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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고대국어 갑골문자 원문보기 글쓴이: 하늘아비
朕 나 짐
불룩하게 사리다, 배를 받들다, 짐
朕의 갑골문
朕의 금문 朕의 전문
朕의 갑골문 자형은 舟[①]와 양손으로 세로획을 맞잡고 있는 모양[②]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 막대를 맞잡은 손은 위를 향하여 올리는 동작을 나타냅니다.
금문 자형(1)[표시요망]은 갑골문의 맞잡은 손과 막대가 떨어져 있으며, 자형(2)[표시요망]는 윗부분에 八[③]자 모양과 세로획의 가운데 부분에 점[표시요망]을 더하고 있는 모양입니다. 전문 자형은 火[⑤]자처럼 보이는 부분의 아래에 양손이 놓여 있는 모양입니다.
이 전문의 ⑤ 부분은 火 자가 아니라, 양쪽에 살[八]을 덧붙여 가며 위로 쌓아 올린다는 것으로 배달말의 ‘사리다’를 나타냅니다. 금문의 굵은 점은 전문에서는 가로획으로 변경되어 土의 모양으로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인데 朕에서는 火자 모양으로 바뀐 것은 전문의 土는 ‘돋다’를 의미하는 것에 비하여, 그와 구분하여 ‘솟다(/건물과 같은 구조물이나 산과 같은 지형물이 바닥에서 위로 나온 상태가 되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함입니다.
卷의 전문
朕의 우측 부분과 흡사한 모양인 卷(말 권)의 전문 자형 ⓐ부분은 釆(분변할 변)자인데, 이는 가운데를 중심으로 둘둘 감듯이 ‘말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이며, 朕의 ⑤ 부분은 아래는 넓고 위는 좁도록 점점 덧붙여 올린다[/솟다]는 의미입니다. 또 여기서의 舟 가 ‘배다(/스며들거나 스며 나오다)’로 쓰여, ‘솟다’와 ‘배다’를 합하여, ‘사리다/서리다(/어떤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다/어떤 생각이 마음속 깊이 자리 잡아 간직되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朕은 ‘자신이 제일 윗사람인 경우의 1인칭’이라는 아주 독특한 용법도 가지고 있는데. 이는 舟를 사람 몸의 ‘배’로 보고 양손으로 배를 솟구고 있는 모양에서 ‘자(自)존칭1인칭’의 뜻으로 가차 표현한 것입니다.
自(스스로 자)는 사람의 코 모양을 본뜬 글자이며, 중국인들은 고래로부터 자신을 가리킬 때 코 부근에 손을 대었으며, 우리나라 사람은 배[몸통]에 손을 대었습니다. 코나 배에 ‘자칭(自稱)의 뜻이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적 약속으로 가차한 것입니다.
朕은 본래는 일반의 자칭(自稱)이었으나 진시황(秦始皇) 이후로 천자(天子)의 자칭(自稱)으로만 쓰이게 되었다는 것은 주지(周知)의 사실이긴 하지만, 여기서 다시 새겨보아야 할 것은 왜 시황제는 일반의 자칭을 더 이상 쓰지 못하게 하고 오직 자신만이 朕이란 용어를 사용했을까 입니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려운 경우입니다.
시황제는 말 그대로 춘추전국이라는 대 혼란기를 평정하고 질서를 바로잡은 사람입니다. 이 혼란기에 문자의 오용도 상당히 발생하였다는 것은 그 동안의 고문자형을 통해서도 입증된 바이며, 사람들의 말도 주제나 경우를 넘어선 부분이 있을 것입니다. ‘본래는 일반의 자칭에서 진시황 이후로 천자의 자칭으로만 쓰였다’가 아니라, ‘함부로 쓰이고 있는 말을 바로잡았다’로 바꾸어 생각하면 글자가 가진 의미는 의외로 쉽게 풀립니다.
