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기산업’의 시작은 광주에서
광주광역시 보건환경연구원 이학박사 조영관
미세먼지로 인해 우리의 생활방식이 달라지고 있다. 햇빛 좋은 날 빨래한 옷을 말리던 모습이 이제 추억으로만 기억될 지도 모르겠다. 우리에게 생소하게 여겨진 ‘의류건조기’와 ‘의류관리기’가 생활 속 깊숙이 자리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의류건조기 시장 규모가 지난해보다 5배 이상 증가될 것이라는 전망과 옷의 먼지를 털고 냄새를 잡아주는 의류관리기도 지난해 연간 판매량이 전년 대비 60% 이상 증가하였고, 드레스 룸 등 집안의 결로나 습기, 곰팡이를 예방해주는 ‘천장형 붙박이 제습청정기’도 개발 보급되고 있다.
이밖에 스팀청소기와 황사마스크, 공기정화 기능성 식물의 구매도 많아지고 있다. 최근 중국에서는 스모그와 같은 대기오염의 경각심이 높아지면서 맑은 공기를 찾는 소위 '폐 정화 관광'과 같은 이색 상품까지 등장할 정도라고 한다.
또한, 오프라인 쇼핑보다는 집에서 온라인이나 모바일로 쇼핑하는 추세가 증가하는 것도 미세먼지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다. 실제로 통계청이 발표한 올해 2월 온라인 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22.9% 증가했다고 한다. 이 모든 게 공기산업과 연관되어 있다.
이처럼 ‘공기산업’은 대기오염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실내공기정화를 위한 에어가전에서부터 학교나 병원에서 감염병의 원인인 세균이나 바이러스의 차단을 위한 정밀 필터산업, 공장 굴뚝에서 오염을 줄이는 공기정화시설, 오염물질을 측정하는 센서에서 정밀성을 검증하는 성능검사 등의 산업분야까지 폭넓게 적용되고 있다.
‘공기산업’이라는 용어가 공식적으로는 광주시가 최초로 사용할 정도로 생소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공기 질 개선 없이 이대로 가면, 2060년에는 인구 100만 명당 1,000명 이상이 조기에 사망한다는 예측이 있어, 공기 질 개선은 생존의 문제와 직결되며 ‘공기산업’이 국가 발전 신성장 동력으로서 신규 일자리 창출까지도 기대된다.
한국환경산업기술원에 의하면, 세계 ‘공기산업’ 매출액이 2014년을 기준으로 약 60조 원으로 집계됐고, 국내 ‘공기산업’ 규모도 점차 커져 2020년에는 3조 7,000억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한다.
지난 7월 7일 광주시에서는 깨끗한 하늘아래에서 숨 쉬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맑은 공기 도시 광주 비전 선포식」을 시청과 시의회, 교육기관, 연구기관이 한자리에 모여 광주가 ‘공기산업’을 처음 시작하는 도시라고 알리는 뜻 있는 선언을 하였다.
광주시에서는 그동안 ‘공기산업’의 기초를 다지기 위해 「공기산업 포럼」개최와 ‘공기산업육성 기획보고서’를 작성하고, 조례제정 등 법적 체계 구축을 위한 준비를 해왔으며, 우리나라에서 ‘공기산업’을 광주가 가장 먼저 주도하겠다는 시장의 의지도 표명했다.
광주시는 이미 미세먼지에 가장 많은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와 에너지 분야를 친환경산업으로 육성하고 있고, 광산업의 중심도시로서 측정기의 주 부품인 광센서 생산에도 유리하며, '에어가전혁신지원센터 구축사업'이 정부의 지역거점 사업으로 선정되어 추진 중이다. 또한 미세먼지 연구를 주도하고 있는 광주과기원과 전자부품연구원, 광기술원, 한국공기안전원 등 지역 내 인프라가 풍부하여 공기산업을 육성할 기반을 갖추고 있고, 민과 관, 시민공동체가 공기질 개선과 함께 ‘공기산업’을 육성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다지고 있다.
맑음과 푸르름의 상징이며, 독창성과 신시장으로 블루오션이라 불리는 ‘물산업’과 ‘공기산업’을 육성함에 있어서, 국토의 동쪽은 낙동강수계를 중심으로 물 산업을 육성하고, 중국과 인접한 서쪽은 상대적으로 공기 오염문제 해결의 필요성이 대두 되어 광주가 그 중심에 있어야 국가 균형발전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새로운 길을 걷는 것은 모험일 수 있다. 그러나 4차 산업혁명시대에 인류가 개발한 과학기술을 최대한 활용하여 우리의 하늘을 맑게 함은 물론, 그 축적된 공기정화기술을 전 세계에 보급하고 수출하는 ‘공기산업’의 전진기지가 광주가 되어 우리나라 ‘공기산업’ 발전의 밑거름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