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이 되면...(설현도)
6월이 되면 난 어느 한 분으로 인해 가슴이 미어집니다
43년이 지난 1972년5월1일, 월남전이 한창 고조되던 때
그날은 내가 소대를 대표해서 제일 앞서 소대원을 유도하는
첨병으로써의 역할을 담당하여 전투에 나가야 되는 순번인데
목포출신 정종옥 병장이 자기가 이번에 마지막 전투이니
자기가 나가겠다고 자원하여 그가 전투에 참가하게 되었고
나는 부대에 남아 부대를 지키며 지원 병력으로 남게 되었죠
새벽 0시 너무도 깜깜한 밤!!!
달빛마저 눈을 감아 버린 무서운 적막 같은 밤!!!
우리 병사들은 정문을 그림자처럼 통과하여 작전지로 들어갔나 싶었는데
우리의 작전 비밀계획이 적의 수중에 들어갔는지
얼마 가지 않아 적들의 기습공격을 받고 소대원 대부분이 목숨을 잃는 참사가 일어났습니다.
날 대신해 참전하여 제일 앞서 가던 그가 제일 크게 타격을 받아 전사하였고
목숨을 함께 나누던 전우, 김학동 병장, 조정래 병장, 정상래 병장 등
다수의 전우가 총 한발 쏘지 못하고 전사하여 가슴을 무너지게 했습니다.
격전지가 부대 가까운 곳이라 대낮처럼 밝은 조명탄 세례를 받으며
격전지로 달려간 우리들은 우선 쓰러진 전우들을 수습하느라 정신이 없었고
난 겨우 숨이 붙어 있는 김학동 병장을 품에 안고 상태를 확인하는데
크레모아 파편이 일곱발이나 양쪽 가슴에 박혀져 있어 생명이 매우 위독하였습니다.
담배 한대를 입에 물려주고 우선 집에 남겨줄 유언은 없느냐 물어봤으나
그는 그것은 안중에도 없고 오직 전우들의 생사여부에만 관심이 있는 듯
선임하사와 소대장 등 전우들의 생사만 계속 물어보다 숨을 거두었습니다.
이렇게 아프고 쓰린 슬픈 사연이 어디에 또 있을까요?
특히나 목포출신 정종옥 병장은 삼대독자로 자기가 우겨서 군대에 왔고
또 경험 쌓는다며 월남전에도 지원하여 왔는데
이를 알게된 부모들이 탄원서를 국방부에 제출하여
국가로부터 3개월만에 조기 귀국명령이 하달된 상태였고
한달 후면 귀국하는 일정이 잡혀있던 병사였는데
그렇게 되어 마음을 더 안타깝게 했습니다.
저는 그 전우의 유품을 가지고 만기 귀국하였는데
그 부모들에게 너무나 미안하여 10년간을 연락도 못하고 보관하고 있다가
10년이 지난 6월 6일 현충일을 맞아
사당동 국립묘지에 안장되어 있는 내 피와 같은 전우들의 묘지를 돌며
(정종옥하사 4번묘역 4068호, 김학동하사4074호, 조정래하사4082호, 정상래하사4078호 그외)
명함과 꽃다발을 받쳐 놓고 눈물로 참배하였습니다.
당시에 전투가 얼마나 치열하였던지 묘지에는 그 당시 전사한 전우들의 묘들로 한 산을 덮었더군요.
그 후 그 가족으로부터 연락이 와서 가족들을 만났습니다.
그런데 삼대독자의 전사통지를 받고 하늘이 무너진 듯 삶의 의욕을 잃고 생을 포기하려 하셨다는데
그럼에도 세월이 어렵게 아들을 득남케 하여 대를 잊게 되었다고 하는 너무도 기쁜 말씀에
저는 다소 마음에 위안이 되고 무거운 십자가를 내려 놓는 기분이 들었답니다.
6월이 되면 저는 가슴이 먹먹해 지고 목숨을 함께 나눴던 전우들에게
살아가는 자체가 죄스럽고 미안하여 숙연해 지는 달이랍니다.
이 아픔을 전우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데 전우들은 알아줄까 모르겠네요
저는 월남전의 피 전우 한사람을 정말 보고 싶은 마음으로 한평생 살아가고 있습니다.
전북 김제가 고향인 김재수 병장을 오랫동안 정말로 많이 보고 싶은데 찾을 길이 없어 안타깝습니다.
누가 혹 소식을 알게 되면 연락이라도 해주었으면 좋겠습니다.
