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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카약 이야기는 '급류 카약'을 주제로 해볼까 합니다.
전세계에서 급류 카약 이용 인구가 가장 많고 톱 클래스급 급류 카약 브랜드도 가장 많은 미국(USA)의 경우, 2014년도에 카약을 이용해서 아웃도어 레저스포츠를 즐긴 인구 수로 집계된 1,300만명(미국 인구 3억 1,860만명의 중 약 4%에 해당하는 수) 중 18.46%에 해당하는 230만명이 급류 카약을 이용했다는 Outdoor Foundation의 보고서가 나왔는데요.
투어링과 씨 카약을 타는 290만명(약 22.3%)보다조금 적고 레크리에이셔널 카약킹 이용 인구인 890만명(68.4%)과 비교했을 때 평균 다섯명에 한명꼴로 적은 수에 불과하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그 격차가 줄어들고 있다고 합니다.
이 기관에서는 매년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는데 그러한 수가 집계된다는 것 만으로도 대단하다고 느낍니다.
아무튼 급류 카약킹의 이러한 빠른 성장의 배경에는 이미 수십 년에 걸쳐 상업화의 단계를 거치며 대중화된 급류 래프팅도 급류에서의 레저 활동에 대한 우려와 기피 심리를 누그러뜨리는데 한 몫을 했겠지만, 최근 10년 사이에 미국 전역 곳곳에 문을 열었거나 건설 중인 인공 혹은 친환경 형태의 급류 파크(Whitewater Parks)들의 역할도 대단히 크다 하겠습니다.
아무리 미국이라도 대형 펌프로 물을 끌어 올려서 물을 흘려 보내 운영하는 400~500억원 규모의 인공 급류 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건설할 수 있는 친환경형 급류 파크라도 보통 30~40억원이나 들어가는데, 너무 위험하다고 판단되거나 유별나고 특별한 소수를 위해 그러한 비용과 공간을 투자할리는 만무하겠죠?
솔직히 급류라는 자연 발생적 환경에 대해 우리나라 사람들의 인식은 지나칠 정도로 위험하게 보는 것이 아닐까라고 생각합니다.
어차피 다 인간이 급류를 타고 놀겠다고 생각한 것 자체가 그만큼 재미있고 한번 경험하면 푹 빠져들만큼 흥미만점 스릴 만점이거든요.
그리고 미국의 카약 이용 인구 중 18%나 되는 급류 카약커들(전체 인구로 볼 때는 극히 적지만) 중에는 혈기 왕성한 청년들도 있지만 30~40대의 청장년은 물론 50~60대들도 굉장히 많으며, 어린 아이들도 적지 아닌데 그들 가족(부모)들은 왜 그들이 급류를 타는 것을 만류하지 않을까요?
① 급류 카약킹은 정말 위험할까?
여러분 모두가 그렇게 생각하듯 급류 카약킹에는 실제로 적지 않은 잠재적인 위험요소들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대부분의 위험요소들은 우리가 눈으로 봐도 얼마든지 위험하다는 것을 인지할 수 있는 것들이고 이미 '강 이야기'에서 언급한 몇 가지 위험요소들을 읽고 이해했다면 충분히 인지할 수 있는 것들 입니다.
따라서 급류를 타려는 카약커들은 그러한 잠재적인 위험요소들을 미리 피하거나 설혹 피할 수 없게 되었다 하더라도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방법과 기술들을 적절한 수준의 교육과 훈련을 받음으로써 해결할 수 있습니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급류에서 사고가 발생하면 아주 짧은 순간에 생명까지 잃을 수도 있기 때문에 이런 점을 충분히 이해하고 있는 대다수의 급류 카약커들은 자신들이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을 바탕으로 교육을 받지 않고 급류를 타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누군가가 정말 급류 카약을 타고 싶어 한다면 교육을 받고 타라고 거의 강요에 가까울 정도로 권합니다.
급류 카약커들이 이렇게 급류를 타는 것이 위험할 수도 있음을 알면서도 급류를 타는 것은 그만큼 큰 매력이 있기 때문이죠.
'위험이 없으면 스릴도 없고 재미 또한 없으니까'
반면에 레크리에이셔널 카약킹, 투어링·씨 카약킹은 물론 카약 피싱에서는 이 정도까지 강력하게 권유를 하거나 조언하지는 않습니다.
