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이령 걷기 (2024년10월30일) 기온은 영상 12도 맑음. 다른 날보다 일찍 일어나 버스를 타고 대전역으로 간다. 평일 첫 버스는 이른 아침 일을 나서는 나이 많은 이들로 자리가 다 찼다. 역에 도착하니 기차 승차 시간이 여유가 있지만 식사하기에는 시간이 부족하다, 매점에서 삼각김밥과 우유를 사 간단히 먹는다. 다 먹었을 즈음 승차 정보가 올라온다. 승차장으로 내려간다. 아침 날씨는 쌀쌀하다.
오늘은 서울역에서 4호선을 타고 충무로에 내려 3호선으로 환승해 구파발역으로 간다. 이른 시간이라 구파발역은 한산하다. 2번 출구로 나와 커피 가게를 찾는데 엉뚱한 길로 들어서 시간을 보낸다. 다시 되돌아 내려와 왼쪽 방향으로 꺽어 들어 가니 커피 가게가 나왔다. 커피를 사고 옆 가게에서 김밥도 한 줄 산다.
한산했던 구파발역 버스 정류장이 커피와 김밥을 사러 갔다 온 사이 산객이 많이 늘었다. 또 한쪽에는 2열 줄이 칠팔십 미터는 넘게 서 있었다. 그 사람들이 모두 704번을 기다리는 사람들이다. 긴 줄을 보니 버스를 타려면 한 시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구파발역 옆에 있는 은평 둘레길을 한 시간 정도 걷다 온다. 줄이 사라졌다. 배차가 추가 되어 빨리 타고 갔다고 한다.
그래도 버스는 복잡하다. 북한산성 정류장에서 많은 사람이 내린다. 우이령까지는 몇 정거장을 더 가야 한다. 텅 빈 버스를 타고 간다. 버스 스피커에서 이번 정류장은 우이령이라는 소리가 나온다. 같이 타고 있는 두서너 명이 같이 내린다. 한번은 걸어 보고 싶었던 우이령이라 기대가 크다. 정류장에서 길로 접어든다. 탐방 지원센터가 나온다. 경로는 예약을 안 해도 된다는 말에 그냥 지나치니 직원이 나온다. 예약은 안 해도 인적 사항은 기록해야 한단다. 전화번호와 생년 월일을 알려주었다.
길은 임도처럼 넓다. 도봉산과 북한산 사이에 있는 고갯길이다. 길이는 약 4.5킬로이다. 우이령 고개만 걸으려면 두 시간이면 족하다. 옛날에는 작은 길이였지만 6·25 때 넓어서 작전 차량이 다녔다. 길 양옆 잡목들은 단풍이 들기 전에 말라 버렸다. 그나마 양쪽 산세가 좋아 걷기에는 지겹지 않다. 김신조 일당이 넘어온 뒤로 그 길은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일반인 통행이 제한되었고 군과 경찰들의 훈련장과 대전차 장애물들이 설치되었다. 그런 탓에 자연 보존은 그런대로 유지가 되었은 심한 오르막 없고. 약간 경사진 길이다. 가족 끼리 산책 겸 나들이 온 분들도 많이 걷는다. 단풍은 다음 주가 되어야 절정일 것 같다. 양주시 쪽 잡목들은 말라 버렸고 서울시 쪽 나무들은 단풍나무가 좀 보이는데 아직 물들지 않았다.
우이령을 넘고 연이어 서울 둘레길 21구간 북한산 둘레길을 걷는다. 걸어본 길이다. 그러나 연산군묘와 정의 공주 묘역을 지나 길이 헷갈렸다. 왼쪽 산 쪽으로 진입인데 반대 방향으로 갔다. 대로변이 나왔다. 되돌아왔다. 알 바를 조금 했다. 두 번 걸어보았지만 가는데 몰두하다 보니 주변을 살피지 않아서 생긴 일이다. 알 바를 해도 생각보다 빨리 걸었다. 점심 먹는 시간 외에는 쉬지를 않았다.
도봉산 탐방지원센터 앞에 도착하여 사진을 찍는다. 구파발역에서 먼저 출발했던 분들이 도보를 마치고 헤어지는 게 보였다. 잠깐 사이에 모두 사라졌다. 언제 다시 만날지 알 수 없지만 인사라도 나누고 어묵 꼬치라도 한 개씩 먹을 걸 후회가 되었다.
도봉산 기슭의 음식점과 등산복 판매장을 지나 도봉산역으로 인천행 지하철 1호선을 타기 위해 간다. 서울지하철은 방향이 같아도 중간 종점인 열차가 있다. 도봉산역에 지하철이 들어온다. 정보반에는 광운대 방향이라고 적혀있다. 이 지하철은 종점이 광운대이다. 서울역을 가려면 인천행을 타야 한다. 만약에 광운대 지하철을 타면 내려 환승을 해야 한다. 처음 지하철을 보내고 다음에 들어오는 인천행을 타고 서울역으로 향한다.
서울역 매점에서 캔 맥주를 사 야외 맞이방으로 간다. 맥주를 마시며 오늘의 산행 사진을 보며 시간을 보낸다. 옆에는 그림을 그리는 학생들인 모양이다. 앉아 사람들 모습을 그리고 있다. 하루가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