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캐나다 여자축구 월드컵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12년만에 본선에 올라 첫승과 16강 진출을 노리는 한국은 브라질, 코스타리카, 스페인과 함께 E조에 배정되었다. 남자축구라면 1승은 커녕 전패를 걱정해야할 정도로 어려운 조이지만 여자축구는 상황이 다르다. 본선에서 우리가 맞붙을 3팀의 전력을 한 팀씩 파헤쳐보자.
마지막 상대팀은 유럽의 스페인이다.
남자축구와 다르지만 얕볼 수 없다
흔히 축구계에서 스페인이라는 단어는 무적함대의 이미지가 강하다. 2008, 2012년 유럽 챔피언과 2010년 월드컵 우승의 위엄은 2014년 월드컵에서의 부진에도 쉽게 사라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여자축구의 스페인은 남자축구와는 다소 다르다. 피파랭킹만 보아도 현재 순위인 14위가 역대 최고 순위이다. 월드컵에는 이번 대회가 첫 출장이며 올림픽에 나선 적도 없다. 가장 최근에 출전한 2013 여자 유로 대회에서도 8강 진출에 성공했을 뿐이다.
물론 그래도 얕 봐서는 안 될 상대이다. 선수들 대부분이 유소년 시절부터 좋은 시스템에서 자라며 청소년 대표에서 호흡을 맞췄다. 유럽리그와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좋은 활약을 하는 선수들도 있다. 전 포지션에서 특별히 약점이 없고 남자축구처럼 전체적으로 패싱게임을 하는 경향이 있으며 특히 독일에서 뛰는 베로니카 보케테가 이끄는 공격이 강하다.
가볍게 본선에 오르다
유럽은 각 대륙들 중 유일하게 대륙 챔피언십 대회와 월드컵 예선을 따로 치르는 대륙이다. 그동안 스페인은 본선 진출에 실패했었지만 이번 대회에서 출전권이 8장으로 확장됨에 따라 시드배정을 받을 수 있었다. 6개국씩 7개조로 나뉜 가운데 스페인은 이탈리아, 체코, 루마니아, 에스토니아, 마케도니아와 함께 2조에 속했다. 여자축구는 남자축구와 달리 팀들간 격차가 크게 나타나는데 이로인해 모든 조에서 시드 배정팀들이 압도적인 성적으로 1위를 차지하는 현상이 나타났다. 스페인도 예외는 아니였으며 이탈리아와 한 차례 무승부를 제외하고는 전승을 거두며 9승 1무 42득점 2실점이라는 압도적인 기록으로 본선 진출을 확정지었다.
2015년 들어 치른 A매치에서도 2승 2무로 순항중이다.
청소년 대표에서의 기억
한국 A대표팀과는 만난적이 없지만 청소년 대표팀은 두 차례 만나 1승1패를 기록중이다. 첫 대결은 2004 태국 U19 선수권이였다. 그 당시 미국, 한국, 러시아, 스페인이 한 조에서 맞붙었고 러시아, 한국, 스페인이 모두 1승 2패를 기록해 득점수 차이로 순위가 갈리는 진풍경이 벌어졌는데 한국과 스페인의 대결에서는 스페인이 2대1 승리를 거두었었다. 그 당시 한국의 득점자가 바로 박은선이다. 이후 2010년 트리니다드 토바고 U17 월드컵에서는 4강전에서 마주쳤고 여민지와 주수진의 득점으로 한국이 2대1 역전승을 거두었다. 이는 한국 축구가 남여를 통틀어 스페인에 거둔 첫번째 승리였고 역사상 첫 FIFA 주관대회 우승으로 이어진 승리였다.
남자축구만큼 압도적이지는 않지만, 스페인은 분명 우리에게 쉽지 않은 상대이다. 그럼에도 16강 이상의 성적을 바라는 대표팀이 반드시 이겨야 할 상대이기 때문에 철저한 준비가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