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띠 주민들의 소망 들어보~소!
(소이미지 하단 기재 요망 : 일러스트 최영란)
(시작하는 말)
시인 김기택은 ‘소’라는 시에서 ‘소가 가진 말은 다 눈에 들어 있는 것 같다’고 했다. 소의 해를 맞이하여 소를 닮은 사람들을 만났다. 흰 소의 해를 맞이한 소띠 주민들의 소망들은 저마다 다르면서도 또 닮아 있다.
1. 2021년 1월 16일 태어난 박세하(2021년생)의 부모인 박성관, 공종선씨는 다섯 번째인 자녀인 세하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에 감사하다고 했다. “똥강아지처럼 잘 먹고, 잘 자고, 잘 놀고, 잘 싸며 건강하게 자라났으면 합니다. 소처럼 성실한 성품이면 좋겠지요. 2021년 뒤집고, 기고, 안고, 서고, 걸으며 건강하게 잘 지낼게요.”라고 아이의 탄생 소식을 알렸다.
세하의 띠동갑 언니인 박진하 (2009년생)은 “열심히 공부하여 4월에 있을 초등검정고시에 합격하는 것과 작가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자신만의 동화를 만들어서 책으로 출판이 되면 좋겠어요. 또 띠 동갑 동생이 건강하게 자랐으면 해요.”라고 했다.
2. 2009년생 아이들은 올해 자신의 띠와 같은 소의 해를 처음으로 맞이했다. 2009년생 아이들은 초등학교 6학년이 되어 내년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있기도 하다. 아이들은 올 한 해 다양한 계획 세우고 있었고, 그 계획에는 저마다의 꿈과 간절한 바람이 담겨 있다. 2009년생 조예서 학생은 “올해로 내가 태어난 지 12년이 되어 기분이 좋다.”고 말하면서 코로나로 인한 어려움을 토로했다. “2020년도에는 1월 이후로 교회도 못가고 친구들을 못 만났어요. 공부도 학교에서 가서 더 열심히 하고 싶어요. 예전에 가족들과 갔던 괌이 너무 즐겁고 좋은 추억이 많았는데 올해 다시 여행가서 즐거운 추억을 쌓고 싶어요. 2021년에는 코로나 없이 건강하게 잘 살면 좋겠어요.”라고 말했다.
3. 2009년생 이지온 학생은 “소띠 해를 맞이한 소감은 특별히 잘 모르겠어요.”라며 다소 덤덤하게 말하면서도 올해 계획을 묻자 “예중 준비를 열심히 하는 거예요. 예중, 예고, 예대에 가고 싶어요. 예중에 가서 그림을 열심히 그리고 친구들이랑 놀고 싶어요. 재밌는 그림도 좋고 어려운 그림도 그려보고 싶구요.”라고 말했다. 어려운 그림이 무엇인지 묻자 “사진이나 그림을 보면서 그림을 그릴 때도 있는데 어쩔 땐 어렵다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있어요. 그런데 어렵지만 또 완성하고 나면 기분이 뿌듯해요.”라는 성숙한 대답을 들려주었다. 혼자 예중으로의 진학 준비를 하기 때문에 자신과 경쟁하게 될 친구들의 실력이 궁금하기도 하고 예중 준비를 하는 아이들이 많은 동네의 학원이 부러울 때도 있다고 한 이지온 학생은 “무엇보다 올해 10월에 있을 예중 시험에 꼭 합격하고 싶다.”고 힘주어 말했다.
4. 1973년생인 조미현님은 작년, 막내 딸이 초등학교를 졸업했다고 했다. “줌으로 졸업식을 하는데 같은 반 28여명 아이들이 반씩 나누어 등교하다보니 딸 아이가 졸업 앨범을 보면서 ‘아, 맞다. 얘도 우리 반이었었지.’라고 말하더라구요.” 라며 코로나로 인해 씁쓸했던 학교 풍경을 전했다. 신년 소망을 묻자 “올해 바라는 것이 있다면, 중학교 교복을 입고 있는 딸의 모습이 예뻐서, 저 예쁜 교복을 입고 학교 가는 날이 많았으면 하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코로나로 힘들 때면 예전 같으면 차를 타고 갔을 가까운 거리의 마트를 운동 삼아 걸어서 다녀오기도 하고 음악도 들으면서 잘 지내려고 노력했던 조미현님은 돌이켜보면 코로나로 인해 작년에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유학 갔던 아이가 건강한 모습으로 무사히 온 것만으로도 감사하지만 앞으로 모든 것이 정상적으로 돌아갔으면 하는 바람이 제일 커요. 지금은 개인적인 바람보다는 모두의 바람인 예전과 같은 생활로 돌아가는 것을 더 많이 생각하게 된다.”라고 말했다.
(맺음말)
소의 해, 우리 모두는 저마다 조금씩 다른 계획을 세웠을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좋은 점(?)이 있다면 우리 모두가 같은 바람을 하고 있다는 것이 아닐까. 바로 코로나가 끝날 때까지 모두가 건강하게 잘 지내고 빠른 시일 내로 예전과 같은 일상으로 돌아가는 것 말이다.
시윤정 주민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