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 우즈랑 마스터스 연습라운드… 김주형 “꿈속의 꿈이네요”
민학수 기자
입력 2023.04.04. 10:04
업데이트 2023.04.04. 10:10
마스터스 개막을 사흘 앞둔 3일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함께 9홀 연습라운드를 돌던 김주형(왼쪽부터)과 타이거 우즈, 로리 매킬로이, 프레드 커플스가 16번홀(파3)에서 팬서비스 전통인 '물수제비 샷'을 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첫 마스터스에 첫 연습라운드를 타이거 우즈랑 하다니 꿈속의 꿈 같아요.” 3일 오전 9시(현지 시각)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 한국 골프의 기대주 김주형(21)은 ‘골프 황제’ 우즈(48·미국), 차세대 우즈의 선두 주자로 꼽히는 로리 매킬로이(34·북아일랜드), ‘필드의 신사’로 한 시절을 풍미하며 1992년 마스터스에서 우승했던 프레드 커플스(64·미국)와 함께 10번홀(파4)을 시작으로 18번홀(파4)까지 9홀 연습라운드를 돌고는 꿈꾸는 듯한 표정으로 이렇게 말했다. 우즈가 큰 형님처럼 따르는 커플스나 자신의 후계자처럼 생각하는 매킬로이와 마스터스 같은 큰 대회를 앞두고 연습라운드를 함께 하는 것은 흔히 볼 수 있던 일이다. 그런데 마스터스 데뷔전을 치르는 김주형이 이런 거물들의 연습라운드에 ‘겸상’을 하는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그만큼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의 내일로 대접받는다는 상징이다. 커플스는 “난 김주형을 사랑한다. 지난해 9월 프레지던츠컵에서 활약하는 김주형의 모습을 보고는 오늘의 연습라운드를 생각했다”며 “타이거와 로리도 김주형을 정말 좋아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PGA투어에서 2승을 거두며 혜성처럼 등장한 김주형은 어린 나이답지 않은 배짱 두둑한 경기력과 호쾌한 제스처, 어려서 호주·필리핀 등에서 자라 영어가 능숙하고 팬 친화력이 높아 짧은 시간 ‘PGA의 영건’ 으로 떠올랐다. 우즈, 매킬로이와는 나이키의 후원을 받는다는 공통점도 있다. 이날 이들의 연습라운드엔 메이저 대회 마지막 날에 버금가는 엄청난 인파가 몰렸다. 마스터스 개막을 사흘 앞두고 첫 공식 연습라운드가 열린 이날 현지 시각 월요일인데도 4만여명의 팬이 몰렸는데 상당수가 이들을 따라다녔다. 이들의 연습라운드는 화기애애했다. 우즈는 여전히 걸음이 불편한 듯 절룩거리면서도 다양한 구질에 강력한 샷을 구사해 팬들을 열광시켰다. 라운드 초반 얼굴이 상기됐던 김주형은 “우상 우즈와 연습라운드가 처음이어서 가슴이 쿵쾅거렸는데 편하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해주어서 긴장이 풀렸다”고 했다. 김주형은 호주 멜버른에 살던 일곱살 때 티칭 프로이던 아버지를 따라 당시 호주 마스터스 대회에 참가한 우즈를 대회장에서 보고는 “나도 우즈처럼 멋진 골퍼가 되겠다”는 꿈을 좇았다.
이날 가장 큰 함성은 170야드짜리 파3홀인 16번홀에서 일었다. 이 홀에선 선수들이 티잉 구역 근처부터 그린까지 이어지는 연못을 향해 매년 ‘물 수제비 샷’으로 팬 서비스를 하는 전통이 있다. 함께 연습라운드를 하던 이들 네명은 나란히 늘어서서 물 수제비 샷에 도전했다.
경험이 많은 우즈와 매킬로이, 커플스는 아이언으로 샷을 낮게 깔아 쳐 물을 튕기며 그린으로 올라가도록 쳤지만, 김주형의 공은 뜬 채로 그린으로 날아갔다. 팬들은 엄청난 웃음과 함께 환호성을 올렸다.
연습라운드를 마친 김주형은 “아직도 우즈, 매킬로이, 커플스와 함께 라운드를 돌았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오거스타를 어떻게 공략하는지 많은 걸 배웠다”고 했다. 마스터스를 위해 많은 준비를 했다는 김주형은 오른 손목에 테이핑하고 라운드를 돌았다.
김주형은 4일 주요 선수 공식 기자회견에도 참가하는데 우즈 바로 앞 순서로 30분 전에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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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2023.04.04 10:50:19
우리 김주형 선수가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까지는 뭣하지만, 대략 5위안에라도 들어서 대한민국 남자골프의 자존심을 세워주기를 기대한다. 더불어서 임성제 선수 등도 좋은 성적을 내기 바란다. 응원하면서 지켜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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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actorPK
2023.04.04 13:01:51
우리 한국선수 4명의 선전을 기대한다 ㅡ 충분히 톱10에 오를 수 있다고 생각하며 적극 응원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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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은 이루어진다
2023.04.04 13:35:10
김주형 선수, 지금 주니어 학생 골퍼가 아닙니다. 직업골퍼로서 동등한 라인에서 경쟁하는 선수일뿐인데, "꿈" 운운은 귀하에게 전혀 도움되지 않는 말입니다. 경쟁해서 이기겠다는 마음만 필요할 뿐입니다. 직업인으로서, 성인으로서 본인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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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aboss
2023.04.04 14:24:53
"유구무언(有口無言)"의 새로운 해석 : 그 입 좀 다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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