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경(詩經) - 22 - 소아(小雅) - 북산지십(北山之什)
○ 北山(북산) 북쪽의 산
陟彼北山하여 言采其杞호라 偕(해)偕士子가 朝夕從事로니 王事靡盬(고)라 憂我父母호라
저 북쪽 산에 올라가 구기자나무를 뜯노라. 건장한 벼슬아치들이 조석으로 종사하니 나랏일을 허술히 할 수 없는지라 우리 부모를 근심하게 하노라.
溥(부)天之下가 莫非王土며 率土之濱이 莫非王臣이어늘 大夫不均이라 我從事獨賢호라
넓은 하늘 아래가 왕의 땅이 아닌 곳이 없으며 땅에 따른 바닷가(사람이) 왕의 신하가 아님이 없거늘 대부가 고루 평등치 못한지라 나만 종사하게 하여 홀로 어질다 하노라.
四牡彭彭(방방)하니 王事傍傍이로다 嘉我未老며 鮮我方將하여 旅力方剛이라 經營四方이로다
네 마리 수말이 쉬지 않고 달리니 나랏일이 끊임없이 계속되도다. 내 아직 늙지 않은 것을 가상히 여기며 내 바야흐로 건장함을 얻기 어렵다 하여 근력이 강한지라 사방을 경영할 수 있다고 하도다.
或燕燕居息이어늘 或盡瘁(췌)事國하며 或息偃(언)在牀이어늘 或不已于行이로다
혹은 편안히 거처하며 쉬거늘 혹은 수고로움을 다하여 나랏일에 종사하며 혹은 편안히 평상에 누워 있거늘 혹은 길 가기를 그치지 않도다.
或不知叫號어늘 或慘慘劬勞하며 或棲遲偃仰이어늘 或王事鞅掌이로다
혹은 소리쳐 부르짖는 줄 모르거늘 혹은 힘들게 수고하며 혹은 집에서 편안히 누웠다 앉았다 하거늘 혹은 나랏일에 수고로워 모양을 내지 못하도다.
或湛(담)樂飮酒어늘 或慘慘畏咎하며 或出入風議어늘 或靡事不爲로다
혹은 즐거이 술을 마시거늘 혹은 힘들게 허물을 두려워하며 혹은 출입하며 거리낌 없이 말하거늘 혹은 하지 않는 일이 없도다.
毛序 ○ 北山, 大夫刺幽王也, 役使不均, 已勞於從事, 而不得養其父母焉.
모씨의 서문 ; <북문>은 대부가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니, 시키는 일이 균등하지 못하여 자기만이 하늘 일에 수고로워 부모를 봉양함을 끝마치지 못한 것이다.
○ 無將大車(무장대차) 큰 수레를 떠밀고 가지 말라
無將大車어다 祇(지)自塵兮리라 無思百憂어다 祇自疧兮리라
큰 수레를 떠밀고 가지 말 지어다. 다만 스스로 먼지를 뒤집어쓰리라. 온갖 시름을 생각하지 말지어다. 근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無將大車, 維塵冥冥. 無思百憂, 不出于熲.
큰 수레를 떠밀고 가지 말 지어다. 먼지가 자욱하리라. 온갖 시름을 생각하지 말지어다. 근심에서 벗어나지 못하리라.
無將大車, 維塵雍兮. 無思百憂, 祇自重兮.
큰 수레를 떠밀고 가지 말 지어다. 먼지가 가리우리라. 온갖 시름을 생각하지 말지어다. 다만 스스로 거듭하리라.
毛序 ○ 無將大車, 大夫悔將小人也.
모씨의 서문 ; <무장대장>은 대부가 소인과 더불어 일한 것을 뉘우친 것이다.
