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금토패문은, 명나라 사람 담종인(譚宗仁)이 침략군 대표 가등청정과 강화
협상 중에, 이순신 장군께서 협상 중에도 전투를 계속하고 있다는 일본 대표의
항의가 있어서, 우리 조선 수군에 전투를 중단하라는 패문을 보내었다. 발신자
명의는 바로 담종인이었다. 이 패문을 받아 보신 이순신 장군께서 그 부당성을
지적하며, 조선 수군의 입장을 피력한 내용이다. (필자 주)
<금토패문에 대한 답장 서신>
朝鮮陪臣三道水軍統制使李某 (조선배신삼도수군통제사이모)
謹答呈于皇朝宣諭都司大人前(근답정우황조선유도사대인전)
- 조선의 신하인 삼도수군통제사 이모는 명나라 선유도사 담종인 대인께
삼가 답글을 올립니다.
倭人自開釁(왜인자개흔) 端連兵渡海(단연병도해)
殺我無辜生靈(살아무고생령)
又犯京都(우범경도) 行兇作惡(행흉작악) 無所紀極 (무소기극)
一國臣民(일신국민) 痛入骨髓(통입골수) 誓不與此賊(서불여차적)
共戴一天(공재일천)
- 왜인들은 스스로 전쟁을 일으켜 군사를 모아 바다를 건너 와 아무 죄가
없는 우리 백성들을 죽였으며, 우리의 서울을 침범해 온갖 흉악한 일을
저질러 그 끝을 다 적을 바가 없습니다.
이에 한 나라의 신하와 백성된 자로서의 고통이 골수에 사무쳐서 이런
도적들과는 하늘을 함께 할 수 없음을 맹세하게 됩니다.
各道舟艦(각도주함) 無數整理(무수정리) 處處屯駐(처처주둔)
東西策應(동서책응) 謀與陸地神將等(모여육지신장등) 水陸合攻(수륙합공)
使殘兇餘孽(사잔흉여얼) 隻櫓不返(척로불반) 擬雪國家之讎怨(의설국가지수원)
- 각도의 배들을 무수히 정돈해 곳곳에 주둔시키며, 동서 간에 서로 호응
키로 하며, 육지의 여러 용맹한 장수들과 더불어 뭍과 물에서 서로 합력
해서 적들을 공격해, 악한 무리들의 배를 한척도 돌려 보내지 않게 하려
함이 나라의 원수를 갚는 것이 아닌가 합니다.
本月初三日(본월초삼일) 領先鋒船二百餘隻(영선봉선이백여척)
將欲直入巨濟(장욕직입거제) 蕩滅巢穴(탕멸소혈) 次次殲滅(차차섬멸)
俾無遺種(비무유종)
- 이 달 초 사흘에 선봉으로 이백 여척을 거느리고, 거제도로 곧장 들어가서
적들의 소굴을 소탕하며 차례로 남김없이 섬멸하려고 하였으나,
而倭船三十餘隻(이왜선삼십여척)
闌入于固城, 鎭海之境 (난입우고성,진해지경)
焚蕩閭家(분탕여가) 殺戮遺民(살륙유민) 又多擄去(우다로거)
- 왜선 30여척이 고성과 진해 지경을 함부로 쳐들어 와 민가들을 불태우고
노략질하며 남은 백성들을 마구 죽이고는 많은 이들을 포로로 데려갔습
니다.
輸瓦斫竹(수와작죽) 滿載其船(만재기선)
原其情狀(원기정상) 尤極痛憤(우극통분)
撞焚其船隻(당분기선척) 追逐其兇徒(추축기흉도)
- 기와를 운송하고 대나무들을 베어 배에 가득 싣고 가는 모습을 보니 극히
통분하였기에, 적의 배들을 들이 받고 그 흉악한 무리들들 뒤쫓았습니다.
