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 열이렛날 안개후 맑음~
오늘은 지역의 가까운 가야산행이다.
다음 주일 시약걷기대회와 그 다음 주 제주도 특별산행까지 매주일 나가야하는 부담을 느낀 듯 빈자리가
듬성듬성 눈에 띈다
많은 산객이 가야로 모인다는 보도를 접했기에 평소보다 30분 이른시간 7시에,
성서홀플러스앞에서 35명을 태운 우리의 전용버스는 시원하게 뚫린 88고속도로를 달린다.
아침 찬 기운을 맞으며 안개자욱한 길을 달려 고속도로변 텅빈 휴게소에서 북어국으로 아침식사를 한다
오늘 아침스폰서는 안복희선생님이시다.
식사 끝나기가 무섭게 바로 탑승한 버스는 고령ic를 통과해 얼마 후 백운동주차장에 도착한다.
지역의 가까운 명산으로 접근이 쉬워 누구나 몇 번 쯤 다녀왔음직한 산,,
이번산행은 38년간 닫혀있던 코스로의 산행이다.
B조는백운동~만물상~서성재~칠불봉~상왕봉~홍류계곡~해인사주차장코스이고
A조는 서성재에서 백운동계곡으로 회귀한다.
잠시 몸풀기를 한뒤 오늘은 일치감치 A,B조를 나눈다.
사전홍보덕분이었는지 A조가 거의 반이다 .김고문님의 인기를 실감한다
집단지구 포장길을 따라 잠시 후 거대한 등산로 표지판 우측으로난 좁은 등로를 따라
인파에 떠밀려 오른다.
아침 08:45
오랫동안 발길이 닿지 않던 길은
낙엽이 쌓여 퇴비가 된 검은빛을 띄는 푹신한 흙길이 되어있고.
1km쯤 이어지는 활엽수 그늘아래 호젓한 산길은, 이미 산객들의 부산함에 어지러워져있다.
밀린 인파덕분에 가다서다 오르는 여유로운 산행길..
곳곳에 추락주의,낙석주의 표지판,, 암릉구간에서의 방심은 금물이다.
험로에는 어김없은 철계단,,서로를 밀고 당겨주며 1시간여를 오르고난뒤 만물상초입에 들어선다
스님,미륵불,코끼리,개구리, 두꺼비 ,돼지, 상어등등,만가지 형상사이를
바람을 타고 유영하듯 거침없는 춤사위를 보여주는 구름,
아무나 붙잡아 세우고 싶은 포토존
능선을 잇고 있는 산님들의 형형색색이 아름다운 그림이 된다
천변만화의 운무의 운치,
숨죽인 바윗길에는 어느덧 가을이 깃들어 있고
척박한 바위 협곡 속에서 혹독한 시련을 견뎌낸 나무는 이미 명품송이 되어있다.
모든 사물에 앞뒤가 있듯,
이곳 만물상능선도 앞에서 보는것과 뒤에서 보는 풍경이 전혀 다르다.
어느곳 어느방향에도 눈을 떼지 못한다
너무 늦은 진행에 조바심을 내면서도 자꾸만 뒤돌아보게 된다.
천기를 다하여 솟구친 암릉사이
바람만이 성큼성큼 지나가는 그자리에
가을짙은 햇살이 녹여든다
가야,,,,
천신과 산신의 만남터 상아덤,,
성스러움 기품,아름다운 용모,착한마음을 지닌 정견모주라는 여산신에게,어느 봄날 하늘신 이질하가
꿏구름 수레를 타고 이곳 상아덤에 내려와 둘은
옥동자를 낳았는데 형은 대가야국의 첫임금 '아진아시왕'
아우는 금관가야국의 시조 '수로왕'이란다,,
그보다 이 세상으로 소풍 왔다던 어느 님의 세상이 여기가 아닐런지,,,,,,
군데 군데 한 사람만이 통과할수 있는 좁은 바위틈새를 지나느라 밀린 인파로 겨우 3km구간을 통과하는데
3시간을 훌쩍 넘겨버렸다
상아덤 바위덤을 지나 서성재 안부로 내려서면서 뒤돌아본 만물상,,,아쉬운 작별을 고한다.
이어 서성재,,산님들의 왁자한 소리에 산은 깨어난다
많은 산님들이 나무계단 좌우로 둘러앉아 중식을 챙기고있다