이미 언급했었듯 바다는 급류보다 훨씬 위험한 자연환경임에 분명한데도 말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다로 나가는 카약커들 중 정말 많은 이들의 카약을 타고 다루는 기술적 수준은 솔직히 급류를 타는 카약커에 비해 턱도 없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장시간 노를 젓는 지구력은 훨씬 강할지 몰라도 말입니다.
결국 기본적으로 카약을 타는 기술적 수준은 물론 상황 대처 능력이나 경험에서 큰 차이가 있기 때문에 실제로 발생하는 카약킹으로 인한 인명사고나 조난사고는 아주 위험하게 보이는 급류 카약킹보다는 그리 위험하게 보이지 않는 수면 공간에서의 카약킹에서 더 빈번하게 발생하는 편이죠.
또한 급류 카약커는 절대 혼자 급류를 타지 않습니다.
카약커들에게 권장되는 '적어도 세 척의 카약이 함께하라'는 안전수칙을 굉장히 잘 준수하는 편입니다.
그리고 자신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의 카약커와 동행하기 보다는 자신보다 더 잘타고 경험이 많은 카약커들을 따라 나서려고 무척 애를 쓰며,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구조안전 장비를 잘 휴대하는 편입니다.
그에 대한 비용도 만만치 않게 들지만 자신도 최선을 다하는 것은 물론 만일의 위험상황에 대비한 일종의 보험을 드는 것이죠.
그리고 급류 카약커들 대다수는 실전 투어보다는 트레이닝 개념의 투어 활동을 더 많이 즐기는 편입니다.
이러한 일련의 투자(교육과 훈련)를 통해 습득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실전 투어에 나서는 편이라서 실제 사고가 나는 경우는 극히 드뭅니다. 그냥 막 들이대지 않는다는 겁니다.
'훈련의 땀 한방울이 실전의 피 한방울이다'라는 격언이 딱 적용되죠.
간단히 말하면 순간의 실수나 과욕으로 얻게 되는 '예견된 사고'는 트라우마를 얻거나 카약킹을 그만두는데 그치지 않고 생명까지도 위협받을 수 있는 심대한 치명상을 입는다는 사실을 잘 알기 때문입니다.
어찌 되었든 국내에서 현재 적어도 급류 카약커라고 부를 수 있는 연간 6일 이상 급류 카약을 타는 카약커는 수 백명은 되며, 그 중에서도 연간 12일 이상 타는 급류 카약커라면 상당한 수준에 있다고 봐도 됩니다.
② 급류 카약킹의 매력
"하고 많은 카약 중에 왜 하필이면 급류 카약을 탄다고 난리냐"라는 우려와 걱정어린 소리를 들어 보신 적이 있으신지요?
그럼에도 급류 카약킹을 즐기는 이들 중 상당수는 '저거 진짜 한번 타보고 싶다'는 강렬한 유혹에 이끌려 식구들 몰래 급류 카약을 구입하거나 급류를 타러 다니는 분들이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대체 무슨 매력이 있길래 그럴까요?
우선 첫 번째로 꼽자면 '헬멧과 두툼한 구명조끼로 완전 무장한 포스가 멋지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아웃도어 레저 스포츠에서 패션은 빼놓고 얘기할 수 없는 부분이죠.
여기에 거대한 파도나 가파른 계곡을 가볍게 타고 내려가는 장면은 보는 이들에겐 그야말로 한 편의 영화처럼 보이고 그걸 해내는 카약커는 바로 주인공이자 히어로처럼 보이거든요.
그래서 점점 더 화려하고 멋진 패션으로 관객에게 보답하려는지도 모릅니다.
'누군가 나를 보고 있다!'
두 번째는 '간단하게 어깨에 메고 들어나를 수 있을 만큼 콤팩트하게 보이기 때문'입니다.
사실 무게야 별반 차이가 없지만 수 미터에 이르는 길고 부피가 큰 카약을 차에 싣고 다니는 것도 쉽게 엄두가 나지 않지만 어디다 보관할 것이냐를 두고 다들 고민하죠. 대부분의 급류 카약들은 집 안에다 보관할 수 있을 정도의 크기인데다 SUV 크기라면 차량 내부에도 싣고 다닙니다.
