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과 자연을 사랑하는 선생님들과 나누는 그림책이야기...
10월 첫 만남 후 11월에 두번째 만남을 가졌습니다.
1. <문장부호> 난주 글 그림 / 고래뱃속
문장부호(마침표, 쉼표, 느낌표, 물음표)가 글에는 물론 그림 속에 숨어 있어 글과 함께 문장부호를 찾는 재미가 있는 책이다.
그러나 나에게 더 매력적이었던 건 섬세하고 깊이가 있는 그림으로 제비꽃과 나비의 성장과정이 담겨있다는 것이다.
어치 선생님의 생태적 해설이 더해져 더 풍성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이른 봄에 꽃을 피우는 제비꽃이기에 제비꽃을 기주식물로 하는 암끝검은표범나비 뿐만 아니라 많은 나비들이 주변에 모여 든다는 것도, 그림 속 나비가 어떤 나비인지, 팡 터진 제비꽃 열매를 어떻게 알고 개미가 찾아와 물고 가는지, 진딧물이 없을 제비꽃에 무당벌레가 있을까 하는 의문까지...혼자 읽으면 절대 가질 수 없는 물음표와 느낌표를 찍을 수 있었다.
2. <물 웅덩이로 참방!> 염혜원 글 그림 / 창비
비 오는 날, 밖에 나가 놀 수 없어 심통 난 아이를 엄마의 지혜로 집에서 그림을 그리며 비 오는 날의 즐거움을 알게 해 주는 유쾌하고 상큼한 그림책이었다. 비가 오면 축구도 못하고 놀이터에서 놀기도 힘들지만 다른 즐거움(물 웅덩이에서 참방거리는 등)을 찾을 수 있음을 알려 준다. 어린 아들이 있는 엄마로써 현명한 엄마의 대처에 무릎을 딱 치면서도 현실의 나를 돌아보며 살짝 부끄러워지기도 했다.
생태랑 전혀 관계없을 이 책에서도 생태이야기를 들려주시는 어치 선생님^^ 집안에서는 엄마와 아이 사이 함께 강아지와 고양이가 함께 있는데, 엄마와 아이가 비옷을 입고 우산을 들고 밖에서 참방거리며 물웅덩이에서 즐기는 장면에서는 강아지만 있고 고양이는 집안 창문에 앉아 바라보고 있는 걸 찾아내어 강아지 털과 고양이 털이야기를 들려 주셨다. 이어서 그림을 보며 배경 계절도 추측해 보고, 그림속 나무의 잎 하나 없는 앙상한 가지에 대한 이야기도 해보았다.
참고로 이 책은 볼로냐 라가치 상과 에즈라 잭 키즈 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인터넷 검색으로 찾은 내용( 서울신문 24.6.26 윤수경 기자 글 )을 올려 보면... 볼로냐 라가치상, 에즈라 잭 키츠상, 샬롯 졸로토상 등 세계적인 그림책을 수상하며 국내외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염혜원(48) 그림책 작가는 이번엔 미국 '보스턴글로브 혼북 어워드'명예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모리스 샌닥, 앤서니 브라운, 존 버닝햄 등 최고의 그림책 작가들이 이 상을 받았다. 한국 작가로는 2013년 이수지 작가(이 작은 책을 펼쳐 봐), 2022년 백희나 작가(달샤베트)에 이어 세 번째다. 염 작가는 서울대 서양화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판화를 공부했다. 이후 미국 뉴욕 스쿨 오브 비주얼 아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을 공부했으며, 현재 미국 뉴욕에서 활동하고 있다고 한다. '으르렁 소아과', '으르렁 이발소', '수영장 가는 날', '우리는 쌍둥이 언니' 등의 작품을 출간했다. /서울신문 24.6.26 윤수경 기자 /
3. <나무의 아기들> 이세 히데코 글그림 / 천개의 바람
나무의 작은 씨앗을 날개 없는 아기천사 같은 그림으로 화려한 색 없이 담백하게 그린 사랑스러운 책이었다. 나무의 아기인 씨앗들이 저마다의 방법으로 퍼져 나가는 모습이 담겨 있다.
가지째 떨어지는 느티나무도 소개되어 있었는데, 여기서 또 어치쌤의 귀한 지식나눔이 있었다. 열매와 같이 떨어진 가지의 잎은 그 나무의 다른 잎들보다 작다는 것. 열매에게 에너지를 쏟고 떨어질 때 날개 역할을 할 잎들은 최소한으로 하는 나무의 지혜에 감탄이 나온다. 마침 수집하신 느티나무 열매와 열매 옆 잎과 열매가 없는 쪽 가지의 잎을 보여주셔서 실물로 비교해 볼 수 있었다. 봄에 가지 끝에 열매를 위한 작은 잎이 없으면 해걸이 하는 나무라는 걸 알 수있다고 한다.
빛의 조각처럼 하늘을 혜엄치는 느릅나무 아기,
배를 타고 바람의 여행을 떠나는 벽오동 아기,
헬리콥터를 타고 멀리까지 가는 보리수 아기......
조그만 씨앗들의 커다란 노력!
싹트는 생명에 응원을 보냅니다. -뒷표지 글-
이 책은 2011년 일본 대 지진으로 실의에 빠진 아이들에게 응원의 말을 전하기 위해 그린 이세 히데코 작가님의 작품으로, 작은 씨앗에서 시작하는 생명에 응원을 보내며 아이들에게 희망의 메세지를 전하기 위해 이 그림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4. <테트릭스> 오세나 글그림 / 향출판사
글이 없는 그림책으로 기발한 발상에 감탄이 절로 나왔다. 그림뿐이기에 더 천천히 꼼꼼히 보며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것 같다.
<빙산>, <검정 토끼>와 함께 오세나 작가의 환경 3부작 종결판으로 나온 책이라고 한다. 문명속 파괴되고 있는 자연에 대해 표현 것이라고...
테트리스와 매트릭스 단어를 조합하여 '테트릭스'라는 제목을 지었다고 한다. 코팅되지 않은 크라프트지 느낌의 두꺼운 종이 겉표지로 친환경적 느낌의 책으로 책을 펼치면 게임이 진행되는 듯한 느낌으로 레벨 1부터 레벨이 차츰 올라가고(가꾸기-기르기-짓기) 마지막에 "게임을 계속 하시겠습니까?" 라고 묻으며 끝난다. 딱히 꼬집어 말할 수 는 없는 이 찹찹함은 우리가 누리고 있는 편리함 속에 지구 환경이 파괴되고 있음을 모르지 않기 때문인것 같다.
<월간그림책>23년 4월호에 개재된 기사 중 오세나 작가 인터뷰 중 일부
다양한 블록들처럼 생명들이 서로 짜 맞춰져 저의 어릴 적 지구는 게임 오버가 되지 않고 지켜나가고 있었던 거예요. 그런데 지금 지구에 똑같은 블록(유전자 조작)들이 마구마구 떨어지고 있어요. 멸종위기의 동식물이생겨나고 생명들이 획일화되면서 생태계는 파괴되고 있어요. 지금 지구는 아파요. 이런 지구를 보고 저의 안타까운 마음을 담아 <테트릭스>를 만들게 되었어요.
첫댓글 너~무 출판사 홍보요원같으십니다! 상세후기보며 가입하고픈 모임 1순위될듯합니다 ㅎ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