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당에 들어서니 만송 스님께서 법회 준비를 하고 계신다.
우리는 보리사에 제법 오래 머무는 스님이기를 바라지만.. 한 번이라도 뜻대로 된 적이 있는지..
운수행각(雲水行脚)이란
강 위에 비친 구름처럼 자기가 안거 (安居) 동안 공부한 것을 가지고
여기저기 훌륭한 스승을 찾아다니면서 점검을 받는 것을 말한다. 운수납자(雲水衲子)
운수(雲水).. 구름은 본래 자기가 없다. 인연 따라 생기고 인연이 다하면 사라진다.
그런데 그런 구름조차 버거워 거기에도 머물지 않고.. 강물에 비친 구름이라..
모든 사물은 그림자가 있지만 그림자는 무게가 없다. 그런 그림자마저 떠나는 거라면..
우리는 스님이 보리사에 오시면 하루라도 보리사에 더 오래 계시길 바라지만,
운수납자는 흔적을 남기지 않는다.
보리사에 머문 동안이 좋은 경험이 되어.. 꼭 훌륭한 스님이 되시길 기원합니다.().
<천수경> 합송을 시작으로 11월 첫 주 예불을 시작한다.
회주 원영 큰스님 의 법문이 있기까지 예불과 의 순서는 비슷비슷하다.
1시간 30분 법회에 예불과 축원 시간이 약 한 시간 진행되니..
법회는 불보살님께 예를 드리고 모든 신도님들의 축원을 비는 것은 절의 의무라 할 수 있으니..
예불과 축원이 정기 법회의 전부라 해도 해도 과언이 아니다.
구름은 떠서 물에 비취는데, 물 또한 흐르며 구름을 비춘다.
예불과 축원은 절의 할 일이니.. 어제도 했고, 오늘도 하고, 내일도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지만
그 방법은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게 아닌지..
고인 물은 썩기 마련이다.
지심귀명례 차사창건 선문중흥 정법선양 성철대종사.().
지극한 마음으로
이 땅에 보리사를 창건하여 선을 중흥 시키신 성철큰스님께 절하옵니다.().
원영 큰스님은 10월 첫째 주 법문으로 인용하신 <행복경>을 오늘 이어서 설하시었다.
7. 악함을 싫어하여 멀리하고, 술 마시는 것을 절제하고, 가르침에 게으르지 않으니,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8. 존경하는 것과 겸손한 것, 만족과 감사할 줄 아는 마음으로 때에 맞추어 가르침을 듣는 것, 이것이야말로 더 없는 행복입니다.
<행복경>은 고려 대장경에 전하지 않는 <경>인데, 1980년 이후 법정 스님께서 발견하고 한글로 번역하여 전한 이후 많은 이들이 번역하여 전할 만큼.. 세상 사람 모두가 바라는 행복에 대한 부처님 뜻이 잘 나타난 경입니다.
형식은
하늘에서 내려온 천신이
세상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부처님께 질문하고, 부처님께서 답변하고 있습니다.
<행복경 7.> 악함을 싫어하여 말리하고.. 에서 악이란 무엇입니까?.
살생을, 도적질을, 거짓말을 하지 말라는 등 불자들이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가 악이지요.
저는 내일 모레 있는 미 대선에서 트럼프는 대통령 후보 자격이 없는 자라고 봅니다.
그는 거짓말과 불법을 나무 많이 행했어요.
경제가 매우 중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92년도 처음으로 미국 와 공부를 하게 되었는데.. 자기를 미국 스님이라 소개한 젊은이가 일하러 간다며 묻습니다.
생활비는?. 저는 신도님들이 보내준다고 하니 아주 부러워하는 눈빛으로 보더라구요.
자기도 수행을 열심히 하고 싶지만 생활비가 필요해 일하러 가고 있으니 말입니다.