요것 참 매력적이죠.
세 번째는 '남들이 다들 두려워하는 것을 나는 해내고 싶다라는 강력한 자기 과시욕 때문'도 있다고 봅니다.
남보다 더 가파른 곳을 오르거나 내리 꽂으며, 더 거칠고 위험하게 보이는 곳을 극복(정복이라는 표현은 좀 지나치고)하려는 심리는 바로 '인간의 도전' 심리와도 딱 맞아 떨어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게 너무 지나치면 과욕이 되고 만용이 되지만 적절한 수준을 선택하고 점진적 성장과 발전을 꾀한다면 정말 좋죠.
비슷한 맥락이지만 '나약하거나 변화없는 일상에서 벗어나 강렬한 무언가에 도전하고픈 심리 때문'도 있습니다.
종종 쉽게 포기하거나 뒤로 빠져서 남들이 성취해내는 모습만 바라보는 것이 아닌 나 자신이 보다 더 적극적으로 도전하고 쟁취하는 자세를 갖고 싶어하는 것 말입니다.
포기하지 않는 자세는 바로 아웃도어 레저스포츠가 우리에게 주는 가장 큰 사회적 순기능이며, 처음에는 어땠을지 몰라도 어엿한 급류 카약커가 되면 진짜 멘탈은 강해집니다.
③ 급류 카약의 종류
● 리버 러닝 카약(River Running Kayaks)
풍부한 부력과 균형잡힌 체중 분배로 상당히 안정적이며 카약 롤(Roll)을 구사하거나 습득하기도 좋고 날카로운 엣지를 이용한 멋진 회전도 구사하기 좋게 설계되어 급류 카약킹을 처음 시작하거나 기술 향상을 원하는 이들에게 가장 권하는 스펙의 카약입니다.
주행 속도도 빨라서 물살을 타고 강을 내려가는 투어는 기본이고 가끔 큰 비가 내려 강 유량이 불어났을 때 빅 워터(Big Water)를 타는데도 적합해서 급류 카약커라면 누구나 한 척 쯤은 보유하고 있는 종류입니다.
● 프리스타일 카약(Freestyle Kayaks)
승용차 안에도 들어갈 정도로 급류 카약 중에서는 가장 작고 가벼운 편입니다.
주행 속도는 가장 느리지만 적절한 교육을 받으면 카약을 수면에 수직으로 세우거나 세로 방향으로 회전시키는 것은 물론 수면을 박차고 공중제비를 돌 수도 있은 등 이른바 묘기를 부리기 적합한 스펙으로 디자인 된 카약입니다.
부력도 적고 수면의 움직임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물론 카약 롤(Roll)도 구사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초보자들에게는 절대 추천하지 않습니다. 최소한 초급(2스타) 수준 이상이어야 하며 카약 롤도 완벽하게 구사할 수 있어야 다룰 수 있습니다.
이 프리스타일 카약을 타는 모습을 보면 아주 위험한 듯 보이기도 하고 재미있게 보이기도 하지만 솔직히 프리스타일 카약킹만큼 안전한 것도 없습니다.
프리스타일 카약은 대부분의 트레이닝을 잔잔한 평수에서 하며, 위험이 거의 없는 파도에서 가장 많이 탑니다.
좀더 숙련되더라도 물이 역류하는 홀(Hole) 중에서도 안전한 홀을 찾아 즐기기 때문입니다.
세계카누연맹이 주관하는 국제 경기도 개최됩니다.
● 프리 러닝 카약(Free Running Kayaks)
프리스타일과 리버 러닝 카약을 교배해 놓은 듯한 스펙의 카약으로 짧은 거리의 리버 러닝도 즐기면서 좋은 서핑 포인트에서 서핑을 즐기거나 프리스타일 기술을 즐길 수 있어 올라운드 급류 카약으로도 불립니다.
어중간한 스펙으로 인해 한 때 시장에서 사라지는 듯 하다가 한 척의 급류 카약으로 적당한 수준에서 리버 러닝과 프리스타일을 즐기고픈 카약커들의 요구가 커지면서 최근 다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 크릭 카약(Creek Kayaks)
얼핏보면 리버 러닝 카약과 비슷한 듯 보이지만 용적도 더 크고 로커(Rocker)가 훨씬 크게 설계된 스펙으로 주로 가파르고 험난한 계곡 지형은 물론 빅 워터를 타기 적합한 구조로 만들어진 카약입니다.
