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클라호마주 올해 지진 5천건…대지진 '시간문제'
장현구 특파원 / 2015/11/24 06:44
기사 원문,
http://www.yonhapnews.co.kr/international/2015/11/24/0619000000AKR20151124017100123.HTML
미국 중남부에 자리한 오클라호마 주가 지진의 공포로 신음하고 있다.
올 해에만 관측된 지진의 수가 5천 건이 넘었고,
이 중,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11월 중순 현재 680건에 달한다.
규모 3.0 이상의 지진은
6년 전인 2009년 20건보다, 무려 34배나 급증했다.
이런 추세라면,
주민들의 삶을 송두리째 앗아갈 대지진도 시간 문제라고
지역 방송인 KFOR가 전문가의 말을 인용해,
23일(현지 시간) 경고했다.
미국 지질 조사국은
이날에도 알팔파 카운티의 체로키 시 남쪽과 남서쪽 지역에서,
오후 12시 31분께, 규모 3.0의 지진이 관측됐다고 발표했다.
오클라호마 주에서는 지난 19일,
지난 2001년 이래 가장 규모가 큰 4.7의 지진이 일어나기도 하는 등,
일주일 사이 42건의 지진이 발생했다.
미국 지질 조사국에 따르면,
30일 동안, 규모 2.5 이상의 지진이 151차례나 일어났다.
규모가 작아 큰 피해로 이어지지 않았지만,
언젠가 큰 지진이 올 것이라는 불안감은
지진 횟수 만큼 커지고 있다.
이 지역의 지진은
알려진대로, 자연 현상이 아닌 인위적인 재앙이다.
지하 3 ∼ 4㎞ 지점의 셰일 지층에서 석유와 가스를 얻고자,
화학 약품이 섞인 액체와 엄청난 양의 물을 투입해
고압으로 암반을 깨는 수압파쇄 추출법(프래킹)이
지진을 양산하는 주된 원인이다.
압력으로 지반이 약해짐에 따라 지진이 잇따라 발생하는 것으로,
큰 지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예상한다.
셰일과 지진의 영어 단어를 합쳐, '셰일 퀘이크'라는 말도 새로 나왔다.
10년 전에 새집으로 이사한 재키 딜 씨는
KFOR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연속된 지진으로 가옥 지붕에 균열이 생기고 서까래가 삐걱거린 통에,
회반죽을 발라 틈을 메우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오클라호마 주립대에서 지진을 연구하는 지구 물리학자인 토드 핼리헌은
"과거 지진이 거의 발생하지 않은 오클라호마 주의 건물은
대부분 내진 설계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만약 대지진이 터지면, 상당한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세 명의 선출직 커미셔너가
통신 · 철도 · 자원 추출과 같은 공공 사업 관련 정책을 결정, 집행하는
오클라호마 자치 위원회(OCC)는
사태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셰일 가스 추출 회사에 각종 정보들을 요청해, 대지진 발생 가능성에 대비하고 있다.
또 추출 유정을 점차 폐쇄하고,
프래킹에 필요한 화학 물질의 투여량을 제한하는 등의 조처도 병행하고 있다.
친기업 성향의 메리 폴린 오클라호마 주지사는
"추출 유정과 지진의 증가에 직접적인 연관이 있다"라며,
프래킹이 지진을 유발했음을 부인하지 않는다.
지진에 대한 주민들의 불안감도 걱정이지만,
당장 셰일 가스 추출을 막으면 대량 실업 사태를 가져올 수도 있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부닥쳤다.
'오클라호마 프래킹 중단'의 공동 설립자인 앤젤라 스포츠는
보험 회사가 지진 피해 개인 부담률을 높게 책정한 데다가, 대재앙에 따른 피해만 보상한다며,
주민의 경제 부담을 낮추려면, 프래킹을 당장 멈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에서 프래킹이 가장 활성화한 지역은 오클라호마 - 텍사스 주이고,
노스다코타, 콜로라도 - 네브래스카 - 와이오밍 주, 펜실베이니아 주가 뒤를 잇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