순우리말에서 ‘-님’은 상대방을 높여 부르는 의존명사이며, ‘-님’에서 ‘니’는 2인칭 대명사 ‘너’를 의미합니다. 또 ‘임’은 사모하는 사람을 의미하며, ‘임’의 ‘이’는 대명사나 관형사로서 ‘말하는 이의 상대방을 지칭’하는 용어입니다. 또 다르게는 사람의 뜻을 나타내는 의존명사이기도 합니다. ‘임금[님금]’도 ‘임’, ‘님’으로부터 나온 말입니다. ‘ㅁ’이 모두 존칭의 어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또 현대국어에서 ‘지(/[방언]저)’는 대명사 ‘제[저+ㅣ]’나 ‘저’를 뜻하기도 합니다. 여기에 존칭의 어기를 가지는 ‘ㅁ’을 덧붙인 ‘짐’이라고 하면, 자칭의 존칭이 됩니다. 즉 ‘짐’은 ‘임/님’에 대응되는 개념입니다. 汝(너 여), 爾(너 이), 余(나 여), 我(나 아), 吾(나 오) 등과 같은 인칭대명사는 모두 사회적 약속의 가차이며, 朕의 경우에는 자신의 배[舟]를 양손으로 받치는 것으로 ‘짐’의 뜻으로 가차한 것입니다.
객관적인 명칭을 2인칭에 붙여 ‘극존칭’의 어기를 만들어 내거나[임, 임금], 애칭의 어기를 만들어 내거나[임자], ‘너’라는 2인칭을 잘 모르는 이에게 직접 호명함으로서 비칭(卑稱)의 어기를 만들어 내거나, 자칭(自稱)을 상대방에게 붙여 애칭을 만들어 내거나[자기(自己)] 하는 방식은 어느 날 문득 생겨난 말버릇이 아니라, 배달말 고유의 어감에 의한 것입니다. ‘짐’의 ‘자존칭’의 개념은 중국어로부터 유입된 것일 수가 없습니다. 중국어에는 존칭과 비칭의 개념이 거의 없는 것과 마찬가지인데, ‘朕’이라는 독특한 자(自)존칭의 개념이 있었을 리가 만무합니다.
朕의 독(讀) [짐]은 배달말 본연의 자(自)존칭1인칭입니다. 천자(天子)나 황제(皇帝) 앞에서라면 ‘짐’이란 말은 누구도 쓸 수 없는 것이며, 특히나 이런 독특한 표현의 말은 오직 배달말에만 존재하는 것이기도 합니다. 천자(天子)는 당연히 신하들 앞에서 자신을 朕이라고 하였으며, 배달민족의 제후가 이민족의 신하들 앞에서도 자신을 朕이라고 하였을 것으로 추정합니다. 시황제 이후로 朕이란 용어가 중국내부에서 완전히 사라진 것인지는 더 확인해 보아야 하겠지만, 어느 제후국에서 제후가 스스로를 朕이란 용어로 지칭했다면. 그 제후국은 배달민족의 후손이 제위에 있는, 혹은 배달민족의 나라일 것입니다.
朕의 갑골문, 금문, 전문 자형에 공히 보이는 舟가 단순하게 사람 몸의 ‘배’를 나타내는 것이 아니라 ‘배달민족’을 나타낸다고 보면, 朕은 배달민족의 임금만이 쓸 수 있는 용어이며, 배달민족인 시황제가 이민족의 제후들이 그 글자로 자신을 지칭하지 못하도록 한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임금이 스스로는 지칭하는 용어에는 朕 외에도, 寡人(과인)이 있는데, ‘부족한 사람’이란 정도의 어감이며, 신하를 오히려 높여주는 대화체에 사용됩니다. 임금이 자신을 지칭할 때, 朕을 쓰는 경우와, 寡人을 쓰는 경우는 다른 것입니다. 이것은 한문에서 나를 포함한 우리를 나타날 경우에는 吾(나 오)를 쓰고, ‘너’에 대별되어 보다 강한 어기를 나타낼 경우에는 我(나 아)를 쓰는 것과도 같습니다.
