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ㄱ자로 꺾어진 600년 된 '현고수'… 곽재우 장군이 북 매달아 의병 모았대요
[ #식물이야기 24 ]
#한국사 #조선왕조
우리나라 명품 나무들
▲ 문화재청·의령군 공식 블로그
최근 충북 보은에 있는 #정이품송 (正二品松)<사진1>의 곁가지가 강풍에 부러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어요. 나이가 600살이 넘다 보니 태풍이 불면 가지가 뚝뚝 부러져요. 병충해를 입기도 하고요. 정이품송은 1464년 조선 7대 임금 #세조 가 속리산 법주사로 행차할 때 #어가 (御駕) 행렬이 무사히 지날 수 있도록 가지를 스스로 들어 올려 '정이품' 벼슬을 받았다는 이야기가 전해집니다. 키가 15m에 이르고, 가슴 높이 둘레는 5m에 이르는 거대한 나무예요.
우리나라에는 정이품송 같은 명품(名品) 나무들이 여럿 있어요. 수백 년 동안 한자리를 지키면서 역사뿐 아니라 독특한 외관도 자랑하는 #나무 들이에요. 대부분 #천연기념물 등으로 지정돼 국가에서 보호하고 있답니다.
경남 의령에는 ' #현고수 '<사진2>라는 500~600살 된 #느티나무 가 있습니다. 키는 20m, 가슴 높이 둘레는 8.4m에 이릅니다. 이 나무는 특이하게도 2m 정도까지는 곧게 자라다가 갑자기 줄기가 옆으로 홱 꺾였어요. 기역(ㄱ)자처럼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곽재우장군 이 이 나무에 북을 매달아 두들기면서 전국 최초로 의병을 모아 훈련시켰다는 이야기에서 현고수(懸鼓樹)라는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지금도 사람들은 이 나무 아래에서 붉은 옷을 입었던 곽재우 장군을 기리는 ' #홍의장군축제 '를 열어요.
경기 양평에는 ' #용문사 #은행나무 '<사진3>가 있어요. 나이는 1100~1300살 정도로, 우리나라 최고령(最高齡) 나무로 추정되고 있습니다. 높이는 약 42m, 가슴높이 둘레는 14m, 가지는 사방으로 지름 30m가량 퍼져 있으니 그 크기가 정말 압도적이에요. 이 은행나무는 649년 #신라 #원효대사 가 용문사를 지을 때 심어졌다고 해요. #조선시대 에 이미 우리나라 나무 중 가장 큰 나무라고 해서 #당상직첩 (堂上職牒) 벼슬을 받기도 했대요. 이 나무는 #고종 이 세상을 떠났을 때나 #광복 , #한국전쟁 발발 등 큰 사건이 있을 때마다 가지를 떨어뜨리거나 큰 소리를 냈다는 이야기도 전해집니다.
이처럼 오랜 시간 국민의 사랑을 듬뿍 받았던 #명품나무 들도 이제 나이가 들어 약해지고 있어요. 정이품송은 예전엔 거대한 원뿔 모양이었는데 #태풍 등으로 현재는 한쪽이 떨어져 나간 우산 모습이 됐어요. 현고수는 꺾인 줄기 위 가지와 잎이 비대해져 쓰러질 위험에 처했지요. 지방자치단체는 보조 받침대를 설치하고, 각종 재해에 대비하면서 보호하고 있지요. 또 오랜 시간 살아남을 수 있었던 나무의 #생명력 을 분석하고 #유전자 를 채취해 보존하는 활동도 해요. 최근 보은군은 정이품송 #솔방울 을 이용해 자손을 길러내기도 했어요.
출처: 프리미엄조선|[최새미]식물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