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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9차 문산 산행후기 - 여름 세미나 및 문화탐방
프롤로그
스케일 크기로 둘째가라면 서러운 분 중 한 분이 문산의 박달수 회장님이다. 이번 문산 산행도 문산만으로는 성에 차지 않으신지 ‘황강문학회(회장 이숙례)’와 연대하여 도모하시겠단다. 거기에다 이번 행사의 장소인 ‘한무종가’가 박달수 회장님의 고향이기도한 합천에 있으니만큼 그 연줄로 합천문인협회(회장 손국복)와도 힘을 모으시겠단다.
실무를 맡은 국장으로서는 행사를 키우면 키울수록 부담이 가는 것이 사실이다. 일이 많아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장은 이름이 국장일 따름이요, 그 역할로 보면 조직을 위한 마당쇠나 무수리쯤이 맞는 표현이다. 그래서 국장의 호칭은 남자일 경우는 ‘사무국돌이’요, 여자일 경우에는 ‘사무국순이’가 정확하다 할 것이다. 회장과 집행부가 결정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여 보필하는 것이 국장의 임무라는 원초적인 책무를 되짚어 보면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견마지로를 다하여 분골쇄신하는 것이 당연지사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일꾼들의 능력이요, 보람 아닌가. 큰일이면 소 한 마리 잡고 작은 일에는 돼지 한 마리 잡을 각오로 일을 추진하면 되지 걱정부터 앞세울 일은 아닌 것이다. 이왕 일을 벌이려면 기껏 소, 돼지를 잡을 일이 아니라 거하게 한번 용봉으로 놀아보면 어떨까 싶다. 청룡, 황룡 가릴 것 없이 잡아내어 추어탕 끓이고 봉鳳이니 황凰이니 가릴 것 없이 잡아다가 삼계탕 끓여낼 배짱으로 밀어붙여 볼 일이다. 회장님을 위시한 태산 같은 우리 문산의 아우라를 믿고 과감하게 돌진할지니 비록 시작은 미미하였으나 그 끝은 창대할 것을 믿는다.
첫째 날
● 출발
매양 그렇고 그렇지만 출발 당일, 개인별 사정을 넘지 못하고 불참하게 되었다는 문자가 이어진다. 결국 부산에서 신청한 57명의 신청자가 45명으로 줄었다. 그나마 두 분은 함께 출발하지 못하고 개인별로 출발하여 오후 4시경에 도착하시겠단다. 잠시 실망스러웠지만 그 정도의 가변적 상황이야 문산에 있어서는 아무 일도 아니다. 박달수 회장님은 너무 빈틈없이 약속대로 돌아가는 세상은 재미가 없고 약속을 너무 철저히 지키는 사람은 인간미가 떨어다는 역설적인 말씀으로 한바탕 웃음꽃을 피워 올린다. 그렇다. 약속을 너무 잘 지켜 인간미 없는 우리끼리 재미있는 세상을 한번 만들어보자며 대장정의 깃발을 높이 든다.
● 개영식
에어컨의 자동기능처럼 날이 더워질 만하면 실비를 뿌려주고 또 온도가 내려간다 싶으면 구름이 걷혀진다. 날씨도 시근이 멀쩡해서 우리의 행사에 보시를 하기 때문이란다. 합천군 청덕면에 자리한 늦여름의 ‘한무종가.’ 토요일 오후 4시, 박달수 문산 회장님의 대회사와 하창환 합천 군수님의 환영사, 정영자 부산문협회장님의 격려사, 박경수 합천 경찰서장님, 손국복 합천문인협회장님, 차판암 합천문화원장님의 축사로 이어진 개영식을 진행함으로 행사는 시작되었다. 외지의 문인들이 자신의 고장을 방문해 준 것이 고맙다며 지역의 기관장과 유지들의 접대가 다정하기 그지없다. 더욱이 군수님은 이번 행사와 합천 지역에 대한 감회를 소재로 한 글을 보내어 주시면 책으로 엮어 합천군의 자랑으로 삼겠다고 하시며 참석하신 문인들의 투고를 당부하기도 하셨다.
● 한무종가 전통무예시범
개영식에 이어서 우리가 1박 2일간 머물 이곳, 한무종가에 대대로 전승해 내려오는 무예인 한무도 시범이 있었다. 한무도 전국총관장이기도 한 배병채 문산 감사의 감칠맛 나는 해설과 함께 진행된 한무도 시범은 힘찬 진검 시범과 역동적인 대련으로 편성이 되었다. 살기 번득이는 진검시범은 통속적인 액션영화의 검법과는 판이하게 달랐다. 재미와 볼거리에만 치중하여 허풍적 요소가 넘치는 영화에 익숙해져 있던 문인들은 현란한 속도와 몸동작이 걸러진, 간결하고 힘찬 검술에 그제야 옛사람들의 무예의 실체가 이해된다며 크게 고개를 주억거렸다.
