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루코사민
식품소재 및 의약품 원료
글루코사민(Glucosamine)은 키틴 및 점액질에서 얻어지는 침상결정이다. 즉 글루코사민은 아미노산과 당의 결합물인 아미노당의 하나로서 연골을 구성하는 필수 성분이다. 새우나 게 등 갑각류의 껍질을 구성하는 성분인 키틴을 비롯하여 동물의 연골이나 피부를 구성하는 뮤코다당 등 다당류의 성분으로 널리 분포한다. 또한 사람의 혈액이나 점액 속에 단백질과 결합하여 존재하기도 하고, 적혈구의 세포막에는 당지질 형태로 존재한다. 키틴을 가수분해하여 단리ㆍ정제한 물질로 식품소재, 의약품 원료 등으로 이용되고 있다.
글루코사민은 핵소사민의 일종이며 대표적인 천연 아미노당의 하나로 키토사민이라고도 한다. 자연계에는 N-아세틸글루코사민의 형태로 키틴, 무코다당, 당단백질, 당지질, 세균세포벽 펩티드글리칸, 리포다당 등에 함유되어 있다.
글루코사민은 글루코사민 황산염과 글루코사민 염산의 부가염, N-아세틸-글루코사민으로 이용이 가능하며 이중 글루코사민 황산염이 좋은 형태이다. 황(黃, sulfur)성분이 글루코사민 황산염의 효과를 주는 중요한 물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이 발표한 ‘2001년 국민건강 및 영양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관절염 환자는 인구 1천명당 315명으로 발병 및 유병률 1위를 기록했다. 관절염(關節炎, arthritis)은 현대의학에서도 완치라는 표현을 자제할 만큼 치료가 까다로운 질환이다.
뼈는 칼슘과 인이 석회화된 단단한 조직으로 몸을 지탱하고 보호하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 관절은 두 개의 뼈가 연결되어 있는 부분으로 관절연골에 둘러싸여 있다. 관절연골이 손실되지 않고 건강한 상태를 유지해야 관절을 부드럽게 움직일 수 있게 하고, 물리적 충격을 완화시켜 줄 수 있다.
우리 몸은 건강한 뼈를 유지하기 위해서 파골세포에 의해 오래된 뼈 조직은 파괴되고, 그 대신 조골세포에 의해 새로운 뼈 조직이 끊임없이 채워 넣게 한다.
여성의 경우 폐경기 이후에 골밀도(骨密度)가 급격히 낮아진다. 즉, 폐경기 이후에는 에스트로겐(호르몬)이 급격히 감소되어 뼈의 재형성보다 분해가 더 활발해 진다. 이에 골밀도가 급격히 낮아지게 되어 뼈가 약하고 부러지기 쉬운 상태가 된다.
관절염은 관절(關節, articulation) 안에 세균이 침입하여 발생하며 일반적으로 관절부의 발적(發赤), 종창(腫脹), 동통(疼痛) 등이 일어나고 몸에 열이 난다. 우리나라 관절염 환자의 80% 정도는 퇴행성관절염이다. 이는 관절의 물렁뼈(연골)가 닳거나 손상되면서 생기는데 ‘완충장치’가 없어진 뼈가 부딪칠 때 염증과 통증이 생긴다. 대표적인 증상으로 아침에 일어나면 관절이 뻣뻣해지고, 움직일 때 더 심해지며 차거나 습한 환경에서 더욱 악화된다.
관절 연골(軟骨, cartilage)은 움직일 수 있는 관절의 면을 덮고 있는 백색 탄력성의 결합조직인 물렁뼈이다. 연골은 혈관이 분포하지 않는 부분으로 체액을 많이 포함하고 있으며 콜라겐과 프로테오글이라 불리는 다당 단백질의 분자로 이루어져 있다. 연골조직의 대부분은 기질이 차지하며 세포는 5% 미만이다.
사람은 나이를 먹어감에 따라 인체에서 충분한 글루코사민을 만들어 낼 수 없게 된다. 그 결과 연골은 충격을 흡수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무릎과 엉덩이 같은 무게를 지탱하는 관절과 손의 관절들은 관절염에 걸리기 쉽다.
연골의 구성 성분에는 콜라겐 등의 단백질과 함께 당단백질인 프로테오글리칸이 함유되어 있다. 프로테오글리칸은 히알론산과 콘드로이틴유산, 케라탄유산, 헤파란, 헤파란유산 등의 글루코사미노글리칸의 집합체이며 이들의 주요 구성분이 글루코사민으로 그 대사경로도 밝혀지고 있다. 글루코사민이 주목되고 있는 이유의 하나는 연골의 재생에 대한 기대가 있기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과학적 근거를 검토하여 ‘글루코사민은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그 기능을 인정하였다. 섭취량은 글루코사민염산염 혹은 글루코사민 황산염으로서 1.5-2g으로 설정하였다. 제안된 섭취량 이상으로 섭취하더라도 기능성이 더 좋아지는 것은 아니다.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을 줄 수는 있으나 치료의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다.
‘글루코사민분말’이란 키틴 또는 키토산을 가수분해하여 얻은 단당류로 식용에 적합하도록 처리한 것(염류 포함)을 말하며, ‘글루코사민함유제’란 글루코사민분말을 주원료로 하여 제조ㆍ가공한 것으로 건강기능식품공전의 제조기준과 규격에 적합한 건강기능식품을 말한다.
유용성
글루코사민의 유용성으로 관절 및 연골의 구성성분으로 관절 및 연골을 튼튼히 하는데 도움을 주며 관절 및 연골 건강에 도움이 된다. 유럽에서 생약으로 제조되는 ‘글루코사민’이나 ‘콘드로이틴’같은 의약품들이 미국이나 한국에서는 기능성식품으로 생산 판매되고 있다.