○ 小明(소명) 조금 밝다
明明上天이 照臨下土시니라 我征徂西하여 至于艽野하니 二月初吉이러니 載離寒暑엇다 心之憂矣여 其毒大苦로다 念彼共人하여 涕零如雨로다 豈不懷歸리오 마는 畏此罪罟이라
밝고 밝은 하늘이 땅을 비추고 굽어보시느니라. 내 길을 떠나 서쪽으로 가서 먼 들판에 이르니 2월 초하루였는데 추위와 더위를 겪었도다. 마음에 근심함이여 그 독이 너무도 쓰도다. 저 벗을 생각하여 눈물을 비 오듯이 흘리노라. 어찌 돌아감을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이 죄를 두려워해서이니라.
昔我往矣엔 日月方除러니 曷云其還고 歲聿云莫엿다 念我獨兮어늘 我事孔庶로다 心之憂矣여 憚我不暇로다 念彼共人하여 睠睠懷顧호라 豈不懷歸리오마는 畏此譴怒니라
옛날 내가 갈 때에는 해와 달이 바야흐로 새로워지더니 언제나 돌아갈꼬. 이 해가 저물었도다. 나를 생각하니 혼자이거늘 내 일이 심히 많도다. 마음에 근심함이여 수고로워 내 겨를이 없노라 저 벗을 생각하여 돌아보고 돌아보아 생각하노라. 어찌 돌아감을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이 죄를 두려워해서이니라.
昔我往矣엔 日月方奧이러니 曷云其還고 政事愈蹙이로다 歲聿云莫라 采蕭穫菽호라 心之憂矣여 自詒伊戚이로다 念彼共人하여 興言出宿호라 豈不懷歸리오마는 畏此反覆이니라
옛날 내가 갈 때에는 해와 달이 막 따뜻해지더니 언제나 돌아갈꼬. 정치가 더욱 급박해지도다. 이 해가 저문지라 쑥을 뜯고 콩을 수확하노라. 마음에 근심함이여 스스로 근심을 끼쳤도다. 저 벗을 생각하여 일어나서 나가 잠을 자노라. 어찌 돌아감을 생각하지 않으리오마는 이 뒤집힘을 두려워해서이니라.
嗟爾君子는 無恒安處어다 靖共爾位하여 正直是與면 神之聽之하여 式穀以女리라
아, 너희 군자들은 편안히 거처함을 떳떳하게 여기지 말지어다. 네 지위를 조용히 하고 공손히 하여 정직한 사람을 도와주면 신이 네 소원을 들어주어 복록을 너에게 주리라.
嗟爾君子는 無恒安息이어다 靖共爾位하여 好是正直이면 神之聽之하여 介爾景福이리라
아, 너희 군자들은 편안히 쉼을 떳떳하게 여기지 말지어다. 네 지위를 조용히 하고 공손히 하여 정직한 사람을 좋아하면 신이 네 소원을 들어주어 큰 복을 너에게 주리라.
毛序 ○ 小明, 大夫悔仕於亂世也.
모씨의 서문 ; <소명>은 대부가 난세에 벼슬함을 뉘우친 것이다.
○ 鼓鍾(고종) 종을 치다
鼓鍾將將이어늘 淮水湯湯(상상)하니 憂心且傷호라 淑人君子여 懷允不忘이로다
뎅뎅 종을 치거늘 회수는 넘실넘실 흐르니 마음에 근심하고 또 슬퍼하노라 착한 군자여 그리워하여 진실로 잊지 못하도다.
鼓鍾喈(개)喈어늘 淮水湝(해)湝하니 憂心且悲호라 淑人君子여 其德不回로다
뎅뎅 종을 치거늘 회수는 넘실넘실 흐르니 마음에 근심하고 또 슬퍼하노라 착한 군자여 그 덕이 간사하지 않도다.
鼓鍾伐鼛(고)어늘 淮有三洲하니 憂心且妯(추)호라 淑人君子여 其德不猶로다
종을 치고 큰 북을 치거늘 회수에 세 모래섬이 있으니 마음에 근심하고 또 울렁거리노라. 착한 군자여 그 덕이 이와 같지 않도다.
鼓鍾欽欽이어늘 鼓瑟鼓琴하며 笙磬同音하니 以雅以南과 以籥(약)이 不僭(참)이로다
둥둥 북을 울리거늘 비파를 타고 거문고를 타며 생황과 경쇠의 소리를 함께 하니 대아(大雅)와 소아(小雅), 주남(周南)과 소남(召南)에 피리와 춤이 어지럽지 않도다.