진검 시범 후 목검과 호구를 착용한 대련이 선을 보였다. 날렵한 몸놀림과 현란한 칼솜씨가 한바탕 춤처럼 어우러졌다. 역발산기개세力拔山氣蓋世의 기합소리, 빈 공간에 헤집는 검의 궤적, 상대를 향해 감아 돌리고 내지르는 힘찬 발길질, 적의 힘을 역이용하는 현란한 몸놀림이 고속 촬영한 영상의 잔영처럼 잦아든다. 시범하는 무사들과 빙의憑依가 이루어진 듯 혼연일체가 되었던 혼백이 탄성과 박수소리에 돌아온다. 방금 토해낸 검객들의 거친 숨소리와 몸짓이 한바탕의 꿈처럼 아득해진다. 그러잖아도 잠자리가 바뀐 탓에 쉽게 잠 못 이룰 섬세하고 예민한 여류문인들이 걱정이다. 아. 오늘밤을 어이하랴. 잠 못 이뤄 몸을 뒤척일 때마다 검을 맨 사내들의 잔영들이 먼지처럼 피어올라 까만 밤 하얗게 새우게 되는 건 아닌지…
● 시낭송과 문학세미나
먼저 부산지역의 대표적인 시낭송 단체인 ‘시가람’의 이숙례, 정옥금 시인과 노옥분 시인, 합천문인협회의 이성동 수필가와 김경미 시인이 ‘저마다의 향기와 빛깔’에 알맞은 시를 낭송해 주었다. 한무도 시범 때의 고조된 감정이 낭송으로 차분히 내려앉는다. 내 마음이 옥토이면 날아 온 씨앗이 잘 자라 튼실한 소출을 얻을 것이나, 황무지라면 제 아무리 좋은 씨앗이라도 뿌리조차 내릴 수 없나니 시낭송이 거친 마음 밭을 고무래질 한다.
마음 밭이 잘 갈무리된 덕분일까? ‘사랑과 문학’이라는 주제로 강의한 임종찬 부산대학교국문학과 교수님의 강의에 오롯이 젖어든다. 강의는 청마와 정운의 주옥같은 시와 그들의 일화를 섞어 소개하면서 이어진다.
“뉘가 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더뇨 // 이렇게 쟁 쟁 쟁 / 무수한 종소리 울림하며 내리는 낙화 // 아 길이었다 / 손 하나 마주 잡지 못한 채 / 어쩌지 못한 젊음의 안타까운 입김 같은 / 퍼얼펄 내리는 하아얀 속을 / 오직 말없이 나란히 걷기만 걷기만 하던 / 아아 진홍 장미었던가 // 그리고 너는 가고 / 무수한 종소리 울림하는 육체 없는 낙화 속을 / 나만 남아 가노니 // 뉘가 눈이 소리 없이 내린다더뇨.”
청마의 ‘낙화’라는 시를 유장하게 외워 내시더니 내쳐 정운의 ‘탑塔’이라는 시를 이어 붙인다.
“너는 저만치 가고 / 나는 여기 섰는데 // 손 한 번 흔들지 못한 채 / 돌아선 하늘과 땅 // 애모愛慕는 / 사리舍利로 맺혀 // 푸른 돌로 굳어라”
사랑은 지난하고 아름다워라. 무수히 무수히 종소리 울림 하는 눈발 속에 서리 낀 안경을 고쳐 쓰셨을 청마의 고독과 푸르게 사리로 굳은 정운의 애모가 처연하게 마음을 적신다. 인생에 있어 기쁨과 행복의 시효는 잠시잠간일 뿐 오히려 이런 처연한 소회가 깊게 여운을 남기며 우리를 위로한다.
● 조별 대항전
시낭송과 문학세미나로 문인들의 자질을 다지는 것도 중요하지만 문약文弱을 경계하는 것도 빠트릴 수 없는 과제다. 그런 의미에서 준비한 것이 박달수 문산 회장님이 특별진행을 담당하신 조별 대항전이었다. 우선 참가인원들을 5개조로 나누었다. 무엇보다 위트에 넘치는 조별 별칭이 참가자들의 관심을 집중케 하였다. 각 조별 조장의 출신지에 따른 택호를 조별 별칭으로 정하였으니 1조(조장 박미순)는 군산 댁, 2조(조장 송소현)는 보성 댁, 3조(조장 정정희)는 사천 댁, 4조(조장 김정자)는 안동 댁, 5조(조장 문경희)는 양산 댁이라 했다. 저마다 하사받은 별칭이 흡족한 듯 그 이름을 기치旗幟로 소속감과 일치감을 돋우면서 전의를 불태우기 시작했다.
그러면 시종 박장대소로 일관했던 그날의 경기 모습을 그려 본다. 운동을 즐기기에는 무더운 날씨와 참여자들의 평균연령때문에 걱정이 먼저 앞섰다. 더욱이 평소 운동이 부족한 문사들에게 경기종목이 무리하게 편성되지 않았는지 조심스러웠다. 그러나 그것은 한낱 기우에 지나지 않았다. 이러한 취약점을 상쇄할 기상천외한 경기운영 방식을 노회한 박달수 회장님은 미리 준비하고 계셨던 것이었다.