영화나 드라마를 통하여 임금이 스스로를 ‘朕’이라고 칭하는 것은 자연스럽게 들립니다. 조선왕조실록에도 朕은 수없이 많이 등장합니다. 조선의 임금들이 자신을 朕이라고 자칭한 것은 명나라나 청나라의 위압 앞에서 당당함을 내세우기 위한 어설픈 자존심이 아니라, 훨씬 더 태고 때부터 사용해 왔던 ‘말’일 뿐입니다.
그리고 우리말에서‘짐’은 현재의 사전적 정의로는 ‘챙기거나 꾸려 놓은 물건’을 뜻하지만, 본래는 다듬어서 사려 놓은 상태나 봉긋한 모양을 말하는 것입니다.
兆朕(조짐)은 ‘징후(徵候)나 낌새’의 뜻인데, 여기서의 朕은 ‘사려있다/서려있다’는 어기입니다. 즉 ‘속에 서려있어서 봉긋해지다’로 낌새의 뜻을 풀고 있는 것입니다. 또 ‘조짐머리(/여자의 머리털을 소라딱지 비슷하게 틀어 만든 머리)’, ‘조짐(/장작더미나 장장더미를 세는 단위)’ 등에서도 ‘짐’의 소릿값에 ‘서리다’의 어기가 있음을 확인 할 수 있습니다.
咨! 爾百執事庶士, 咸廳朕誥. 『高宗實錄 31年 12月 13日』
자! 그대들 모든 집사(執事)와 여러 선비들은 죄다 짐의 전고(典誥)를 들으라.
敎文若曰: 寡人有疾, 値儷極違豫之憂, 皇穹垂庥, 奏竝時康復之喜. 『高宗實錄 22年 2月 26日』
교문(敎文)에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과인(寡人)이 병이 있고, 짝도 극한 위예(違豫)의 근심을 치렀는데, 하늘이 그늘을 늘어뜨려 건강을 회복하는 기쁨이 있게 되었다.
상기 두 문장에서 첫 번째 문장은 왕으로서 왕의 책무에 따른 명을 하달하면서 ‘朕’이란 용어를 사용했으며, 두 번째 문장에서는 보다 사적인 어기를 띠면서 ‘寡人’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고종실록에서 두 문장만을 예(例)로 뽑았지만, 조선왕조실록 전체에서 일관되게 사용되고 있으며, 이러한 어감의 흐름은 배달말을 모국어로 쓰는 사람이라면 이해에 조금의 어려움도 없습니다.
塍 밭두둑 승
흙을 서려/사려놓다, 밭둑
塍의 금문 塍의 전문
塍의 전문 자형은 朕과 土의 합자이며, ‘흙을 서려놓다(/봉긋하게 높이다)’에서 ‘밭두둑’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舟의 ‘배’가 사람 몸의 ‘배’로 쓰여, 배처럼 불룩하게 서려놓은 흙이라는 것에서 ‘밭둑(/밭과 밭 사이의 경계를 이루고 있거나 밭가에 둘려 있는 둑)’의 뜻을 나타냅니다. 이 경우의 ‘배’와 유사한 어기로는 ‘배동(/곡식의 이삭이 나오려고 대가 불룩해지는 현상)’이 있습니다.
塍蹟(승적 ; 이름난, 훌륭한 고적)에서 塍은 勝자의 가차입니다. 이런 가차는 제위에 있는 군왕이나 황제의 이름을 휘(諱)하던 관습에서 비롯된 것이며, 이후에도 그대로 전승되기도 합니다.
魚塍(어수 ; 건어나 포 따위의 마른고기. 제사를 지낼 때 대나무 제기에 담아 신위의 왼쪽에 놓는 제물의 하나이다)에서는 塍의 土가 ‘돋다(/위로 솟다)’로 舟와 대동소이한 어기를 나타내며, 火의 모양은 아래는 넓고 위는 좁다는 의미이며, 左와 右로 다듬어 놓았다는 의미를 나타냅니다.