우리 약산의 베이스캠프를 찾아가니 이미 많은분들이 중식을 끝내셨다.
늦은 식사를 챙기기 바쁘게 A조 17명은 김고문님을 따라 백운동 계곡으로 하산이다 .
나머지 18명은 상왕봉까지 1km구간을 바로 차고 올라가야한다.
오를수록 오색의 향연이 짙어지고
자는듯 숨은듯 갖은 단풍속에 고요한 상왕봉,칠불봉이 고운 단풍위로 솟아 오른듯이..
기암과 수풀사이로 가파른 철책으로 고운 차림의 산님들의 행렬은 이어지고,,
거친숨을 몇번을 토해낸 후 바위사이 명품송이 반겨주는 상왕봉에 발을 올린다
확 트여진 시야..이미 정상부터 짙은 가을색으로 갈아탄 안부가 깊숙하다.
산은 발품을 판만큼 즐거움을 얻는것,,,
너무 고운 산빛에 늘어져 놀고 싶을뿐,,
눈에,, 가슴에 ,,깊은 기억속으로 너를 담아가리라,,
해발 1433m 칠불봉,,이어진 암릉을 철책을 타고 오르내리니
우두봉이다.여기서 약산님들은 인증샷을 몇 번 터뜨린다.
하나의 커다란 암봉이 거대한 산봉우리를 이룬 가야정상봉,,멀리 남산제일봉과 성주 합천시가기까지 조망된다.
갈길이 바쁜지 산대장님일행은 하산길로 접어들고
오남편님 갈대님 슈퍼멘님과 고용희샘까지 우린 후미조다..ㅎㅎ 후미가 기준인것을,,
야생의 숲터널에 억세와 고운단풍과 기괴한 암릉의 한바탕 혼몽속에서
꿈길처럼 그렇게 가야산을 훌쩍 넘어왔다.
홍류동 계곡길을 따라난 굴참나무 활엽수림과 천년노송길을 따라 2시간가까이
내려서니 해인사,,통도사 송광사와 더불어 3보사찰중 하나인 해인사까지
11.5km 7시간여의 긴여정이었다.
비로소 지친어깨와 무거운 다리를 느낄때쯤, 총무님의 호출전화다.
빠른걸음으로 급하게 내려오니 불편한 자세로 버스가 기다리고 있다.이제사 신선놀음에서 깨어난다.죄송합니다,,,
이어 아랫마을 청평식당에서 맛깔나는 닭백숙과함께 하산주를 곁들인다.
오늘은 산행코스도 음식도 백미중 백미다.산대장님께 모두들 박수,,
돌아오는 차간에서 박태환 회장님의 멋진노래를 곁들이고(참!회장님 그날부르신 어려운가사제목이뭐였어요?)
총무님 회장님 이간사님 강미숙샘의 제주 특별산행 브리핑을 들으며
다음 만남의 기대로 한껏 들떠 오늘의 산행을 마무리한다.
모든약산님들 수고롭고 멋진 시월의 하루였습니다,,,,
첫댓글 혜령님! 가야국의 전설까지...공부 많이했네요!사진만 찍고 건성으로 보는 줄 알았더니 정말 상세하고 샤프한 최고의 산행기로 인정함!!
대열에서 뒤떨어지지않으려 부지런히 걸을땐 무심코 지나친것들이 글을쓰는순간 기억의 실타래가 솔솔풀려나오는것,,슈퍼멘님께서도 그렇게 쓰셨던데요
이젠 차차 약산회에 깊숙히,,밀착경호
(이건순전히박태환회장님말장난이심)덕에 여러분들과 재미난하루였더랬습니다.
혜령님의 산행기를 볼 때마다 마음속으로 감탄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적절한표현과 형용사들 세밀한 자연형상들과 약산님들의움직임,~~뛰어난 문장력은 정말 대단함니다,독서도많이 하시죠,약사님들 중에는 최고 같아요,~~노래제목은 울게 하소서,~~오페라 리날도에서 여주인공이 십자군전쟁의포로가 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면서 부르는 곡인데 사라 브라이트만의 노래를 흉내 내봤어요, 아직 미숙한솜씨,다음 언제 더 잘 불러 볼께요,~~~~^^
회장님

