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트로피
Entropy 熵
‘세상은 점점 무질서해진다.’ 무슨 뜻일까? 유용한 에너지는 고갈되는 반면 유용하지 않은 에너지는 늘어난다는 뜻이다. 유용하지 않은 에너지 즉 쓸모없는 에너지를 엔트로피라고 한다. 엔트로피(S)는 유용하지 않은 에너지를 열역학의 상태함수(state function)로 표시한 것이다. 아주 간단히 말하면 엔트로피는 한 계를 이루는 자연의 무질서와 무규칙의 척도다. 물리학에서 엔트로피는 열역학 제2법칙과 관계가 있다. 이 법칙은 에너지의 이동에는 방향이 있으며 엔트로피인 무질서는 항상 증가한다는 것이다. 엔트로피의 반대인 네트로피(netropy, negentropy)는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에너지의 증가와 무용한 에너지인 엔트로피의 감소 정도다. 엔트로피의 증가로 우주가 종말을 맞이하고 소립자로 분해될 것으로 보는 예측은 ①우주를 하나의 독립된 계로 보는 것이면서 ②우주의 열 총량이 모두 쓸모없게 되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가 극도로 증가하고 열이 쓸모없어지는 것을 열사(heat death)라고 한다. 열사에 이르는 과정을 커피로 설명해 보자. 카페라떼의 자료인 물 한 잔, 커피, 우유는 잘 정돈된 배열이다. 물에 열을 가한 다음 커피를 만들면 물과 커피가 섞인다. 그리고 끓인 우유를 넣으면 우유도 커피와 잘 섞인다. 이것을 보고 사람들은 ‘조화를 이루었다’거나 ‘균형이 있어서 맛있다’고 표현할 수 있다. 그러나 물리적으로 보면 무질서, 무규칙, 다양한 혼합으로 인하여 엔트로피가 증가한 것이다. 그러면 이 과정을 거꾸로 실행할 수 있을까? 잘 조화된 커피를 물 한 잔, 커피, 우유로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하다. 인위적으로는 가능할 수 있어도 자발적(spontaneous)으로는 결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 아주 단순한 물리작용의 경우에는, 거꾸로 돌리는 가역(reversible)이 가능하지만 복합한 물리작용은 가역이 불가능하다.
에너지의 가역(可逆)은 곧 에너지의 보존이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보존법칙(Law of energy conservation) 또는 질량보존법칙이다. 에너지보존법칙은 에너지는 새로 창조되거나 파괴되지 않고 변형될 뿐이며 에너지 총량은 일정하게 보존된다는 법칙이다. 하지만 한 번 쓴 에너지는 다시 쓸 수 없다. 그리고 에너지가 일하는 과정에서 다른 에너지로 변환되지 않고 쓸모없는 에너지로 바뀌는 부분이 있다. 그 과정에서 쓸모없는 에너지인 엔트로피가 증가한다. 이것을 물리법칙으로 만든 사람은 독일의 클라우지우스다. 클라우지우스(E. Clausius, 1822~1888)는 열이 에너지라는 것을 바탕으로, 열은 높은 온도에서 낮은 온도로만 흘러가는 것을 물리법칙으로 표시했다. 그와 동시에 세상은 질서에서 무질서를 향해서 나아간다. 그는 이 물리법칙을 이렇게 표시했다. ‘S = Q/T’(엔트로피는 열량 Q를 온도 T로 나눈 물리량)
이런 엔트로피 물리법칙은 고립된 계에서 정확하게 들어맞는다. 가령 고립된 계인 커피잔의 온도가 80도에서 시간이 흐르면서 30도로 변화한 것은, 열의 이동 방향이 곧 시간의 흐름이라는 것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50도의 열은 어디로 갔을까? 50도의 열은 사라진 것이 아니고 주변으로 흩어진 것이다. 그러니까 열은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흐르면서 주변 환경과 평형을 이룬다. 이것이 열평형(thermo equilibrium)이다. 열평형 과정에서 다른 에너지로 바꿀 수 없는 무용한 엔트로피가 생긴다. (먼 훗날이지만 상상해 볼 수 있는) 우주의 종말은 유용한 열이 유용하지 않은 엔트로피로 바뀌면서 평형을 이루다가 우주 전체의 열이 완전히 식는 것을 말한다. 엔트로피를 정의하고 측정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다. 첫째, 열역학적 정의는 열평형의 상태에 있는 고립계에서만 가능하며 둘째, 통계역학적 정의는 모든 계에서 가능하다.
오스트리아의 볼츠만(L. Boltzmann, 1844~1906)은 이상기체를 압력과 부피, 온도의 함수로 다룰 때 사용하는 보편상수를 S = kInΩ(k는 볼츠만 상수, In은 log, Ω는 미시상태의 최대 개수)로 표시했다. 이것은 (통계역학으로 볼 때) 최고 확률로 섞인 엔트로피를 표시할 수 있다는 뜻이다. 또한, 고체, 액체, 가스, 플라스마 등 모든 것은 섞여서 무질서한 엔트로피를 증가시킨다. 이것을 명제로 만들면 ‘엔트로피가 높으면 쓸모 있는 에너지는 적어지고 엔트로피가 낮으면 쓸모 있는 에너지는 많아진다’가 된다. 엔트로피가 중요한 것은 자연의 변화 방향이기 때문이다. 엔트로피가 증가하면서 새 차는 헌 차가 되고, 얼음은 녹아서 물이 되며, 사람은 죽음에 이른다. 볼츠만의 말처럼 원자는 한 방향으로 운동하면서 자연을 변화시키는 것이다. 특히 엔트로피의 증가 방향이 곧 시간의 흐름이고 공간의 변화라는 점이 중요하다. (개신학사 김승환)
*참고문헌 The Boltzmann Equation Theory and Applications, edited by E.G.D. Cohen, W. Thirring, (Springer Science & Business Media, 2012).
*참조 <공간>, <뉴턴역학⦁고전역학>, <복잡계>, <분자>, <산업혁명>, <시간>, <시간의 화살>, <양자역학>, <열역학⦁에너지보존법칙>, <원자>, <일반상대성이론>, <특수상대성이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