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덕산 애기봉 화악산 언니통봉 용수목 75번 국도
1. 산 행 일 : 2003. 7. 6 흐림
2. 동 행 : 이근용
3. 산행구간 : 수덕산, 애기봉, 중봉, 언니통봉, 용수목 75번국도
4. 구간별 소요시간
(07:40) 들머리
(08:00) 가둘기오름길과 합류
(08:03) 헬기바위
(08:13) 고인돌
(08:41) 막골오름길과 합류
(08:44) 수덕산
(09:00) 급경사 위험구간
(09:19) 화악리 갈림길
(09:55) 애기고개
(10:47) 애기봉 전위봉(전망 좋은 곳, 20분 조망겸 휴식))
(11:19) 애기봉
(12:40) 점심(1시간)
(14:11) 중봉(중봉석이 있는 곳)
(14:15) 진짜 중봉
(14:58) 관청리 갈림길
(15:45) 조무락골 갈림길(?)
(16:16) 용수목 75번 국도
5. 산행후기
내일 일요일엔 설악산 미답구간인 백담사 대승골로 해서 안산을 거쳐 12선녀탕으로 내려오는 산행을 계획하고 퇴근을 하는데 날씨가 너무 좋다
강촌에 있는 검봉산에 올라 조망을 즐기다 내려와 근용이 아우에게 전화를 하니 저녁 9시 이후에나 춘천에 도착을 하는데 오늘은 일주일만에 만나는 가족과 저녁을 하고 내일 산이나 길게 타잔다
그럼 설악산은 틀렸고 그럼 어데로 간다
문득 떠오른 것이 술꾼님이 갔다 온 화악산코스
아우님에게 의향을 물으니 좋다며 한술 더떠 수덕산을 들머리로 하잔다
창밖을 보니 훤하다
에제 술자리가 늦게 파하여 피곤했었나 늦잠을 잤다
대충 짐을 꾸리고는 아우님을 태우고 가평을 지나 들머리 근처까지는 왔는데 어디가 들머린지 알수가 없다
가둘기에서 백둔교사이를 두어차례 왔다 갔다 하다가 백둔교와 가둘기 중간에 있는 들머린듯한 곳을 그냥 들머리로 잡고 오른다(07:40)
길은 좋다
한 6-7분 갔을까 잘 깍아세운 비석이 있는 묘를 좌로 돌아 10여분을 오르니 가둘기에서 오르는 길이 우측에서 합류하고
이어서 길 좌측에 있는 헬기바위와 고인돌을 지나자
곧이어 급한 오르막길
요즘들어 부쩍 땀이 많아진데다 오늘은 습도마저 높아 땀이 폭포수처럼 흘러 내린다
한 30여분 힘들게 오르자 길이 좀 유순해지며 우측 막골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며 곧 헬기장이 있는 수덕산 정상 (08:44)
날씨만 좀 좋으면 그런대로 조망을 즐길만한 곳인 것 같은데
오늘은 아무래도 조망은 포기해야 할듯 싶다
어제 퇴근후에 강촌에 있는 검봉에 올랐을 땐 지난 토요일만은 못해도 그런대로 좋아 맞은편에 있는 삼악산과 경춘국도 그리고 북한강을 배경으로 찍은 사진이 괜찮았었는데
화강암 정상표지석과 못보던 꽃을 찍고는 애기고개로 내려간다
급경사 위험구간을 지나 걷기 좋은 능선길을 따라 한 30여분 걷다보면 화악리에서 오르는 길과 합류하고
이곳에서 한 30여분 더 가면 화악리를 굽어보며 조망할 수 있는 암반지대가 나온다
날만 좋으면 응봉에서 촛대봉, 홍적고개, 몽덕과 가덕산을 조망할수 있을 것 같지만 오늘은 머릿속으로만 그려보고 지난다
10여분 내려오니 길 위에 헬기장을 만든 애기고개다(09:55)
애기봉 오름길 우측으로는 간벌을 했는지 시원하게 밀어놨다
애기봉 오름길
체력이 받쳐주질 않는다
이제 땀은 바짓가랭이를 타고 뚝뚝 떨어지고
윗통을 벗으면 좀 나을까 싶어 티를 벗고 걸으니 처음에는 좀 나은 듯 싶더니 좀 지나니 마찬가지다
가슴을 보니 땀골이 한 여나무개는 되는 듯 싶다
앞에 가던 아우님이 도저히 안되겠는지 전망 좋은 곳에 자리를 펴고 좀 쉬었다 가잔다
지금까지 산행 구간중 전망이 제일 좋은 곳이다(10:47)
화악산과 응봉 그리고 촛대봉으로 이어지는 능선이 운무사이로 희미하게 보인다
그나저나 아우는 등산을 마치고 오늘중으로 대전에 내려가야 하는데