리버 러닝용으로도 탈 수는 있지만 리버 러닝 카약에 비해 직진성이 떨어지고 육중하고 견고한 선체를 기동시킬 수 있는 근력과 정확한 보트 컨트롤을 구사할 수 있는 기술 수준이 필요하기 때문에 중급(3스타) 기술 수준이거나 그 수준까지 기술 향상을 꾀하는 카약커가 선택하는 것이 좋습니다.
보통 급류 카약커들 사이에서는 진정한 용자의 카약이라고 하죠.
2024년에 프랑스 파리에서 개최되는 하계올림픽부터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카누익스트림슬라롬(CSLX) 경기에 주로 쓰이는 카약들 중 상당수가 바로 크릭 카약들입니다.리버러닝이나 프리러닝 카약을 사용해도 무방하지만 크릭 카약들이 상대적으로 더 용적이 크고 길이가 길기 때문에 유리하기 때문입니다.남녀 각 1종목씩 있습니다.
● 크로스오버 카약(Crossover Kayaks)
짐을 싣고 길고 급류가 있는 강을 빠르게 여행하면서 캠핑도 즐길 수 있게 후방에 적재 공간을 만든 카약, 급류를 타고 내려가면서 낚시와 캠핑까지도 함께 즐길 수 있게 배려한 싯온탑 형태로 된 것도 있습니다.
급류를 통과할 때 발생할 수 있는 침수 상황에서도 저절로 빠른 배수가 되고 1~2명이 함께 탈 수 있는 인플래터블 카약(더키)처럼 사용자의 다양한 요구를 받아들여 만든 카약들로 정통 급류 카약의 형태는 아니지만 급류 활동이나 즐기는 스타일을 두 가지 이상 기대할 수 있도록 만든 카약을 말합니다.
앞으로 점점 더 다양한 크로스오버 카약들이 출현하겠죠?
● 스쿼트 보트(Squirt Boats)
슬라롬 카약과 비슷하지만 올라타면 거의 반 잠수정처럼 수면에 뜰락말락할 정도로 용적을 극소화시킨 얄팍하고 날카로운 모양의 묘기용 카약입니다.
탑승하기 엄청 불편하고 균형을 잡기도 쉽지 않지만 수면과 수중을 넘나들며 펼치는 묘기는 가히 예술입니다.
프리스타일 카약이 바로 스쿼트 보트에서 발전된 것으로 스쿼트 보트가 수면과 수중을 넘나드는 형태라 한다면 프리스타일 카약은 수면과 공중을 넘나드는 형태라 할 수 있습니다.
국제 프리스타일 경기 중 세부 종목에 들어가 있습니다.
● 슬라롬 카약(Slalom Kayaks)
1949년에 최초로 세계선수권대회가 개최되고 현재 올림픽에 4개(카약은 2개)의 금메달이 걸려있는 급류 카약의 원조라 할 수 있습니다. 남녀 각 1인승 종목이 있습니다.
스펙은 길이 3.5 m 폭 60 cm에 무게 9 kg의 국제경기규칙 규정에 부합되어야 합니다.
보통 2~4급 수준의 급류가 흐르는 약 400 m 내외의 구간에 18~25개 정도의 기문(6~7개는 상류방향 통과 기문)을 공중에 매달아 놓고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벌점을 최소화하면서 통과하는 방식으로 경기가 개최됩니다.
우리나라에도 국가대표선수들이 선발되어 국제경기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어린 꿈나무 카약커들은 한번 도전해봄직도 하겠죠?
● 와일드워터 카약(Wildwater Kayaks)
역시 2~4급의 급류 구간을 전속력으로 질주하는 국제경기에 쓰이는 카약입니다.
6~10 km의 장거리 구간을 질주하는 클래식 경기와 500~750 m의 짧은 구간을 질주하는 스프린트 경기가 있습니다.
마치 사마귀의 몸체처럼 생겨 조금 우스광스럽게 보이고 균형을 잡기 힘들지만 엄청나게 빠른 급류 카약입니다.