凌 얼음 릉
얼음이 서리다, 서리
凌의 전문
凌의 전문 자형은 朕과 仌의 합자이며, ‘얼음, 떨다, 업신여기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朕의 ‘서리다(/수증기가 찬 기운을 받아 물방울을 지어 엉기다)’로, ‘서리는 얼음’에서 ‘서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霜(서리 상)의 相도 ‘서로’에서 ‘서리’의 뜻을 나타내는데, 霜은 내린 비가 얇게 언 것을 凌은 수증기가 지면에서 언 것을 나타냅니다. 현재의 자형은 冫과 陵(언덕 릉)의 축약인 夌의 합자인데, 陵이 ‘불룩하다’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勝 이길 승
이기다, 이개다, 개다, 뭉텅, 몽땅
勝의 전문
勝의 전문 자형은 朕과 力의 합자이며, ‘이기다, 개다’ 등의 뜻을 나타냅니다. 朕이 배처럼 불룩하게(/봉긋하게)[≒배동] 사리는 것을 나타내며, 여기에 ‘힘껏 ~하다’를 의미하는 力을 더하여, ‘이개다(≒뭉개다), 이기다(/가루나 흙 따위에 물을 부어 반죽하다)’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이기다1 (1) 내기나 시합, 싸움 따위에서 재주나 힘을 겨루어 승부를 내다.
(2) 감정이나 욕망, 흥취 따위를 억누르다.
(3) 고통이나 고난을 참고 견디어 내다.
이기다2 (1) 가루나 흙 따위에 물을 부어 반죽하다.
(2) 칼 따위로 잘게 썰어서 짓찧어 다지다.
(3) 빨래 따위를 이리저리 뒤치며 두드리다.
勝利(승리), 勝敗(승패)에서 勝은 ‘이기다1’의 뜻을 나타냅니다. 壓勝(압승 ; 압도적으로 이김)에서도 勝은 ‘이기다1’의 뜻입니다.
풍수지리(風水地理)와 도교(道敎) 사상의 비보압승(裨補壓勝)에서 ‘비보(裨補)는 풍수상 부족한 조건을 보완하는 방법이고, 압승(壓勝)은 풍수상 과한 여건을 빼고 누르는 방법’을 말하는데, 여기서의 壓勝(압승)에서 勝이 나타내는 바는 ‘이기다2’입니다.
后妃嬪御, 間有不念室家之宜, 競希燕私之寵, 甚至挾媚道、行壓勝, 以速廢黜. …, …. ‘割得男子所悅婦人之鞋, 燒爲末, 和酒以飮男子, 則我可以見愛, 而彼因之疎斥矣. 『世宗實錄 11年 7月 21日』
후비(后妃)와 빈어(嬪御) 중에는 집안의 마땅함을 생각지 않고, 사사로운 총애에 다투어 바라고 즐거워함이 있다. 심지어는 끼고 아첨하며, 압승(壓勝)을 행함으로써 속히 폐출되었다. …, …. “남자가 좋아하는 부인의 신을 베어다가 태워 가루로 만들어 술에 타서 남자에게 마시게 하면, 나는 가히 사랑을 받게 되고 저이로써는 성기고 배척받게 되겠다.”
夫自宇宙以來, 帝王興替, 不知其幾, 其以壓勝之術, 而防豪傑之出, 何代乎? 苟以壓勝而防其豪傑之出, 使國祚傳之無窮, 則周公、孔子, 必先爲之矣, 豈有是理, 而周公、孔子不智不忠, 而不之爲乎? 『世宗實錄 15年 7月 15日』
대저 우주(宇宙) 이래(以來)로 제왕의 흥성과 교체는 그 얼마인지 알지 못하는데, 그 압승(壓勝)의 술법으로써 호걸의 나타남을 막은 것은 어느 대(代)입니까? 진실로 압승(壓勝)으로써 호걸의 나타남을 막아서 나라의 복을 무궁하게 전하게 된다면 주공(周公)과 공자(孔子)가 먼저 하였을 것인데, 어찌 이러한 이치가 있음에도 주공과 공자는 지혜롭지 않고 충성스럽지 않아 하지를 않았겠는 지요?