우선 남자문인들이 참여하는 종목인 축구는 작은 고무공 멀리 차내는 정도였고 창던지기에 사용한 창은 음료수 빨대였다. 또한 여류문인들을 위해 마련한 종목 중 역기 들기는 엎드려 벋쳐서 지구를 들어 올린다는 팔굽혀펴기였으며 골프도 호쾌한 장타를 겨루는 것이 아니라 공을 홀 안에 집어넣는 퍼팅으로 실력을 평가하였다. 그것도 우산을 골프채로 대체하는 식이었다. 그나마 상식적으로 펼쳐진 경기는 여류들의 멀리뛰기 하나뿐이었다.
하지만 이 비상식적(?) 경기를 대한 참가자 모두가 반색을 하였다. 행여나 경기를 겨루다 보면 많은 사람들 앞에서 망신을 살 수도 있을 것이고 또한 체력이 달려 후유증으로 고생하게 되지나 않을까 내심 염려하던 참가자들의 얼굴이 펴지기 시작했다. 참을 수 없이 가벼운 빨대 창은 공기의 저항을 견디지 못해 제대로 날아가지를 못했고 완력이 딸리는 여류문인들의 팔굽혀펴기는 숫제 땅에 무릎을 대고 엉덩이만 움찔거리는 것이요, 멀리뛰기는 차라리 신발 멀리 차내기라 하면 딱 좋을 걸 그랬다. 이런 상황이니 경기진행이 어떻게 되었을까? 급기야 거기에다 조별 경쟁심이란 도화선까지 불을 붙었으니 그야말로 엉망진창의 아수라장이었다. 그러나 어디서 이렇게 즐거운 아전인수와 어불성설을 다시 보실 수 있을꼬?
각 종목마다 채점을 하는 방식도 희한하였다.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한다는 것을 명분삼아 심판위원장의 전횡(?)이 난무하였다. 사실 이런 가벼운 경기에 앞서 국제경기규약이 이렇고 저렇고… 심판위원장의 권위가 이렇고 저렇고… 선수들과 심판위원들의 선서를 받아 낼 때부터 뭔가 이상했다. 결국 팔굽혀펴기는 회수와는 상관없이 엉덩이가 큰 순서로 입상을 하였으며 골퍼들의 퍼팅 정확도와 살림살이 솜씨는 반비례할 것이라며 성적순서와는 정반대로 입상순위를 정했다. 의문이 없을 수 없었지만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는 금과옥조를 되새기며 고개를 주억거릴 수밖에 없었다.
메달도 1등이 동메달, 2등이 은메달, 3등이 금메달… 이러시다가 에이 모르겠다. 아무거나 가져라… 이런 식이다. 그런데 이상한 것은 참가한 문인들이었다. 엉터리 판정과 우격다짐에도 그렇게 즐거워하며 박장대소와 환희작약으로 순종하였으니 말이다. 하지만 그 이유는 자명하다. 사물이나 현상을 낯설게 보고 뒤집어 보는 것에 이력이 난 문인들이 아닌가? 그런즉 진행자의 숨은 뜻을 발견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이 순간 만이라도 룰과 규칙을 깨뜨리는 파격 속에서 엄격한 규율과 통제의 폐해를 벗어나자는 배려가 숨어 있음을 간파해 내었던 것이다. 그런 무언의 공감대 속에 진행자나 심판이나 선수 그리고 참여자 모두 카타르시스를 만끽한 것이다.
누가 감히 이런 일탈을 시도할 수 있으랴. 잘못하면 오히려 역효과를 보기 십상이다. 하지만 우리에게는 고희를 훨씬 넘긴 열혈남아 박달수 옹과 그의 통제를 즐거이 따라주는 속 깊은 문인들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일체의 권위를 벗어 버리고 함께 어울리는 소탈함 속에 그 진정성이 소통된 것이다.
경기 중간 중간 참가자 모두 소속된 조별로 장기를 발휘하여 응원전을 벌였다. 김재원 시인은 미리 준비한 한복을 곱게 갈아입고 멋진 춤사위를 선보이자 흥을 주체하지 못한 정영자 회장님과 강현호 아동문학가, 박미정 시인, 전연희 시조시인, 정옥금 시인, 송소현 시인, 이상훈 시조시인, 정정희 시인이 원을 지어 신바람을 내었다. 그렇게 웃고 뛰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난 뒤 저녁만찬이 있었다. 메인요리는 오리고기였다. 술은 합천문인협회에서 준비한 향토 막걸리 ‘고가송주’ 지역마다 고유를 풍미를 가진 것이 막걸리지만 이곳의 술은 짭짤한 느낌이 있었다. 물론 짠 맛이 싫다는 사람도 있었지만 짭짤하니 안주가 필요 없어 좋다는 사람도 있었다. 아무튼 문학으로 뭉쳐진 도반들끼리 서로 몸으로 부딪고 마음으로 껴안은 뒤가 아니던가? 오늘 있었던 행사에 대한 해프닝을 되새기며 또 앞으로 또 어떤 즐거움이 숨어 있을지 기대를 헤아리며 행복한 만찬을 나누었다.
