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문사회연구회의 연구보고서 입니다. 2014년논문이고 아프리카지역기초연구의 일환으로 진행한 것 같습니다.
제목은 "마다가스카르:다종족 국가의 경제도약실험"입니다.
제목은 마다가스카르지만, 중간에 모리셔스가 나오네요.
모리셔스가 나오는 이유는 마다가스카르의 사회적혼란의 해결방안을 모리셔스의 정치제도에서 찾고 있기 때문입니다.
"한편, 말레이-인도네시아계가 우세한 마다가스카르가 사회주의 실험 및 정치 불안에 따른 경제적 쇠락을 경험하는 동안, 인도양의 바로 인근에 위치하며 인도계가 우세한 모리셔스는 아프리카 경제발전의 모델이 될 만큼 눈부신 성장을 이루었고 지금도 세계 제5위의 우호적인 기업환경을 갖추어 대아프리카 수출전진기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아시아계 유입민족의 우세라는 유사성에도 불구하고 양국 간의 격차가 큰 이유를 모리셔스의 정치안정, 즉 독특한 정당과 국회의원 선거제도에서 찾아 마다가스카르의 메리나족과 해안족 간 대립을 해소하는 방안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이는 아프리카 다종족사회 특유의 무질서에 현지상황에 맞는 절차적 민주주의를 도입시키는 방안이기도 하다."
아무튼 이 논문에 나오는 모리셔스 개관입니다.
모리셔스 개관
마다가스카르 동부의 작은 섬(2천km2) 모리셔스는 아프리카대륙의 부속도서이면서도 130만명 남짓한 전체인구의 종족별 구성에 있어 인도계 63%, 아프리카 크레올(creole)계 원주민 30%, 중국계 5%, 유럽계 2%로 외래민족의 비중이 유난히 큰 대표적 다종족국가이다. 10세기경 말레이족과 아랍인들에 의해 발견되었지만 무인도로 존속해오다 16세기초 개시된 유럽인들의 인도양 항해와 함께 ‘개발’과 식민이 진행되었다. 포르투갈, 네덜란드, 프랑스, 영국이 1968년 독립시점까지 순차적으로 이 곳을 점유했으나, 그중 섬의 우거진 열대정글과 생태환경을 가장 심하게 파괴한 것은 네덜란드였다.(생태환경 변화의 대표적 사례로 도도(Dodo)새의 멸종을 들 수 있으며, 흑단나무의 남벌 등 삼림파괴로 현재 모리셔스의 저고도 평지는 사탕수수밭과 함께 흡사 사바나지역과 같은 자연경관
을 보인다. 국명 모리셔스는 당시 네덜란드의 왕자 Maurice de Nassau의 이름에서 유래했으며, 프랑스 식민기간 중에는 현재 프랑스 파리 주변 수도권의 명칭과 동일한 ‘프랑스섬(Ile deFrance)’이었다.)
프랑스 식민기(1715-1814)에 벌목과 사탕수수 농작을 위한 아프리카 흑인노예와 인도계 ‘자유민(Malabares)'이 대거 유입되었고, 1835년 최후의 식민종주국인 영국은 주민의 7할에 달하는 노예를 해방시켜 백인과의 신분차별을 금지하는 한편, 그로써 초래된 노동력의 부족을 인도인 45만 명을 계약이민으로 받아들여 보충했다. 이토록 복합적인 상황에서 사회구성집단 간의 갈등은 상존하기 마련이나, 애당초 무인도였던 탓으로 종족간 유입순위의 선후다툼이 없어 배타적 종족주의가 아예 존재하지 않았고, 그 결과 전 국민에게 토지 사유(私有)의 자유가 보장되어 아프리카대륙에서와 같은 심각한 종족분규는 발생하지 않았다.
영연방의 일원인 입헌군주국으로 1968년 독립한 모리셔스는 1993년 3월 공화국을 선포하고 대통령제를 도입했으나 영국식 의원내각제 전통은 유지시켜 지금도 수상이 국정을 총괄하고 있다. 2008년 현재까지 4명의 수상이 정당간의 이합집산을 통해 집권하며 각기 다른 스타일로 국정을 운영해 왔는바, 독립을 주도한 국부(國父)격의 초대 랭굴람(Seewoosagur Ramgoolam)수상과 제2대 주그노스(Anerood Jugnauth), 제4대 베렌저(Paul Berenger), 그리고 초대수상의 아들로서 1995년 제3대에 이어 2005년 7월 제5대 수상으로 재집권한 랭굴람 2세(Navin Ramgoolam)가 바로 그들이다.