상기 두 글월에서 첫 번째의 壓勝은 다른 여자가 있는 남자의 사랑을 받기 위한 방법으로 상대방 여자의 신을 태운 가루를 술에 타서 남자에게 먹이는 것으로 나타납니다. 여기서의 壓勝(압승)은 신의 재를 ‘짓이기고 이개다/이기다’의 뜻이며, 두 번째 글월은 ‘최양선(崔揚善)’이라는 사람이 경복궁은 나라의 명당이 아니라 압승(壓勝)의 방편으로 궁궐을 새로 짓자고 올린 상소문에 대하여 예조 좌참판 권도(權蹈)가 그 상소문의 부당함에 대하여 논하는 내용입니다. 여기서의 壓勝(압승)이 나타내는 바도 땅의 지세를 궁궐과 같은 인위적인 구조물로 ‘짓이기고 이개다/이기다’입니다.
개다 (1) 흐리거나 궂은 날씨가 맑아지다.
(2) (비유적으로) 언짢거나 우울한 마음이 개운하고 홀가분해지다.
개다 ; 가루나 덩이진 것에 물이나 기름 따위를 쳐서 서로 섞이거나 풀어지도록 으깨거나 이기다.
개운하다 (1) 기분이나 몸이 상쾌하고 가뜬하다.
(2) 음식의 맛이 산뜻하고 시원하다.
(3) 바람 따위가 깨끗하고 맑은 느낌이 있어 상쾌하다.
‘勝景(승경), 勝地(승지)’은 일반적으로 ‘뛰어난 경치’를 의미하며, 이로부터 勝을 ‘낫다, 더 낫다, 훌륭하다’ 등의 뜻으로 새기지만, 실제로는 ‘개운하다, 개다’에서 ‘개’의 소릿값을 나타냅니다.
不違農時 穀不可勝食也. 『孟子·梁惠王上』
농사 때를 어기지 않는다면 곡식은 몽땅 먹지 못할 것이다.
상기 예문의 勝은 ‘다, 전부’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이 경우에는 皆(다 개)와 뜻이 통합니다. 皆는 여러 가지 것을 한꺼번에 이르는 말로 ‘다’의 뜻이지만, 勝은 한 켜 한 켜씩 서려 쌓은 것에 힘을 가하는 것[개서 반죽한 것]으로 ‘몽땅(/뭉텅이로)’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不可勝數(불가승수)는 사전적으로는 ‘너무 많아서 셀 수가 없음’으로 정의되어 있으나, 실제 뜻하는 바는 ‘몽땅 셀 수가 없다’입니다.
黱 눈썹먹 대
검댕을 이기다, 눈썹먹
黱의 전문
黱의 전문 자형은 朕과 검댕을 뜻하는 黑(검을 흑)의 합자입니다. 朕의 ‘이기다’로 쓰여 ‘검댕을 이기다’로 ‘눈썹먹’을 만드는 방법을 나타냅니다.
幐 향주머니 등
이겨서 두르다
幐의 전문
幐의 전문 자형은 朕과 帶의 축약인 巾의 합자이며, 朕이 ‘이기다’로 쓰여, ‘이기고 싸두다’로 ‘향주머니’의 모양을 형용하고 있습니다.
