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행시 _ 이별 그리고 그 후
안녕이라는 서운함이 배어나는 말보다 새로운 만남을 준비하러 간다는 희망의 메시지를 담고 싶습니다.
골치아프게 하던 이빨하나 쑤욱 빠지는 기분으로 저를 보내시는 건 아니겠지요?
포만감을 즐기던 식생활 습관을 바로잡으려고 노력하면서 느낀것은, 삶이란 가득 채우기 보다 비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었습니다.
중용의 도를 지키고자 노력하는 삶이지만, 감정도 행동도 자꾸 한쪽으로 치우쳐 균형을 잃어버리기 일쑤였습니다.
학생을 위한답시고 내가 한 많은 행동들이 나의 자존심을 세우기에 급급하지 않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교사들과 허물없는 관계이기를 바라고 행동했지만, 나의 독설과 독단으로 상처를 주었다면 저의 오만한 행동에 용서를 청합니다.
떠도는 것에 익숙해야 하는 삶이지만, 매번 희와 비가 교차하니 무심의 경지는 언제 터득할 수 있을런지...
나로 인해 안골포의 식구들이 잠시라도 행복한 시간이 있었기를 바라지만 이것 또한 다 부질없는 애착인 것이지요.
며칠 후면 태봉인으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저에게 많은 격려와 지지를 부탁하며, 대안교육을 통하여 참다운 교사가 되도록 노력하는 삶을 살겠습니다. 그동안 행복했었습니다. 사랑합니다.
2010년 2월 22일
서 용 수 지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