● 캠프파이어 및 음악회
마침내 이번 행사의 절정인 캠프파이어와 음악회가 시작되었다. 전연희 시조시인의 주재로 캠프파이어의 점화식에 이어 즐거운 댄스와 조별 장기자랑이 이어졌다. 우리 문인들의 행사를 가만히 지켜보면 경탄을 금할 수 없다. 내재되어 있는 끼들을 그 짧은 순간 어쩌면 그렇게도 절묘하게 표출할 수 있는지. 그 어떤 것을 주문해도 어느 누구도 삐쭉거리는 사람 한 사람도 없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으로 참석한다. 아니 차라리 ‘눈에 불을 키고 달려든다.’는 표현이 정확하리라. 그러면서도 그 짧은 순간에 주문한 것에 대한 결과물이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을 만큼 완벽하고 다양한 퍼포먼스를 재현해 낸다.
지난해 경주에서도 조별대항 즉석 장기자랑대회를 전문배우들 못지않게 열연해 올리더니 이번에도 여지없이 자신들의 능력을 전체적으로 조화시켜 맛깔나게 버무려내었다. 어쨌건 사람 사는 것이 꼭 이랬으면 좋겠다. 사람을 행복하게 하는 엔돌핀과 세르토닌의 생산을 극대화하며 살아 갈 수 만 있다면 얼마나 좋으랴. 그날 밤을 통해 웃다가 허리가 끊어 질 수도 있으며, 배꼽이 빠질 수도 있겠다는 것을 실감하였다.
그날의 세세한 묘사는 필자로서는 불가하다. 즐겁게 술도 한 잔 한데다가 갑자기 돌발적인 상황이 무시로 발생하여 그것에 대처하다보면 상세히 관찰하지 못하는 탓이다. 그래서 조별장기 자랑의 묘사는 필자의 기억과 몇몇 조장에게 전화를 해서 얻은 진술을 토대로 술회해 볼 수밖에 없음을 양지해 주시기 바란다.
1조는 개장수, 꽃장수, 각설이 등등 장돌뱅이들의 분장을 하고 나와 참여자들에게 무차별의 웃음 폭탄을 선사하였다. 직책이 죄라더니 평소 얌전이로 정평이 나 있는 박미순 조장이 각설이로 분하고 문산을 책임 진 박달수 회장님은 바지까지 거꾸로 입고 나와서 개장수를 열연하셨다. 회장님, 회장님, 우리 회장님의 망가진 모습에다 흥이 오른 배상호 문산 고문님의 박력 있는 노래 한 곡까지 더하여 제일 먼저 장기를 자랑한 1조답게 축제의 밤에 불을 제대로 지폈다.
또 2조는 정영자 문협회장님의 각색과 연출 능력이 돋보인 나혜석과 연인들의 이야기로 재미를 더했다. 이혼의 아픔을 겪고도 ‘에미는 선각자였느니라.’ 라는 마지막 말을 자식들에게 남겼다는 나혜석. 시대를 앞서 나간 여자라는 이유만으로 사랑도 예술도 인생도 슬픈 그림이 되어버린 비련의 나혜석 역에 송소현 시인, 그의 연인 최린 역에 김종화 시인, 그의 남편 김우영 역에 소민호(?) 아동문학가의 혼신의 열연으로 대회의 분위기는 더욱 뜨거워졌다. 나레이터 정영자 문협회장님과 소심하고 나약한 남자 최린 역을 능청스레 소화한 김종화 시인의 연기가 일품이었다는 후문이다.
이어 3조는 ‘신 이수일과 심순애 뎐’. 심순애가 애기 낳는 모습을 정정희 시인이 긴 드레스 속에 풍선 가득 넣고 연기해서 폭소를 유발하였으며 흥에 취하고 술에 취한 임종찬 교수님이 각본도 다 놓쳐 버리고 우왕좌왕하시다가 즉흥적인 에드립으로 더 큰 웃음을 주었다. 정정희 시인의 폭발적인 끼는 이미 정평이 나있는데다 문산의 로맨스 가이 임 교수님의 호흡이 삐걱거리면서도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나? 아무튼 약간 취한 듯한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주신 임 교수님을 위하여 건배…
그리고 4조는 풍류 선비 최경창이 그의 연인 기생 홍랑을 찾는 대목을 연기해 주었다. 모든 대한민국 사내들의 로망이자 롤 모델인 최경창 역은 이남기 시인이 열연해 주었고… 홍랑의 역을 맡아 준 네 여인들로는 이숙례, 정옥금, 이말라, 김정자 시인들이 분했다. 이 장면에서의 백미는 최경창이 홍랑을 찾는다는 설정으로 네 여인들의 몸을 더듬는 장면이었다. 예의 네 여인들이 차례로 황홀한 느낌을 능청스럽고 자지러지게 연기해 주시는 바람에 배꼽을 잡았는데 특히 이말라 시인의 교성과 이에 호응한 참가자들의 박수와 탄성이 산자수명한 합천군의 산야를 뒤덮었다는 후문을 낳았다.