謄 베낄 등
베에 서리다≒베에 끼다≒베끼다
謄의 전문
謄의 전문 자형은 朕과 言의 합자입니다. 言은 ‘말하다’에서 ‘겉으로 드러난 속’의 뜻을 나타내며, 또 謄의 훈(訓) ‘베끼다’의 대상물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朕의 ‘서리다(/어떤 기운이 어리어 나타나다)’는 ‘끼다(/안개나 연기 따위가 퍼져서 서리다/이끼나 녹 따위가 물체를 덮다)’와 유사한 의미를 나타내며, 舟의 ‘배’가 ‘베(/옷감이나 천)’으로 쓰여, ‘베에 서리다/끼다’에서 ‘베끼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謄寫(등사), 謄本(등본), 謄錄(등록) 등의 성어에서 謄이 ‘베끼다’의 뜻으로 쓰입니다.
騰 오를 등
봉긋이 솟구다, 솟다
騰의 전문
騰의 전문 자형은 朕과 馬의 합자입니다. 馬는 직접 말과 관련이 있는 뜻을 나타낼 경우가 아니면 言과 마찬가지로 상태나 상황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言이 드러나는 상태나 상황인 반면. 馬는 동작이나 행위가 동반되는 상태나 상황의 어기를 나타냅니다. 警(경계할 경)과 驚(놀랄 경)에서 警은 ‘놀란 심리적인 상태나 상황’의 뜻이며, 驚은 놀람에 따른 동작이나 행위가 직접 움직임으로 나타난 상태를 나타냅니다. 이 때문에 騰은 종종 謄과 통용되기도 합니다.
朕이 배처럼 위로 ‘봉긋하다, 서려있다’인 것에서, 馬로 봉긋한 상태가 되도록 움직인다는 어기를 만들어 내는 것입니다. 배달말의 ‘솟구다(/몸 따위를 빠르고 세게 날듯이 높이 솟게 하다), 솟다’의 동작 행위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ex. 登(오를 등)은 ‘오르다’의 뜻입니다.
騰落(등락), 騰貴(등귀), 暴騰(폭등), 沸騰(비등) 등에서 騰이 ‘솟구다, 솟다’의 뜻입니다.
地氣上騰. 『禮記』
땅의 기운이 위로 솟았다.
상기 예문의 騰은 ‘솟구(/치)다’ 등으로 풀이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에는 ‘오르다’와 ‘솟구치다’의 차이를 분명하게 변별할 수 없습니다.
騰文魚以警乘 鳴玉鸞以偕逝. 『洛神賦·曹植』
솟구치는 문어(文魚)처럼 놀란 듯이 올라타고는 옥 방울 울리며 함께 간다.
상기 예문에서 文魚(문어)는 ‘무늬가 있는 물고기’로 금붕어나 비단잉어를 말합니다. 騰文魚는 ‘잉어가 솟구다’의 뜻입니다.
雲騰致雨. 『千字文』
구름이 솟구쳐 비로 치닫는다.
상기 천자문의 구절은 ‘구름이 올라 비가 내린다.’는 식으로 풀이 하는 게 가장 일반적이긴 하지만, 여기서의 騰은 단순히 ‘오르다’의 뜻이 아닙니다. 다음의 致(이를 치)는 단순하게 이름(/도달함)을 뜻하는 至(이를지)에 강세 조사 攴(칠 복)이 덧붙여져 ‘치닫다’의 뜻을 나타내는데, 이에 대응하여, ‘솟구치다’의 어기를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구름이 (높이) 오르다’라고만 한다면, 이는 날씨가 오히려 더 맑은 상태를 나타냅니다. 騰의 어기는 갑작스럽게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오르는 상황을 ‘솟구치다’로 나타내는 것입니다.
騰衆車使徑待. 『古文眞寶』
많은 수레가 쏟아져 나와 길에서 기다리게 하다.