④ 급류 카약을 어디서 어떻게 즐길 수 있나?
우리나라에 급류 카약을 타고 놀 수 있는 코스들은 강(River)만을 두고 본다해도 작은 땅덩어리에 비하면 꽤 많은 편입니다.
'강 이야기 2'편에서 국내의 유명 급류 코스들을 소개하였으니 다시 한번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특히 백두대간을 끼고 있는 한강수계에 다양한 등급과 풍광을 즐길 수 있는 코스들이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급류 카약킹 시즌은 빠르면 3월, 보통 4~5월의 봄 장마 때부터 시작해서 7~9월의 여름 장마 시즌에 절정을 맞고 10월 하순이면 대략 끝나게 되는데 대략 7개월 정도 즐길 수 있습니다.
보통 날이 더워지기 시작하는 6월 중순을 전후로 살짝 가뭄이 드는 기간이 있습니다.
지난 이야기에도 말씀드렸듯 강에 물이 마르거나 결빙되는 시기에는 바다로 나가 서핑을 즐겨보는 것도 괜찮거든요.
강에서의 시즌은 우리나라와 위도가 비슷한 북미주 지역과 거의 비슷하므로 미국이나 캐나다쪽으로 여행하는 분들은 더 다양한 강을 타는 경험을 하실 수도 있으리라 봅니다.
특히 미국과 캐나다 서부 지역은 로키산맥과 시에라네바다 산맥의 고산들이 많아 만년설이 녹아내리는 정말 멋진 급류 코스들이 많고 한국에서의 비행시간(대략 9시간?)도 너무 길지 않아 가 볼만 하다고 봅니다.
항공편으로 2~3시간이면 갈 수 있는가까운 일본이나 대만은 11월까지도 태풍이 잦아 강에 물이 많으며 기온도 조금 더 온화해서 좀더 시즌을 길게 즐길 수 있으며 급류 코스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중국에서는 저도 카약을 타보진 않았으니 그쪽 정보는 말씀드릴 수가 없군요. ㅠㅠ
강에 급류가 형성되려면 비가 오거나 댐에서 물을 방류해야 하는데요.
보통 큰 비가 내리면 강의 수위는 순식간에 불어나고 비가 그치면 서서히 수위가 낮아집니다.
짧은 시간에 많은 비가 내리면 수위가 급격히 올라가지만 순식간에 물이 빠지며, 장시간에 걸쳐 비가 내리면 수위는 서서히 올라가지만 그만큼 서서히 물이 빠진다는 점 기억하시면 투어 계획을 짜는데 조금은 도움이 될 겁니다.
국내 대부분의 강의 상황은 국토교통부의 홍수통제소 웹사이트에서 수위(유량)표와 강수량 정보, 심지어 댐 방류정보까지 지점별로 실시간으로 볼 수 있습니다. 한강홍수통제소
이 사이트에서 다른 수계 홍수통제소로 연결해서 볼 수도 있습니다.
집중호우가 내려 강의 수위가 급증하게 되면 관할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하천으로의 출입을 통제하기도 합니다.
이는 수상레저안전법에서 법으로 정하고 있기 때문인데요.
특히 래프트가 운행되는 코스들은 대부분 현지 래프팅 업체들이 모두 이 규정(조례)에 의해 운행 여부가 결정되므로 사전에 꼭 확인할 필요가 있습니다.
제가 쓰는 투어가이드에서는 여러 급류 코스들에 대한 정보와 적정 수위에 대한 정보도 제공하고 있으니 필요하면 찾아보시는 것도 좋을 듯 합니다.
카약 서핑과 마찬가지로 급류 카약킹도 나름대로의 규칙과 에티켓이 있습니다.
이른바 '리버 에티켓'이죠.
'카약 이야기 6'에서 물 위에서의 에티켓이란 내용에서 다룬 바 있습니다.
링크를 걸어 두었으니 한번 더 읽어 보시기 바랍니다.
이것은 서로간의 예의를 지키자는 것 외에도 서로의 안전을 최대한 확보하자는 취지라는 점을 이해하셨으면 합니다.
