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3월 19일 목요일이다.
낮에 아우와 어머님의 상태를 이야기 하려니 별로 좋지 않으셔서 임종실로
옮겨 드려야 할 것 같다고 한다.
오늘 저녁에 서울에서 재경 종인들 모임이 있어 이것 저것 준비하다가, 내
아우와 그 후에 다시 통화하니 어느 정도 안정을 찾으셨다 하기에, 나는 약간
안도감을 갖고 시청앞에서 모이기로 한 재경종인 모임을 마치고 귀가하였다.
밤 9시가 넘어 아우가 전화를 했다.
혹시나 하는 생각으로 받았더니, 역시 어머님의 별세 소식을 전했다.
밤 9시 16분 경이라고 시간을 알려 준다.
임종 시에 가족들이 있었는 지 궁금하여 물어보니, 마침 대전에 사시는 누님
가족들이 함께 지켰다고 한다. 나는 어머님께서 자손들이 옆에 없이 혼자 떠나
실까 늘 염려하였는 데, 사랑하는 따님 가족들이 자리를 함께 하였다니 그저
감사한 마음이다.
장례 시에 어머님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지켜보신 누님으로부터 임종 시의
이야기를 들었다. 어머님 소식을 듣고 도착하니 밤 8시 경인데, 어머님께서 많이
힘들어 보이셔서 옆에 앉아서 찬송을 불러 드렸다 하신다. 그 때 부른 찬송이
249장이었다는 말씀과 함께...나는 누님이 부르신 찬송이 궁금하여 그 찬송의
가사를 살펴 보았다.
제목 : 주 사랑하는 자 다 찬송할 때에
1절 주 사랑하는 자 다 찬송할 때에
그 보좌앞에 둘러서 그 보좌앞에 둘러서
큰 영광 돌리세 큰 영광 돌리세
2절 주 믿지 않는 자 다 찬송 못하나
하나님 자녀 된 자들 하나님 자녀 된 자들
그 기쁨 전하세 그 기쁨 전하세
3절 저 하늘 황금길 나 올라 갈 때에
시온성 언덕 위에서 시온성 언덕 위에서
수많은 천사들 날 인도하리라
4절 내 눈물 다 씻고 늘 찬송 부르리
저 임마누엘 주 앞에서 저 임마누엘 주 앞에서
나 영광 누리리 나 영광 누리리
(후렴) 저 밝고도 묘한 시온성 향하여 가세
내 주의 찬란한 성에 찬송하며 올라가세
참으로 가사가 훌륭하고 곡조도 아름답게 느껴진다.
어머님 일생 102년은 그만큼 고생과 노고가 많으셨다는 의미일 것이다.
인생의 여정을 모두 마치시고 영원한 안식의 세계로 들어 가시는 내 어머님께
참으로 잘 어울리는 천국으로의 믿음과 소망에 찬 거룩한 환송곡이었다. 실로
장엄하고 우아한 노래이다.
나는 누님께 깊이 감사하였다.
임종의 자리를 지켜 주신 것과 놀랍도록 잘 어울리는 찬송 선곡을 해주신 이
두가지 일에 대해서.
누님이 이 찬송을 4절까지 다 부르고, 다시 시작하여 1절을 부르는 동안에
어머님께서는 편안하게 눈을 감으셨다고 누님은 전해 주신다. 249장을 모두
들으신 어머님께서는 다시 부르는 따님이 힘들까 봐 그렇게 눈을 감으셨다.
영생의 길에 드시는 어른들이 모두 그러하듯이 편안하고 평화롭게 우리 주님
나라로 떠나셨다.
하나님께 어머님의 별세와 관련하여 나는 두가지 기도를 자주 드려왔다.
하나는 꼭 어머님 임종을 지키게 해주십시요.
다른 하나는 장례 기간에 주일 날은 피해 주십시요. 이 두가지였다.
그런데 하나는 들어 주지 않으셨고, 하나는 들어 주셨다.
목요일 밤에 별세하셔서 토요일에 발인하여 주일 날을 피하게 하셨고, 임종은
내가 지켜 드리지는 못하였으나, 사랑하는 나의 누님께서 나보다도 더 귀하게
임종을 지켜 드렸으니 그저 하나님께 감사드릴 것 밖에 없다.
어머니와 따님 두 모녀가 만들어 낸 이 아름다운 임종을 우리 후손들은 늘 잊지
않고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우리 후손들 모두가 영광과 소망의 찬송 중에 각자의 임종을 거치면서
하나님 나라에서 영생의 축복을 향유해 나가기를 기도하는 마음이 더욱 간절해
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