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개정원을 다녀와서
이흥근
화개정원은 강화 교동도 화개산 골짜기에 6만 4천 여평에 조성된 강화군 역점사업이다. 화개의 뜻은 산정의 형태가 “솥뚜껑을 덮어 놓은 것” 같다고 하여 이름을 불렀다. 역사, 평화, 추억, 치유를 테마로 석가원, 물과 폭포, 암석원 등이 조성됐다.
소나무정원, 장미원, 수국 원 등 7만여 본의 수목과 관목류 초화류를 식재하여 계절을 느끼며 공원과 같이 편하게 휴식을 취할 수 있다. 지난 5월에 개장하여 한편에서 꽃을 심는다.
군민들이 직접 기증한 수목으로 정원을 꾸며 의미가 있다. 전망대로 향하는 모노레일 9인승 8대가 운행되고 있고 주의 경관이 꽃, 들과 어울려 조화롭다.
입구에서 전망대 스카이워크까지 약 1.8㎞로 20분 소요된다. 탑승하여 주위를 보니 하늘, 구름, 바다, 나무가 한눈에 보이고 코앞에서 밤송이가 인사를 한다.
스카이워크 전망대는 강화지역의 번영과 평화를 위한 강화군의 새인 저어새의 긴 부리와 눈을 모티브로 조성했다. 전망대에 오르면 드넓은 바다와 북녘땅을 바라보며 하늘 위를 나는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다. 전망대 밑을 강화유리로 하여 아랫길과 나무들이 보이고 아찔하다.
북쪽으로는 연백평야를, 남쪽으로는 석모도, 볼음도 등 도서 지역을 조명할 수 있다. 내부에는 전시, 체험, 교육 등의 다양한 컨텐츠 공간이 마련됐다. 카페에서 시원한 커피를 마셨다.
강화군은 관람객들의 흥미와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스테프 투어길, 사진 뽐내기, 유배 생활 체험 등 12가지의 프로그램을 운영한다. 연산군유배지 인근에는 활쏘기, 널뛰기, 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연산군은 조선 제10대 국왕으로 조선 왕조 역사에서 광해군과 함께 반정으로 폐위된 후 복위되지 못하고 향년 29세로 화개산에서 2달 만에 역병으로 사망했다. 많은 신진 사류를 죽이는 무오사화를 일으키고, 갑자사화로 생모 윤씨의 폐비에 찬성한 윤필상 등 수십 명을 살해하였다. 사간원을 폐지하는 등 비정이 극에 달하여 중종반정에 의해 폐위이 되었다.
정원을 탐방하며 조형물들을 모바일로 인증하는 스템프관광 화개정원 전경, 풍경 사진 등을 게시판 올리는 이벤트를 운영한다.
인근에 있는 대룡시장은 현대식이 아니라 60~70년대 모습을 재연해 놓았다. 동심의 일들이 생각나고, 옛 정취와 어린 시절 보았던 풍경을 느낄 수 있는 전통시장이다. 이곳은 국내 대표적인 실향민 장터이자 과거 피난민들이 모여 살았던 공간이다.
6.25 전쟁이 발발하고 38도선 이남이 순식간에 북한군에 점령당하자, 많은 사람이 남쪽으로 피난을 떠나기 시작했다. 이때 황해도 연백군에 거주하던 주민들은 평소 교류가 잦은 교동도로 왔다. 사람이 많아지자 물건을 서로 나눌 필요가 있었고 썰물 때 몰래 연백군까지 오가는 이들이 식량 등을 모아 사고팔았던 시장이 바로 대룡시장이다.
시장을 둘러보며 골목의 다방과 점보는 집, 뻥튀기는 집. 노점상, 쌀집, 빈대떡, 떡집 등 어린 시절이 떠 오른다.
어린 시절 먹었던 쌀 과자를 사서 먹었다. 점심은 갈치조림, 감자와 갈치 무와 같이 조림하여 맛이 있다.
연꽃이 장관을 이루며, 저녁에는 화려한 경관조명이 설치돼 산책하기 좋은 난정저수지는 연꽃과 정자가 어울려 한 폭의 그림 같다.
강화 둘레길을 돌며 넓은 바다를 보니 마음이 편안하고 푸근한 느낌이 든다. 천천히 둘레길을 따라 외포리 선착장에 도착하여 새우, 가자미, 놀래기. 게. 장어, 넙치 등을 구경했다.
아내와 친구 부인도 새우와 망둥이를 샀다. 싱싱하다. 요즈음에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 폐기 오염수 처리 문제로 손님이 거의 없어 쓸쓸하다.
천천히 둘레길을 돌며 신록이 우거진 산과 들을 보니 눈이 시원하고 기분이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