음이야 타고 나셨지만 가사를 어떻게 그렇게 잘외우세요


.
비참한 나의 운명 나에게 자유를 주소서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불쌍히 여기소서
나를 울게하소서


기대할게요

산상멋진 리사이틀

사라브라이트만이 울고가게하소서
좁은 버스안이 아닌 산상에서,,,다음
후배들에 대한 깊은 애정과 관심이 용기나게 해주십니다,,
눈에 그린듯 가야산과의 랑데뷰~~ 묘사 뛰어남을 인정합니다...더 붙일 살도 엄네요
쌤은 우찌 그렇게도 짧은 말로서 정곡을 콕콕 찌르는 재주가 있으신지요
쿨하고 쌈빡하게
매력그 자체이십니다^^
혜령님

감탄 또 감탄할 뿐입니다..^^*
쌤은 한떨기 수선화 그자체입니다,,그날
마니 안타까웠습니다.하지만 대단하기도 하셨어요,,이왕에 길나셨으니 다음에 또 산에서 뵙도록 해요 감사해요^^
맛깔스런 산행기가 참석치 못한 날 슬퍼게 하네요~ㅎㅎ
방장님
그날 모 하신다고 못오셨나요
11월 15일에 다시 문을 닫는다니 그전에 꼭 한번 다녀오세요
못보면 후회스러버 눈못감아요
오늘에야
실한 산행을 한것 같습니다 그 날 언니의 기분은 최고조였을 법하네요
글을 읽어보니..사진(모델로서)도 최고 글도 최고 그 바위들은 하도 신기해서 도저히 위에서 깍여 만들어 진게 아니라 밑에서 솟아 생겼나
할 정도로 신기했는데 재밌는 글 잘 읽었습니다 감사해요^^
초입에 같이 다니다가 어디서 뺏겨 버렸나요
처음 산행초입에서 기분을 한껏 고무시켜 놓고는 
백무동계곡으로

마음이나 외모나 꼭같이 예쁜 우리 동기^^
그날의 그림이 다시 보이게 해주고,
그곳으로 가보려는 님들껜 참고도 되고,
공부도 되고,
문장력도 뛰어나고,
보는 안목과 느낌도 멋들어지게 녹아 있고...
나를 불쌍히 여기소서~~
나도 저런 산행기를 쓰게 하소서~~~
아니
이렇게 멋진 찬사를 주셔도 되는겁니까
최고의 꼬리로 인정합니다

꿈속을 헤매는 것 같은 아름다운 표현들... 모습만큼이나 *_^
카페에좋은글들을 보면서 누구신가
무척궁굼했었는데,,실물보여줘서 베리땡큐
아름답고 차분한 마음이 글에 녹아있어 궁금타가 우리 고딩동기인걸 
인하는순간 매우 방갑었다는것 아실까요



이쁜 혜령님, 다리 아픈 저 때문에 늦게 내려 가신 것에 대해서 미안한 맘 꼭 전하고 싶었습니다~~*
저 혼자생각만 하다가 문득 뒤돌아보니 불편해보여서 오히려 죄송했는데,,그렇게 감싸주시는 마음이 ...조용하셔서 있는듯 없는듯,,어떻게 두분다 그렇게 편안하신지요,,그날 제가 많은걸 배우고 느꼈답니다,,항상 좋게 봐주셔서 베리감사예요^^..근데 갈대님 쪽지보냈는거 못보셨나요
보셨음 저에게도 쪽지답변 꼮부탁혀요