마지막으로 5조는 부산 남자 강현호 아동문학가와 합천 여인 정유진 시인의 2중창이 참석자들의 심금을 울렸다. 나훈아와 심수봉의 뚜엣곡 ‘나는 여자이니까’ 를 노래했는데 단 한 번의 리허설도 없이 “어디 이 곡 한 번 해볼까요?” “좋습니다. 해봅시다.”로 시작한 노래라고는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절창이었다. 강현호 선생님이야 워낙에 알려진 명가수이지만 합천의 정유진 시인의 노래 실력 또한 굉장했다. 그러잖아도 행사 전부터 입에 침이 마르도록 정 간사의 노래 한 번 들어 보라던 손국복 합천문협 회장님의 말이 허튼 것은 아니었다. 나머지 조원들도 짝을 이뤄 블루스 한 곡 당기는 엑스트라로 불꽃(?) 같은 협연으로 제 몸을 살랐다.
세상에 끝이 없는 것은 없다. 그렇게 포복절도하고 요절복통하던 조별 장기자랑도 아쉽게 막을 내리고 이어 우리 문인들의 소박한 음악회가 열렸다. 이남기 시인의 하모니카 연주와 강현호 아동문학가의 오카리나, 조문제 선생님의 색소폰 연주, 정인경 시조시인의 시조창에다 필자도 기타를 치며 노래 한 곡 보탰다. 더욱이 음악이 있는 곳에 그가 나타난다면 반드시 시청할 수 있다는 임종찬 교수님의 빨래판 반주도 한 몫을 하셨다. 절묘한 빨래판과 플라스틱 라이터의 앙상블은 어디서 터득을 하셨는지?
2010년 문산 여름세미나 및 문학탐방의 첫날밤은 이렇게 저물어져 간다. 분위기가 고조 될수록 진행자 전연희 시인의 옥타브도 절정에 다다른다. 마침내 한 손에는 막대불꽃을 들고 또 한 손에는 풍선을 들고 타오르는 모닥불을 중심으로 둥글게 원을 그리며 환호작약하는 것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손에 잡은 막대불꽃들이 갈라지는 사이로 행복해 하는 참가자들의 얼굴이 찬란하다.
참으로 감사하고 고맙다. 내가 내라며 자신을 앞세우고 뒷짐 지고 떨어져 앉아 혹 책잡을 것이나 없는지 고리 눈을 뜨는 옹졸한 이를 여기서는 눈을 씻고 보아도 찾을 길이 없다. 일체의 권위의식과 삿된 명예욕도 구경할 길이 없다. 복 받으소서. 자식 같고 제자 같은 이들 앞에서 먼저 마음의 문을 열고 자신의 망가진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면서까지 소통의 손을 내미는 이여. 천천세 만만세 하시옵소서.
둘째 날
청정지역의 해맑은 공기 탓인지 전날 밤 새벽 두세 시까지 여흥을 이어갔었음에도 불구하고 몸과 마음이 가벼웠다. 서둘러 조식을 마친 후 옥전고분군으로 향하였다. 삼한시대 다라국의 영광과 번영의 흔적이 1,000 여기의 고분으로 푸른 초장에 펼쳐져 있었다. 유달리 옥으로 된 유물이 많이 출토되어 옥전고분군이라 한단다. 고분들에게서 느껴지는 아늑함과 포근함의 원천은 모성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 여기 봉긋 저기 봉긋 부드러운 여인의 가슴 같은 고분이 지천이다. 거칠고 사나움만이 대접을 받고 장려되는 이 세태에 부드럽고 포근한 모성의 정토를 거니는 호사가 꿈인 듯 싶다.
화려한 용봉문양의 칼자루 고리를 상징물로 내세운 합천박물관의 계단을 오르니 옛 가야국의 기마병이 탔음직한 준마 한 필이 동상으로 박물관 앞에 섰다. 그 누구라도 등에 오르기만 하면 박차를 가하기도 전에 먼지를 말아 올리며 다라국의 강역을 치달을 태세다. 은은한 조명 속에 시간을 멈춰 세우고 옛 다라국을 둘러본다. 다라국의 용봉문양고리자루큰칼(龍鳳文環頭大刀), 봉황문양고리자루큰칼(單鳳文環頭大刀), 금동장식투구(金銅裝胄), 판갑옷(三角板革綴板甲) 등이 높은 제철기술과 유리와 옥으로 만든 목걸이(頸飾)와 다양한 금 귀걸이 등이 화려한 공예기술을 자랑한다. 뿐만 아니라 원통모양그릇받침(圓筒形器臺), 배모양 토기(舟形土器), 이형토기(異形土器)등의 생활토기들이 다라국의 높은 문화를 대변해 준다.