나 때문에 지체가 된다
뭘 좀 먹으면 기력이 회복되려나 하고 잘 먹지 않는 빵과 우유를 2개씩이나 우겨 넣으며 한 30여분 쉬었더니 좀 나은 듯하여 아우 뒤를 열심히 쫒다보니 삼각점이 고정되어 있지 않은 애기봉이다(11:19)
증명사진을 찍고 내려서려는데
아우가 움찔하며 가르키는 곳을보니 살무사라는 놈이 가슴팍 정도되는 나무위에 또아리를 틀고 앉아 노려보고 있는데
괘씸하여 깍대기를 훌떡 벗겨 어찌할까 하다 바닥에 내려 놓고는 가는데 으시시하다
이런 곳에서 물리기라도 하면 내년서부터는 제삿밥이나 얻어먹어야 하는 것은 불문가지
애기봉을 좀 내려서면 좌측으로 관청리와 오른쪽으로 화악리 천도교수도원쪽으로 내려가는 곳을 지나면서부터 계속 오르막이다
화악산 중봉 마지막 오름전에서 체력에 빨간불이 들어온다
원래 점심은 중봉에서 먹을 계획이었으나
나 때문에 어쩔수 없이 이곳에서 먹기로 하고 아우님이 점심을 준비하는 동안 체력을 회복시켜 보려고 발을 높은 나뭇가지에 걸쳐 놓고 누우니 하늘이 빙글빙글 돈다
이대로 …
그 좋아하는 라면도 소주도 넘어가질 않는다
한 한시간여 쉬었고 앞에 보이는 봉우리가 중봉인듯 하여 있는기력 다 쏟아 올라가니 시커먼게 하나 더 있다
허망하지만 그래도 좀 위안이 되는 건 관목의 키가 많이 낮아졌다
관목 사이사이에 핀 이름모를 꽃들을 카메라에 담아가며 오르다 보니 두런두런 말소리가 들린다
중봉 전망대
앞서 도착하여 점심을 먹고있던 젊은 친구 둘과 아우님이 주변 산을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배낭을 전망대에 두고 중봉표지석이 있는 곳에서(14:11), 진짜 중봉 정상으로 다시 자리를 옮겨 각각 기념촬영을 하고는 하산길로 접어든다
올라오며 너무 많은 땀을 흘려 내려가는데도 여간 힘드는게 아니다
관청리로 내려갔으면 싶은데
아우님 산 욕심이 또 그런가
언제 올지 모르니 왔을 때 뿌리를 뽑아야 한다며 술꾼님이 올라온 조무락골을 날머리로 하잔다
관청리 내림길이 눈에 알짱거리지만 두눈 찔끔감고 아우의 뒤를 쫒는다
술꾼님의 산행기에는 분명히 언니통봉이 있고 그곳에서 조금 내려가면 조무락골로 내려가는 길이 있다는데
그놈에 언니통봉인지 오빠통봉인지는 보이질 않는다
집에 와서 지도를 보니 우리가 언니통봉을 찾을때는 이미 언니통봉을 지나고 있었다
(산행지를 급히 정하다 보니 나는 술꾼님의 산행기(지도 빼고)만, 근용이 아우는 준치님의 산행기와 개념도만 들고 왔는데 개념도엔 언니통봉이 없다)
미야골 갈림길
좌측 미약골로 내려갈 것인지 판단이 서질 않고
앞에 있는 봉우리는 꼭 언니통봉일 것 같다
여기까지 왔는데 가보자
정상에 올라섰는데 아무표시도 없다
그럼 저건
이렇게 넘기를 서너차례
갑자기 무섭게 떨어진다
흐릿한 길을 따라 한참을 내려가니 뭔 도로가 나온다
75번 국도(16:16)
이렇게 허망할데가
마지막엔 뭔가 거창한게 있어야 하는데
뒤 돌아서서 딸랑 노란 표지기 하나 달린 날머리를 카메라에 담는다
오늘 산행은 뜻하지 않게 가둘기 75번 국도에서 시작하여 수덕산과 애기봉, 화악산 중봉을 거쳐 용수목 75번 국도까지 능선을 고집하며 끝을 맺은 산행이 되었다
도로를 가로질러 가평천에서 묵은 피로를 씻어내고 (아우님은 step by step 일원답게 알탕, 난 체면상 반탕)
이제 차를 둔 곳으로 가야 하는데
버스는 한시간후에 있다고 하고
몇대의 차를 보내고 승용차라 별 기대도 하지 않고 손을 들었는데 차가 길가에 서며 타란다
이렇게 고마울데가
아우가 타려다 놀라며 운전석에 계신분과 반갑게 인사를 나눈다
청평역에 계시는 아우님 직장 선배님
전에 건강이 좋지 않으셨는데 지금은 좀 나아지신 것 같단다
아무쪼록 건강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