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선약수 (上善若水)
여미현
골골히 맺힌 차거운 한숨이
냇물이 되어
아래로 아래로 흐른다
고향을 묻지 마라
생일도 묻지마라
갈곳은 정해져 있지만
정처는 없다
가다가 벼랑을 만나면 폭포가 되고
깨진 질그릇에 담겨도
섭섭해 하지 않는다
누구와 살을 섞어도
금방 한몸이 되고
부비고 섞이면서
정제되어 가는 일상
강을 이루고 바다가 되어
하늘의 구름이 되어 윤회를 배운다
갈증에 갈라지는 대지에
비를 뿌려 주며
때로는 눈빛고운 눈송이가 되고
봄이 오면 천변의 꽃이 된다
내이름은
어제도
오늘도
내일도
물(水)이다
물처럼 살아 내자
註/ 상선약수 (上善若水) ; 노자의 도덕경 에 나오는 말 물은 최상의 선이다
첫댓글 참 멋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