상기 예문의 騰은 ‘지나가다’로 하여, 騰衆車를 ‘많은 수레가 지나가다’로 풀이합니다. 하지만 이는 오역이며, 騰의 ‘솟다/솟구치다’에서 ‘쏟아지다’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季春之月, 乃合纍牛騰馬游牝于牧. 犧牲駒犢, 擧書其數. 『禮記』
계춘(季春)의 달에는 이에 매어놓은 소와 솟은(/숫) 말을 방목지에서 암컷과 흘레붙게 해야 한다. 희생(犧牲)의 망아지와 송아지는 모두 그 수를 적는다.
상기 예문의 騰은 ‘수말이 발정하다’로 풀이하기도 하며, 어떤 경우에는 騰馬를 ‘교미를 시키고 나서 여름에 불알을 깔 말. 수말’ 등으로 풀이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는 騰 자가 직접 그러한 뜻을 나타내는 것이 아닙니다.
騰이 ‘솟다, 솟구치다’에서 騰馬(등마)는 ‘솟은 말’로 ‘발기(勃起)한 말’이거나, 혹은 ‘솟다’에서 ‘숫(/더럽혀지지 않고 깨끗함을 나타내는 접두사)’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앞의 纍牛는 累牛로 ‘매어 놓은 소’의 뜻인데, 이는 일반 소들이 방목(放牧)의 형태로 기르는 것에 비하여 희생이나 제사용의 특별한 소들은 아예 다른 일반 소들과 섞이지 않도록 따로 구분해 둔 것을 말합니다. 이 纍牛와 騰馬는 ‘매어둔 소와 솟은(/≒숫) 말’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賸 남을 승/남을 잉
서려 놓은 재화, 남다
賸의 금문 賸의 전문
賸의 금문 자형은 朕과 통용되고 있으며, 전문 자형은 朕과 재화나 재보를 의미하는 貝의 합자입니다. ‘서려 놓은 재화’에서 ‘남다’의 뜻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현재는 剩(남을 잉)이 주로 사용되고 있지만, 剩은 전문 자형에 없는 글자입니다.
過賸/剩(과잉), 剩賸/餘(잉여), 剩賸/數(잉수) 등의 성어에서 賸이 ‘남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榺 바디 승
실을 서려 놓는 나무, 도투마리
榺의 전문
榺의 전문 자형은 朕과 구조물을 뜻하는 木의 합자이며, 朕의 ‘서리다, 사리다’에서 ‘사려놓는 구조물’로 ‘도투마리’의 뜻을 나타냅니다.
‘도투마리’란 ‘베를 짤 때 날실을 차곡차곡 감아 놓은 틀’을 말하는데, 3자 정도 크기의 대형 실패와 같은 역할을 합니다. 실을 감아 놓은 것을 ‘서려 놓다’로 표현한 것으로 ‘도투마리’의 기능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眹 눈동자 진
눈에 서려 있는 것, 눈알, 부텨
眹의 전문
眹의 전문 자형은 朕의 舟 자리에 目이 위치하고 있는 모양, 즉 目과 朕의 축약의 합자이며, 朕이 ‘서리다(/둥그렇게 포개어 감다)’로 쓰여, ‘눈에 봉긋하게 한 켜씩 서려 있는 것’으로 ‘눈알’의 뜻을 나타냅니다. ‘부텨’는 눈알의 옛말입니다.
無目眹 謂之瞽. 『周禮』
눈에 눈알이 없으면, 소경이라고 이르는 것이다.
상기 예문에서 眹이 ‘눈알’의 뜻으로 사용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사람 눈의 동자를 마치 똬리를 틀고 있는 뱀을 위에서 보았을 때처럼 한 켜씩 둥글고 봉긋한 것으로 나타내고 있는 것입니다.
滕 물솟을 등
솟다, 쏟다
滕의 전문
滕의 전문 자형은 朕과 水의 합자이며, 朕이 ‘서리다’와, 水로 물줄기, 즉 꽈배기와 같은 형상을 나타내어, ‘(/샘)솟다, 솟구치다’는 어기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다르게는 朕이 똬리를 치듯이 위로 봉긋이 올리고 있는 모양이며, 水를 덧붙여 ‘물이 솟다’에서 ‘솟다’의 뜻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물이 솟다’의 훈(訓)은 실제 사용된 용례를 확인하기 어려우며, 가장 일반적인 사용은 지명으로 맹자(孟子)의 편명에도 등장하는 등(滕)나라입니다.