어제의 정적(政敵)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변절에 변절을 거듭하는 정치인들의 확고한 정치이념 부재가 문제일 뿐, 특별한 소요사태 없이 지속된 안정적인 민주정치 체제와 개방경제기조를 유지하여 스위스 소재 월드포럼에 의해 아프리카 최고의 경쟁력 보유국으로 평가받는 등, 지금도 아프리카 제일의 경제성장률을 보이고 있는 모범국가이다. 제3세계 자본주의경제의 모델로 손색이 없는 이 놀라운 발전이 사회주의자 주그노스 수상의 1982-1995년 재임기간 중 이루어졌음은 후진국 정치지도자의 이데올로기적 신념이 그만큼 덧없음을 상징하는 아이러니일 것이다.
시장개방을 위한 파격적인 외자유치 정책에 힘입어 개설된 이 작은 섬나라의 보세가공단지에는 Microsoft, Qualcomm 등 첨단 전자분야의 다국적기업을 비롯한 9천여 개의 외자기업이 진출하여 인도와 아프리카대륙 전체를 대상으로 하는 생산체제 정비에 나서고 있다. 그 결과,세기말 지구촌의 어느 곳에서도 찾아보기 힘든 노동력 부족현상으로 외국노동자의 유입이 증가하는 한편, 임금의 상승(인근 마다가스카르 의 3배에 달하는 월 150달러 수준)이 문제점으로 지적되고 있기도 하나, 영국과 프랑스의 식민지배가 교차되어온 탓에 초등교육에서부터 영어와 불어의 동시교육이 이루어지는 등, 높은 교육열과 이에 따른 인력자원의 질적 향상은 모리셔스가 남아공보다도 먼저 21세기 아프리카비관주의(afro-pessimism)의 해소에 일정한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임을 시사하고 있다.
한편, 경제발전의 이면에 존재하는 제반 사회문제 또한 간과할 일은아니다. 우선 크레올(80%)과 인도계 보쥐푸리(Bhojpuri, 12%)어가 우세한 가운데 영어와 불어 간 공식언어 다툼이 상존하는 바, 전체인구의 1%만이 사용하는 것으로 집계된 영어가 유일한 관용어로 지정되었음은 바로 영국지배 하에 있던 인도계 주민의 수적 우세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영어의 사용비중이 점차 증대되고 있음은 자명하며, 불어사용 계층의 위축이 예상되는 시점에서 모리셔스가 ‘영어권과 불어권 사이에 설치된 부교(浮橋)’라는 지적도 있지만, 워낙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크레올이 불어의 단어와 문장구조를 대폭 차용하고 있어 불어의 위세는 향후 아무리 영어가 보편화되어도 쉽사리 꺾이지 않을 것으로 판단된다.
프랑스계 문학가로 모리셔스 국가(國歌)를 쓰기도 한 프로스퍼(Jean-Georges Prosper)는 인도계가 주도하는 국가운영 전반에 대해 다분히 비판적인 시각에서 “과도한 궤변으로 정치토론이 사유화되고 있으며, 각 종족 내부의 공동체주의(communalism) 강화로 인한 크레올계의 불행과 투쟁의 격화, 자본 해외도피와 공공예산의 낭비, 급여인상에 국한된 노조활동의 과격화, 과도한 소비풍조, 현지 노동력의 열등한 질적 수준과 직업기술교육을 통해 이를 제고해야할 정부의 무능과 노력 부재, 사기, 도박과 부패, 마약 및 알코올 중독의 만연, 그리고 환경파괴” 등을 모리셔스의 사회적 문제점으로 열거한 바 있다.경제성장에 따른 일종의 선진국병으로 사회전반의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가 지적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비판적 시각에도 불구하고 오늘날 모리셔스가 누리고 있는 경제의 호황은 다종족 국가의 사회통합기제로 훌륭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 정당제도와 선거방식 덕분이다.
첫댓글 부창부수^^
쌤 덕분에 제 추측이 맞았구나~ 알았습니다! ㅋㅋ 조해수쌤, 축하드려요~~~
잘 읽었습니다.
축하드려요~ 지금은 돌아오셨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