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구간은 육십령에서 중고개재까지이다.
구간 최고봉 백운산을 비롯 영취산, 덕운봉, 구시봉(깃대봉)을 거느린 산줄기이다.
하얀 구름모자가 잘 어울이는 함양의 터줏대감 백운산(1,279m)과 호남정맥 분기봉으로 어느 날 귀하신 몸이 되어버린 영취산(1,076m), 바위조망이 한 몫 하는 덕운봉(966m)과 하얀 억새풀 뒤집어 쓴 구시봉(1,015m) 등 백두대간의 인물 좋은 네 봉우리가 함께하는 구간이다.
깃대봉 아래 길손의 목을 축이는 시원한 깃대봉약수를 만나고 논개 생가와 오동 저수지가 바라보이는 북바위에서의 멋진 조망도 감상한다.
이어지는 덕운봉과 영취산, 백운산의 아름다운 산줄기를 따라 부드러우면서도 힘이 넘치는 곡선의 예술을 감상하며 녹음의 계절 6월에 즈음하여 피톤치드 왕성한 숲길을 걷는 구간이다.
육십령에 도착하니 지난 구간의 빗속 산행을 보상이라도 하는 듯이 날씨는 맑고 쾌청하다.
경남 함양군 서상면과 전북 장수군 계내면의 경계에 있는 고개가 바로 육십령이다.
해발 734m의 육십령은 과거 60명의 도둑이 들끓었다 하여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과 또한 도적들이 하도 많아 장정 60명을 모아 넘었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는 설도 있다.
육십령은 덕유산과 백운산과의 안부(鞍部)에 있으며, 동사면에는 남강 최상류 계곡과 통하고, 서사면에는 금강의 최상류 계곡과 이어진다. 이 두 사면을 흐르는 하천은 많은 침식 분지를 만들어 동쪽에는 함양, 안의(安義), 도찬(道川), 서쪽엔 장계(長溪), 명덕(明德) 등의 산간 분지를 형성하였다.
육십령은 신라 때부터 개통된 고개로서, 거창(居昌)을 중심으로 경상남도 북부지방과 진안(鎭安)을 거쳐 전주(全州)에 이르는 전라북도 동부지역을 잇는 교통의 요지이다.
지난 번에 내려왔던 곳으로 올라가 동물 이동통로를 지나간다.
숲길이 너무 좋아 한장.
오늘은 이런 숲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 따라서 날씨는 화창하고 더우나, 그래도 그늘이 많아 그리 덥지는 않다. 간간이 시원한 바람도 불어주고.....
깃대봉 샘터에 도착하여 시원한 약수로 목을 축이니 정말 시원하고 상쾌하다.
'사랑 하나 풀어 던진 약수물에는 바람으로 일렁이는 그대 넋두리가 한가닥 그리움으로 솟아나고.....'
샘터에서 짐시 오름을 올라 시야가 트이니 눈앞에 깃대봉과 먼저 도착한 일행들의 모습이 보인다.
깃대봉에서 뒤돌아 보니 지난 구간 지나온 남덕유와 서봉이 저만치 다가오고 바로 앞의 할미봉도 눈에 들어온다. 우측으로 눈을 돌려 월봉산과 금원, 기백, 거망, 황석산의 모습도 찾아 본다.
깃대봉
지금은 구시봉으로 적혀 있다.
신라와 백제의 국경지대로서 그 아래 주둔하고 있던 군사들이 기를 꽂았다고 하여 깃대봉이라 불렸으나 옛날 한 풍수가 이 산에 올라 산의 형태가 구시형이라 하여 2006년 구시봉으로 지명이 변경되었다. 이 봉우리의 동쪽은 추상천을 통해 낙동강으로, 서쪽은 장계천을 통해 금강으로 물이 흐른다.
황석산과 거망산.
서봉과 넘덕유, 그리고 앞쪽의 할미봉, 오른 쪽의 월봉산.
우측으로 대간 마루금이 이어지고, 좌측에는 괘관산.
괘관산(대봉산)
찔레꽃.
'찔레꽃 붉게~ 피~는....'
찔레꽃이 붉은 줄 알았더니 의외로 흰색이었다. 아마 꽃술이 붉어서 그렇게 노래 가사를 지었을 터...
길가에 만발한 찔레 향기에 취해 보고....
진행해야 할 대간 능선.
선씀바귀.
구시봉을 지난 등로는 한없이 부드럽게 이어지고 간혹 이런 땡볕을 지나가기도 하나 숲길이 대부분을 차지한다.(꽃이 져 버린 철쭉밭.)
북바위.
삼국시대 영토분쟁 지역이 되어 전쟁에서 승리하면 이곳에서 북을 쳤다고 하여 북바위라고....
북바위에서 바라본 남덕유와 구시봉.
전북 방향. 대곡호도 보이고.
오늘은 산죽길을 많이 지난다.
사람 키높이 이상으로 자란 산죽길이 곳곳에, 그리고 한참 이어진다.