毛序 ○ 鼓鍾, 刺幽王也.
모씨의 서문 ; <고종>은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다.
○ 楚茨(초자) 무성한 납가새
楚楚者茨에 言抽其棘은 自昔何爲요 我蓺黍稷이니라 我黍與與며 我稷翼翼하여 我倉旣盈하며 我庾維億이어늘 以爲酒食(사)하여 以享以祀하며 以妥以侑하여 以介景福이로다
무성한 납가새에 그 가시를 제거함은 예로부터 왜 그랬을꼬. 우리에게 기장과 피를 심게 하려는 것이라. 내 기장이 무성하며 내 피가 무성하여 내 창고가 이미 가득하며 내 노적이 수없이 많거늘 술과 밥을 장만하여 올리고 제사하며 편안히 모시고 권하여 큰 복을 주도다.
濟濟蹌蹌이라 絜爾牛羊하여 以往烝嘗하니 或剝或亨(烹)하며 或肆或將이로다 祝祭于祊하니 祀事孔明하여 先祖是皇이시며 神保是饗이라 孝孫有慶하여 報以介福하니 萬壽無疆이로다
몸을 가다듬어 네 소와 양을 정갈히 마련하여 가서 겨울제사를 지내며 가을제사를 지내니 혹은 짐승의 가죽을 벗기고 혹은 희생을 삶으며 혹은 차려놓고 혹은 받들어 올리도다. 제관이 사당 안에서 제사하니 제사하는 일이 심히 갖추어져 선조가 이에 크게 강림하시며 신이 편안히 이에 흠향하시네. 효성스런 자손에게 경사가 있어 큰 복으로 갚아주니 만수무강하리로다.
執爨(찬)踖(척)踖하여 爲俎孔碩하니 或燔或炙이며 君婦莫莫하니 爲豆孔庶로다 爲賓爲客이 獻酬交錯하니 禮儀卒度하며 笑語卒獲일새 神保是格이라 報以介福하니 萬壽攸酢(작)이로다
부엌일을 공경히 하여 도마에 담은 제육이 매우 크니 혹은 고기를 굽고 혹은 구운 고기를 만들어 아내가 공경하고 정갈하니 그릇에 담기를 매우 많이 하였도다. 손님 된 자들이 술잔을 서로 권하니 예의가 모두 법도에 맞으며 웃고 말함이 모두 마땅하기에 신령이 이에 강림하는지라 큰 복으로써 보답하니 만수로 갚는 바로다.
我孔熯(연)矣나 式禮莫愆(건)일새 工祝致告하되 徂賚(뢰)孝孫하시되 苾芬孝祀에 神嗜飮食이라 卜爾百福하되 如幾如式하며 旣齊旣稷하고 旣匡旣勑(래)일새 永錫爾極하되 時萬時億이시니라
내 힘이 심히 다하였으나 예를 행함에 어그러짐이 없기에 축문 읽는 사람이 신의 뜻을 전하여 아뢰기를 가서 효성스런 자손에게 주시되 향기로운 제사에 신이 음식을 즐긴지라 너에게 백복을 내리되 기약한 시기와 같게 하고 법식과 같게 하여 이미 정제하고 이미 빨리하여 이미 바로하고 이미 삼갔으므로 길이 너에게 지극함을 주되 이에 억만으로 한다 하시니라.
禮儀旣備하며 鍾鼓旣戒하여 孝孫徂位어늘 工祝致告로다 神具醉止라 皇尸載起어늘 鼓鍾送尸하니 神保聿歸로다 諸宰君婦가 廢徹不遲하니 諸父兄弟가 備言燕私로다
예의가 이미 구비되며 종과 북을 이미 울려 효성스런 자손이 자리로 가거늘 축 읽는 사람이 신주(神主)의 뜻을 전하여 고하도다. 신령이 모두 취한지라 신주가 일어나거늘 종을 쳐 신주를 전송하니 신령이 돌아가시도다. 제주와 아내가 제상을 치우기를 더디지 않게 하니 여러 아버지뻘과 형제가 갖추어 잔치해서 사사로운 은혜를 다하도다.