이어서 찾은 곳은 모산재 아래의 영암사지다. 합천박물관에서 만난 손국복 합천문인협회 회장님의 합천의 산하에 대한 해박한 지식과 구수한 해설로 문화탐방의 한 맛을 더한다. 2년 만에 찾은 영암사지는 다시 보아도 황홀하다. 첫 만남과는 달리 오늘은 오락가락하는 빗줄기 속에서 절터의 배산인 모산재가 운무에 가려 신비로움을 더한다. 금당을 오르내리는 통돌로 만든 계단하며 석등을 떠받치는 쌍사자의 힘찬 다리는 여전히 살아 움직일 듯하다. 금당의 주춧돌과 기단에 새겨진 돋을새김들도 어김없이 감동을 준다.
이들을 확인하고 나니 갑자기 그전 기억에 마음이 급해졌다. 바로 옆에서 있는 2기의 거북비가 떠올랐기 때문이다. 소나무 모퉁이를 돌아서니 여의주를 문 용머리를 한 거북비 두 쌍이 지금은 없어진 당우의 좌우에 서서 변함없이 수려한 자태로 나를 기다린다. 반가운 마음이 고마운 마음으로 승화한다. 무심하게 나는 저를 잊고 있어도 찾을 때마다 어김없이 곁에 달려와 주는 친구처럼 내가 저를 떠나 있었어도 변함없이 제 자리를 지키고 있는 그들이 살가워진 까닭이다.
즐풍목우櫛風沐雨. 바람으로 머리를 빗고 빗줄기로 목욕을 한다던가. 자욱한 운무와 성긴 빗방울로 몸을 씻은 석조물이 깔밋하다. 인공의 석조물도 저렇게 풍우 속에 시달리고 부대끼면서 자연의 일부가 되는구나. 언젠가 우리도 자연의 일부가 되리. 세월의 위대한 포용력 앞에 옷깃을 여민다. ‘나의 문화유산답사기’라는 책으로 한때 낙양의 지가를 올렸던 유홍준 선생도 이곳의 경관과 문화재를 보시고 경탄을 긋지 못하셨다. 이곳을 좀 더 일찍 답사하지 못해 자신의 책에 소개하지 못한 것을 안타까워했다는 손 회장님의 해설에 모두들 공감하며 아쉬운 발길을 돌렸다.
문득 뭔가가 자꾸만 아쉬워지는 느낌이 들더니 알고 보니 식사 때가 되었기 때문이었다. 아침 일찍부터 옥전고분과 합천박물관, 영암사지를 오르내리느라 제법 강행군을 한 탓일까? 출출해진 속을 달래기로 했다. 점심 메뉴로 청국장을 공지를 하던 사무국장이 느닷없이 ‘워낙에 사무국장, 재무국장, 총무국장 등등 국장이 흔해서 하는 말인데 국장도 국장 나름입니다. 국장 중에 최고는 청국장이며 푸를 청, 청국장 다음으로는 누를 황, 황국장이라며 은근히 제 성씨자랑으로 넉살을 부린다. 합천에서 청국장을 가장 잘 한다는 청마루 식당으로 옮겨 점심시간을 가졌다. 에피타이저는 즐거운 여행길의 소회들을 저마다 풀어내는 것이다. 적당히 수다를 떨다보면 타액과 위액의 분비가 적절히 이루어져서 음식이 한 맛을 더하기 때문이다. 구수한 시골 청국장에 밥을 말고 합천토속주 ‘고가송주’ 한 잔 걸치고 나니 부러울 것이 없었다.
잠시 휴식을 취한 다음 합천출신으로 부산에서 오래 동안 활동하신 향파 선생의 발자취를 더듬어 나섰다. 우선 새천년 생명 숲 입구에 축조 중인 향파문학관의 위치를 확인하고 동상과 시비를 찾아가보았다. 향파의 동상은 유유히 흐르는 황강가 벤치에 고즈넉이 앉아 있었다. 유장하게 흐르는 것이 어찌 물뿐이랴. 인걸도 이와 같아 ‘가고 아니오노메라’던 옛 시인의 한탄이 소리가락처럼 흐른다. 먼저 가신 선생의 무심한 시선 끝에는 우리의 모습도 아른거린다.
살아생전에 여인들에게 인기가 많으셨다는 향파 선생은 돌아가시고도 여전하시다. 선생이 앉으신 옆자리에 수많은 여류문인들이 번갈아 가며 기념사진을 찍는다. 더러는 팔짱을 끼고 또 더러는 어깨에 머리를 기대고… 그 모습을 부러운 듯 바라보던 모 선생님의 시샘 어린 독려로 참가문인 전부 다 모여 선생의 동상을 에워싸고 기념 단체사진을 찍었다. 약 10m 떨어진 곳에 자리 잡은 선생님의 시비는 <풍경>이라는 선생의 시집을 펼쳐 놓은 형상으로 조성되어 황강가의 푸른 물빛에 눈부시다.