우리말에서 ‘솟다’는 아래에서 위로, 혹은 속에서 겉으로 세차게 움직이는 모양을 의미하며, 반대의 개념이라 할 수 있는 ‘쏟다’와 발음상의 차이는 없습니다. ‘쏟다’의 옛말은 ‘솓다[/솟다]’인데, ‘솟다’와 구별을 위하여 발음상의 강세가 덧붙여진 것입니다.
象曰 咸其輔頰舌 滕口說也. 『易經』
상(象) ; 그 광대뼈와 뺨과 혀를 느낀다는 것은 입으로 말을 쏟아내는 것이다.
상기 예문의 滕을 ‘말하다, 입을 열고 말하다’로 풀이하여, 滕口說을 ‘입을 열어 설법(說法)/논설(論說)을 말하다’로 풀이하거나, 또 다르게는 滕을 騰(오를 등)으로 보아, ‘구설(口舌)에 오르다’로 풀이합니다. 그러면 說을 舌(혀 설)로 봐야하는데, 일반적인 쓰임이 아닙니다. 여기서의 滕은 ‘솟다, 쏟다’의 뜻입니다.
전문 자형에는 없지만, 藤(등나무 등), 籐(등 등)은 식물의 줄기가 마치 샘솟아나는 물줄기 모양을, 댓줄기를 엮는 방식이 꽈배기와 같은 방식을 나타내는 것입니다.
縢 봉할 등
배처럼 봉긋이 묶다, 사려 묶다, 도사리다
縢의 금문 縢의 전문
縢의 금문 및 전문 자형은 朕과 糸의 합자이며, ‘봉하다(/문, 봉투, 그릇 따위를 열지 못하게 꼭 붙이거나 싸서 막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朕의 ‘사리다(/국수, 새끼, 실 따위를 동그랗게 포개어 감다)’와 糸의 ‘묶다’로 ‘사려 묶다’에서 ‘도사리다(/긴 물건을 빙빙 돌려서 둥그렇게 포개어 감다)’의 뜻을 나타냅니다.
行縢(행등 ; 바지나 고의를 입을 때 정강이에 감아 무릎 아래 매는 물건), 縢絲(등사 ; 사립을 만들 때 싸개 대신에 촘촘하게 늘어놓아 붙이는 명주실), 金縢之詞(금등지사 ; 쇠줄로 단단히 봉하여 비서를 넣어두는 상자라는 뜻으로, 억울하거나 비밀스런 일을 글로 남겨 후세에 그 진실을 전하고자 할 때 사용되는 말) 등에서 縢이 ‘도사리다’의 뜻입니다.
周公作金縢. 『書經』
주공(周公)이 쇠사슬을 만들어 도사려 묶었다.
상기 예문에서 縢이 ‘도사리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封(봉할 봉)은 封套(봉투)의 예에서처럼 단순히 새거나 빠져나가지 않도록 ‘막다’의 뜻이며, 縢은 ‘도사리다’로 ‘열어서는 안 된다/열기 어렵게 하다’는 금지를 어기를 담아내고 있습니다.
螣 등사 등
도사리는 뱀
螣의 전문
螣의 전문 자형은 朕과 蛇(뱀 사)의 축약인 虫의 합자로, ‘등사(螣蛇)’의 뜻을 나타냅니다. 등사(螣蛇)는 용 비슷한 신사(神蛇)로 운무를 일으키며 몸을 감춘 채 나타난다고 하는데, ‘운무 속에 도사리다’로 등사(螣蛇)를 형용하는 글자입니다.
첫댓글 공부하고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