樂具入奏하니 以綏(수)後祿이로다 爾殽(효)旣將하니 莫怨具慶이라 旣醉旣飽하여 小大稽(계)首하되 神嗜飮食하여 使君壽考로다 孔惠孔時하여 維其盡之하니 子子孫孫이 勿替引之로다
악기를 모두 들여와 연주하니 뒤에 복록을 편안히 누리도다. 네 안주를 이미 올리니 원망하는 이가 없이 모두 경하하는지라 이미 취하고 이미 배가 불러 크고 작은 사람들이 머리를 조아리고 말하기를 신령이 음식을 즐기시어 그대로 하여금 오래 살게 하도다. 심히 순하고 심히 때에 맞아 그 극진하였으니 자자손손이 중단하지 않고 길이 이어나가리로다.
毛序 ○ 楚茨, 刺幽王也. 政煩賦重, 田萊多荒, 饑饉降喪, 民卒流亡, 祭祀不饗. 故君子思古焉.
모씨의 서문 ; <초자>는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다. 정사가 번거롭고 부역이 무거워 토지가 많이 황폐해지니 기근이 들고 재앙을 내려 백성들이 마침내 도망하여 제사를 올려도 신령이 흠향하지 않았다. 그러므로 군자가 옛날을 그리워한 것이다.
○ 信南山(신남산) 진실로 남산을
信彼南山을 維禹甸(전)之로다 畇(균)畇原隰을 曾孫田之라 我疆我理하니 南東其畝로다
진실로 저 남산을 우임금이 다스리셨도다. 개간된 언덕과 습지를 증손이 농사짓는지라 내 큰 경계를 내고 작은 길을 내니 이랑을 남쪽으로 하고 동쪽으로 하도다.
上天同雲이라 雨雪雰雰이어늘 益之以霢(맥)霂(목)하니 旣優旣渥(악)하며 旣霑旣足하여 生我百穀이로다
하늘에 온통 먹구름이 낀지라 함박눈이 펄펄 내리거늘 보슬비로써 더하니 이미 넉넉하고 충분하며 이미 젖고 흡족하여 우리 백곡을 자라게 하도다.
疆場翼翼이어늘 黍稷彧彧하니 曾孫之穡이로다 以爲酒食하여 畀(비)我尸賓하니 壽考萬年이로다
지경이 정연하거늘 곡식이 무성하니 증손의 농사로다 술과 밥을 만들어 우리 신주와 손님에게 올리니 수명이 만년을 누리리로다.
中田有廬요 疆場有瓜어늘 是剝是菹(저)하여 獻之皇祖하니 曾孫壽考하여 受天之祜로다
밭 가운데 오두막이 있고 지경에 오이가 있거늘 이것을 깎아 김치를 담가서 조상에게 올리니 증손이 수명을 누려 하늘의 복을 받으리로다.
祭以淸酒하고 從以騂(성)牡하여 享于祖考하니 執其鸞刀하여 以啓其毛하고 取其血膋(료)로다
청주로 제사 강신을 하고 이어 붉은 희생을 올려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니 그 방울 칼을 잡아 털을 헤쳐 보이고 피와 기름을 취하도다.
是烝是享하니 苾苾芬芬하여 祀事孔明이어늘 先祖是皇하사 報以介福하니 萬壽無疆이로다
이에 올리며 제향하니 향기롭고 향기로워 제사가 매우 구비되었거늘 선조가 이에 크게 강림하사 큰 복으로써 보답하니 만수무강하리로다.
毛序 ○ 信南山, 刺幽王也. 不能脩成王之業, 疆理天下, 以奉禹功. 故君子思古焉.
모씨의 서문 ; <신남산>은 유왕(幽王)을 풍자한 것이다. 성왕의 사업을 닦지 못하여 천하를 다스려 우임금의 일을 받들지 못하였다. 그러므로 군자가 옛날을 그리워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