향파선생님의 동상과 시비를 지나 강을 따라 걸어가니 합천이 자랑하는 함벽루에 이른다. 머금을 함涵, 푸를 벽碧, 푸른 강색을 안고 있는 누각이라는 뜻이니 이곳 역시 풍류가 없을 수 없다. 원래의 함벽루는 비가 많은 여름철 누각의 지붕을 타고 떨어지는 낙수물이 강가에 바로 떨어지도록 지어져서 그 풍광이 절경이었단다. 소낙비라도 내리는 날에 누각에 앉으면 마치 폭포 뒤 동굴에 앉은 청량함이 압권이었을 것이다. 빗물로 앞을 막고 암벽으로 뒤를 막은 채 세상을 잊고 빗소리를 즐기는 안일지사의 고졸한 정복淨福을 뉘가 쉽게 알랴.
그러나 어느 지체 높으신 분께서 자랑할 만한 지역문화재에 시민들의 접근이 용이하도록 배려한답시고 함벽루 아래를 매축하여 길을 내는 바람에 지붕에서 낙수되는 물이 강가로 바로 떨어지는 장관은 다시는 볼 수 없게 되었다. 많은 사람이 볼 수 있도록 한다는 데야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은 아니나 옛날부터 즐기던 풍광까지 없애가며 길을 낼 필요가 있었는지 그들의 단견이 못내 아쉬웠다. 그래도 ‘썩어도 준치’라 하듯이 함벽루는 푸른 강가에 자리 잡은 태가 범연치 않고 일찍이 이름 높은 남명 조식 선생, 퇴계 이황, 우암 송시열 등 수많은 시인묵객들의 현판과 뒷면 바위벽에 ‘함벽루’라는 우암 송시열의 각자刻字가 남아있어 '명불허전'이라는 말을 되뇌게 한다.
에필로그
이번 제29차 문산 산행은 ‘푸른 산 맑은 물 사람과 함께 자연과 함께’ 라는 주제를 가지고 산자수명의 고장 합천에서 치러내었다. 선배 문인들의 문향을 음미함으로써 문심을 심화시키고 영원한 문학의 도반들의 화합과 결속을 위해 여름세미나 및 문화탐방으로 기획하였던 것이다. 불편하고 어색한 자리일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함께 어우러져 동화되어 주신 모든 참석자들에게 감사드린다. 행사 때마다 열화와 같이 성원해주시고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모든 분 덕분에 이런 행사도 가능한 것이라고 생각해 본다.
이번 행사 간에 여러 가지로 협찬해 주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린다. 없는 시간을 할애해 주시고 시낭송으로 세미나로 조장으로 조별대항전 선수로 장기자랑 연기자로 한 분도 빠짐없이 동참해 주신 참가자 전원에게 감사를 드린다. 행여나 기획과 진행이 심기를 불편하게 했다면 너그럽게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이런 경험들이 노하우로 축적되어 문산의 광대무변한 아우라로 형성 될 것을 믿는다.
무엇보다도 이번 행사에 큰 울이 되어 주신 문산 박달수 회장님과 부산문협 정영자 회장님께 감사를 드린다. 더욱이 이번 행사에도 고래 심줄(?)보다 질긴 재물을 듬뿍 끊어 쾌척해 주셔서 더욱 고마울 따름이다. 그 외에도 형편이 닿는 대로 찬조를 해주신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또한 예산부족 여부를 미리 물어보고 추가로 찬조해 주신 이말라 문산 편집장과 정정희 산행대장의 섬세함에도 감사를 드린다.
또한 환대해 주신 합천군 기관장 여러분들과 문화예술인과 언론인들에게 깊은 감사를 드린다. 그리고 좋은 자리를 제공해 주시고 뛰어난 무예를 시범해 주신 ‘한무종가’에도 무궁한 번성과 영광이 있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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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여인원 명단
문산 45명 + 합천문인협회 회원 11명 = 56명
1조(11명) 조장 박미순(군산댁), 박달수, 배상호, 문석경, 강영옥, 김덕침 김지은, 박미정,
손국복(합), 이동실(합), 이용형(합)
2조(11명) 조장 송소현(보성댁), 정영자, 소민호, 차달숙, 이초우, 김재원 김종화, 이상훈, 우아
지, 송영화(합) 김경미(합)
3조(12명) 조장 정정희(사천댁), 임종찬, 정인경, 전연희, 전병태, 배병채 조문제, 김경숙, 림은서, 심순복, 이성동(합), 유경선(합)
4조(11명) 조장 김정자(안동댁), 이춘자, 김광수, 이남기, 이숙례, 정옥금 최연근, 배종관, 이말라, 김숙희(합), 최병태(합)
5조(11명) 조장 문경희(양산댁), 강현호, 박희선, 홍동곤, 전이동, 김원용 김칠숙, 노옥분, 황원준, 정유미(합), 이동배(합)
※ 내외 귀빈
