핍박받고 사는 서러운 심정을 하소연하고 싶을 때는 어르신이 떠올라 이렇게 찾아 왔어요 좋은 이야기로 찾아 와야 하는데 그러지 못 해 죄송해요 엄치없지만 어르신께 일러바치고 가면 속이 후련해져요
한달 전 쯤이었을거에요 그날 따라 입맛이 고전적으로 되어 삶은 계란이 먹고 싶더라구요.
어릴 때 기차 타면 녹색 벨벳 좌석에 앉았죠 홍익회 아저씨들이 밀고 다니는 그걸 뭐라 하나? 먹을거리 실고 다니는 이동 매점 말이예요 거기서 엄마가 망에 든 삶은 계란을 사서 까 먹는데 부드러운 맛이 왜 그리 좋던지 먹어 없어져 가는 달걀이 아까워 속이 상했어요 또 제가 옛날 이야기하고 있네요 고질병인가봐요 후후
계란 삶은 이야기 한다는 것이 그만 냉장고에서 일곱알을 꺼내 가스불에 올려 놓고
백화점에 쇼핑할 것 있어서 외출하는 날이라 바삐 준비해서 나갔어요 계란이 가스 불 위에서 익어가다 타다가 재가되고 산화되는 것도 생각 못하구요 이 건망증을 어찌한데요
먹고 싶을때는 언제고 계란 생각은 까맣게 잊고 여유자적 널널하게 너댓 시간있다 돌아오니
거무틱틱하게 탁한 공기에다 연기가 자욱해 안개 낀 집이었어요
가스불 위에 달걀은 숯이 되고 남비는 복구불가~!
얼른 밖에 쓰레기통에 내다버려 증거인멸하고 시침떼면 쥐도 새도 모를 줄 알았죠! 때 마침 제가 독감 후유증으로 냄새 맡는 후각이 고장 나서 냄새를 도통 못 맡는다는 걸 생각 못 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