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을 위해서는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어머니 역에 김혜자...
모자란 아들 역에 원빈...
참으로 매력적인 배우이며, 호감 가는 캐릭터 아닌가요?
시퍼렇고 번쩍번쩍~ 김혜자의 연기를 기대하며 '마더'를 보았습니다.
자식을 위해서 어머니는 모든 것을 희생한다는 식상한 줄거리라도 불평하지 않고 보리라 마음먹었지요.
하지만, 이 영화는... 보는 내내 마음을 불편하게 했습니다.
아무리 독특하고 작품성 있는 영화라 해도
스토리에는 진정성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재미는 좀 덜하더라도 작품성이 뚜렷하다면 용서받을 수 있어요.
재미는 좀 덜하더라도 감동이 있다면 용서받을 수 있어요.
작품성이 있다면, 재미가 좀 덜하더라도 용서받을 수 있고요.
감동이 좀 없어도 재미가 있다면 그것도 좀 용서받을 수 있지요.
그런데 이 영화는 사람을 아주 헷갈리게 합니다.
어머니는 용감했으나, 진정 용감하지 않았고
어머니는 끈질겼으나, 판단력을 잃었어요.
자식을 위해서 판단력을 잃고 날뛰는 어머니....
저는 그것에서 오로지 '광기'와 '집착'만을 엿보았을 뿐입니다.
스토리는 명쾌하지 않았고,
반전이 있었지만, 씁쓸했으며
마구마구 뒤엉켜 끝내 주제마저도 뒤죽박죽이 되었어요.
어떤 이는 이 영화를 보고 이렇게 평했더군요.
"엄마의 광기에 가까운 아들 도준에 대한 집착은 곧 피로 연결된 '민족'에 대한 집착이며
엄마의 과도한 민족주의는 그에 바탕한 파시즘의 형상물로 이해할 수 있으며,
엄마의 아들에 대한 사랑이 광기로 표현되는 것은 민족주의 안에 자리잡고 있는 광기, 파시즘의 씨앗 때문이다."라고....
이런, 이런!
저는 이 말을 도무지 이해 못하겠어요.
다른 사람들은 과연 이 말을 이해하는지, 그것도 궁금하네요.
영화는...
즐거움(재미, 오락성)을 주던가
감동을 주던가
눈물을 주던가
의미를 던져주던가
아니면 독특한 작품성을 보여주던가...
그것도 아니면 야릇함을 보여주던가...
아마도 저는 봉준호 감독 스타일이 아닌 것 같습니다.
지난 번 '괴물'을 보았을 때도, 저는 그저 황당하고 기분 나빴거든요.
무시당하는 느낌이었다고나 할까요?
그렇게 요란법석 난리를 치며 관객을 끌어모은 영화가 겨우 이런 수준이었나? 하는 실망감...
촬영기술, 어마어마한 투자액, 화려한 배우...
이런 것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스토리가 좋아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스토리가 탄탄하다면...
영화는 그래도 제법 볼만은 할 겁니다.
첫댓글 소문난 잔치 먹을 것이 없었던 것 같군요, 저도 보고싶었는데 ...
저는 스토리가 있는 영화를 만드는 이준익 감독을 좋아합니다. 왕의 남자, 라디오스타, 즐거운 인생, 님은 먼곳에...모두 다 스토리가 탄탄한 영화입니다. 감동도 있고요. 저예산 영화이고요.
저는 왠지 당기지 않아서... 패스..
괴물도 거품이라고 말 많았어요. 저도 박쥐나 마더 다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