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스의 책 ` 일곱 대령 ` 을 보면 ,
어떻게 하나의 영혼이 다양한 인격을 가진 채로
다른 시간대에서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지 이야기 하던
그것과 같은 얘긴가요 ?
나는 레프리콘이 이야기하는 내용을 예전에 들어본 적이 있다는 것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에
그가 말하는 도중 끼어들었다.
“ 정확하오. 당신은 그 이론을 이해하고 있소.
하지만 당신은 그 경험을 기억할 수 없소.
그것이 바로 우리의 차이점이요. ”
“ 나는 나의 전생을 기억하고 있어요. ”
“ 그럴 것이오. 하지만 그것은 수많은 선택적 시나리오 중 하나일 뿐이오,
다른 시나리오를 경험해 보고 싶지 않소 ? ”
“ 물론이죠 ! ”
그는 훙분한 나를 바라보며 미소를 지은 채 물었다.
“ 당신이 전생에 엘리멘탈과 함께 하는 삶을 살았다는 것을 알고 있었소 ? ”
“ 아니요 ...
몰랐어요. 어떻게 그런 일이 일어날 수 있죠 ? ”
나의 신경이 온통 그에게 쏠렸다.
“ 일전에 우리는 인간의 진화에 개입한 엘리멘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소.
반대로 , 어떤 인간들은 엘리멘탈의 진화 속으로 들어오기도 했다오.
엘리멘탈을 공부하기 위해 , 그리고 우리가 인간의 자질을 배울 수 있도로고 도와주기 위해서 였소.
당신은 그러한 하이브리드 중 하나요. ”
나는 내가 전혀 알지 못했던 나의 이야기를 듣게 되어 굉장히 놀랐다.
그것에 대한 의식적인 기억은 거의 없었지만 , 그의 말이 사실임을 온 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 오 , 당신은 그 기억을 가지고 있소. 아직 기억해내지 못했을 뿐이오. ”
레프리콘이 웃으며 말했다.
“ 당신의 시간 감각 안에서는 그것이 100 년 전의 일이라오.
하지만 엘리멘탈은 여전히 당신에게서 그 기억들을 읽어낼 수 있고 ,
당신이 우리에게 친절하다는 것도 알 수 있다오. ”
“ 내가 그때의 삶을 기억할 수 있을까요 ? ”
나는 호기심을 갖고 물어 보았다.
“ 물론이오. ”
그는 나에게 두 눈을 감아보라는 신호를 보냈다.
두 눈을 감자마자 , 바닥에 닿을 정도로 긴 갈색 모직 치마를 입은 내가 보였다.
나를 완전히 둘러싼 숲은 신비로운 기운이 가득했고 ,
각각의 나무에서는 생명력과 정체성이 느껴졌다.
나는 내가 원하는 계절을 시각화하여 떠올리기만 하면 , 그것이 나타나리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봄이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고 싶어했다.
나 역시 봄이 모습을 드러내도록 돕고 싶은 충동이 일었으나 , 이내 그런 마음을 억눌렀다.
이후 , 숲길을 걸어다니며 두 귀를 활짝 열자 ,
새와 동물들이 서로 대화하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나는 새들의 모든 지저귐과 생각을 이해할 수 있었다.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긴머리를 하고 있었고 , 나이는 마흔 살 정도였다.
내 주변 환경은 정말 아름다웠지만 , 이 곳을 떠나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에 ,
나의 가슴은 슬픔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나 자를 지켜보는 시선이 느껴져 고개를 돌려 보니 ,
큰 키에 날씬하고 우아한 자태를 한 남성이 녹색 옷을 입고 서 있었다.
나는 그에게 서서히 다가갔고 , 그는 그런 내 모습을 지켜 보았다.
이윽고 내가 그의 앞에 다다르자 , 그는 뾰족한 모자를 벗으며 , 허리를 숙여 정중히 인사를 했다.
그의 손은 길고 섬세해 보였으며 ,
나무랄 데 없이 , 품위 있게 움직였다.
그의 눈동자는 짙은 녹색이었고 , 눈매가 살짝 옆으로 찢어져 있었다.
그의 눈은 인간의 눈이 아니었다.
“ 좋은 아침입니다. 현명한 이여 ”
그가 나에게 인사했다.
“ 어딜 가시나요 ? ”
“ 나는 죽음을 향해 가고 있어요 ”
내가 부드럽게 속삭이며 대답했다.
“ 왜 죽음을 선택한건가요 ? ”
그는 슬픔 가득한 눈빛으로 물었다.
“ 우리와 함께 지내는 것이 행복하지 않은 건가요 ? ”
“ 행복했답니다. ”
내가 대답했다.
“ 나는 이 숲의 마법을 그리워하고 , 또 숲의 모든 생명체들에 대해 이야기하게 되겠죠.
하지만 내 영혼의 무언가가 이 곳을 떠나야 한다고 말하네요 ”
“ 아 , 영혼의 부름 ”
얼굴에 슬픔을 드리우며 그가 대답했다.
“ 우리는 그것에 순종해야만 하지요 ”
내가 눈을 깜짝이자 , 멀리 길을 따라 내려가는 내 모습과 내 뒤로 멀찌감치 떨어져 있는 그의 모습이 보였다.
“ 우리를 잊지 말아요 ”
나를 향해 소리치는 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의 목소리가 온 숲에 울려 퍼졌다.
나는 고개를 돌려 , 다시 앞을 바라보았다.
아름다운 빛 하나가 나를 향해 손짓하고 있었다.
나는 땅에서 떠올라 빛을 향해 날아갔는데 ,
뒤를 돌아보니 길 위에 누워 있는 내 육신이 보였다.
내 몸은 이미 낙엽들로 덮여 있는 상태였다.
나는 다시 빛을 향해 몸을 돌려 그 빛으로 들어갔다.
이후 , 나는 의식을 잃었고 , 기억나는 것이 전혀 없었다.
첫댓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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