좌측이 덕운봉.
논개 생가터가 있는 전북 장수군 장계면 대곡리.
다시 뒤돌아본 풍경.
서봉과 남덕유는 어느새 아스라이 멀어진다.
함양 서상면.
덕운봉 갈림길.
덕운봉은 전망도 없고 해서 다녀오지 말고 그냥 가기로 한다.
가야 할 영취산과 백운산.
점심시간은 항상 즐겁다.
영취산에 도착.
육십령에서 백운산으로 달려갈 때 중요한 봉우리 중 하나가 영취산이다.
영취산은 서쪽으로 뻗어 금남 호남정맥을 만들고, 그 줄기가 주화산에 이르러 다시 금남정맥과 호남정맥으로 갈라놓는다.
백두대간의 영취산과 금남호남정맥의 최고봉 장안산(1,237m)을 잇는 고개가 무령고개이며 이 고개 남쪽이 장수 번암이 되고, 북쪽을 넘으면 논개의 생가가 있는 장계 쪽이 된다.
그리고 여기서 약 10분 정도 진행하여 좌측(함양 방면)으로 떨어지는 계곡이 부전계곡이다.
함양군에서 계곡을 보존하기 위해 대외적으로 적극 알리지도 않고 개발도 하지 않아 자연 그대로의 모습을 잘 간직하고 있으며, 이곳 지역민들만 찾아와서 여름 물놀이를 즐기곤 한다.
계곡은 제법 규모가 크며 수량도 풍부하고 맑다. 여름 한철 피서지로는 적격일 듯.
선바위고개.
영취산 아래에 선바위가 있어 선바위고개라는 이름이 붙었다 한다.
의자를 만들어 놓아 쉼터를 조성해 놓았으나 이 땡볕에 누가 여기서 쉬어갈까?
이제 백운산이 가까와졌다.
함박꽃. 산목련이라고도 한다.
백운산에 도착.
백운산에서 의외의 산객 1쌍을 만났는데 캐나다에서 방학을 맞아 와서 우리나라 백두대간을 6주간의 예정으로 논스톱으로 종주를 한단다.
좀 무모하다는 생각이 들지만 대단한 열정을 가진 사람들이다.
이제 초반인데 무사히 완료 할 수 있을지...
부디 종주를 마칠 수 있기를 빈다.
또 다른 백운산 표지석.
대간길은 잠시 후 우측으로 꺽인다.
작년에 원통재에서 이곳 백운산과 영취산 못미친 곳까지 진행한 적이 있어 새롭지는 않다.
그 당시에는 부전계곡으로 하산을 했다.
멀리 지리 주능선이 아스라히 보인다.
이런 산죽길을 원없이 걸었다.
다시 편한 숲길을 진행하면,
오늘의 종착점인 중고개재이다.
여기서 오른 쪽 길로 하산한다.
하산길은 좀 험한 편이다. 숲으로 빽빽이 둘러싸여 길도 잘 안보이는 곳도 있고 길이 끊겨 아슬아슬한 곳도 있다.
날머리 바로 못 미친삼거리의 계곡이다.
하산 완료.
벌써 먼저 도착한 일행들은 한꼬뿌 하고 있다.
마거리트. 흔히 마가렛이라고 한다.
노랑코스모스.
종착점인 삼거리 도로 바로 옆에는 계곡이 있는데 수량이 제법 많다.
시원하게 알탕을 하고 한 잔 걸치니 정말 신선이 된 것같은 기분이다.
삼거리란 길이 세갈래란 뜻이 아니고 경남 함양군 무풍면 삼거리의 지명을 일컬음이다.
이제 덕유산권은 완전히 지나고, 두구간 뒤부터는 지리산 구간으로 들어선다.
아마 7월 두번 째 산행부터일 터이다.
역시 조망은 끝내주는 곳이 아닌가.
거기다 남한에서는 한라산을 제외하고는 제일 높은 산인 천왕봉이 기다리고 있고....
물론 수많은 계곡은 덤이고.
첫댓글 거사님덕분에 이런 곳이 있었다는 것에 대해서 놀랍고, 이처럼 좋은 곳을 올려주셔서,감사드립니다.창해님! 에드워드님과 우리도 함께 한번 가요! 어쩜 우리 나이대에 딱 맞는 60령 고개라니? 나이 60넘어 여기 다녀오지않고선, 나이를 논하거나, 살아갈 가치조차 없다고 여겨지는데, 창해님의 생각은요?
한번 주선해 보시지요.
참고로 부전계곡은 영취산 쪽에서 내려가면 길이 많이 험하니까, 계곡으로 바로 들어가는 방향으로 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일반 가이드산악회에서 덕운봉과 부전계곡을 연계산행하는 곳이 있으니까 이용해 보세요.
산행기를 보고, 읽고 있으니, 정겹기 까지 하다. 마치 고향으로 가고픈 나그네의 마음이라 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