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 원인이 귀가 아닌 뇌의 문제라는 연구결과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김지수 기자가 보도합니다.
이명의 발생 원인이 귀 안쪽의 달팽이관이 아닌 뇌에서 비롯됐다는 연구결과가 나왔습니다.
을지병원 심현준 교수팀은 다양한 청력을 가진 이명 환자와 정상인을 네 그룹으로 나눠서 언어 인지력을 측정했습니다.
청력은 정상인데 한쪽 귀에만 이명이 있는 사람들, 또 청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을 한쪽 귀 그리고 양쪽 귀에 이명이 있는 사람들로 각각 나눴습니다.
그리고 단어들을 들려줬습니다.
언어 인지 능력을 측정하는 것입니다.
그 결과 청력과 상관없이 이명이 있는 쪽의 귀에서 언어 인지력이 크게 떨어졌습니다.
<심현준 /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이명의 발생은 달팽이관 손상에서 시작되기는 하지만 달팽이관의 손상이 얼마나 심하냐에 달려있는 것이 아니라 달팽이관 손상에 의해서 변화되는 대뇌의 청각 피질이 어떻게 달팽이관 손상에 반응하느냐에 따라 달려있다는 결론이 되겠습니다."
교수팀은 이명의 발생이 달팽이관 손상에 반응하는 뇌의 기능 변화에 달렸다고 설명했습니다.
<심현준 / 을지대학교 을지병원 이비인후과 교수> "달팽이관 손상에 의해서 발생하는 난청이 아주 심한 경우에도 이명이 발생하지 않을 수도 있고요. 어떤 경우에는 난청이 비교적 심하지 않고 청력이 괜찮은데도 이명이 발생할 수도 있고 양쪽의 청력이 동일한 정도로 난청이 있는데도 한쪽만 이명이 발생할 수 있겠습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뇌신경과학 권위지인 '저널 오브 뉴로사이언스'에 실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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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청각기능의 변화가 이명 발생의 원인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을지대학교 을지병원(원장 홍서유)은 최근 원내 이비인후과 심현준 교수 연구팀이 다양한 유형의 청력과 이명을 가지고 있는 환자들을 선별, 음향심리학적 분석을 통해 이명의 발생이 난청을 유발하는 달팽이관의 손상 정도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달팽이관 손상에 반응하는 뇌의 청각기능의 변화과정 따라 결정 된다는 점을 규명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명은 외부의 소리 자극 없이 주관적으로 소리를 느끼는 이상감각 현상으로 객관적인 측정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연구에는 많은 제한이 따른다.
그동안 많은 학자들은 이명이 일상생활에서 언어를 분별하는데 지장을 초래할 것이라는 추측은 있었지만 이를 증명한 연구는 없었다.
연구팀은 다양한 유형의 청력을 가진 이명환자 및 정상인을 양측 청력이 정상이고 이명은 일측에만 있는 환자 9명, 양측 모두 같은 정도의 난청이 있고 이명은 일측에만 있는 환자 12명, 양측 모두 같은 정도의 난청이 있고 이명도 양측에 있는 환자 9명, 양측 청력이 정상이고 이명이 없는 15명의 대조군 등 4그룹으로 나눴다.
연구팀은 4개의 그룹에 대해 음향심리학적 분석을 실시했다.
음향심리학적 분석이란 물리적인 소리 신호를 대뇌의 청각 영역이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 상호작용을 분석하여 다양한 높낮이, 지속시간, 그리고 음색을 가진 소리가 우리의 뇌에서 어떻게 구별되는지를 규명하는 방법이다.
심현준 교수는 "이명은 외부에서 들어오는 물리적인 소리 자극 없이 인간의 대뇌 청각영역이 소리를 인지하는 일종의 이상감각 현상이다"며 "음향심리학적 분석을 이용하면 이명이 우리 청각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이명의 발생기전이 어떻게 되는지 밝힐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하고 연구를 시작했다"고 고 말했다.
말소리는 일차적으로 속귀에 있는 달팽이관에서 그 주파수 높낮이와 시간변화를 분석하고 그 정보가 대뇌의 청각 영역에서 소리의 의미를 인지하게 되는 과정을 거친다.
이에 연구팀은 각각 4개의 그룹에 대해 SRD, TMD, SPD, SRT 등의 4가지 방법으로 음향심리학적 분석을 진행했다.
연구 결과 이명이 있는 귀와 이명이 없는 건강한 귀의 비교에서 SRD(소리의 주파수 분별력), TMD(시간변화 분별력), SPD(주파수 및 시간변화 통합 검사)는 차이가 거의 없으나, SRT(언어분별력 검사)는 이명측 귀의 수치가 의미 있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나 이명측 귀가 건강한 귀보다 언어분별력이 나쁘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그룹 2의 음향심리학적 분석 결과도 그룹 1과 유사하게 이명이 있는 귀가 이명이 없는 건강한 귀에 비해 소리의 주파수 분별력이나 시간변화 분별력은 열등하지 않지만 언어분별력은 의미 있게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룹 3의 결과는 네 가지 모든 검사에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고 그룹 4인 대조군을 포함시켜 재검증해도 같은 결과를 보였다.
결국 그룹 1과 2에서 말소리 분별력이 떨어지는 것은 이명의 효과에 의한 것임을 증명할 수 있었다.
대부분의 이명은 난청을 동반하기 때문에 이명은 달팽이관 손상으로 촉발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양측 귀에 청력이 같지만 한쪽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경우 '달팽이관 내부에 청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정도의 미세한 손상의 차이'가 이명을 발생시키는 원인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이번 연구 결과 양측 청력이 같고 한쪽 귀에서 이명이 들리는 환자(그룹 1과 2)들에게서 청력이 정상이거나 난청이 있거나 상관없이 이명이 있는 귀와 없는 건강한 귀 사이에 주파수 및 시간변화 분별력이 차이가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리의 주파수 및 시간변화 분별은 1차적으로 달팽이관에서 결정된다.
결국 이명이 있는 측과 없는 측에서 차이가 없다는 것은 이명이 있는 측의 달팽이관 기능이 더 나빠져 있다는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지만 이명이 있는 측 귀가 건강한 측의 귀에 비해 언어 분별력이 떨어져 있다는 것은 이명이 달팽이관이 아니라 대뇌 청각영역의 선택적으로 작용해 말소리를 차폐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측된다고 연구팀은 전했다.
연구팀은 "통상 언어분별력은 주파수 및 시간변화 분별력과 매우 높은 상관관계를 보이는데 이 연구 결과와 같이 탈동조화를 보이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며 일반적인 소리 청취 경로와 다른 특수한 경로로 이명이 발생하고 인지됨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이어 "이명의 발생이 난청을 유발하는 달팽이관의 손상 정도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라 달팽이관 손상에 반응하는 뇌의 기능 변화에 따라 결정 된다는 것"이라며 "따라서 어떤 사람은 난청이 심한데도 이명이 없고 반대로 어떤 사람은 비교적 좋은 청력을 가지고도 이명을 느끼게 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연구 결과는 최근 세계적 뇌신경과학 저널 'The Journal of Neuroscience'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