아무리 급류를 타는 것이 재미있다 하더라도 만에 하나라도 누군가 사고를 당한다면 바로 그 순간부터는 전체 분위기가 싸늘해지고 좋지 않은 분위기로 급변하기 때문이며, 이는 바로 규칙과 에티켓을 지키지 않음으로 인한 것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또한 최근 10년 사이에 외국의 급류 카약커(대부분 상당한 수준의 카약커들)들이 우리나라를 방문해서 국내 동호인들과 함께 급류를 즐기는 경우가 꽤 잦습니다.
따라서 언어와 문화가 서로 다르다해도 리버 에티켓은 만국 공통이라고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⑤ 급류 카약을 구입하려거나 급류 카약킹을 즐기려는 분들에게 드리는 조언
● 여러분이 아무리 다른 유형의 카약을 오래 탔다 하더라도 급류 카약이나 급류 카약킹은 전혀 다른 유형과 환경의 것이라는 점을 유념하시기 바랍니다.
급류 카약을 오래 타다가 다른 유형의 카약을 타는 것은 상당한 도움이 될 순 있어도 그 반대는 아닙니다.
따라서 여러분이 처음 급류를 타려고 한다면 거의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자세로 임해야 합니다.
● 급류 카약킹에서 다치거나 트라우마를 얻어 다시는 급류를 타지 않게 되는 가장 큰 원인은 바로 자신의 수준을 간과하거나 과신 혹은 '무슨 일이야 있겠어?'라고 하는데서 시작됩니다.
급류에도 등급이 있고 여러분은 그 등급을 한 순간 혹은 아주 짧은 기간에 뛰어 넘거나 적응한다는 것은 생각처럼 그리 쉽지도 만만치가 않습니다.
일례로 난이도 2급의 급류(별 것 아닌 것 처럼 보여도)에서 벌벌 떨지 않고 자신이 의도한 바대로 급류 카약을 타려면 최소한 10일 정도는 전문 코치로부터 교육과 훈련을 받으며 타야 가능할 겁니다.
● 카약 롤은 가능한 빨리 배우십시오.
그리고 어떤 댓가를 치루더라도 완벽히 마스터하십시오.
이걸 마스터하지 않고 급류로 들어가는 것은 말 그대로 자폭과 다름없습니다.
초급 수준(2스타)의 급류 카약커 대부분에게 카약 롤은 지상 과제와도 같은 것입니다.
급류 카약커가 카약 롤을 못한다? 아직 급류로 들어갈 준비가 덜 된겁니다.
나이가 많다고 힘들거다라고도 생각마세요.
● 급류 카약을 구입할 때 무조건 부력 튜브(Flotation Bags)를 함께 구입하십시오.
카약의 내부의 빈 공간을 채울 수 있는 부력 튜브로서 자동차로 치면 에어백과도 다르지 않습니다.
이것은 만에 하나 자신이 카약에서 이탈되어 카약 내부가 침수되었을 때 동료들이 가능한 신속하고 용이하게 가까운 강변으로 견인할 수 있도록 자신이 조치할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준비입니다.
부력 튜브의 가격이 부담스럽다고 살까말까 고민하지 마십시오.
카약 롤을 잘 한다고 필요없을 거란 생각도 마십시오.
만약 부력 튜브를 넣지 않고 투어에 따라 나서려 했다가는 기본 에티켓이 없는 자로 낙인이 찍힐 수도 있고 다음부턴 투어 참가를 거부당할 수 도 있습니다.
● 사실 유명 급류 카약 브랜드에서 나오는 동일한 종류의 급류 카약들의 성능은 거의 비슷합니다.
언젠가 말씀 드렸듯 "카약이 문제가 아니라 타는 사람이 문제'인 겁니다.
이 점은 웬만큼 상당한 수준에 오르지 않는 한 그 차이를 감지하기란 결코 쉽지도 않습니다.
사용자마다 체중, 체형, 체력도 다 다르며 기술, 경험, 사용 환경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급류 카약을 선택함에 있어 가장 현명한 방법은 동호인들에게 이미 정평이 난 모델을 타는 것입니다.
그것은 후일 중고로 처분하기도 용이하며 좋은 값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더 좋은 방법은 동호인보다는 진짜(!) 전문가로부터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적정한 종류와 스펙의 카약들을 소개 받아 그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내년엔 올해처럼 강에 물이 많았으면 좋을텐데요. 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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