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토피아포에지․ 02
가방을 찾습니다
초판1쇄 인쇄 2008. 11. 15.|발행 2008. 11. 20.
지은이 서동인|펴낸이 정기옥|펴낸곳 리토피아|
ISBN-978-89-89530-87-9 03810
값 7,000원
*이 시집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예진흥기금을 지원받아 발간하였습니다.
1.프로필
서동인 시인은 여수에서 출생했다. 성균관대학교 대학원 국문학과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취득하였으며, 2002년 계간 리토피아로 문단에 나왔다.
2.차례
제1부 지느러미 여자
꽃섬, 가다 15
침몰 16
봄날, 화장을 하다 17
파도는 경전을 쓰고 18
용궁, 간다 19
가을 정방사 20
지느러미 여자 21
없는 바다 22
바닷가 사진관 24
날벌레에게 쏘이다 25
달의 고백 26
행복동 가는 길 28
당신의 바다 30
마지막 축제 32
삼례, 어머니 이름 같은 역에서 34
제2부 수평선 다방
수평선 다방 39
옥탑방의 봄날 아침 40
연락선은 오가고 42
적막을 말하다 44
그 여자 입에서는 석회질 냄새가 난다 46
계절풍 48
전라선은 꿈꾼다 50
고독한 소년에게 52
한 통속, 비밀을 풀다 54
만리향, 자장면 56
난중일기, 저자를 만나다 57
시집을 운구하다 58
1987, 날개를 달아주세요 60
달의 골짜기를 거닐다―-월곡동 62
어떤 재회 64
제3부 밥통의 계보를 묻다
노을만 보면 67
설거지론 68
홍수 70
돌멩이는 속절없이 튀어 오르고 72
밥통의 계보를 묻다 74
KTX 사랑 76
가방을 찾습니다 78
엄마 찾아 삼만리 79
슬픈 강의록 80
굴뚝의 힘 81
방배동 할미꽃 82
가시의 추억 84
강아지풀 85
원추리 꽃지붕 군락지대 86
아버지 구두를 신고 88
제4부 반란을 엿보다
반란을 엿보다 93
하늘 누나가 내려요 94
돼지도 웃었다 95
중동역 가는 길 96
17호선 국도 98
나무들의 수다 100
대서양 넥타이 101
죽었다 살아나는 돼지들 102
연꽃이 질 때 103
세탁기의 꿈 104
호랑나비 아버지 105
그 노인이 사는 법 106
시간 강사 108
해설 강경희|가난한 섬마을 소년의 현실과 꿈 111
3. 자서
좁은 방에서 옥상으로 끌려 나온 흔들의자가 바람에 몸을 내맡기며 흔들거린다. 나는 바람과 몸을 섞으며 흔들의자에 앉는다. 저 멀리 북한산의 모습이 흔들거린다. 어지럽다. 가슴에 늘 품고 있는 고향 바다도 출렁거린다. 산다는 것은 치우지 못한 옥탑방 같은 누추함이 아닐까. 겨울로 향하는 가슴이 아프다. 시는 나에게 무엇일까? 누군가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낸다. 시가 아프다고, 답신이 오지 않는다. 아픈 것이 어디 시뿐이랴, 작은 화분에 피어난 국화도 아프다고 칭얼댄다. 시들어가는 국화에게 물을 줘야겠다. 그리고 잃어버린 가방을 찾으러 떠나야겠다.
2008년 11월 서동인
4.수록 작품
꽃섬, 가다
오라는 말 없어도 달려갑니다 바다가 피우는 꽃, 뚝뚝 떨어지는 붉은 섬을 보러 갑니다 꽃소식에 놀란 종착역 기차가 바다로 도망칩니다 파도가 기적을 울립니다 꽃섬의 동백은 꽃으로만 피지 않습니다 횟집의 해삼, 멍게, 개불도 꽃으로 피어납니다 피고 지는 일이 어디 꽃뿐이겠습니까 저녁에 피어난 방파제 가로등도 아침에는 동백으로 떨어집니다 먼 바다 불빛 가물거릴 때 그대 입 속에 피어난 꽃 한 송이 제 아랫도리에서 떨어집니다 꽃섬 입구 여인숙은 온통 꽃비린내로 몸살을 앓습니다 밤새도록 뚝, 뚝 떨어지는 비명소리에 서울행 첫차가 바다를 출항합니다
5. 작품해설
서동인은 삶의 슬픔을 울분과 눈물로 포장하지 않는다. 그의 시는 가난의 비애를 이야기하지만, 그것을 미적으로 감싸안으려는 따뜻한 포옹의 감성이 담겨있다. “뒤집히는 배 위로 꽃물 스민 저녁노을”(「침몰」)을 볼 수 있는 시선이야말로 서럽고 아픈 현실을 위무慰撫하는 자기 치유의 방식이다.
시로써 삶을 말하려고 하지 않고, 삶을 시적인 것으로 말하는 것이 서동인이다. “날마다 경전을 읽는 물새의 부리”(「파도는 경전을 쓰고」)처럼 그는 고행의 현실을 기꺼이 껴안는다. 닳아버린 부리로 세상의 파도와 맞서야 하는 물새지만, 생의 경전을 시의 언어로 채록하고자 하는 간절하고 애틋한 마음이 있기에 그는 아름다운 시인이다.-강경희(문학평론가)
첫댓글 서동인 시인님, 시집 출간 축하합니다. 조만간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