부산 : 부산문인협회 회장 정영자, 부산문인협회 산우회장 박달수
합천 : 하창환 군수, 박경수 경찰서장, 손국복 합천문인협회 회장, 차판암 문화원장
허홍구 군의원, 최희수 부산일보 지국장
결 산 보 고
● 수 입 (3,090,000원)
• 회비 + 찬조금(19명 2,090,000원)
박달수 300,000 정영자 200,000 전연희 100,000 정희경 100,000 박희선 100,000 최연근 100,000 김광수 100,000 이숙례 100,000 임종찬 100,000 황원준 100,000 배상호 90,000 강현호 90,000 김재원 90,000 정정희 90,000 이말라 90,000 이춘자 70,000 정옥금 70,000 이상훈 50,000 송소현 50,000
합천문인협회 100,000원 & 고가송주 2말
• 회 비(25명× 40,000원 = 1,000,000원)
김원용,심순복,우아지,김칠숙,박미순,림은서,차달숙,박미정,김지은,노옥분
이초우,전이동,홍동곤,김경숙,정인경,이남기,문석경,김덕침,강영옥,소민호
배병채,문경희,김정자,전병태,배종관
● 지 출 3,470,600
• 프로그램 제작 15,800원
• 명찰구입비 45,300원
• 롱 스파클라 및 라운드 풍선 등 30,700원
• 회의비 90,000원
• 물 및 식혜 32,800원
• 버스임차료 700,000원
• 기사 팁 50,000원
• 1박 3식 숙식비 1,931,000원
• 2일차 점심 225,000원
• 강의료 200,000원
• 출연비 150,000원
● 결산
• 가용자산 3,480,040원(수입 3,090,000 + 전월 이월금 390,040)
• 지출 3,542,600원
• 계 : 3,480,040원 - 3,470,600원 = 9,440원
※ 한무종가 숙식비(1박 3식) 정산 내역
• 점심 43명 + 4명(합천) + 1명(기사) = 48명
1인당 5,000 × 48명 = 240,000
• 저녁 43명 + 2명(후속) +11명(합천) = 56명
1,106,000 ÷ 56명 = 19,750원
• 아침 39명 (전체56명 - 부산 6명 - 합천 11명)
- 부산 : 김종화, 조문제, 임종찬, 배상호, 우아지, 김정자(6명)
- 합천 : 손국복, 이동실, 이용형, 송영화, 김경미, 이성동, 윤경선
김숙희, 최병태, 정유미, 이동배(11명)
1인당 5,000 × 39명 = 195,000
• 숙박 39명 × 10,000원 = 390,000원
첫댓글 어쩌면... '국장 중에 최고의 국장은 역시 황국장님'이십니다. <청국장에게는 조금 미안하지만~^^> 시간을 핑계로 1박 2일은 상상도 못할 스케줄이었지만 동참의 기쁨이 너무나 큽니다. 박달수 회장님의 역설적이고 위트 넘친 말솜씨에 반하고, <사무국돌이>임을 자칭하는 황국장님의 매끄럽고 완벽한 진행 솜씨에 반하고... 그것뿐인가요, 마치 계급장 떼고 야자타임을 연출하듯 격의 겉치렐랑은 함벽루 아래 강물에다 띄워버리신 선배 문사님들의 인간적이신 모습에 존경심마저 발동하고... 정말이지 사람 사는것이 꼭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회장님과 사무국장님.. 모든 문인선생님들,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풍성한 가을 보내십시오~♧
크~ 오랜만에 들어 본 최고의 찬사로군요. 이게 샘을 포함한 우리 문산의 아우라 덕분입니다. 늘 행복하시고 다음 산행때 또 뵈요. 고마워요 ^^
내사마 산사람 행사에는 참석도 몬하고 김씨 집으로 호적을 옮긴 죄로 제사랍시고 고향 땅 몬간기 한이 되는구마요.요기에 황국돌이님 풀이마당을 훑어보니 참석한기나 다름없는 풍치를 느낍니다요.에고 참말로 오늘따라 고향이 그립구마요.
고향이 고향이 아니던 것은 산천이 변하여 산천의구란 말이 옛 시인의 허사로 느껴질 때이며 같이 자란 친구 흩어져 보이지 아니할 때이지요. 합천에 정은정 시인이 없으니 합천이 합천이 아니더구만이요.^^
저를 이리도 알뜰살뜰 챙겨주시니 몸둘 봐를 몰겠습니더. 내고향은 잘 있던가예~!
에고, 그날도 그날이지만 후기 쓰시느라 .....ㅎ......타고난 분이라는 결론만 나옵니다...청국장보다 황국장이 확실히 낫네요.......^^
낫기보다는 무섭지요. 황국장이 청국장을 잡아 묵으니....청국장 또 어디없냐? 어흥~ ^^
장문의 후기글 글
시인이 쓴다면 아마 18줄 이내로 썼을것 같네요^^* 수고 많았습니다.
그날에 있었던 일과 소회를 안 가본 사람도 공감하게끔 쓰려다보니 장문이 되네요. 맘님은 시인이시니 18줄 이내로 후기 한 편 올려주시죠? 참. 사천댁, 댁은 잘 계시던가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