생활비 걱정을 하지 않는 수행자라면 신도님들에게 고마워하면서 얼마나 열심히 수행 정진을 해야만 하겠습니까?
미국 대통령이라 하면 미국 어린이들 뿐 아니라 세계 모든 어린이에게 인생의 중요한 모델이 되는데..
악행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자가 대통령이라면.. 행복은 고사하고 그에게 무엇을 배울 겁니까.
그런데 그런 자가 대통령이 되거나 떨어지는 건 그에게 달린 게 아니라..
우리가 투표로 선택하는 겁니다.
<행복경 8.>을 보면 상대를 존경하고, 스스로는 겸손하고, 만족하고 감사할 줄 알려면 우리가 어떻게 되어야 하겠습니까?.
자신을 낮추어야만 가능하지요.
절에 와서 자신을 낮추는 것을 배우는데 그 이유는.. 바로
내가 행복하기 위해서라는 겁니다.
큰스님은 우리에게 비디오로 보여줄 준비한 게 있는데.. 기계가 큰스님 말을 듣지 않아서 보여줄 수 없음을 아쉬워하셨다.
사람은 물로 AI나 기계도 경제나 지식을 익혀 보여주기 전에
'스스로 악을 멀리하고, 선을 가까이하는' 것을 배워야만 하는 게 아닐까?^^.
이번 주 화요일(11.5) 대선에서
정상적인 미국인이라면
이기적 경제만을 공약하는 트럼프라는 악당을 피하기 위해
카멀라 해리스라는 차악(次惡)을 선택하는 지혜를 보여주어야 할 때인 것 같다.
질문 시간에 한 신도님이 "불음주라고 했는데.. 불자는 술 마시면 안 되나요?" 한다.
원영 큰스님께서는 해안에 사는 어느 어부가 굴을 따 절에 갖고 오니 그곳 스님은 "오~ 훌륭한 석화를 가져오셨군요!^^" 하며
공양으로 올렸다는 실화를 예로 들려주신다.
불보살님께 공양을 드리려는 순수한 어부의 마음을 누가 무시할 수 있겠는가..
어부의 굴을 받으며 스님은 '살생'이 아닌 '활생'을 보여준 것이다.
그러자 다른 신도님이 "큰스님, 기도한 후에 술을 조금 마시는 것은 건 괜찮다고 하는데.. 기도 전에 마시면 안 되나요?"
하고 물으니 우리 모두는 큰소리로 웃었다. ㅎㅎㅎ^^
되나?. 안되나?.
우리 모두는 크게 웃었지만..
웃는 빛깔은 다른 것 같았다. ㅎㅎㅎ.().
점심 공양..
오늘 공양은 특식이었다.
큰스님께서도 오늘 보리사에서 점심 공양을 하지 못한 신도님들은 평생 후회로 남을 거라 하신다 ㅎㅎㅎ
두 쌍둥이 온이준과 온이안의 백일잔치로 음식 만들기 달인이신 친할머니께서 서울서 오시어 특별한 공양을 준비하셨기에..
그러니 정성으로 만드신 음식을 사진에 담기는 했지만.. 어찌 그 맛을 사진에 담을 수 있으리오..
온씨라.. 귀에 익은 성인데 기억이 가물가물..
쌍둥이 아버님에게 온씨 가운데 유명한 분이 누구냐고 물으니..
본인 보다 더 유명한 분은 없다고 ㅎㅎㅎ^^
나는 알고 있었는데.. 누구지?..
아하! 온. 규. 탁.선생님.
중1 때 담임 선생님이시며, 성악가 이시던 선생님.
내가 보리소리 합창단 멤버가 될 수 있는 기반을 닦아 주신 훌륭한 음악 선생님이시다.^()^
오늘 점심 맛이 더욱 특별히 감사하게 느껴진다.
온규탁 음악 선생님을 생각하며..
다음 주 일요일인 11월10일 보리사 창립 기념행사 때 부를 합창 연습에 참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