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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희가 회개하여 각각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세례를 받고 죄 사함을 받으라 그리하면 성령의 선물을 받으리니" (사도행전 2:38)
성령은 더러운 그릇에 임하시지 않습니다. 토저는 현대 그리스도인들이 성령 충만을 원하면서도, 자신의 내면에 숨겨진 교만, 시기, 탐욕, 그리고 은밀한 죄악들을 끝까지 포기하지 않으려 한다고 질타합니다. 지적인 동의나 피상적인 뉘우침이 아닌, 죄를 향한 맹렬한 증오와 십자가 앞에서의 철저한 자백(회개)만이 성령께서 거하실 깨끗한 성전을 준비하는 유일한 길입니다.
3. 제2조건: 자아 부인 (왕좌의 이양)
두 번째 조건은 회개보다 한 걸음 더 깊은 내면의 본질적 굴복을 요구합니다. 앤드류 머레이는 『그리스도의 영』에서 성령 충만의 가장 큰 장애물이 우리 안에 있는 '독립적인 자아(Self)'라고 단언합니다.
"내가 그리스도와 함께 십자가에 못 박혔나니..." (갈라디아서 2:20)
내 심령의 왕좌에 두 명의 왕이 동시에 앉을 수는 없습니다. 내가 내 삶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한, 성령은 결코 나를 전적으로 통치하실 수 없습니다. 성령 충만은 내 힘에 성령의 힘을 보태어 나의 비전을 성취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아 부인이란, 내 삶의 운전대를 뽑아 성령의 손에 완전히 넘겨드리는 '왕좌의 이양'입니다. 자아의 십자가 처형에 동의하지 않는 자는 결코 성령의 충만함을 맛볼 수 없습니다.
4. 제3조건: 절대적 순종 (의지의 항복)
회개로 그릇을 비우고 자아를 부인했다면, 이제는 행동하는 의지의 항복이 필요합니다.
"우리는 이 일에 증인이요 하나님이 자기에게 순종하는 사람들에게 주신 성령도 그러하니라" (사도행전 5:32)
존 스토트는 이 본문을 근거로, 성령은 오직 '순종하는 자'에게 부어지는 영임을 강조합니다. 순종은 성령 충만의 결과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충만을 지속시키기 위한 절대적인 전제 조건입니다. 성령께서 조명하시는 말씀 앞에 즉각적이고 무조건적으로 순종할 때, 성령의 임재는 확장됩니다. 반대로, 성령의 감동을 의도적으로 거절하거나 불순종할 때 성령은 근심하시며(엡 4:30), 그 통치의 불길은 즉각 소멸됩니다(살전 5:19).
5. 제4조건: 타는 듯한 영적 목마름 (거룩한 갈망)
마지막 조건은 하나님의 은혜를 향한 강력하고도 역동적인 영적 갈망입니다.
"명절 끝날 곧 큰 날에 예수께서 서서 외쳐 이르시되 누구든지 목마르거든 내게로 와서 마시라 나를 믿는 자는 성경에 이름과 같이 그 배에서 생수의 강이 흘러나오리라 하시니 이는 그를 믿는 자들이 받을 성령을 가리켜 말씀하신 것이라" (요한복음 7:37-39)
토저는 영적 자기 만족(Complacency)이야말로 성령의 임재를 가로막는 치명적인 독약이라고 경고합니다. 현재의 영적 상태에 만족하는 자에게 성령은 더 이상 자신을 내어주지 않으십니다. 마치 사막에서 물을 찾는 사슴처럼, 그리스도의 영광을 더 깊이 보고자 하는 타는 듯한 갈증(Thirst)을 가진 자만이 생수의 강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제23강 결론: 값싼 충만은 없다
아름다운교회의 모든 성도에게 이 진리가 심겨야 합니다. 성령 충만은 집회에서 손을 들고 찬양 한 번 뜨겁게 부른다고 주어지는 값싼 은혜가 아닙니다.
오직 그리스도의 보혈로 자신의 더러운 죄를 철저히 씻어내고(회개), 삶의 주권을 온전히 내어놓으며(자아 부인), 하나님의 말씀 앞에 죽기까지 복종하기로 결단하는(순종) 타는 듯한 목마름을 가진 자의 심령에만, 성령은 불가항력적인 폭포수와 같이 임하십니다. 이 엄위한 십자가의 좁은 길을 통과할 때, 비로소 참된 성령의 통치가 시작됩니다.
(제24강 예고: '부흥의 신학 - 교회를 향한 성령의 비상하고 주권적인 부어주심'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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