馳報舟師都帥府(치보주사도수부) 領大軍合勢直擣之際(영대군합세직도지제)
都司大人宣諭牌文(도사대인선유패문) 不意到陣(불의도진)
奉讀再三(봉독재삼) 諄諄懇懇(순순간간) 極矣盡矣(극의진의)
- 함선을 보내 도원수부에 보고하고 대군과 합세하여 곧장 적들을 공격하려
하는 무렵에, 담도사의 선유패문이 뜻밖에도 진영에 도착하여 재삼 받들어
읽어 보니, 만류하며 타이르는 것이 간곡하고 극진하였습니다.
但牌文曰(단패문왈) 日本諸將(일본제장) 莫不傾心歸化(막불경신귀화)
俱欲卷甲息兵(구욕권갑식병) 盡歸本國(진귀본국) 爾各兵船速回(이각병선속회)
本處地方(본처지방) 毋得近駐日本營寨(무득근주일본영채) 以起釁端云(이기흔단운)
- 다만, 그 패문에 이르기를 "일본의 여러 장수들이 귀화하려는 마음이 있기에
모두가 갑옷을 말고 군사를 물려서 저희들의 본국으로 돌아가고자 하니, 너희
각 병선들을 속히 회군하여 본래의 지역으로 돌아가고, 일본군이 주둔한 진영
근처에는 접근하지 않으므로 서로 피흘리는 일이 없게 하라." 고 하셨습니다.
倭人屯據巨濟,熊川,金海,東萊等地(왜인둔거거제, 웅천, 김해, 동래 등지)
皆是我土(개시아토) 而謂我近日本之營寨云者(이위아근일본지영채운자) 何也(하야)
謂我速回本處地方云(위아속회본처지방운) 本處地方(본처지방)
亦未知在何所耶(역미지재하소야)
- 왜인들이 주둔하고 있는거제, 웅천, 김해, 동래 등은 모두 우리의 땅입니다. 그러
함에도 우리에게 일본 진영에 접근함을 말하는 것은 어찌된 것입니까? 우리들이
속히 본래의 지역으로 돌아가라고 하시는데, 본처 지방이라는 것이 어느 곳인지
역시 알지 못합니다.
惹起釁端者(야기흔단자) 非我也(비아야) 倭也(왜야)
日本之人(일본지인) 變詐萬端(변사만단)
自古未聞守信之義也(자고미문수신지의야)
兇狡之徒(흉교지도) 尙不斂惡(상불혐오)
- 피흘리는 사단을 일으킨 자들은 우리가 아니고 왜(倭)입니다. 저 일본 사람들은
변하고 속이는 일이 많아서, 옛부터 신의를 지킨다는 것을 들어 본 일이 없기에
흉악하고 교활한 무리들을 혐오하는 것입니다.
退據沿海(퇴거연해) 經年不退(경년불퇴)
豕突諸處(시돌제처) 刦掠人物(겁량인물) 有倍前日(유배전일)
卷甲渡海之意(권갑도해지의) 果安在哉(과안재재)
- 적들은 연안 바닷가에 진을 치고 해가 지나도록 물러가지 않으면서, 여러 곳에서
출몰하며 사람과 물건을 약탈하기를 전보다도 갑절이나 자행하는데, 갑옷을 말고
바다를 건너 과연 돌아갈 뜻이 있겠는지요.
今之講和者(금지강화자) 實涉詐僞(실섭사위)
然大人之敎(연대인지교) 不敢違越(불감위월)
姑觀程限(고관정한) 馳達國王(치달국왕)
- 지금 적들이 강화를 하려는 것은 실제로는 거짓을 꾸며서 어려움을 면해 보자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대인께서 하교하시니 감히 어기고 지나갈 수는 없기에 잠시
일의 추이를 지켜본 뒤에 국왕께 아뢰고자 합니다.
伏惟大人遍曉此意(복유대인편효차의)
俾知逆順之道(비지역순지도)
千萬幸甚(천만행심) 謹昧死以復(근매사이복)
- 엎드려 대인의 뜻을 헤아려 보건데, 적들로 하여금 순리와 역리의 도리를 깨닫게
한다면 실로 큰 다행이겠습니다. 삼가 죽음을 무릅쓰고 아뢰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