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 11. 29
2022년은 여러모로 의미가 많은 한 해였다. 야구 예능을 하고 있다는 것도 과거라면 상상하기 힘든 일이었지만, 그 안에 소속되어 있다는 것이 지금도 재미있게 느껴진다. 그리고 그 예능안에서 김성근 감독님을 만나게 됐다. 지난 글에서도 썼지만, 이런 일을 누가 예상할 수 있었을까. 올해도 좋았지만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한 해가 아니었나 싶다.
▲ 전체 1번으로 한화에 지명 된 김서현 선수 / 사진=jtbc 방송 캡쳐
게다가 더 좋았던 것은 많은 팀을 만나봤지만, 미래의 꿈나무들과 함께했던 순간들이다. 그게 가장 기억에 남았다. 부산고 시절도 생각났고, 최근 선수들의 실력도 느껴볼 수 있었다.
▲ KIA 타이거즈에 지명 된 윤영철 선수 / 사진=jtbc 방송 캡쳐
물론 100%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우리는 은퇴 후 나이로 인해, 고교 팀들은 예능 경기이기에 100%를 다 할 수는 없었을 거다. 그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고, 그 안에서 '야구선배'가 본 고교야구에 대한 얘기를 하고 싶었다. 좋은 얘기도 있었고, 감동도 받았지만, 조금 더 잘했으면 하는 바람이 섞인 얘기들이다.
감독의 야구를 대신하는 선수
맞는 말일지는 모르겠다. 특정 팀들에 관한 얘기는 아니다. 고등학교 선수들과 경기를 하다 보니, 아마추어 경기에 관심이 가게 됐고, 대회 때마다 중계는 챙겨보려고 했다. 그러면서 느낀 것은, '감독이 하고 싶어 하는 야구를 하는 선수'들이 꽤 있어 보였다. 나이가 어리지만, 선수는 자신의 것을 찾으려고 해야 한다.
그 습관은 아마추어에서 바탕을 그려놔야 한다. 아마추어 지도자는 그래서 그림을 본인이 다 그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선수 스스로 밑그림을 그릴 수 있겠지만, 어떤 선수는 밑그림 그리는 것을 지도자가 도와줘야 할 수도 있다. 그림으로 표현을 한 이유는, 색칠은 아마추어에서 결정하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림 그리는 도구부터 밑그림 색칠까지 지도자가 다 그리려고 한다면, 그건 누구의 그림일까?
그리고 색칠은 프로에 가서 선수 스스로 맞는 색깔을 고르고, 그려 나가야 한다. 어린 선수들을 '흰 도화지'라고 표현하는 것도 여러 번 들었다. 그렇다면, 그 도화지에 색깔을 쓰면 안 된다는 것도 알아야 한다. 물론 선수 본인이 쉽지 않겠지만, 자신의 그림을 그리려는 노력도 해야 한다.
야구는 팀 스포츠다!
혼자 하는 종목이 아니다. 동료가 있고, 그 동료와 힘을 합쳐 이겨나가야 한다. 선수들에게 이 얘기를 하고 싶었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을 어필하기 위해서라도 전국무대에 나가야 하고, 전국무대에서도 초반에 탈락해서는 실력을 보여줄 기회조차 없기 때문이다. 그래서 팀이 계속해서 이기고 올라가야 하는 거다. 잘하는 선수뿐만이 아니다. 잘 알려지지 않았던 선수들의 활약, 그리고 그 선수가 이름을 알리게 되면 '흙 속의 진주'라는 표현을 쓴다. 그 '흙 속의 진주'도 이기고 올라가서, 모두가 관심을 두는 무대에 설 수 있어야 빛이 날 수 있다.
▲ 미국야구 도전을 선택한 심준석 선수 / 사진=jtbc 영상 캡쳐
'간절함'은 자주 쓰이는 단어지만, 이 역시도 혼자 그래봤자 다. 한 팀이, '우리'라고 말 할 수 있는 모두의 '간절함'이 모여야 팀은 이겨나갈 수 있다. 혼자 잘한다고 해서, 이길 수 없다. 유니폼을 입는 이유는 한 팀이라는 의미다. 그 유니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마음에 새겼으면 좋겠다.
위에도 얘기했지만, 잘하는 부분도 분명히 있다. 그러나 이번에는 더 잘해야 하고, 잘 할 수 있는 부분에 대해 말하고 싶었다.
그리고 대학 야구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 대학 야구는 경기 수가 너무 적다. 물론 많은 분이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하시는 것을 안다. 그러나 그런데도 대학 야구는 절대적인 경기 수가 부족하다. '학습권', '운동권'의 다툼 속에 선수들의 마음만 멍들고 있다. 대회가 열리는 장소도 아쉽다. 에디터분들도 대학 야구의 정보를 알고 싶고, 보고 싶지만, 직접 가려고 하면, 접근성이 너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고교야구 취재를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사람들도 이런 얘기를 한다면, 장소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는 얘기다. 미디어는 팬들에게 선수와 대회를 알린다. 그런 미디어조차 가지 못하고 있다.
▲ 김성근 감독님과 나. / 사진=정근우 인스타그램
개인의 노력만 재촉해서는 바뀔 수가 없다. 아마추어 야구 관계자분들 모두가 함께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다.
정근우 / 전 프로야구 선수, 현 최강야구 멤버
네이버 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