오래전부터 독일을 비롯한 유럽에서 근골격계 동통, 관절 동통에 사용한 ‘콘드로이틴’은 상어, 소, 돼지 등의 연골로부터 얻으며 스테로이드가 아닌 항염증 약물이다. 그러나 콘드로이틴은 분자량이 크기 때문에 장내 흡수율이 낮고, 일단 흡수되면 관절 연골을 통과할 수 없어 연골 합성에는 관여할 수 없는 단점이 있다.
‘글루코사민’은 굴이나 게 껍질의 최종 분해산물로 글루코스와 아민으로 구성된 물질이다. 글루코사민은 연골 안으로 황산기의 투과를 증가시켜 연골 합성을 높이고 손상 복구를 돕는다. 주로 근골격계 및 만성 통증에 사용되며 경도와 중등도 관절염 치료에 효과가 있다.
관절염을 예방하는 데 식이요법이 중요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되고 있다. 장어, 율무, 검은콩 등은 관절의 통증이나 부기를 가라앉히는 데 효능이 있다. 중국에서는 자양강장제 음식인 장어가 관절염, 신경통 등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고 하여 약선 요리로 많이 활용되고 있다. 장어에 많이 함유되어 있는 불포화지방산이 모세혈관을 튼튼하게 하며 몸의 생기를 왕성하게 한다.
한편으로 관절염 환자들은 지방과 동물성 단백질 섭취를 줄여야 한다. 지방질은 류머티즘이나 통풍 같은 관절 질환을 더욱 악화시키는 주요 요인이며, 단백질에 많이 들어 있는 퓨린은 통풍성 관절염을 촉발하는 요인이다. 그밖에 비만과 과음을 피하는 것도 관절염 환자들이 유념해야 할 건강수칙이다.
우리 몸은 2주 이상 움직이지 않으면 근육이 약해지고 골밀도(骨密度)가 떨어진다. 관절이 굳고 근육이 위축되지 않도록 평소 적당한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관절염 예방책이자 치료법이다. 관절에 좋은 운동에는 걷기와 물 속에서의 수중운동이다. 체중이 늘면 무릎에 가해지는 압력이 4 - 7배 늘어나므로 관절의 최대 적(敵)은 비만(肥滿)이다. 평소 체중 조절로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글루코사민은 이태리의 의약품 제조회사 롯터사가 관절염의 일반 대중약으로 개발하여 유럽 각국으로 수출하였다. 미국에서는 글루코사민을 약 10년 전부터 건강식품으로 판매하고 있다.
글루코사민은 체내에서 섬유, 수분과 결합하여 관절에 강도와 탄력성을 주는 물질이다. 하루에 1.5g씩(500mg씩 3회) 3 - 6개월 꾸준히 복용하면 퇴행성 관절염의 통증이 완화된다. 그러나 류머티즘 관절염에는 효과가 입증되지 않았다.
글루코사민은 게, 새우 등 갑각류에서 추출한 ‘키틴’ 또는 ‘키토산’ 성분을 분해해 추출한 성분이다. 글루코사민은 갑각류 껍질을 높은 온도의 염산에 넣고 분해하는 방법, 황산에 넣고 분해하는 방법, 그리고 천연 효소를 이용해 분해하는 방법 등으로 만들어진다.
염산과 황산 등 화학물질을 이용하면 화학물질 찌꺼기가 생길 수 있으므로 제조공정에서 이 찌꺼기를 걸러내지만 일부 제품에는 극소량 들어있기도 한다. 이에 미국이나 일본에서는 이 화학물질을 걸러내는 공정을 다시 한번 거친 후 글루코사민 제품을 만든다. 갑각류 껍질을 화학물질이 아닌 효소로 분해하면 화학물질 찌꺼기가 남을 위험성이 없어 안전하지만, 공정비용이 약 10배나 더 든다.
세계 각지에서 잡힌 게, 새우 껍질이 대부분 중국과 인도로 집결돼 염산과 황산을 이용하는 ‘가수분해 공정’을 거쳐 글루코사민으로 만들어진다. 이에 세계 각국 글루코사민 제품의 약 90%는 중국과 인도에서 수입한 원료로 제조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글루코사민 하루 섭취량을 1500-2000mg으로 규정하고 있다. 글루코사민 섭취는 여러 번 나누어 먹는 것이 더 좋으므로 제조사들은 대부분 1회 2캡슐씩, 1일 2-3회 복용할 수 있도록 한 캡슐의 함량을 400-500mg로 제조한다.
미국 애리조나주립대학 제이슨 테오도사키스 교수는 글루코사민과 콘드로이친을 함께 복용했을 경우 글루코사민만 복용했을 때보다 관절보호 효과가 약 1.5-2배 높다고 발표하였다. 이에 대부분의 글루코사민 제품에 콘드로이친 성분을 포함시키고 있다. 상어 연골에서 추출된 콘드로이친 성분은 글루코사민 성분보다 가격이 5배 정도 비싸다.
글루코사민은 퇴행성 관절염에는 효과가 있지만 류마티즘 관절염에는 직접적인 효과가 없다. 갑각류를 이용해서 글루코사민 성분을 제조하므로 게나 새우 등에 대한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복용하지 말아야 한다. 당뇨가 심한 사람은 글루코사민에 함유되어 있는 당 성분이 혈당을 높일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한 후에 복용하는 것이 좋다. 또 사람에 따라서 복용 시 복부에 가스가 차서 윗배에 통증과 압박감, 가슴 쓰림, 설사, 구토 등이 나타나기도 한다.
글/ 박명윤(한국보건영양연구소 이사장, 보건학박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