周易 上編(주역 상편).
3.水雷屯(수뢰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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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六三 卽鹿无虞 惟入于林中
육삼 즉록무우 유입우림중
君子幾 不如舍 往吝
군자기 불여사 왕린
[풀이]
[육3]은 사슴사냥을 나갔는데
가이드가 없다.
오직 숲속으로 들어가다
군자가 낌새를 알아차리고
사냥을 그만둠만 못하다.
계속 가면 위험하다.
[해설]
[육3]은 부중부정하며
[상6]과는 서로 응도 없는 관계이다.
사냥꾼이 오직 노획물에만 눈이 어두워
가이드[虞,우]의 도움도 없이,
욕심에만 눈이 멀어 깊은 숲속으로 들어간다.
무턱대고 깊이 들어가면 반드시 길이 막혀
헤어나지 못할 것이다.
사슴몰이를 하는데 가이드가 없다는
'卽鹿无虞(즉록무우)'에서 '卽(즉)' 은
'쫓다[逐,축]의 의미이고,
'鹿(록)은 '福祿(복록)'을 보장 받는 좋은 자리이며,
'虞(우)'는 '사냥을 안내하는 자'이다.
자꾸 숲속으로 빠져들어 감[惟入于林中,유입우림중]은
2, 3, 4가 陰(음)가운데 처해
陰(음)이 깊어가는 상황을 나타낸 것이다.
또 가이드 '虞(우)'는 초9와 5로,
부정부중한 [육3]과는 인연이 적음을 알 수 있다.
동파는 궁색한 이 처지를,
백성의 추종을 얻어 군왕이 될 수 있는 자는 [초9]뿐이고,
현재 백성을 다스리는 자는 5인데,
만약 얻을 수 없는 것을 억지로 구한다면,
얻지도 못할 뿐 아니라 훗날에
반드시 우환이 생길 것이라고 경고한다.
"3은 陽(양)이 아니면서 陽(양)의 자리에 있고,
덕이 없으면서도 백성을 구하려 하고,
또한 응도 되지 않는 상효의 마음까지 얻으려 하니
숲으로 게속 들어가는 노고가 있을 뿐,
만사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때 그 조짐[幾,기]를 알아 가던 길을 포기하고
돌아서야[不如舍,불여사] 현명하고 지혜로운 군자다.
그렇지만 그 어리석음을 떨치지 못하고
계속 숲으로 들어가면 흉을 볼 것이 뻔하다[往吝,왕린].
왕필도 정색을 한다.
"군자가 어찌 욕되는 행동을 서슴겠는가?
그러니 버리는 것만 같지 않을 것이다."
공자는 [육3]의 상황을 다음과 같이 주석하였다.
"'卽鹿无虞(즉록무우)'는 짐승을 쫓는다는 말이니
[卽鹿无虞(즉록무우), 以從禽也(이종금야)],
군자라면 그만두어야 한다[君子舍之,군자사지].
계속 록을 구하러 간다면 위험이 극에 이를 것이다
[往吝窮也,왕린궁야]."
이는 屯(준)이 旣濟(기제)로 가기 때문이다.
또 [육3]이 이렇게 무모하게 달리는 것은
震(진, ☳)이 극에 처했기 때문인데,
아무리 그렇더라도 군자라면
이 상황을 훌훌 털어버려야 한다.
그렇지만 소인은 고집으로 계속 나가기에
흉을 볼 것이 명확하다.
후앙은 이 爻辭(효사)를,
문왕이 은나라에 대한 사전 정보도 없이
東征軍(동정군)을 출병시키는 것은
가이드도 없이 숲속으로 사냥을 간 것처럼
무모한 일임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해석한다.
정사 『삼국지』 「진림전」에서,
이 [육3]을 인용한 예를 何進(하진)의 경우에서 볼 수 있다.
다음과 같은 지욱이 해석도 볼 만하다.
"佛法(불법)으로 禪定(선정)을 닦고자 할 때에
正智(정지)가 없고,
明師(명사)와 良友(양우)가 없어서 당달봉사가
더듬듯[瞎鍊盲修,할연맹수]하다면,
결국 구덩이에 떨어지고
개천에 추락함을 물을 필요가 없다.
군자는 幾微(기미)를 알아채어
차라리 蒲團(포단)의 공을 버리고,
善知識(선지식)을 訪求(방구)함이 묘가 되나,
만일 자신만을 믿으며[自身自恃,자신자시],
한 가지에만 맛이 들어 세상을 볼 수 없게
[一味盲修,일미맹수] 된다면,
반드시 無聞比丘(무문비구)가 되어
도리어 타락의 窮吝(궁인)을 초래할 것이다."
이끌어주는 선생도 없이 홀로 길을 찾다가,
앞길이 막막할 때 눈이 똑바로 박힌 자라면
이때 자신의 무지를 버리고 큰 선생을 찾아 나선다.
군자는 獨覺(독각)남을 믿는 엉덩이 밑 방석
[葡團之功,포단지공]을 버려야 한다.
堯舜湯武(요순탕무) 같은 임금도 천하를 구제할 때는
천하의 간섭을 받지 않고 천도를 따랐으니,
허황된 구름을 잡지 말고 本來眞味(본래진미)를
씹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