6월이 되면..... 2015년 6월 설현도 씀





첫댓글 6월은 호국의 달 !!! 선열들의 흘린 피로 우리는 편안하게 평화를 누리며 삽니다. 현충일을 새삼 상기시키는 실감나는 전쟁 스토리네요! 먼저 가신 동기들의 몫까지 값진 삶을 살아 가야하는 이유가 됩니다. 대한민국의 안녕을 위해 하나님께 기도합시다. 샬롬~~~
감사감사!!! 세월호 사건 때문에 경제적인 침체가 매우 심했는데
그 파장이 진정되나 싶은 시기에 또 메르스가 한국경제를 국제적으로 뒤흔들고 있는 현실을 보면서
참 마음이 아프고 이 민족을 축복하신 하나님께서 지금 이때에 무슨 메시지를 주시려고 하시는지
가슴이 답답하군요
한국의 교회들이 할일은 안하고 기업화, 대형화, 자기교회화만 하는 세태에
경종을 울리심은 아닌지 불안하기마져 하는군요
기도하고 겸허히 엎드릴 때라 봅니다
그렇게 가슴아픈추억이랄까 상처가잊는줄 몰랐네 , 파월장병이란것을 !특히 호국에 달6 월이라서 더 더욱그립고 사무칠거야 ! 현도 글을보면서 가슴뭉클하고 코끝이 칭하네 . 장하데이ㅡ 조국에용사여 ! 아멘
경희씨 고마워
아름다운 글을 보았습니다. 카페지기가 파월 장병이셨군요
그런 큰 아픔이 있었다는게 믿어지질 않습니다.
암튼 가슴 뭉클한 사연입니다.
그런 아픔들이 우리들의 길을 열어주는 통로가 되었으니
우리 또한 함께 아파하고 함께 슬퍼해야 도리가 되는것 같습니다.
국민을 대신하여 전쟁터에 나가셨고
우리들의 목숨대신 자신을 바치셨으니
함께 책임을 다해야 하겠죠
암튼 가슴이 아픈 사연에 마음이 숙연해 집니다
카페지기님의 건투를 빕니다.
다시 봐도 참 아름답고 가슴저린 사연에 다시 6월을 맞으며 숙연해 지는군요
조국의 평화와 안녕을 기원하며 호국의 달 6월 "6월이 되면..." 글을 다시 봅니다. 김제가 고향이라는 전우는 만나셨는지... 다음주 부터 장마가 온다네요. 올 여름 구림초교 40회 동창들의 건강을 위하여!!!~~~
늘 잊지 않으시고 매일 매일 본 카페를 방문해 주셔서 정말 무한히 감사합니다.
동석 회원은 어려서 부터 청년시기까지 늘 카페지기와는 함께했던 죽마고우여서
만나면 함께 손을 잡고 거리를 활보하며 다른 사람들과는 다르게 건전한 청년시기를
지나왔는데
위와 같은 파란만장한 삶의 거센 파도와 환경이 카페지기를 격리시켜
한 동안 가까이 할 수 없는 환경으로 내몰아 거리를 멀게 한듯 하였는데
이런 곳에서라도 다시 만나 가까이서 보니 정말 반갑고 정겹습니다.
공적인 자리여서 친구지만 존대말로 작성함을 이해하여 주기 바랍니다.
김제의 그분은 아직도 소식을 모릅니다. 감사합니다.
매년 이때가 되면 "6월이 되면`"~~~월남전의 전사를 보며 북한의 오판으로 동족상잔의 육이오 같은 비극은 없게 해주시라고 기도를 합니다.!!! 열강들 사이에 끼어 전쟁터로 동족이 희생되는 비극이 재발되어서는 안되겠습니다.대한민국의 평화를 위해 새 대통령과 정부 위정자들의 나라와 국민에 대한 충정을 기대해 봅니다. 녹음방초 신록의 계절 건강하세요~~^^
감사합니다 매번 잊지 않으시고
방문해 주셔서 위로를 주시니
힘이 됩니다
우리는 국가를 위해 기도해야할
의무를 지고 있죠
가슴 깊게 , 애절하게 기도해야할
때인듯 합니다.
파병용사들의 피 같은 수당을 박정희 전대통령이 개인적으로 착복하여 스위스은행에 넣어놓은
돈이 자그만치 600조원이란
사실이 언론에 나오면서 심히
마음이 아프네요
핏값을 사기당한 느낌도 들고..
감사합니다
여전들 하시네요 다시 봐도 감동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