장으로 쓰인 이상 서사적 묘사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정보와 지식을 주어 이해시키는 방법이며, 인간의 감각기관에 지각되는 사물의 전체적이고 지배적인 인상을 그려내는 암시적 함축적 기술은 문학적 묘사라 한다. 문학적 묘사에 의해 독자는 비로소 왕성한 상상력을 발휘하여 소설읽기의 매력에 빠지게 된다. 묘사라면 인물의 행동묘사, 외양묘사, 성격묘사, 사건의 상황묘사, 분위기묘사, 배경묘사 등이 있다.
2. 남들과 달리 보는 눈, 참신한 시각이 좋은 묘사 문을 낳는다.
자신이 관찰할 대상을 실감나게 표현하는데 신경을 집중한다면 좋은 묘사 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뻔한 묘사, 너무 일반적이고 진부한 표현은 독자에게 실감을 주기 어렵다. 대상에 대해 남들과 다른 관찰, 독특한 표현법을 갖지 못하면 좋은 묘사문장을 만들기 어렵다.
3. 묘사는 실감나게, 그러나 반드시 의미를 가진다.
묘사하고자 하는 의도에 맞는 어조를 지녀야 화자가 느낀 만큼의 인상이 효과적으로 표현되어 독자의 머릿속에 생생히 재생된다. 어떤 '의미'를 효과적으로 살리려면 '실감'있는 묘사가 필요하다. 화자가 세부적인 사항을 선택해서 실감나게 묘사하는 건 어떤 의미를 인상 깊게 전하기 위함이다. 소설 앞부분에 심한 바람이 부는 도시의 밤풍경을 음산한 분위기로 묘사했다면, 소설의 내용이 심상치 않은 사건을 내포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 대화>
― 짧고 명료하게, 박진감 있게, 함축적으로 ―
소설에서의 대화는 사건의 전개와 등장인물의 성격묘사를 위해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각별한 관심이 필요하다. 이야기의 줄거리와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하며, 말하는 사람의 성격과 일치해야 되고, 때로는 사건을 요약, 설명하여 이야기흐름에 속도를 주기도 한다. 소설의 대화는 보다 참신하여 실감을 줄 수 있는 극적인 효과를 살려야한다. 되도록 짧게, 명료하게, 함축적으로 구사된 대화만이 소설의 형상화에 이바지한다. 대화는 따옴표를 사용하는 게 보통이나, 현재의 이야기에 과거가 나오는 경우는 따옴표를 생략하는 편이 혼란을 막는 길이다. 아예 따옴표를 사용하지 않는 소설도 있다. 독백도 대화의 형태이다. 대화를 너무 빈번히 남발하면 밀도를 잃어 허술한 작품이 될 우려가 크다. 지문으로는 효과를 얻기 힘든, 그런 절실한 필요성에 의해 대화를 적절히 써야한다. 대화는 갈등의 점층적 고조를 보여야 효과적이다. 또한 긴장감 조성에 기여하는 대화를 구사해야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