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생태탐방 후기 – 기억과 생명의 오름을 따라]
제주교구 생태환경위원회 주최로 함께한 생태탐방.
푸르른 하늘 아래 펼쳐진 풍경은 아름다웠지만,
그 땅 아래 묻힌 아픔을 기억하는 길이기도 했습니다.
샛알오름.
이름만큼이나 작고 수줍은 듯 솟아오른 오름.
하지만 그 안엔 제주 4.3의 참혹한 기억이
숨죽인 채 말없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한 걸음, 한 걸음.
잃어버린 제주마을 '무등이왓'
돌담 하나, 풀잎 하나에도
고요한 울음이 깃들어 있는 듯했습니다.
바람은 말을 잊고,
새들은 묵념하듯 고요한 오후.
우리는 침묵으로 기도하며,
그들의 희생을 기억했습니다.
이 탐방은 단지 과거를 돌아보는 여정이 아니라
오늘 우리가 어떻게 살아야 할지를 묻는 여정이었습니다.
생명과 정의, 그리고 생태적 회복을 향한 발걸음.
자연은 회복을 안고 있지만,
기억은 우리가 이어가야 할 몫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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