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될 시트로엥 컨셉트카 C-에어크로스는 C3 플랫폼에 C4 칵투스의 개성 넘치는 디자인을 담아낸 콤팩트 SUV다. 칵투스의 동생이지만 덩치는 오히려 더 크다.
SUV 시장을 향한 PSA(푸조/시트로엥)의 야심이 심상치 않다. 북미에서 차를 팔지 않고 유럽을 주력 시장으로 삼아온 PSA는 다른 메이커에 비해 SUV 분야에 관심이 적었다. 대응 모델이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상대적으로 유럽 취향의 MPV에 오프로드 감성이 희박했고, 미쓰비시 모델에 디자인을 바꾸어 팔기도 했다. 하지만 점점 불어나는 시장과 라이벌들의 선전을 손가락 빨고 바라볼 수만은 없다. 최근 PSA는 기존 크로스오버들을 SUV 풍으로 다듬는 한편 신모델을 적극적으로 추가하는 등 적극적인 공세로 돌아섰다. 제네바모터쇼에서 공개되는 컨셉트카 C-에어크로스도 이런 흐름을 보여주는 증거다. 사진만 보아도 금세 알 수 있듯이 개성파 모델 C4 칵투스의 디자인을 C3와 결합한 콤팩트 SUV다.
이 차의 베이스가 된 B세그먼트 해치백 C3는 헤드램프와 주간주행등을 구별하기 힘든 독특한 얼굴과 문콕 테러를 막아주는 에어범퍼, 센스 넘치는 색 조합은 물론 특징적인 휠 디자인까지 C4 칵투스의 판박이였다. 원박스에 가까워진 통통한 보디는 귀염성이 넘치는 반면 범퍼가드와 프로텍터 등 오프로더의 특징을 가미했고 전위적인 휠 디자인과 입체적인 리어램프 등에서는 프랑스차다운 개성이 넘친다. 사이드미러는 카메라로 대신하는 한편 루프 스포일러에도 후방용 카메라를 숨겼다.
도어는 2년 전 상하이오토쇼에서 공개되었던 에어크로스 컨셉트처럼 B필러 없이 양쪽으로 연다. 시트로엥 전통의 싱글 스포크에서 영감을 얻은 스티어링 휠 디자인과 HUD 스타일로 크기를 줄인 계기판, 원피스 대시보드 중앙의 터치식 스크린 등 C4 칵투스와 많은 부분이 통한다. 벤치 느낌의 4인승 시트는 알칸타라 소재를 퀼트 느낌으로 사용했고, 앞좌석 사이드 볼스터 속에도 수납공간을 마련한 아이디어가 재치 넘친다.
최신 인포테인먼트와 커넥트 기술도 담았다. 3D 내비게이션은 음성조작이 가능하며 탑승자에 따라 좋아하는 음악이나 영상을 제공한다. 12인치 대형 모니터는 다양한 화면분할로 여러 기능을 한꺼번에 쓸 수 있다. 또한 C3에서 선보였던 커넥티드캠 기술을 통해 실시간 찍은 영상을 인터넷에 공유할 수도 있다.
C3와 C4 칵투스 디자인의 결합 엔진에 대한 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PSA의 최신 3기통 1.2L 터보나 4기통 1.6L 디젤 등이 유력해 보인다. 운전석 센터콘솔에는 그립 컨트롤의 회전식 노브가 달렸다. 5가지 모드(스탠더드/샌드/오프로드/스노/ESP 오프)를 제공하는 그립 컨트롤은 앞바퀴굴림으로도 극단적으로 그립이 낮은 노면과 험로주행이 가능하도록 돕는 기술. 상황에 따라 엔진출력과 LSD, ESP를 제어해 타이어 접지력을 최적화한다.
C3 에어크로스는 시트로엥 SUV 포트폴리오를 확장시켜줄 기대주로서 시판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 차는 지난해 데뷔한 신형 C3의 A플랫폼을 사용하는 데다 3세대 C3는 칵투스와 디자인 유사성이 높다. 따라서 이 차를 소형 SUV로 변신시키기는 무척이나 간단하다. 한 가지 걸림돌이라면 길이 4.15m, 너비 1.75m로 차체가 커지는 바람에 칵투스와 비슷해진 크기다. 높이는 오히려 15cm 높다. 차기 C4 칵투스가 덩치를 키운다면 문제될 것은 없지만 2014년 등장한 칵투스를 조기 강판시키기에는 조금 이른 타이밍. 만약 양산된다면 두 모델의 관계를 어떤 식으로 정리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